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기출판례를 최신순으로 보여줍니다.
2019.12
가. 대한민국은 독자적 기능을 가지고 일정한 의사를 형성할 수 있는 하나의 국가공동체로서 국민 개인이 가지는 명예⋅권위와 구별되는 고유의 명예와 권위를 가진다. ‘대한민국을 모욕’한다는 것은 ‘국가공동체인 대한민국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추상적 또는 구체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심판대상조항이 금지⋅처벌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으며, 심판대상조항이 지닌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보충적 해석으로 보완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나. 국기는 국가의 역사와 국민성, 이상 등을 응축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질서와 가치를 담아 국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국가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심판대상조항은 국기를 존중, 보호함으로써 국가의 권위와 체면을 지키고, 국민들이 국기에 대하여 가지는 존중의 감정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입법된 것이다.심판대상조항은 국기가 가지는 고유의 상징성과 위상을 고려하여 일정한 표현방법을 규제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국기모독 행위를 처벌한다고 하여 이를 정부나 정권, 구체적 국가기관이나 제도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거나 이를 곤란하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만약 표현의 자유만을 강조하여 국기모독 행위를 금지⋅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되고 국민이 국기에 대하여 가지는 존중의 감정이 손상되며 국민을 극단적 대립과 갈등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국기모독 행위를 경범죄로 취급하거나 형벌 이외의 다른 수단으로 제재하여서는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형법 제정 이후 국기모독죄로 기소되거나 처벌된 사례가 거의 없으며,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법관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양형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도 할 수 없다.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문형배의 일부위헌의견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되고 국민이 국기에 대하여 가지는 존중의 감정이 손상되는 것은 막아야 하겠지만, 표현의 자유가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국가 상징물로서 특별히 중요한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공용에 공하는 국기’의 모독 행위만을 처벌하고, 그 밖의 국기에 대한 손상, 제거, 오욕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공용에 공하는 국기’는 국가기관이나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국기를 의미하는바, 국가기관이나 공무소는 국가의 목적과 기능을 실현하는 매개가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는 그 밖의 국기와 비교하여 상징성과 위상이 뚜렷하다. 형법 제109조가 외국 국기에 대한 모독행위를 처벌하면서도 그 대상을 ‘그 나라의 공용에 공하는 국기’로 제한한 것도 공용에 공하는 국기의 뚜렷한 상징성과 위상을 고려한 것이다.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위헌의견국기를 훼손하는 행위는 어떠한 정치적인 사상이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심판대상조항이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이 있는 경우를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표현의 내용을 규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이라는 초과주관적 요소를 범죄 성립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모욕’ 개념이 광범위하여 다소 경멸적인 표현이 수반된 ‘비판’도 ‘모욕’으로 평가될 수 있고 국가의 정책을 주도하는 특정 집권세력에 대한 모욕을 의도한 것이 국가에 대한 모욕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 또한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판례인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이 범죄 성립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규제 범위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국민의 국가에 대한 정치적 의사의 표현은 국가공동체의 지향점 설정 및 정부 주요 정책 결정과 같은 국가의 의사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정치적 의사 표현에 수반되는 경멸적인 표현으로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의사의 표현행위에 대한 규제는 가능한 한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2019.12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실제소득의 산정을 위한 구체적인 범위⋅기준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바,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대통령령의 제정에 의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지 이 사건 법률조항 그 자체에 의하여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생활이 어려운 자에게 필요한 급여를 행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함과 동시에 그 자활을 조성함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개인의 경제적 능력은 물론 사회보험을 비롯한 다른 사회보장제도 적용 이후에도 빈곤이 지속되는 경우에 작동하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는 점,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도 불구하고 현금급여 등의 측면에서 청구인들의 삶의 질이 기초연금 수급 이전보다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 국가는 질병 등으로 인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노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보험제도, 노인복지법에 기초한 노인일자리사업 및 노인주거복지시설제도 등 노인복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행령조항으로 인하여 기초연금 수급액이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이전소득에 포함된다는 사정만으로, 국가가 노인가구의 생계보호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청구인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다. 공적 노후소득보장에 있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기초연금제도가 담당하는 역할 및 전체 체계를 고려할 때,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여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 및 노인 전반의 소득 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기초연금 지급 후에도 여전히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최저생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노인에 한하여 추가적으로 기초생활보상법상의 급여를 제공하도록 한 것이 그 자체로 입법재량을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기초연금을 기초생활보장법상 이전소득에서 제외할 경우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이는 점, 국가는 수급자를 대상으로 개인균등할 주민세 비과세, 에너지바우처 지원 등 다양한 감면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 청구인들과 같이 기초연금 수급으로 인하여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액이 감소하거나 수급권을 일부 또는 전부 상실하는 노인을 자의적으로 차별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2019.12
