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기출판례를 최신순으로 보여줍니다.


2019.12
[1]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에 대한 재산범죄로서 재물의 소유권 등 본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다. 따라서 횡령죄의 객체가 타인의 재물에 속하는 이상 구체적으로 누구의 소유인지는 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이 없다.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주나 대표이사 또는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회사 소유의 재산을 사적인 용도로 함부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2]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갑 주식회사 등 피해 회사가 납품하는 물품을 마치 피해 회사의 자회사로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을 주식회사 등이 납품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피해 회사가 지급받아야 할 납품대금을 자회사 명의의 계좌로 지급받아 급여 등의 명목으로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법인격 부인 또는 남용 법리는 회사가 법인격을 남용했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회사에 법인격이 있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그 뒤에 있는 배후자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의 자회사 계좌를 이용하여 피해 회사의 납품대금을 횡령한 사건에서 법인격 부인 여부에 따라 횡령죄의 성립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 사례.
2019.12
[1] 건축공사도급계약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될 당시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된다면, 해당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하여만 실효되어 수급인은 해제한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고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 이와 같은 경우 도급인이 지급하여야 할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한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한 금액이 되는 것이지, 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기준으로 할 것은 아니다. 이때의 기성고 비율은 공사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한 시점, 즉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에다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갈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여 확정하여야 한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기성고 비율 산정에 관하여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와 달리 산정할 수 있다. [2] [다수의견] (가) 채권은 양도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449조 제1항). 그리고 채권은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의사표시로써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449조 제2항). 이처럼 당사자가 양도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이하 ‘양도금지특약’이라고 한다)한 경우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한다.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 채권양수인이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면 채권 이전의 효과가 생기지 아니한다. 반대로 양수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양도금지특약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면 채권양도는 유효하게 되어 채무자는 양수인에게 양도금지특약을 가지고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없다. 채권양수인의 악의 내지 중과실은 양도금지특약으로 양수인에게 대항하려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나)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것이 통설이고, 이와 견해를 같이하는 상당수의 대법원판결이 선고되어 재판실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법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①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이 당사자가 양도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 채권을 양도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것은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을 부정하는 의미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법조문에서 ‘양도하지 못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양도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나아가 민법 제449조 제2항 단서는 본문에 의하여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채권양도가 무효로 됨을 전제로 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는 당연히 무효이지만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선의의 제3자에게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로 위 단서규정을 해석함이 문언 및 본문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다. ② 이처럼 해석하는 것이 지명채권의 본질과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할 수 있다. ③ 물권에 관하여는 물권법정주의에 따라 법이 규정하는 바에 의하여 물권의 종류와 내용이 정해지는 반면(민법 제185조), 채권관계에서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되어 계약당사자는 원칙적으로 합의에 따라 계약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와 채무자가 그들 사이에 발생한 채권의 양도를 금지하는 특약을 하였다면 이는 채권의 내용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그 속성을 이루는 것이어서 존중되어야 한다. ④ 계약당사자가 그들 사이에 발생한 채권을 양도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연히 허용되는 것인데, 민법에서 별도의 규정까지 두어 양도금지특약에 관하여 규율하는 것은 이러한 특약의 효력이 당사자 사이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까지 미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⑤ 채권은 이전되더라도 본래 계약에서 정한 내용을 그대로 유지함이 원칙이고 양도금지특약도 이러한 계약의 내용 중 하나에 속하므로, 원칙적으로 채무자는 지명채권의 양수인을 비롯하여 누구에게도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은 명문으로 이를 다시 확인한 규정이라 볼 수 있다. ⑥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경우 채권의 양도성이 상실되어 원칙적으로 채권양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악의의 양수인과의 관계에서 법률관계를 보다 간명하게 처리하는 길이기도 하다. ⑦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채권에 대한 압류나 전부가 허용되는 것은 양도금지특약의 법적 성질과 상관없이 민사집행법에서 압류금지재산을 열거적으로 규정한 데에 따른 반사적 결과에 불과하다. 