최신판례
기출판례를 최신순으로 보여줍니다.
2022.4
[1] [다수의견] 군형법 제92조의6의 문언, 개정 연혁, 보호법익과 헌법 규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규정은 동성인 군인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현행 군형법 제92조의6은 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으로서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이하 ‘군인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이하 ‘현행 규정’이라 한다). 현행 규정은 구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군형법’이라 한다) 제92조의5 규정과는 달리 ‘계간(鷄姦)’ 대신 ‘항문성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행위의 객체를 군형법이 적용되는 군인 등으로 한정하였다. 제정 당시 군형법(2009. 11. 2. 법률 제98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제정 군형법’이라 한다) 제92조와 구 군형법 제92조의5의 대표적 구성요건인 ‘계간(鷄姦)’은 사전적(辭典的)으로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으로서 남성 간의 성행위라는 개념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반면, 현행 규정의 대표적 구성요건인 ‘항문성교’는 ‘발기한 성기를 항문으로 삽입하는 성행위’라는 성교행위의 한 형태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성 간에도 가능한 행위이고 남성 간의 행위에 한정하여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현행 규정의 문언만으로는 동성 군인 간의 성행위 그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라는 해석이 당연히 도출될 수 없고, 별도의 규범적인 고려 또는 법적 평가를 더해야만 그러한 해석이 가능하다. (나) 어떤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이나 동성 간의 성행위에 대한 규범적 평가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 왔고, 동성 간의 성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었다. (다) 현행 규정의 체계와 문언, 개정 경위와 함께, 동성 간 성행위에 대한 법규범적 평가의 변화에 따라 동성 군인 간 합의에 따른 성행위를 아무런 제한 없이 군기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현행 규정의 보호법익에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전통적인 보호법익과 함께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라) 성적 자기결정권은 군형법의 적용 대상인 군인에게도 당연히 인정되는 보편적 권리로서, 군인의 신분에 수반되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법률로 이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될 수 없다. 위에서 본 동성 간 성행위에 대한 법규범적 평가에 비추어 보면, 동성 군인 간 합의에 의한 성행위로서 그것이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경우에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를 처벌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특히 현행 규정은 장교나 부사관 등 직업군인에게도 적용되는데, 직업군인의 경우 장기간 동안 군형법의 적용을 받게 되므로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매우 크다. 그리고 군인 간의 합의에 의한 항문성교 그 밖의 성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은밀히 이루어진 경우 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사생활 영역에 있는 행위에 대한 수사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수사는 군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허용되기 어렵다.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흥구의 별개의견] 별개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규정은 기본권 보장, 권력분립 원칙 등 헌법 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전승을 위한 전투력 확보라는 군형법의 특수한 목적과 군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현행 규정의 보호법익을 충분히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둘째, 다수의견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현행 규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동성 군인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에는 현행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합의 여부를 현행 규정 적용의 소극적 요소 중 하나로 파악하는 것은 법률해석을 넘어서는 실질적 입법행위에 해당하여 찬성하기 어렵다. 셋째, 다수의견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행 규정의 보호법익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군인 등의 위와 같은 성적 행위가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 사적 공간에서의 행위라 하더라도 현행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군형법에서 비동의추행죄를 신설하는 의미가 되고, 이에 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도입하는 것은 형사법체계에 큰 논란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넷째, 현행 규정의 적용 범위는 합헌적 해석을 바탕으로 군형법 체계와 보호법익을 고려하면, 행위 시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합리적인 해석이다. 이에 따르면, 현행 규정은 적전, 전시·사변과 같은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평시의 경우에는 군사훈련, 경계근무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관 김선수의 별개의견] 다수의견은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하여 성적 행위를 한 경우에도 현행 규정을 적용하여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이므로, 그와 같은 해석은 가능한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다. (가) 현행 규정과 같이 조사 상당어 ‘에 대하여’를 사용한 경우 그 상대방은 주어가 행하는 술어 행위의 영향력이 미치는 대상이 될 뿐으로, 행위의 일방향성이 부각되므로, 주어와 대상의 상호 작용성, 상호 합의라는 의미와 연관 지어 해석할 수는 없다. 즉, 조사 상당어 ‘에 대하여’의 의미로부터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하여 행위를 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을 이끌어 낼 수는 없다. 결국 ‘에 대하여’로 개정된 현행 규정에 따르면, 행위를 한 행위자만을 처벌할 수 있을 뿐 그 상대방을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해석은 객관적으로 나타난 현행 규정의 문장구조와 규정 형식, 문언의 의미와 내용에 따른 것으로서, 설령 입법자가 이를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입법자의 의도가 법 문언에 객관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이상 당연한 것이다. 또한 ‘상호 합의하다.’