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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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
[1] 오늘날 개인 또는 기업의 업무는 컴퓨터나 서버, 저장매체가 탑재된 정보처리장치 없이 유지되기 어려운데, 전자정보가 저장된 각종 저장매체(이하 ‘정보저장매체’라 한다)는 대부분 대용량이어서 수사의 대상이 된 범죄혐의와 관련이 없는 개인의 일상생활이나 기업경영에 관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전자정보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재산권 등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수사의 목적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수사기관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정보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정보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부를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이하 ‘복제본’이라 한다)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하는 것은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으로 인하여 관련 정보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전문 인력에 의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 위와 같은 법리는 정보저장매체에 해당하는 임의제출물의 압수(형사소송법 제218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임의제출물의 압수는 압수물에 대한 수사기관의 점유 취득이 제출자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범죄혐의를 전제로 한 수사 목적이나 압수의 효력은 영장에 의한 경우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특정 범죄혐의와 관련하여 전자정보가 수록된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아 그 안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하는 경우 그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의 출력물 등을 임의제출받아 압수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과 탐색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정보저장매체 자체나 복제본을 임의제출받아 압수할 수 있다.[2] 수사기관이 제출자의 의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은 경우, 그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 전부가 임의제출되어 압수된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전자정보를 압수하고자 하는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 이때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는 범죄혐의사실 그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것은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그 관련성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의 경위, 임의제출의 과정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범죄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인지를 판단할 때는 범죄혐의사실의 내용과 성격, 임의제출의 과정 등을 토대로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카메라의 기능과 정보저장매체의 기능을 함께 갖춘 휴대전화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와 같이 범죄의 속성상 해당 범행의 상습성이 의심되거나 성적 기호 내지 경향성의 발현에 따른 일련의 범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되고, 범행의 직접증거가 스마트폰 안에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의 형태로 남아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같은 유형의 전자정보에서 그와 관련한 유력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러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는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처럼 범죄의 대상이 된 피해자의 인격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성격의 전자정보를 담고 있는 불법촬영물은 범죄행위로 인해 생성된 것으로서 몰수의 대상이기도 하므로 임의제출된 휴대전화에서 해당 전자정보를 신속히 압수·수색하여 불법촬영물의 유통 가능성을 적시에 차단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 나아가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이면서 몰수의 대상이자 압수·수색의 대상인 전자정보의 유형이 이미지 파일 내지 동영상 파일 등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특정되어 그와 무관한 사적 전자정보 전반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어 상대적으로 폭넓게 관련성을 인정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를 피의자 아닌 피해자 등 제3자가 임의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임의제출 및 그에 따른 수사기관의 압수가 적법하더라도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더욱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피의자 개인이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에는 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 인격적 법익에 관한 모든 것이 저장되어 있어 제한 없이 압수·수색이 허용될 경우 피의자의 인격적 법익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3]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나 그 복제본을 임의제출받은 수사기관이 그 정보저장매체 등을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경우,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서 규정하는 피압수·수색 당사자(이하 ‘피압수자’라 한다)나 그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압수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하여야 