나아가 양수인이 악의라고 하더라도 전득자가 선의인 경우 채권을 유효하게 취득한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은 채권의 양도성을 제한하려는 당사자의 의사보다는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민법 제449조 제2항 단서의 취지를 중시하여 제3자의 범위를 넓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⑧ 채권의 재산적 성격과 양도성을 제고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해석이 아닌 법규정을 통해 달성되고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문언상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이 부인된다는 의미가 도출되는 민법 제449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를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는 새로운 해석을 도입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노정희의 반대의견] 채권자와 채무자의 양도금지특약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채권을 양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채권자가 이 약속을 위반하여 채권을 양도하면 채권자가 그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을 넘어서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채권양도에 따른 법률효과까지 부정할 근거가 없다. 채권양도에 따라 채권은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이고, 채권양도의 당사자가 아닌 채무자의 의사에 따라 채권양도의 효력이 좌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채무 이행을 구할 수 있고 채무자는 양도인이 아닌 양수인에게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진다고 보아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양도금지특약의 당사자는 채권자와 채무자이므로 그 약정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채권자와 채무자만을 구속한다. 양도금지특약이 당사자뿐만 아니라 양수인을 비롯한 제3자에게 대세적으로 효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명백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계약은 당사자만을 구속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단순히 채권관계의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한다는 모호한 규정만으로는 채권의 양도성 자체를 박탈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양도금지특약의 효력은 특약의 당사자만을 구속하고 제3자에게 미치지 않는다는 채권적 효력설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부합한다. ②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의 문언과 체계에 비추어 볼 때 양도금지특약은 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미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민법 제449조 제2항 본문에서 ‘양도하지 못한다’고 한 부분은 문언 그대로 당사자가 채권의 양도성에 반하여 양도를 금지하는 약정을 한 경우 채권자가 약정에 따라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을 양도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③ 민법은 채권의 양도가 가능함을 원칙으로 삼고(제449조 제1항 본문),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이를 제한하고 있으므로(제449조 제2항), 양도금지특약은 채권양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어야 한다. 당사자 사이의 양도금지특약으로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채권의 양도성을 박탈하는 합의를 인정하는 것은 채권의 양도성을 인정하는 원칙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 계약자유의 원칙에 근거하여 양도금지특약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한 없이 대세적인 효력을 갖는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양도금지특약은 당사자만을 구속할 뿐이고 이를 위반하는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④ 재산권의 귀속주체인 채권자가 투하자본의 조기회수라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더욱 자유로운 양도가능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채권양도금지특약에 관해서 채권적 효력설을 채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⑤ 채권자와 채무자 그리고 양수인 세 당사자의 이익을 비교해 보더라도 채권적 효력설이 타당하다. 양도금지특약으로 채권의 양도성이 상실된다고 보면, 채권자는 채권양도를 통한 자금조달수단을 상실하고 자산으로서의 채권 활용범위가 축소되는 불이익을 입는다. 양도금지특약에 반하는 채권양도를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면 양수인으로서도 채권 자체를 취득하지 못할 법적 위험에 직면한다. 양수인이 양도금지특약의 존재를 인식하기 쉽지 않고 그로 하여금 일일이 원래의 계약 내용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하게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증가시킨다. ⑥ 채권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에 관하여 채권적 효력만 인정하는 입법례가 많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법과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에서도 판례를 통하여 채권적 효력설을 채택하고 있다. ⑦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의 효력에 대한 증명책임의 분배와 선의의 전득자 보호에 관한 판례도 채권적 효력설을 따를 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⑧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경우에 채권양도에 따른 채권의 이전은 금지되면서도 전부명령에 따른 채권의 이전을 허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을 가져온다.