라는 어구의 의미해석상 ‘상호 합의한 성적 행위’에서 행위자와 그 상대방을 설정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현행 규정은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하여 성적 행위를 한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하여 이 사건 행위를 한 경우 두 사람 중에 누가 행위자이고 상대방인지 구별할 수 없다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두 사람 모두 처벌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현행 규정을 적용하여 두 사람을 모두 행위자로 의제하고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명백히 반한다. (나) 군형법이라는 법률 명칭과 제1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군기 보호’라는 법익은 군형법상의 모든 장 및 모든 조항의 공통된 기본적인 보호법익이므로, 각 장 및 각 조항의 범죄는 ‘군기 보호’라는 공통된 보호법익을 기본으로 하여 각각의 독자적인 법익을 추가로 보호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강간과 추행의 죄’에 관하여 규정한 제15장과 그중에서 추행의 죄에 관해 규정한 현행 규정은 군형법상의 모든 범죄의 보호법익인 ‘군기 보호’에 위 장 고유의 보호법익인 ‘성적 자유’ 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함께 보호법익으로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군형법의 전체적인 체계와 현행 규정의 위치와 제목 등을 고려할 때 지극히 타당하다. (다)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는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이므로, 현행 규정의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이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고려하여야 한다. 법원이 법률을 해석할 때 지금 이 시대의 법의식을 고려하는 것은 구체적 사건에서 타당성 있는 법률의 해석·적용을 위하여 반드시 요청되는 사항이다. 다수의견과 그 보충의견에서 설명한 동성애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의 변화에 비추어 볼 때, 성인 사이의 상호 합의에 의한 동성 간의 성적 행위를 지금 이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에 비추어 ‘더럽고 지저분한 행동’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아무리 군의 특수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추행과 같이 현행 규정상 추행도 일방의 의사에 반하여 구체적인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만이 ‘더럽고 지저분한 행동’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이는 규범적 개념인 ‘추행’의 의미를 확정하는 법률해석의 과정에서 충분히 가능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서,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다거나 법원의 해석 권한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한편 현행 규정이 일방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에만 적용되어야 한다는 해석이 군대 내에만 비동의추행죄를 도입하게 되는 것이어서 형사법체계에 큰 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 위와 같은 해석은 현행 규정의 문장구조와 체계, 추행의 의미에 대한 합리적 해석을 통해 그 적용 범위를 설정하려는 것으로, 어떤 새로운 범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위 해석은 현행 규정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현행 규정이 그 문언과 문장구조에 반하여 부당하게 적용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뿐이어서 형사법체계에 논란을 초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라)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한 성행위가 군기를 구체적,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경우 현행 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해석하더라도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행 규정을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하여 행한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면 군인에 대한 형벌권 남용의 위험이 상존할 수 있다. 따라서 군형법의 모든 조항에 공통된 보호법익인 ‘군기 보호’라는 명분으로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하여 성적 행위를 한 경우까지 현행 규정을 적용하여 두 사람 모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형벌의 최후수단성 원칙에 반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현행 규정이 동성 군인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은 현행 규정이 가지는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 법원에 주어진 법률해석 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이에 동의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현행 규정은 ‘군인 등’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군형법 제1조는 군형법의 적용대상자를 ‘군인 등’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규정은 ‘군인 등’이 ‘군인 등’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하는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형벌법규로서, 결국 현행 규정의 구성요건요소 중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주체, 객체(상대방), 행위 중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이라는 ‘행위’ 요소에 관한 것이다. (나) 다수의견과 같이 목적론적 축소해석 또는 합헌적 해석방법을 이용하여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현행 규정의 구성요건을 변경하는 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즉, 현행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하면 그로써 위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이고, 여기에 더하여 다수의견과 같이 ‘사적 공간인지 여부’,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인지 여부’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군기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침해하였는지’에 따라 그 적용 여부를 달리해야 할 근거는 없다.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하는 것은 법원이 법률 문언에 없는 단서 조항을 신설하는 것과 같다. 이는 명문의 규정에 반하는 법형성 내지 법률 수정을 도모함으로써 법원이 가지는 법률해석 권한의 한계를 명백하게 벗어나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입법론으로 고려할 수 있을 뿐 현행 규정의 해석론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입법정책의 문제를 법률해석의 문제로 다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 법원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대하여 그것이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결정을 받기 전까지는 이를 적용하여야 하고, 군형법상 추행죄와 같이 이미 수차례 합헌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비록 법률을 적용한 결과가 못마땅하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입법기관의 법개정을 통하여 해결하여야지, 법원이 법해석이라는 이름으로 이들 기관을 대신하는 것은 권한 분장의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 법률의 노후화 또는 해석결과의 불합리라는 이유만으로 법률 그 자체의 적용을 거부한 채 형벌법규 문언의 명백한 의미를 제한하거나 수정하는 해석을 하는 것은 국민이 법원에 부여한 권한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 또는 결과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반인 삼권분립 원칙의 본질적 요청이고, 헌법 제40조(입법권), 제103조(법관의 독립), 제111조(헌법재판소의 권한 등)에 따른 한계이다. (라) 현행 규정은 자발적 합의 아래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진 행위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 그리고 범죄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다. 