가. 다소 광범위하여 어느 정도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아동⋅청소년의 성의 상품화, 즉 아동⋅청소년의 성매매 및 이의 알선행위, 아동⋅청소년을 이용하여 음란물을 제작⋅배포하는 행위 및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행위 등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착취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구제하여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청소년성보호법의 입법목적에 따라,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착취의 대표적 사례인 청소년을 이용한 필름, 비디오테이프, 컴퓨터 기타 통신매체를 통한 영상 등의 음란물 제작행위에 대하여 처벌을 강화하려는 것이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이다. 제작의 사전적 의미상 재료나 방법에 어떠한 제한이 있지는 않고, 청소년성보호법도 제작의 방법이나 목적 등에 아무런 제한을 하고 있지 않다. 영상과 음향 등으로 구성된 무형물을 대상으로 하는 저작권법도 제작의 의미를 ‘음반 또는 영상물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것’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단순 촬영한 디지털 영상만으로도 즉시 유포가 가능한 음란물을 쉽게 생성할 수 있어 촬영과 제작을 명백히 구분할 실익이 없고, 촬영이 종료되어 영상정보가 재생가능한 형태로 디지털기기의 주기억장치에 입력되는 시점에 하나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제작되면 언제라도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수 있으므로 ‘제작’을 엄격히 규제할 필요도 인정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제작’의 의미는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촬영하여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할 것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등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며, 피해자인 아동⋅청소년의 동의 여부나 영리목적 여부를 불문함은 물론 해당 영상을 직접 촬영하거나 기기에 저장할 것을 요하지도 않는 것으로 해석되고,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나. 아동⋅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기방어능력이 부족하여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제압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으로 인한 피해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격의 파괴에까지 이를 수 있으며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삶이 훼손될 수도 있으므로 아동⋅청소년을 성범죄의 영역으로부터 분리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그 직접 피해자인 아동⋅청소년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한다. 게다가 정보통신 기술 등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을 제작하는 행위와 이미 만들어진 음란물을 유통시키는 행위의 구별도 점차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음란물의 제작행위 자체에는 그 유통의 위험성까지 상당부분 내재되어 있다. 아동⋅청소년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역시 온전히 보호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 제작행위에 관여된 피해 아동⋅청소년에게 영구히 씻을 수 없는 기록을 남기고 그러한 피해는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점 등까지 고려하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는 범죄로서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고 비난가능성 또한 대단히 높다.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유기징역형의 하한은 5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며 법관은 작량감경 또는 법률상감경을 통해 구체적인 사안별로 죄질과 형사정책적 고려사항을 감안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선고형도 가능하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한 행위에 대하여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비교적 중한 법정형을 정한 데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그것이 범죄의 죄질 및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수 없다.
2019.12
피고인이 간통죄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후 헌법재판소가 구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1조에 대하여 2008. 10. 30. 합헌결정(이하 ‘종전 합헌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가 2015. 2. 26. 위헌결정을 하게 되자 재심을 청구하였는데, 제1심이 재심개시결정을 한 후 심급에 따라 다시 심리하여 면소판결을 선고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자, 구 형법 제241조에 대한 위 위헌결정의 효력이 공소사실에 미쳐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상고한 사안에서, 구 헌법재판소법(2014. 5. 20. 법률 제125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항 단서는 위헌으로 결정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정하면서 소급효를 제한하지 않았으나, 위와 같이 개정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는 형벌에 관한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정하여 소급효를 제한하고 있고, 한편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를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경우로 정하고 있으므로, 종전 합헌결정일 이전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었는데 그 범죄행위에 적용될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위헌결정으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에 의하여 종전 합헌결정일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다면 범죄행위 당시 유효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그 이후 폐지된 경우와 마찬가지이므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이 종전 합헌결정일 이전이고, 구 형법 제241조가 위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종전 합헌결정일의 다음 날인 2008. 10. 31.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므로 공소사실을 심판하는 제1심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라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대하여 면소판결을 선고한 제1심 및 이를 유지한 원심의 조치가 타당하다고 한 사례.