2019.12
[1] 공증사무는 국가 사무로서 공증인 인가·임명행위는 국가가 사인에게 특별한 권한을 수여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위와 같이 공증인법령은 공증인 선정에 관한 구체적인 심사기준이나 절차를 자세하게 규율하지 않은 채 법무부장관에게 맡겨두고 있다. 위와 같은 공증인법령의 내용과 체계, 입법 취지, 공증사무의 성격 등을 종합하면, 법무부장관에게는 각 지방검찰청 관할 구역의 면적, 인구, 공증업무의 수요, 주민들의 접근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공증인의 정원을 정하고 임명공증인을 임명하거나 인가공증인을 인가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이 주어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행정절차법 제20조는 제1항에서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라고 정하면서,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도록 한 것은 해당 처분이 가급적 미리 공표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해당 처분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하여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며 행정청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처분의 성질상 처분기준을 미리 공표하는 경우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거나 행정청에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구체적인 사안에서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처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에 더 적합한 경우도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행정절차법 제20조 제2항에 따라 처분기준을 따로 공표하지 않거나 개략적으로만 공표할 수도 있다. [3]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 관계 법령과 해당 처분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 [4] 행정절차법 제19조 제1항은 “행정청은 신청인의 편의를 위하여 처분의 처리기간을 종류별로 미리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은 “행정기관의 장은 법정민원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하여 행정기관에 법정민원의 신청이 접수된 때부터 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소요되는 처리기간을 법정민원의 종류별로 미리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민원처리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은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이 접수된 날부터 30일이 지났으나 처리가 완료되지 아니한 경우 또는 민원인의 명시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리진행상황과 처리완료 예정일 등을 적은 문서를 민원인에게 교부하거나 정보통신망 또는 우편 등의 방법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처분이나 민원의 처리기간을 정하는 것은 신청에 따른 사무를 가능한 한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처리기간에 관한 규정은 훈시규정에 불과할 뿐 강행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행정청이 처리기간이 지나 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 민원처리법 시행령 제23조에 따른 민원처리진행상황 통지도 민원인의 편의를 위한 부가적인 제도일 뿐, 그 통지를 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 [5] 지역별 공증인의 정원은 ‘공증사무의 적절성과 공정성 확보’라는 공증인법의 입법 목적과 지역별 면적, 인구, 공증사무의 수요, 주민들의 편의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공증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주관적 이익을 우선할 수는 없다.
2019.12
[1]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경우 이는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해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법리는 어느 회사가 이미 설립되어 있는 다른 회사 가운데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를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이용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여기에서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다른 회사의 법인격을 이용하였는지는 기존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정도,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자산이 이전된 경우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기존회사의 자산이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다른 회사로 바로 이전되지 않고, 기존회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한 제3자에게 이전되었다가 다시 다른 회사로 이전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회사가 제3자로부터 자산을 이전받는 대가로 기존회사의 다른 자산을 이용하고도 기존회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면, 이는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직접 자산이 유용되거나 정당한 대가 없이 자산이 이전된 경우와 다르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도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나 목적, 기존회사의 경영상태, 자산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다른 회사에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2] 甲 주식회사가 乙에게 건물 신축공사를 도급하였고 乙은 丙 등에게 공사를 하도급하였으며, 그 후 乙이 丙 등에게 甲 회사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일부를 양도하였는데, 도급계약 체결 당시 위 건물의 건축주는 甲 회사였고, 丁 주식회사가 甲 회사를 상대로 건축주 명의변경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丁 회사로 건축주 명의가 변경되었다가 이후 다시 戊 주식회사로 변경되었으며, 甲 회사와 戊 회사는 모두 己가 설립하여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이고, 이에 乙과 丙 등이 회사제도 남용의 법리에 따라 戊 회사를 상대로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甲 회사와 戊 회사는 설립목적과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이고, 甲 회사의 유일한 자산은 위 건물의 건축주 지위였는데, 확정판결에 따라 건축주 지위가 丁 회사에 이전되었다가 다시 戊 회사에 이전되었으며, 戊 회사는 丁 회사로부터 건축주 지위를 양수할 무렵 별다른 자산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甲 회사와 마찬가지로 己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는바, 甲 회사로부터 丁 회사에 건축주 지위가 이전된 것이 丁 회사의 정당한 권원에 기초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후 丁 회사로부터 戊 회사에 다시 건축주 지위가 이전되는 과정에서 甲 회사가 차용한 자금이 사용되는 등 甲 회사의 자산이 정당한 대가 없이 이전되었거나 유용되었다면, 甲 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戊 회사를 이용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甲 회사의 채권자는 甲 회사뿐만 아니라 戊 회사에 대해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19.12