하며 범죄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만약 그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피압수자 측이 참여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거나 임의제출의 취지와 경과 또는 그 절차 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과정의 성질과 내용 등에 비추어 피압수자 측에 절차 참여를 보장한 취지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고, 비록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을 복제·출력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나아가 피해자 등 제3자가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를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임의제출한 경우에는 실질적 피압수자인 피의자가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그 전자정보 전부를 무제한 탐색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의자 스스로 임의제출한 경우 피의자의 참여권 등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과 견주어 보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제129조에 따라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4]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초과하여 수사기관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만약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5] 피고인이 2014. 12. 11. 피해자 甲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범행(이하 ‘2014년 범행’이라 한다)에 대하여 甲이 즉시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피고인의 집에서 가지고 나온 피고인 소유의 휴대전화 2대에 피고인이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이 저장되어 있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를 범행의 증거물로 임의제출하였는데, 경찰이 이를 압수한 다음 그 안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탐색하다가 甲을 촬영한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휴대전화에서 피고인이 2013. 12.경 피해자 乙, 丙을 상대로 저지른 같은 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범행(이하 ‘2013년 범행’이라 한다)을 발견하고 그에 관한 동영상·사진 등을 영장 없이 복제한 CD를 증거로 제출한 사안에서, 甲은 경찰에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제출할 당시 그 안에 수록된 전자정보의 제출 범위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담당 경찰관들도 제출자로부터 그에 관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휴대전화에 담긴 전자정보의 제출 범위에 관한 제출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휴대전화에 담긴 전자정보 중 임의제출을 통해 적법하게 압수된 범위는 임의제출 및 압수의 동기가 된 피고인의 2014년 범행 자체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로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에 비추어 볼 때 범죄발생 시점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있고 피해자 및 범행에 이용한 휴대전화도 전혀 다른 피고인의 2013년 범행에 관한 동영상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2014년 범행)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 있는 전자정보로 보기 어려워 수사기관이 사전영장 없이 이를 취득한 이상 증거능력이 없고, 사후에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압수절차가 진행되었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2013년 범행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021.11
[1] 공익사업의 시행자는 해당 공익사업을 위한 공사에 착수하기 이전에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에게 보상액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62조 본문).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에게 보상액을 지급하지 않고 승낙도 받지 않은 채 공사에 착수함으로써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고, 사업시행자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2]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사전보상을 하지 않은 채 공사에 착수함으로써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이 입은 손해는 손실보상청구권이 침해된 데에 따른 손해이므로, 사업시행자가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손실보상금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에게 손실보상금에 해당하는 손해 외에 별도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사업시행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이와 같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과 범위는 이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3] 전통시장 공영주차장 설치사업의 시행자인 甲 지방자치단체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에 따른 사업인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위 사업부지의 소유자들로부터 토지와 건물을 매수하여 협의취득하였고, 위 토지상의 건물을 임차하여 영업한 乙 등이 甲 지방자치단체에 영업손실 보상금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甲 지방자치단체가 아무런 보상 없이 위 사업을 시행하자, 乙 등이 甲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영업손실 보상액 상당의 손해배상금과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인 甲이 공공용 시설인 공영주차장을 직접 설치하는 사업으로 토지보상법 제4조 제3호의 ‘공익사업’에 해당하고, 乙 등의 각 영업이 위 사업으로 폐업하거나 휴업한 것이므로 사업인정고시가 없더라도 공익사업의 시행자인 甲 지방자치단체는 공사에 착수하기 전 乙 등에게 영업손실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도 보상액을 지급하지 않고 공사에 착수하였으므로, 甲 지방자치단체는 乙 등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乙 등이 입은 손해는 원칙적으로 토지보상법 제77조 등이 정한 영업손실 보상금이고, 그 밖에 별도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한 乙 등의 구체적인 주장·증명이 없는 한 손실보상금의 지급이 지연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손실보상금에 해당하는 손해 외에 乙 등에게 별도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21.11