2019.12
[1] 건축공사도급계약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될 당시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된다면, 해당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하여만 실효되어 수급인은 해제한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고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 이와 같은 경우 도급인이 지급하여야 할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한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한 금액이 되는 것이지, 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기준으로 할 것은 아니다. 이때의 기성고 비율은 공사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한 시점, 즉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에다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갈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여 확정하여야 한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기성고 비율 산정에 관하여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와 달리 산정할 수 있다. [2] [다수의견] (가) 채권은 양도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449조 제1항). 그리고 채권은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의사표시로써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449조 제2항). 이처럼 당사자가 양도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이하 ‘양도금지특약’이라고 한다)한 경우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한다.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 채권양수인이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면 채권 이전의 효과가 생기지 아니한다. 반대로 양수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양도금지특약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면 채권양도는 유효하게 되어 채무자는 양수인에게 양도금지특약을 가지고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없다. 채권양수인의 악의 내지 중과실은 양도금지특약으로 양수인에게 대항하려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나)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것이 통설이고, 이와 견해를 같이하는 상당수의 대법원판결이 선고되어 재판실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법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①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이 당사자가 양도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채권을 양도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것은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을 부정하는 의미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법조문에서 ‘양도하지 못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양도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나아가 민법 제449조 제2항 단서는 본문에 의하여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채권양도가 무효로 됨을 전제로 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는 당연히 무효이지만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선의의 제3자에게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로 위 단서규정을 해석함이 문언 및 본문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다. ② 이처럼 해석하는 것이 지명채권의 본질과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할 수 있다. ③ 물권에 관하여는 물권법정주의에 따라 법이 규정하는 바에 의하여 물권의 종류와 내용이 정해지는 반면(민법 제185조), 채권관계에서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되어 계약당사자는 원칙적으로 합의에 따라 계약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와 채무자가 그들 사이에 발생한 채권의 양도를 금지하는 특약을 하였다면 이는 채권의 내용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그 속성을 이루는 것이어서 존중되어야 한다. ④ 계약당사자가 그들 사이에 발생한 채권을 양도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연히 허용되는 것인데, 민법에서 별도의 규정까지 두어 양도금지특약에 관하여 규율하는 것은 이러한 특약의 효력이 당사자 사이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까지 미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⑤ 채권은 이전되더라도 본래 계약에서 정한 내용을 그대로 유지함이 원칙이고 양도금지특약도 이러한 계약의 내용 중 하나에 속하므로, 원칙적으로 채무자는 지명채권의 양수인을 비롯하여 누구에게도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은 명문으로 이를 다시 확인한 규정이라 볼 수 있다. ⑥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경우 채권의 양도성이 상실되어 원칙적으로 채권양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악의의 양수인과의 관계에서 법률관계를 보다 간명하게 처리하는 길이기도 하다. ⑦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채권에 대한 압류나 전부가 허용되는 것은 양도금지특약의 법적 성질과 상관없이 민사집행법에서 압류금지재산을 열거적으로 규정한 데에 따른 반사적 결과에 불과하다. 나아가 양수인이 악의라고 하더라도 전득자가 선의인 경우 채권을 유효하게 취득한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은 채권의 양도성을 제한하려는 당사자의 의사보다는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민법 제449조 제2항 단서의 취지를 중시하여 제3자의 범위를 넓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⑧ 채권의 재산적 성격과 양도성을 제고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해석이 아닌 법규정을 통해 달성되고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문언상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이 부인된다는 의미가 도출되는 민법 제449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를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는 새로운 해석을 도입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노정희의 반대의견] 채권자와 채무자의 양도금지특약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채권을 양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채권자가 이 약속을 위반하여 채권을 양도하면 채권자가 그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을 넘어서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채권양도에 따른 법률효과까지 부정할 근거가 없다. 채권양도에 따라 채권은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이고, 채권양도의 당사자가 아닌 채무자의 의사에 따라 채권양도의 효력이 좌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채무 이행을 구할 수 있고 채무자는 양도인이 아닌 양수인에게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진다고 보아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양도금지특약의 당사자는 채권자와 채무자이므로 그 약정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채권자와 채무자만을 구속한다. 