형법 제283조 제3항은 ‘제283조 제1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74조 제2항은 ‘제74조 제1항 제3호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즉 협박죄와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제44조의7 제1항 제3호를 위반한 죄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항).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소극적 소송조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에 해당하므로 당사자가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원심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판단하여야 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는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를 정하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는 형사절차상 법률적 조력을 받기 위해 스스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제1항),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으며(제6항), 피해자의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 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제5항). 따라서 피해자의 변호사는 피해자를 대리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거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2019.12
공문서부정행사죄는 사용권한자와 용도가 특정되어 작성된 공문서 또는 공도화를 사용권한 없는 자가 사용권한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여 부정한 목적으로 행사하거나 또는 권한 있는 자라도 정당한 용법에 반하여 부정하게 행사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공문서부정행사죄는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 등을 보호하기 위한 데 입법 취지가 있는 것으로,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 등을 해할 위험이 있으면 범죄가 성립하지만, 그러한 위험조차 없는 경우에는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도로교통법은 자동차 등을 운전하려는 사람은 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아야 하고(제80조 제1항), 운전면허의 효력은 본인 또는 대리인이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때부터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85조 제5항), 이러한 운전면허증의 서식, 재질, 규격 등은 법정되어 있다(도로교통법 제85조 제2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77조 제2항 [별지 제55호 서식]).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사람은 자동차 등을 운전할 때 운전면허증 등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제92조 제1항), 운전자는 운전 중에 교통안전이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하여 경찰공무원이 운전면허증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할 때에는 이에 응하여야 한다(제92조 제2항). 도로교통법이 자동차 등의 운전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는 경찰공무원으로 하여금 교통안전 등을 위하여 현장에서 운전자의 신원과 면허조건 등을 법령에 따라 발급된 운전면허증의 외관만으로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데 있다. 만일 경찰공무원이 자동차 등의 운전자로부터 운전면허증의 이미지파일 형태를 제시받는 경우에는 그 입수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확인하지 않는 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이미지파일을 신용하여 적법한 운전면허증의 제시가 있었던 것으로 취급할 수도 없다. 따라서 도로교통법 제92조 제2항에서 제시의 객체로 규정한 운전면허증은 적법한 운전면허의 존재를 추단 내지 증명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지, 그 이미지파일 형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공문서부정행사죄의 구성요건과 입법 취지, 도로교통법 제92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운전 중에 도로교통법 제92조 제2항에 따라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운전면허증의 제시를 요구받은 경우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는 도로교통법 관계 법령에 따라 발급된 운전면허증 자체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자동차 등의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에게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 자체가 아니라 이를 촬영한 이미지파일을 휴대전화 화면 등을 통하여 보여주는 행위는 운전면허증의 특정된 용법에 따른 행사라고 볼 수 없는 것이어서 그로 인하여 경찰공무원이 그릇된 신용을 형성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결국 공문서부정행사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2019.11
즉결심판에 관한 절차법(이하 ‘즉결심판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즉결심판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고자 하는 피고인은 정식재판청구서를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즉결심판절차에서 즉결심판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용한다(즉결심판법 제19조). 구 형사소송법(2017. 12. 12. 법률 제151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형사소송법’이라 한다) 제59조는 “공무원 아닌 자가 작성하는 서류에는 연월일을 기재하고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인장이 없으면 지장으로 한다.”라고 정하였다. 여기에서 ‘기명날인’은 공무원 아닌 사람이 작성하는 서류에 관하여 그 서류가 작성자 본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되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표식으로서 형사소송절차의 명확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형사소송법 제57조는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작성 연월일과 소속공무소를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 대한 본인확인 방법으로 기명날인 외에 서명을 허용하고 있다. 형사소송 서류에 대한 본인확인 방법과 관련하여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작성하는 서류를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와 달리 적용할 이유가 없고, 생활 저변에 서명이 보편화되는 추세에 따라 행정기관에 제출되는 서류의 본인확인 표식으로 인장이나 지장뿐만 아니라 서명도 인정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여 2017. 12. 12. 법률 제15164호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할 당시 제59조에서도 본인확인 방법으로 기명날인 외에 서명을 허용하였다.구 형사소송법 제59조에서 정한 기명날인의 의미, 이 규정이 개정되어 기명날인 외에 서명도 허용한 경위와 취지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즉결심판에 대하여 제출한 정식재판청구서에 피고인의 자필로 보이는 이름이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서명이 되어 있어 위 서류가 작성자 본인인 피고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되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형사소송절차의 명확성과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없으므로, 정식재판청구는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의 인장이나 지장이 찍혀 있지 않다고 해서 이와 달리 볼 것이 아니다.