[1]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업무담당이사들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따라서 다른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2]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는데,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들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에 관한 감시의무를 면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경우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이하 ‘내부통제시스템’이라고 한다)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하더라도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의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업무집행 등 이사들의 주의를 요하는 위험이나 문제점을 알지 못하였다면,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러한 내부통제시스템은 비단 회계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관리제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특히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하여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21.10
민법 제400조는 채권자지체에 관하여 “채권자가 이행을 받을 수 없거나 받지 아니한 때에는 이행의 제공 있는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채무의 내용인 급부가 실현되기 위하여 채권자의 수령 그 밖의 협력행위가 필요한 경우에,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제공을 하였는데도 채권자가 수령 그 밖의 협력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아 급부가 실현되지 않는 상태에 놓이면 채권자지체가 성립한다. 채권자지체의 성립에 채권자의 귀책사유는 요구되지 않는다. 민법은 채권자지체의 효과로서 채권자지체 중에는 채무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이 없고(제401조), 이자 있는 채권이라도 채무자는 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제402조), 채권자지체로 인하여 그 목적물의 보관 또는 변제의 비용이 증가된 때에는 그 증가액은 채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한다(제403조). 나아가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제538조 제1항). 이와 같은 규정 내용과 체계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지체가 성립하는 경우 그 효과로서 원칙적으로 채권자에게 민법 규정에 따른 일정한 책임이 인정되는 것 외에,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책임과 마찬가지로 손해배상이나 계약 해제를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계약 당사자가 명시적ㆍ묵시적으로 채권자에게 급부를 수령할 의무 또는 채무자의 급부 이행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약정한 경우, 또는 구체적 사안에서 신의칙상 채권자에게 위와 같은 수령의무나 협력의무가 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 신의칙상 채권자에게 급부를 수령할 의무나 급부 이행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추상적ㆍ일반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안에서 계약의 목적과 내용, 급부의 성질, 거래 관행, 객관적ㆍ외부적으로 표명된 계약 당사자의 의사, 계약 체결의 경위와 이행 상황, 급부의 이행 과정에서 채권자의 수령이나 협력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와 같이 채권자에게 계약상 의무로서 수령의무나 협력의무가 인정되는 경우, 그 수령의무나 협력의무가 이행되지 않으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채무자에게 계약의 유지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는 때에는 채무자는 수령의무나 협력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2021.10
1.이 사건 서신익일발송행위와 관련하여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가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청구인이 위헌확인을 구할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교도소 내 미결수용자에 대한 서신의 발송 및 교부가 어느 정도 지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교도소 내의 서신발송과 교부 등 업무처리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소요되는 정도에 불과할 뿐 교도소장이 고의로 발송이나 교부를 지연시킨 것이라거나 또는 업무를 태만히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로 인하여 수용자의 통신비밀의 자유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미 판단한 바 있고(헌재 1995. 7. 21. 92헌마144, 판례집 7-2, 94 참조), 이 사건 서신익일발송행위에 대해서 달리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2.이 사건 서신개봉행위는 교정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다. 