양도금지특약이 당사자뿐만 아니라 양수인을 비롯한 제3자에게 대세적으로 효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명백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계약은 당사자만을 구속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단순히 채권관계의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한다는 모호한 규정만으로는 채권의 양도성 자체를 박탈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양도금지특약의 효력은 특약의 당사자만을 구속하고 제3자에게 미치지 않는다는 채권적 효력설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부합한다. ②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의 문언과 체계에 비추어 볼 때 양도금지특약은 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에서 ‘양도하지 못한다’고 한 부분은 문언 그대로 당사자가 채권의 양도성에 반하여 양도를 금지하는 약정을 한 경우 채권자가 약정에 따라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을 양도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③ 민법은 채권의 양도가 가능함을 원칙으로 삼고(제449조 제1항 본문),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이를 제한하고 있으므로(제449조 제2항), 양도금지특약은 채권양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어야 한다. 당사자 사이의 양도금지특약으로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채권의 양도성을 박탈하는 합의를 인정하는 것은 채권의 양도성을 인정하는 원칙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 계약자유의 원칙에 근거하여 양도금지특약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한 없이 대세적인 효력을 갖는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양도금지특약은 당사자만을 구속할 뿐이고 이를 위반하는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④ 재산권의 귀속주체인 채권자가 투하자본의 조기회수라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더욱 자유로운 양도가능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채권양도금지특약에 관해서 채권적 효력설을 채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⑤ 채권자와 채무자 그리고 양수인 세 당사자의 이익을 비교해 보더라도 채권적 효력설이 타당하다. 양도금지특약으로 채권의 양도성이 상실된다고 보면, 채권자는 채권양도를 통한 자금조달수단을 상실하고 자산으로서의 채권 활용범위가 축소되는 불이익을 입는다. 양도금지특약에 반하는 채권양도를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면 양수인으로서도 채권 자체를 취득하지 못할 법적 위험에 직면한다. 양수인이 양도금지특약의 존재를 인식하기 쉽지 않고 그로 하여금 일일이 원래의 계약 내용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하게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증가시킨다. ⑥ 채권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에 관하여 채권적 효력만 인정하는 입법례가 많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법과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에서도 판례를 통하여 채권적 효력설을 채택하고 있다. ⑦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에 대한 증명책임의 분배와 선의의 전득자 보호에 관한 판례도 채권적 효력설을 따를 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⑧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경우에 채권양도에 따른 채권의 이전은 금지되면서도 전부명령에 따른 채권의 이전을 허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을 가져온다.
2019.12
[1]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경우 이는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해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법리는 어느 회사가 이미 설립되어 있는 다른 회사 가운데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를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이용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여기에서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다른 회사의 법인격을 이용하였는지는 기존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정도,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자산이 이전된 경우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기존회사의 자산이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다른 회사로 바로 이전되지 않고, 기존회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한 제3자에게 이전되었다가 다시 다른 회사로 이전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회사가 제3자로부터 자산을 이전받는 대가로 기존회사의 다른 자산을 이용하고도 기존회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면, 이는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직접 자산이 유용되거나 정당한 대가 없이 자산이 이전된 경우와 다르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도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나 목적, 기존회사의 경영상태, 자산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다른 회사에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2] 甲 주식회사가 乙에게 건물 신축공사를 도급하였고 乙은 丙 등에게 공사를 하도급하였으며, 그 후 乙이 丙 등에게 甲 회사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일부를 양도하였는데, 도급계약 체결 당시 위 건물의 건축주는 甲 회사였고, 丁 주식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건축주 명의변경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丁 회사로 건축주 명의가 변경되었다가 이후 다시 戊 주식회사로 변경되었으며, 甲 회사와 戊 회사는 모두 己가 설립하여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이고, 이에 乙과 丙 등이 회사제도 남용의 법리에 따라 戊 회사를 상대로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甲 회사와 戊 회사는 설립목적과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이고, 甲 회사의 유일한 자산은 위 건물의 건축주 지위였는데, 확정판결에 따라 건축주 지위가 丁 회사에 이전되었다가 다시 戊 회사에 이전되었으며, 戊 회사는 丁 회사로부터 건축주 지위를 양수할 무렵 별다른 자산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甲 회사와 마찬가지로 己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는바, 甲 회사로부터 丁 회사에 건축주 지위가 이전된 것이 丁 회사의 정당한 권원에 기초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후 丁 회사로부터 戊 회사에 다시 건축주 지위가 이전되는 과정에서 甲 회사가 차용한 자금이 사용되는 등 甲 회사의 자산이 정당한 대가 없이 이전되었거나 유용되었다면, 甲 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戊 회사를 이용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甲 회사의 채권자는 甲 회사뿐만 아니라 戊 회사에 대해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19.12