2019.11
가. 관리조항은 성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재범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등록대상 성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정보를 최초등록일부터 10년 동안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개정된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을 10년부터 30년까지 달리하여 형사책임의 경중 및 재범의 위험성에 따라 등록기간을 차등화하였다.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은 신상정보등록 면제제도를 도입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아진 경우 신상정보의 등록을 면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고 있고, 등록대상 성범죄의 일반적인 재범의 위험성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개별 행위자의 장래 위험성을 별도로 고려하지 아니한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리조항과 동일한 정도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덜 침해적인 대안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관리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보다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 및 사회 방위의 공익이 우월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그렇다면 관리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나. 등록면제신청조항은 관리조항과 마찬가지로 성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재범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한편, 재범의 위험성이 낮아진 경우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등록의무를 면하도록 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개정된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이 선고형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차등화하면서 성폭력처벌법 제45조의2가 신설되었는바, 이는 재범의 위험성이 감소된 등록대상자가 신상정보 등록의무를 면할 수 있는 최소기간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등록면제신청조항이 등록기간이 10년인 등록대상자의 등록면제 신청을 위한 최소기간을 7년으로 정한 것이 지나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등록면제신청조항과 동일한 정도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덜 침해적인 대안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등록면제신청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보다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 및 사회 방위의 공익이 우월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그렇다면 등록면제신청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2019.11
형법 제214조는 제1항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대한민국 또는 외국의 공채증서 기타 유가증권을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정하여 유가증권의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행위를 처벌하고, 이와 별도로 제2항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고 정하여 유가증권의 배서·인수·보증 등에 관한 위조·변조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부정수표 단속법은 부정수표 등의 ‘발행’을 단속·처벌함으로써 국민의 경제생활의 안전과 유통증권인 수표의 기능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구 부정수표 단속법(2010. 3. 24. 법률 제101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정수표 단속법’이라 한다) 제2조에서 처벌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부정수표를 작성한 자는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한 자라고 보아야 하므로, 구 부정수표 단속법 제2조도 부정수표 발행을 규율하는 조항이라고 해석된다. 수표위조·변조죄에 관한 구 부정수표 단속법 제5조는 “수표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수표금액의 10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여 수표의 강한 유통성과 거래수단으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유가증권 중 수표의 위조·변조행위에 관하여는 범죄성립요건을 완화하여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인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는 한편,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하는 다른 유가증권위조·변조행위보다 그 형을 가중하여 처벌하려는 규정이다. 위에서 본 것처럼 형법 제214조에서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으로, 배서 등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로 구분하여 표현하고 있는데, 구 부정수표 단속법 제5조는 위조·변조 대상을 ‘수표’라고만 표현하고 있다. 구 부정수표 단속법 제5조는 유가증권에 관한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행위를 가중처벌하려는 규정이므로, 그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지 않도록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구 부정수표 단속법 제5조에서 처벌하는 행위는 수표의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를 말하고, 수표의 배서를 위조·변조한 경우에는 수표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를 위조·변조한 것으로서, 형법 제214조 제2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구 부정수표 단속법 제5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2019.11
가. 심판대상조항은 교원범죄를 예방하고 교원이 재직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도 적합하다. 심판대상조항은 퇴직급여 등의 감액사유에서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로 인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 등을 제외하고, 이러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로 한정하는 등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감액사유에 해당하는 범죄를 가능한 유형화하여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액의 범위도 국가 및 학교법인의 부담 부분을 넘지 않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침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청구인은 퇴직급여의 일부가 감액되는 사익의 침해를 받지만, 이는 교원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서 비롯된 것인 점, 교원 개개인이나 교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자 하는 공익이 결코 작지 않은 점, 특히 심판대상조항은 구 사립학교연금법조항보다 감액사유를 더욱 한정하여 침해되는 사익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나. 