수용자에게 변호인이 보낸 형사소송관련 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물품 확인 과정 없이 서신이 무분별하게 교정시설 내에 들어오게 된다면, 이를 악용하여 마약ㆍ담배 등 금지물품의 반입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금지물품을 확인할 뿐 변호인이 보낸 서신 내용의 열람ㆍ지득 등 검열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이 사건 서신개봉행위로 인하여 미결수용자와 같은 지위에 있는 수형자가 새로운 형사사건 및 형사재판에서 방어권행사에 불이익이 있었다거나 그 불이익이 예상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발신자가 변호사로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변호사인지 여부 및 수용자의 변호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지나친 행정적 부담을 초래한다. 미결수용자와 같은 지위에 있는 수형자는 서신 이외에도 접견 또는 전화통화에 의해서도 변호사와 접촉하여 형사소송을 준비할 수 있다. 이 사건 서신개봉행위와 같이 금지물품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서신을 개봉하는 것만으로는 미결수용자와 같은 지위에 있는 수형자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재판관 이석태의 판시사항 나.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미결수용자와 변호인 간의 서신교환의 경우에는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보장하면서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아울러 실효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조화로운 방안이 필요하다. 미결수용자와 변호인과의 서신을 미리 교정기관이 개봉하여 검열이 가능한 상태에 놓이게 한다면, 검열이 금지되는지 여부는 오로지 교정기관의 의사에 달려 있으므로 검열 금지 규정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서신개봉으로 언제든지 서신 검열이 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는 서신 교환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고, 이는 미결수용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발신인에 변호사라는 기재가 있다면, 적어도 수용자가 보고 있는 자리에서 서신을 개봉하여 금지물품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러한 손쉬운 조치로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보장하면서도 미결수용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아울러 보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서신개봉행위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2021.10
1.이 사건 공권력 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상황은 이미 종료되었으나,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국가 원수에 대한 집회 또는 시위가 경호구역 안에서 행해질 경우 안전 활동을 위하여 집회나 시위를 제한하는 방식의 공권력 행사가 반복될 수 있고, 아직 그 헌법적 한계에 대하여 헌법적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으므로 심판의 이익이 인정된다.2.이 사건 공권력 행사는 경호대상자의 안전 보호 및 국가 간 친선관계의 고양, 질서유지 등을 위한 것이다. 돌발적이고 경미한 변수의 발생도 대비하여야 하는 경호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경호활동에는 다양한 취약 요소들에 사전적ㆍ예방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안전조치가 충분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고, 이 사건 공권력 행사는 집회장소의 장소적 특성과 미합중국 대통령의 이동경로, 집회 참가자와의 거리, 질서유지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하여 경호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행해진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또한, 이 사건 공권력행사로 인해 제한된 사익은 집회 또는 시위의 자유 일부에 대한 제한으로서 국가 간 신뢰를 공고히 하고 발전적인 외교관계를 맺으려는 공익이 위 제한되는 사익보다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권력 행사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집회의 자유 등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영진의 반대의견이 사건 공권력행사에 대한 규범적 평가는 안전 활동의 목적, 행위태양 및 절차, 방식, 시간적 범위, 집회 참가자의 수 등 구체적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향후 이 사건 공권력행사와 같은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을 충분히 인정하기 어렵다. 반복가능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경호구역의 지정이 경호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되어야 하고, 경호구역에서의 안전 활동이 경호 목적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는 점은 이미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이 사안이 경찰권 행사의 한계에 대하여 일반적인 헌법적 의미를 부여하여 새롭게 헌법적 해명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심판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021.10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각하의견가.탄핵심판의 이익 인정 여부(1)탄핵심판에서 파면결정을 할 권한이 헌법재판소에 부여되어 있지만, 이 권한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그 요건과 절차를 벗어날 수 없다.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결정을 통해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은 탄핵심판의 목적원리이지만, 이를 추구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이 정해놓은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여 탄핵심판절차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치주의의 절차적ㆍ도구적 견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 제65조 제4항 전문은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라고 규정하고,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도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탄핵심판이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탄핵심판의 이익이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정하여 탄핵심판의 본안심리에 들어가 그 심리를 계속할 이익이다. 