어떤 행위를 징계로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를 법관이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행 규정을 입법론적으로 그대로 존치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견과 같은 결론은 몇 명의 법관이 아니라, 실제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사회 전반의 시민들이 전문가의 연구 등을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헌법과 법률이 마련한 정당한 입법절차를 통하여 사회적 합의의 형태로 결정되어야 한다. 다수의견은 시민사회, 학계, 법률가 및 정치권 등의 소통을 통한 논의와 입법절차를 통하여 얻어야 할 결론을 법률 문언을 넘어서는 사법판단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2] 군인인 피고인 甲은 자신의 독신자 숙소에서 군인 乙과 서로 키스, 구강성교나 항문성교를 하는 방법으로 6회에 걸쳐 추행하고, 군인인 피고인 丙은 자신의 독신자 숙소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피고인 甲과 2회에 걸쳐 추행하였다고 하여 군형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들과 乙은 모두 남성 군인으로 동성애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났고 같은 부대 소속이 아니었는데, 당시 피고인들의 독신자 숙소에서 휴일 또는 근무시간 이후에 자유로운 의사를 기초로 한 합의에 따라 항문성교나 그 밖의 성행위를 하였고, 그 과정에 폭행·협박, 위계·위력은 없었으며 의사에 반하는 행위인지 여부가 문제 된 사정도 전혀 없는 점, 피고인들의 행위가 군이라는 공동체 내의 공적, 업무적 영역 또는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져 군이라는 공동체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증명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군형법 제92조의6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22.4
피고인이 위력으로써 13세 미만 미성년자인 피해자 甲(女, 12세)에게 유사성행위와 추행을 하였다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이 甲의 진술과 조사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과 속기록을 중요한 증거로 삼아 유죄로 인정하였는데, 피고인은 위 영상물과 속기록을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고,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루어졌을 뿐 원진술자인 甲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에서, 헌법재판소는 2021. 12. 23.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 중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을 촬영한 영상물의 증거능력을 규정한 부분(이하 ‘위헌 법률 조항’이라 한다)에 대해 과잉금지 원칙 위반 등을 이유로 위헌결정을 하였는데, 위 위헌결정의 효력은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도 미치므로 위헌 법률 조항은 위 영상물과 속기록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고, 한편 피고인의 범행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 제26조 제1항의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26조 제6항에 따라 영상물의 증거능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6항 중 위헌 법률 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부분은 위헌결정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위헌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 이유와 마찬가지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될 수 있으므로,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6항의 위헌 여부 또는 그 적용에 따른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하여 甲을 증인으로 소환하여 진술을 듣고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심리에 이르지 않은 채 위 영상물과 속기록을 유죄의 증거로 삼은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22.4
[1] 위임명령은 법률이나 상위명령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한 개별적인 위임이 있을 때에 가능하고, 여기에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이나 상위법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 및 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나아가 각 규제 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함을 요한다. 이러한 법리는 조례가 법률로부터 위임받은 사항을 다시 지방자치단체장이 정하는 ‘규칙’ 등에 재위임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2] 서초구의회가 의결한 ‘시가표준액 9억 원 이하의 1가구 1개 주택을 소유한 개인에 대하여 지방세법이 정한 재산세의 세율을 표준세율의 100분의 50으로 감경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서초구 구세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대하여 서울특별시장이 지방세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재의요구를 지시하였으나 구청장이 따르지 않고 공포하자 조례안 의결의 효력 배제를 구하는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위 조례안의 근거조항인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제3호 (나)목의 취지, 과세표준 구간이나 누진 정도의 의미를 고려하면, 위 조례안이 감경하는 세율의 적용 대상을 한정하여 그에 따라 과세표준 구간이 창설되고 과세표준 구간별 누진 정도가 변경되더라도 이는 근거조항이 조례로 감경하는 세율의 적용 대상을 한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생기는 반사적 효과에 불과하거나 근거조항이 예정하고 있는 것이고, ‘1가구 1개 주택’ 등에 관한 내용을 분명히 알 수 있거나 예측할 수 있으며, 지방세특례제한법은 근거조항과는 목적, 요건과 효과 등을 달리하고, 위 조례안에 따라 존재하는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위 조례안이 근거조항의 위임범위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거나 조세법률주의, 포괄위임금지 원칙, 조세법률의 명확성 원칙, 지방세특례제한법의 절차, 조세평등주의 등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2022.4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러한 감독의무 위반사실과 손해 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며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민법 제913조).