사립학교교원연금제도가 국민연금이나 법정퇴직금과 기본적인 차이가 있는 점, 교원은 일정한 법령준수 및 충실의무 등을 지고 있는 점, 심판대상조항은 구 사립학교연금법조항과 달리 교원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범의 경우에는 감액 사유에서 제외하고, 감액의 수준도 국가 및 학교법인 부담분만큼의 급여에 불과하며, 교원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교직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교원을 국민연금법상 사업장가입자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영진의 반대의견 사립학교 교직원연금법의 입법연혁에 비추어 퇴직금제도에 관해선 사립학교 교원은 일반 근로자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다. 사학연금법상 퇴직금의 재원은 개인부담금, 국가부담금, 법인부담금으로 구성되고, 여기서 학교경영자가 부담하는 법인부담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일반근로자의 사용자가 부담하는 부담금과 성격이 유사하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공무원연금법을 준용함으로써 국가부담금뿐만 아니라 법인부담금까지 감액하는 것은, 사립학교 교원과 일반 근로자 간의 본질적 동일성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교원들을 일반 근로자와 비교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2019.11
가.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직접 침해당한 사람만이 헌법소원심판절차에 따라 권리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법인과 그 소속 구성원 또는 직원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기본권 주체이어서 그 소속 구성원 또는 직원의 기본권이 침해당하였다고 하여 법인이 그를 위하여 또는 그를 대신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므로, 부동산중개법인이 그 소속 중개보조원의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는 없다.나. 중개보조원이 중개의뢰인과 직접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심판대상조문으로 인하여 부동산중개법인이 중개보조원과 중개의뢰인 사이의 거래를 중개할 수 없게 되어 중개법인의 직업수행의 자유가 제한되는 면은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문은 중개보조원과 중개의뢰인 사이의 직접 거래로 인해 중개의뢰인의 이익을 해하거나 부동산거래질서의 공정성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고, 다른 방법으로는 이러한 위험을 심판대상조문과 동일한 수준에서 방지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어 심판대상조문이 필요한 정도를 넘어 중개법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중대한 공익인 반면, 중개법인의 직업수행 영역 중 극히 일부가 금지되는 것에 불과하여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문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2019.11
가. 등록대상자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인 수사를 위한 것이다. 이는 전과기록 관리 및 보안처분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정도로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인 수사를 위하여 불가피한 것으로, 등록 자체로 인한 기본권의 제한 범위가 제한적인 반면, 이를 통하여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크다.나. 제출조항은 등록대상자의 동일성 식별 및 동선 파악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정보 제출을 요청할 뿐이고, 성범죄 억제 및 수사 효율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 다. 출입국 신고조항은 신고의무자가 6개월 이상 국외에 체류할 경우에만 신고를 요하고, 신상정보 등록제도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정보의 정확성 제고와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라. 등록조항은 성범죄자의 재범을 억제하고, 필요시 효율적인 수사를 담보하는 반면, 그 자체로 등록대상자의 생활에 장애를 주는 것은 아니다. 마. 관리조항은 그 관리기간이 형사책임의 경중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고 일정한 경우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등록대상자의 생활에 장애를 주는 것은 아니다.바. 대면확인조항은 정보의 최신성과 정확성을 확보를 위하여 필요하고, 등록대상자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부담만을 부과하고 있으므로 등록대상자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사. 배포조항은 정보의 활용 및 노출 가능성을 제한하면서 성범죄의 억제 및 효율적 수사를 제고한다.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등록대상자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등록자로 규정한 조항은, 성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재범 발생의 경우 수사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므로, 성범죄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는 자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성범죄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를 선별하는 것이 가능하고, 현재 다른 보안처분에서는 재범의 위험성을 심사하는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조항이 이러한 절차를 두지 않은 채 유죄판결을 받은 모든 자를 일률적으로 등록대상자로 정하고 있는 것은 그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초과하는 제한이다.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자를 등록대상자로 규정하는 경우, 이를 통해 달성될 수 있는 재범방지나 수사의 효율성과 같은 공익은 없는 반면, 그로 인한 사익의 침해는 심각하다. 따라서 등록대상자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나머지 조항들의 위헌성은 등록대상자의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데 기초하고 있는바, 나머지 심판대상조항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019.11