이것은 본안판단에 나아가는 것이 탄핵심판절차의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이다. 이를 통해 무익한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이 통제되고, 탄핵심판권 행사의 범위와 한계가 설정된다. 탄핵심판절차는 파면결정을 선고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파면을 할 수 없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면 심판의 이익은 소멸한다. (2)탄핵심판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헌법 및 헌법재판소법의 명문의 규정에 부합하여야 하고, 파면결정을 통하여 공직을 박탈함으로써 손상된 헌법질서를 회복하고, 피청구인에게 그 임기 동안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에 박탈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탄핵심판절차의 목적과 기능의 관점에도 부합하여야 한다. 탄핵심판은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심판이익의 존부에 대한 판단까지 포함하여 그 결정의 내용이 기본권 보장이나 권력분립의 측면에서도 헌법질서에 부합할 것을 요구받는다. (3)헌법 제65조 제4항 전문과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가 탄핵결정을 선고할 때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에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헌법 제65조 제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48조는 해당 공직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나열하고 있는데, 이는 전직이 아닌 ‘현직’을 의미한다. 국회법 제134조 제2항은 ‘탄핵소추의결서 송달 이후 사직이나 해임을 통한 탄핵심판 면탈을 방지’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해당 공직 보유가 탄핵심판에 따른 파면결정의 선결조건임을 방증한다.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라고 규정한 헌법 제65조 제4항 전문은 1948년 제정헌법 제47조로부터 현재까지 같은 내용으로 유지되어 왔다. 1948년 제헌 당시의 국회속기록에 따르면, 헌법제정권자는 ‘대통령 등 일정한 고위공직자는 그 직을 유지한 채 민ㆍ형사재판을 받기 어렵고, 그 직을 유지한 채 징계하는 것도 부적절하기 때문’에 해당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느냐 또는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탄핵제도의 본질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4)헌법 제65조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ㆍ법률위반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가능성을 규정함으로써 그들에 의한 헌법위반을 경고하고 방지하는 기능을 하며, 국민으로부터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을 위반하는 경우 그 권한을 박탈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공직박탈은 국회의 탄핵소추절차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를 통해 단계적으로 구현된다. 탄핵소추절차는 국가기관 사이의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견제의 성격을 가진다. 반면 탄핵심판절차는 ‘사법절차’에 의하여 ‘법치주의’에 따라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는 ‘규범적 심판절차’이다. (5)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으로부터 직ㆍ간접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아 구성되어야 하고, 이러한 민주적 정당성은 국가기관의 권한 행사의 원천이 된다. 국가기관에 임기를 두는 것은 민주주의원리를 구현하기 위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에 일정한 주기를 둠과 동시에 그 임기 동안 대의제에 따른 독자적 직무수행을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헌법에서 법관에 대하여 임기를 둔 취지도 같다. 법관 임기제에 관한 현행 헌법은 1948년 제정헌법에서 유래하였다. 1948년 제헌 당시 국회속기록에 따르면, 헌법제정권자는 ‘법관은 임기 10년 동안 신분을 보장받음’과 동시에, ‘그 10년이 지나면 임기만료와 연임제도를 통해 사법의 책임을 달성함’으로써, 법관 임기제를 통해 “일종의 청신한 민주주의의 공기를 불어넣어보려고 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법관 임기제는 사법의 독립성과 책임성의 조화를 위해 법관의 민주적 정당성을 소멸시키는 ‘일상적 수단’이다. 반면, 법치주의의 특별한 보장자로서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역할을 분담하는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에게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는 ‘비상적 수단’이다. (6)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등에 의하면,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탄핵결정 선고 당시까지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국회는 2021. 2. 4.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한 후 같은 날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청구를 하였고, 피청구인은 2021. 2. 28. 임기만료로 2021. 3. 1. 법관의 직에서 퇴직하여 더 이상 해당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되었다. 피청구인이 임기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본안심리를 마친다 해도 파면결정이 불가능해졌으므로, 공직 박탈의 관점에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임기만료라는 일상적 수단으로 민주적 정당성이 상실되었으므로, 민주적 정당성의 박탈의 관점에서도, 탄핵이라는 비상적인 수단의 역할 관점에서도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 나.