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으므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 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그러한 부모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로서 위에서 본 것처럼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런데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이하 ‘비양육친’이라 한다)에게는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이 없어 자녀의 보호·교양에 관한 민법 제913조 등 친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민법 제837조의2 제1항), 이러한 면접교섭 제도는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한 인격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감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이혼 후에도 자녀의 양육비용을 분담할 의무가 있지만, 이것만으로 비양육친이 일반적, 일상적으로 자녀를 지도하고 조언하는 등 보호·감독할 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비양육친이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하여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비양육친도 부모로서 자녀와 면접교섭을 하거나 양육친과의 협의를 통하여 자녀 양육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① 자녀의 나이와 평소 행실, 불법행위의 성질과 태양, 비양육친과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의 정도와 빈도, 양육 환경, 비양육친의 양육에 대한 개입 정도 등에 비추어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 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하여 자녀를 보호·감독하고 있었거나, ②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면접교섭 등을 통해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직접 지도, 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비양육친의 감독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2022.4
[1] 민법 제398조 제1항, 제3항, 제551조의 문언·내용과 계약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고려하면, 계약당사자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전보배상에 관하여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 채권자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실효되지 않고, 전보배상에 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따라 배상액을 정해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계약의 유지를 전제로 정해진 약정이라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하면 손해배상액의 예정도 실효될 수 있다. 이때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실효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약정 내용, 약정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이로써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해야 한다. [2] 甲 주식회사와 乙 주식회사가, 甲 회사가 乙 회사에 자신이 주최하는 공연의 티켓을 판매하고 乙 회사가 소비자에게 위 티켓을 다시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연이 취소된 경우, 甲 회사는 乙 회사에 판매대금 전액을 지급해야 하며, 乙 회사의 귀책으로 계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구매대금은 반환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었는데, 乙 회사가 甲 회사에 계약상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의 해제를 통보하고, 이를 전제로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계약에서 정한 약정 내용과 체계, 위 조항의 내용과 당사자들이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은 공연의 원활한 진행을 확보하고 공연이 취소될 경우를 대비하여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이고, 공연이 乙 회사의 귀책사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취소된 경우에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통해 乙 회사에 공연 티켓의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그대로 보전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한데, 위 계약의 주요 목적은 乙 회사가 미리 공연의 티켓을 일괄 구매하여 자신의 책임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공연의 정상적인 진행은 계약 목적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내용이고, 계약상 의무가 충실히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 상대방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甲 회사와 乙 회사는 공연이 취소될 경우 이를 이유로 계약이 해제될 수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공연이 취소될 경우를 대비하여 둔 위 조항이 계약의 유지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계약이 해제된 이상 그 소급효로 말미암아 위 조항도 함께 실효된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22.3
심판대상조항은 사립 초ㆍ중등학교의 장이 중임할 수 있는 횟수를 1회에 한정함으로써 교장의 노령화ㆍ관료화를 방지하고, 인사순환을 통하여 교단을 활성화하며, 학교장과 학교법인의 유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이 보장하는 최대 8년간의 재임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동일한 학교의 장을 2회 이상 중임하려는 경우만을 제한하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
대학과 초ㆍ중등학교는 교육내용과 방식 등의 측면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으므로 사립 초ㆍ중등학교의 장을 사립대학의 장과 달리 규율하는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공교육으로 내실화되기 시작한 시기, 설립형태, 운영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사립 초ㆍ중등학교의 장을 사립유치원의 장과 달리 규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학교법인의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학교장이 되려는 자의 직업의 자유 및 이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반대의견
학교장의 중임 횟수는 사립학교의 설립목적 달성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사립학교 운영의 핵심적인 사항으로 학교법인의 자율적인 판단과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중임 횟수 제한은 법정의견이 상정한 입법목적들을 달성하는 데 직접적 관련이 적어 적합한 수단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사립학교의 장의 임기를 정관에서 자유롭게 정하도록 한 취지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유능한 학교장을 통한 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오늘날 대다수 사립학교의 재정ㆍ행정이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고, 사립학교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규율과 더불어 사립학교장의 비위행위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현실에서 일부의 사례 혹은 학교법인과 학교장의 부당한 유착관계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추상적 우려만으로 학교장의 중임 여부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사립학교장의 임기는 대부분 사적 계약에 맡겨져 있고, 중임 횟수를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학교법인의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