[1]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고,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 등에 대하여는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헌법의 대원칙이고(헌법 제23조), 법률도 그런 취지에서 공익사업의 시행 결과 공익사업의 시행이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에 미치는 간접손실 등에 대한 보상의 기준 등에 관하여 상세한 규정을 마련해 두거나 하위법령에 세부사항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이러한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영업손실은 공익사업의 시행과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익사업에 따른 공공시설의 설치공사 또는 설치된 공공시설의 가동·운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그 발생원인과 발생시점이 다양하므로,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의 영업자가 발생한 영업상 손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주장하지 않으면 사업시행자로서는 영업손실보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2항에 따른 손실보상의 기한을 공사완료일부터 1년 이내로 제한하면서도 영업자의 청구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규정한 것[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하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64조 제1항]이나 손실보상의 요건으로서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에서 발생하는 영업손실의 발생원인에 관하여 별다른 제한 없이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라는 추상적인 일반조항을 규정한 것(시행규칙 제64조 제1항 제2호)은 간접손실로서 영업손실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결과이다. 위와 같은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영업손실보상의 특성과 헌법이 정한 ‘정당한 보상의 원칙’에 비추어 보면, 공익사업시행지구 밖 영업손실보상의 요건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일정 기간 동안 휴업이 불가피한 경우’란 공익사업의 시행 또는 시행 당시 발생한 사유로 휴업이 불가피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사업의 시행 결과, 즉 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설치되는 시설의 형태·구조·사용 등에 기인하여 휴업이 불가피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2]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79조 제2항(그 밖의 토지에 관한 비용보상 등)에 따른 손실보상과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제1항(환경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은 근거 규정과 요건·효과를 달리하는 것으로서, 각 요건이 충족되면 성립하는 별개의 청구권이다. 다만 손실보상청구권에는 이미 ‘손해 전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손해에 관하여 양자의 청구권을 동시에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면 이중배상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손해에 관하여 양자의 청구권이 동시에 성립하더라도 영업자는 어느 하나만을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 뿐이고, 양자의 청구권을 동시에 행사할 수는 없다. 또한 ‘해당 사업의 공사완료일로부터 1년’이라는 손실보상 청구기간(토지보상법 제79조 제5항, 제73조 제2항)이 도과하여 손실보상청구권을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요건이 충족되는 이상 여전히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 [3]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26조, 제28조, 제30조, 제34조, 제50조, 제61조, 제79조, 제80조, 제83조 내지 제85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공익사업시행지구 밖에서 영업을 휴업하는 자가 사업시행자로부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7조 제1항에 따라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토지보상법 제34조, 제50조 등에 규정된 재결절차를 거친 다음 그 재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때에 비로소 토지보상법 제83조 내지 제85조에 따라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재결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손실보상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4] 어떤 보상항목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령상 손실보상대상에 해당함에도 관할 토지수용위원회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손실보상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잘못된 내용의 재결을 한 경우에는, 피보상자는 관할 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그 재결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5조 제2항에 따른 보상금증감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2019.11
가.기부금품모집금지조항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기부금품모집금지조항은, 기부금품 모집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재산권을 보장하고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공무원의 기부금품 모집을 금지하면 국민의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무원이 기부금품 모집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면 자발적 외양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의무감에 기인한 기부금품 모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어 공무원의 기부금품 모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기부의 권유와 같은 행위 유형에 따라, 또는 업무관련성이 없는 대상에 대하여만 일정 부분 공무원의 기부금품 모집을 허용하는 것 또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야기할 우려가 있으며, 현행법에 의하더라도 공무원이 공익적 목적으로 타인이 기탁하는 금품을 기부심사 절차를 거쳐 접수하거나 모집자의 의뢰로 단순히 기부금품을 전달하는 행위는 할 수 있으므로 기부금품모집금지조항의 최소침해성이 부정되지 아니한다. 기부금품모집금지조항으로 공무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제한되나 이로 인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정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어 법익균형성도 갖추었다.한편,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부터 예산․인사․조직이 독립된 법인․단체는 공무원과 달리 기부금품 모집이 허용되는데, 이는 그 법인․단체의 행위를 소관 부처나 공무원의 행위와 동일시할 우려가 적고 그 법인․단체가 국민에 대해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기부행위의 자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점에 기인한 합리적 차별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에서 나타나는 증거에 의하면, ○○구청 ○○과 소속 공무원이던 청구인들이 그 소속 과의 추진사무로, 다른 공무원들로 하여금 관내 건설업체에 연락하여 제작 대금을 태극기 제작업체로 기부하도록 하고 관련 상황을 보고절차를 통해 공유하여 왔으며 위와 같은 기부행위를 독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위반의 피의사실이 인정된다. 그리고 달리 피청구인이 이 사건에 관하여 수사하거나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하면서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점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이나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