탄핵심판이익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1)헌법재판소법 제54조 제2항이 파면결정의 효력으로 5년간 공직 취임 제한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임기만료 퇴직의 경우에도 공직 취임 제한의 효력을 미치기 위해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탄핵결정에 의한 파면의 부수적 효력인 공직 취임 제한은 헌법이 아닌 법률에 규정되어 왔고, 그 내용에도 몇 차례 변화가 있었던 점을 종합하면, 이 효력은 헌법상 탄핵제도의 본질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파면결정에 따른 공직 취임 제한은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므로 소급입법에 의한 참정권 제한을 금지하는 헌법 제13조 제2항의 적용영역에 있고, 그 제재의 내용은 형법상 자격정지의 형벌에 준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엄격히 해석ㆍ적용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에서 정한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해당 공직에 있지 않은 사람’에 대하여도 할 수 있도록 유추해석하거나, 헌법재판소법 제54조 제2항에서 정한 ‘탄핵결정으로 파면된 사람에 대한 공직 취임 제한’을 ‘임기만료로 퇴직한 사람에게 파면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도록 유추해석하는 것은, 그 문언해석의 한계를 넘어 공무담임권을 부당하게 박탈하는 것이므로, 이 부분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에 해당 공직에서 파면되었을 때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2항을 고려할 때,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에 있지 않은 것은 탄핵심판청구를 부적법하게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임기만료 퇴직은 법적으로 당연히 이루어지므로, 징계처분에 의한 파면과 같은 공무원 신분의 박탈과 다르다. 헌법 제106조 제1항, 법원조직법 제46조 제1항, 법관징계법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법관이 징계처분에 의하여 파면될 가능성은 없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결정 선고 전 법관이 임기만료로 퇴직한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 위 조항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이 부분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탄핵심판 계속 중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한 경우에도 탄핵사유의 유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속력은 헌법재판이 지니는 헌법수호라는 객관적 목적의 실현을 보장하기 위해 소송당사자에게 미치는 실질적 확정력을 넘어 법원을 포함하여 모든 국가기관에까지 그 구속력을 확장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심판, 권한쟁의심판’의 경우 재판의 전제성이나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없는 경우 또는 권한침해 상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예외적으로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해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여 본안판단에 나아간다. 이것은 위 절차들의 일정한 결정에 헌법재판소법 규정에 의한 ‘기속력’이 인정되기 때문이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1항, 제67조 제1항, 제75조 제1항, 제6항). 기속력 있는 인용결정의 가능성을 상정하여 본안판단에 앞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본안심리 결과 기각결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속력과 심판의 이익의 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다. 반면, ‘탄핵심판절차’는 헌법질서나 법질서의 객관적ㆍ합일적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에 관한 국회의 파면 요구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절차로서 그 구속력을 확장할 것이 필연적으로 요구되지 않는다. 이에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의 결정에 기속력을 부여하고 있지 않고 있다. 기속력과 심판의 이익의 관련성에서 볼 때, 파면결정을 통한 해당 공직 박탈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예외적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여 탄핵사유의 유무만을 확인하는 결정을 상정하기 어렵다. 개인의 위법행위에 대하여 법적 제재를 부과하여 책임을 묻는 절차에서는 그 행위의 법 위반 여부와 상관없이 행위 주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유가 인정될 경우 행위의 법 위반 여부만을 별도로 확인하는 심판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면소판결 및 공소기각의 판결과 결정이 그러하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에 대한 2건의 탄핵심판 선례에서, 두 사건 모두 피청구인에게 직무집행상 위헌ㆍ위법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심판청구기각’ 또는 ‘파면’이란 단일주문을 선고하였을 뿐, 위헌ㆍ위법확인 여부만을 독립적으로 선고하지 않았다. 만일 헌법재판소가 ‘파면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탄핵사유의 유무에 대한 객관적 해명만을 목적으로 ‘직무집행상 중대한 위헌ㆍ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그에 대한 위헌ㆍ위법 확인결정을 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이 그 실체적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즉, 국회의 의결로써 피청구인의 권한 행사를 정지한 것이 적법하였는지에 대해서만 판단하는 것이 되어버려 권한쟁의심판과 같은 내용이 되는데, 이것은 현행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의 체계상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파면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탄핵사유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심판의 이익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청구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재판관 이미선의 각하의견가. 우리 헌법에 규정된 탄핵심판제도는 국민으로부터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그 위임받은 취지에 반하여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통하여 그 권한을 박탈하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 앞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훼손된 헌법질서를 회복하는 것을 그 목적과 기능으로 하는바, 이는 통상의 사법절차를 통한 책임의 추궁과 구별된다. 