[1] 공증사무는 국가 사무로서 공증인 인가·임명행위는 국가가 사인에게 특별한 권한을 수여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위와 같이 공증인법령은 공증인 선정에 관한 구체적인 심사기준이나 절차를 자세하게 규율하지 않은 채 법무부장관에게 맡겨두고 있다. 위와 같은 공증인법령의 내용과 체계, 입법 취지, 공증사무의 성격 등을 종합하면, 법무부장관에게는 각 지방검찰청 관할 구역의 면적, 인구, 공증업무의 수요, 주민들의 접근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공증인의 정원을 정하고 임명공증인을 임명하거나 인가공증인을 인가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이 주어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행정절차법 제20조는 제1항에서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라고 정하면서,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도록 한 것은 해당 처분이 가급적 미리 공표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해당 처분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하여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며 행정청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처분의 성질상 처분기준을 미리 공표하는 경우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거나 행정청에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구체적인 사안에서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처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에 더 적합한 경우도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행정절차법 제20조 제2항에 따라 처분기준을 따로 공표하지 않거나 개략적으로만 공표할 수도 있다. [3]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 관계 법령과 해당 처분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 [4] 행정절차법 제19조 제1항은 “행정청은 신청인의 편의를 위하여 처분의 처리기간을 종류별로 미리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은 “행정기관의 장은 법정민원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하여 행정기관에 법정민원의 신청이 접수된 때부터 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소요되는 처리기간을 법정민원의 종류별로 미리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민원처리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은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이 접수된 날부터 30일이 지났으나 처리가 완료되지 아니한 경우 또는 민원인의 명시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리진행상황과 처리완료 예정일 등을 적은 문서를 민원인에게 교부하거나 정보통신망 또는 우편 등의 방법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처분이나 민원의 처리기간을 정하는 것은 신청에 따른 사무를 가능한 한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처리기간에 관한 규정은 훈시규정에 불과할 뿐 강행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행정청이 처리기간이 지나 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 민원처리법 시행령 제23조에 따른 민원처리진행상황 통지도 민원인의 편의를 위한 부가적인 제도일 뿐, 그 통지를 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 [5] 지역별 공증인의 정원은 ‘공증사무의 적절성과 공정성 확보’라는 공증인법의 입법 목적과 지역별 면적, 인구, 공증사무의 수요, 주민들의 편의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공증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주관적 이익을 우선할 수는 없다.
2019.12
공문서부정행사죄는 사용권한자와 용도가 특정되어 작성된 공문서 또는 공도화를 사용권한 없는 자가 사용권한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부정한 목적으로 행사하거나 또는 권한 있는 자라도 정당한 용법에 반하여 부정하게 행사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공문서부정행사죄는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 등을 보호하기 위한 데 입법 취지가 있는 것으로,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 등을 해할 위험이 있으면 범죄가 성립하지만, 그러한 위험조차 없는 경우에는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도로교통법은 자동차 등을 운전하려는 사람은 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아야 하고(제80조 제1항), 운전면허의 효력은 본인 또는 대리인이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때부터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85조 제5항), 이러한 운전면허증의 서식, 재질, 규격 등은 법정되어 있다(도로교통법 제85조 제2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77조 제2항 [별지 제55호 서식]).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사람은 자동차 등을 운전할 때 운전면허증 등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제92조 제1항), 운전자는 운전 중에 교통안전이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하여 경찰공무원이 운전면허증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할 때에는 이에 응하여야 한다(제92조 제2항). 도로교통법이 자동차 등의 운전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는 경찰공무원으로 하여금 교통안전 등을 위하여 현장에서 운전자의 신원과 면허조건 등을 법령에 따라 발급된 운전면허증의 외관만으로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데 있다. 만일 경찰공무원이 자동차 등의 운전자로부터 운전면허증의 이미지파일 형태를 제시받는 경우에는 그 입수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확인하지 않는 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이미지파일을 신용하여 적법한 운전면허증의 제시가 있었던 것으로 취급할 수도 없다.
따라서 도로교통법 제92조 제2항에서 제시의 객체로 규정한 운전면허증은 적법한 운전면허의 존재를 추단 내지 증명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지, 그 이미지파일 형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공문서부정행사죄의 구성요건과 입법 취지, 도로교통법 제92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운전 중에 도로교통법 제92조 제2항에 따라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운전면허증의 제시를 요구받은 경우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는 도로교통법 관계 법령에 따라 발급된 운전면허증 자체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에게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 자체가 아니라 이를 촬영한 이미지파일을 휴대전화 화면 등을 통하여 보여주는 행위는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라고 볼 수 없는 것이어서 그로 인하여 경찰공무원이 그릇된 신용을 형성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결국 공문서부정행사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