특히 헌법과 법률은 공직자의 위헌ㆍ위법행위가 있는 경우 당연퇴직 등 그 공직을 박탈하는 제도를 구비하고 있음에도 이와 더불어 탄핵심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이 탄핵심판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은 위헌ㆍ위법행위를 저지른 고위공직자의 공직 박탈 그 자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하여 행정부와 사법부가 법치주의원리하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견제하고 공직자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징계제도는 공무원의 신분상 이익을 박탈하여 공무원 관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그 속성상 해당 공무원이 재직 중인 경우에만 징계가 가능하지만, 탄핵은 국회의 행정부 및 사법부에 대한 견제를 통해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그 본질상 피청구인이 탄핵심판 중 계속해서 해당 공직을 보유할 것을 요구한다고 볼 수 없다. 각하 다수의견은, 헌법의 해석에 의하면 탄핵심판의 본안판단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규정의 해석에 대해서는 차치하더라도, 우리 헌법이 피청구인의 해당 공직 보유를 탄핵심판절차 유지의 전제조건으로 확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헌법은 탄핵심판의 절차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에 위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탄핵심판절차는 헌법재판소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야 할 것인데, 현행 헌법재판소법 아래에서는 탄핵심판 계속 중 피청구인의 임기가 만료하여 해당 공직에서 퇴직한 경우 심판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먼저,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2항은 “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에 해당 공직에서 파면되었을 때에는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심판청구 기각’은 구 탄핵재판소법부터 이어진 입법연혁에 비추어 볼 때 ‘공소기각’의 의미를 갖는 ‘소추기각’이 그 내용의 본질적 변화 없이 ‘소추’ 대신 ‘청구’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을 기화로 그 용어만 ‘청구기각’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심판청구’ 기각의 의미는 실체재판이 아닌 형식재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위 조항의 ‘파면’ 역시 관련 법조항의 유기적 해석을 종합해 볼 때 징계처분에 의한 파면과 같이 별도의 조치에 따른 강제적인 공직 박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밖에,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 계속 중에 피청구인이 임기만료 등의 사유로 퇴직할 경우에 있어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탄핵결정의 주문으로 파면만을 규정할 뿐 위헌 내지 위법확인에 관한 주문을 선고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헌법재판소법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탄핵소추를 받은 공직자가 탄핵심판 절차 진행 중 어떠한 사유로든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에는 탄핵심판절차를 종결할 것을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 때 주문은 형식재판을 요구하는 그 취지대로 ‘각하’ 주문을 선고함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탄핵심판의 결론을 떠나 헌법상 탄핵심판제도가 그 본래의 취지와 기능에 맞게 작동되기 위해서는 입법적 정비가 필요하다. 공직자의 위헌ㆍ위법행위가 임기만료 즈음에 행해지거나 탄핵심판 계속 중 임기만료로 퇴직하는 경우 또는 탄핵소추대상자 중 탄핵심판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공소가 제기되어 탄핵심판계속 중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됨에 따라 당연퇴직되는 경우 등에는 현행 헌법재판소법에 의하면 당해 탄핵심판절차를 종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공직자에 의한 헌법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제도인 탄핵심판이 그 기능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탄핵심판 계속 중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더라도 본안판단을 거쳐 위헌확인을 할 수 있도록 정비함으로써 탄핵심판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탄핵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효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탄핵소추대상자의 헌법 또는 법률위반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행해진 뒤 오랜 기간이 지나 탄핵소추가 이루어질 경우 관련 증거가 소멸되어 탄핵심판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탄핵소추대상자의 지위도 불안정하여 오히려 그 직무수행에 방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재임이 예정된 법관 등은 탄핵소추의 시효제도 등을 통해 그 신분을 보장하여 사법권의 독립을 보장하도록 한 헌법규정과의 조화로운 운영이 필요하다. 독일의 경우 탄핵의 소추기간을 제한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탄핵제도를 견제와 균형의 원리 내에서 작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재판관 문형배의 심판절차종료의견헌법 제65조의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그 지위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로부터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법적 책임을 추궁받는 제도이므로,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더 이상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되었다면, 이때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에서의 피청구인자격을 상실하여 심판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 헌법은 법관에 대하여 임기제와 연임제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법관의 임기제ㆍ연임제와, 법관의 법적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탄핵제도와의 관계에 관하여는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서도 이를 규율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미 법관의 임기제ㆍ연임제에 따라 피청구인에게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 이상 그 효력을 부정하면서까지 탄핵심판절차가 계속 진행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탄핵소추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되므로, 심판절차종료선언을 한다고 하여 탄핵제도를 둔 취지가 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 국회의 탄핵소추절차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는 독립된 절차이므로, 탄핵소추 당시 피청구인이 공직에 있어 적법하게 소추되었더라도 탄핵심판계속 중 그 직에서 퇴직하였다면 이는 심판절차의 계속을 저지하는 사유로서 탄핵심판절차를 종료하여야 할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탄핵심판은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법관의 신분을 상실한 2021. 3. 1. 그 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의 인용의견가. 심판의 이익피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계속 중인 2021. 2. 28. 임기가 만료되어 법관직에서 퇴직하였다. 그러나 탄핵심판은 공직의 강제 박탈이라는 주관소송으로서의 성격뿐만 아니라 헌법질서의 회복과 수호를 목적으로 하는 객관소송으로서의 성격도 강하게 가지고 있고, 고위공직자의 임기만료 근접 시기에 이루어진 위헌ㆍ위법행위에 대한 헌법적 통제를 통해 탄핵심판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며, 피청구인의 행위가 얼마나 중대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의 관점에서 파면 여부 그 자체에 대한 판단 못지않게 탄핵심판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은 사법부 내부로부터 발생한 재판의 독립 침해 문제가 탄핵소추의결에까지 이른 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게 된다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하여 이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나.피청구인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하였는지 여부(1)먼저 피청구인의 행위가 ‘직무집행에 있어서’ 한 행위인지 본다. 피청구인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위에서 중요사건 보고나 법원 홍보에 관해 공보관을 지휘하는 기회에 탄핵소추사유에 기재된 ○○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사건,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과 같이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 담당 재판장이나 주심판사에게 특정한 내용의 소송지휘, 공판절차회부에 대한 재고, 이미 선고된 판결의 판결서에 대한 이유 수정 등을 요구하였다. 이는 모두 피청구인이 형사수석부장판사로서 사법행정업무를 수행하던 기회에 그 직무와 관련하여 한 행위이므로 ‘직무집행에 있어서’ 한 행위라 할 것이다. (2)다음으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살펴본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관의 재판상 독립은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헌법 제103조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 보장과 더불어 법관이 외부의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한다는 법관의 책임을 인정하는 규정이다. 그런데 법관이 행하는 사법작용은 국민의 사법에 대한 신뢰로부터 출발하므로, 법
2021.10
[1] 민법상 조합에서 조합원의 제명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다른 조합원의 일치로써 결정한다(제718조 제1항). 여기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란 특정 조합원이 동업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조합업무를 집행하면서 부정행위를 한 경우와 같이 특정 조합원에게 명백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이에 이르지 않더라도 특정 조합원으로 말미암아 조합원들 사이에 반목ㆍ불화로 대립이 발생하고 신뢰관계가 근본적으로 훼손되어 특정 조합원이 계속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한다면 조합의 원만한 공동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조합원을 제명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특정 조합원으로 말미암아 조합의 목적 달성에 방해가 계속되었는지 여부와 그 정도, 제명 이외에 다른 방해제거 수단이 있었는지 여부, 조합계약의 내용, 그 존속기간과 만료 여부, 제명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2] 甲, 乙, 丙이 기간을 정하여 병원을 공동으로 운영하기 위한 동업계약을 하면서 출자지분은 甲 1/7, 乙 5/7, 丙 1/7로 하며, 乙이 병원장으로 경영권을 가지기로 하였고, 약정기간이 지난 다음에도 계속 병원을 운영하다가 乙이 동업계약 변경안을 제시하였으나 甲이 이를 반대하여 재계약을 하지 못하였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불화가 발생하였는데, 그 후 乙과 丙이 甲에 대한 제명을 결의한 사안에서, 약정기간 만료 후 동업관계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게 되므로 조합을 해산하는 것이 아니라면 조합원은 그동안의 조합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동업계약에 관한 재협의를 할 필요가 있는데, 동업계약 변경안의 내용이 그동안의 조합운영 실적에 비추어 불합리하다거나 특정 조합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볼 수 없으며, 이와 같이 다수 지분권을 가진 조합원이 모두 동의한 변경안이 합리적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면 甲으로서도 동업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재계약을 위한 협의에 임해야 하는바, 원심으로서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甲이 변경안에 대한 협의를 거부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甲과 乙 등 사이의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甲과 동업관계를 유지하기 곤란한 사정이 생긴 원인이 무엇인지 등을 심리하여 제명결의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판단해야 하는데도, 甲의 귀책사유로 재계약이 체결되지 못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제명결의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