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기출판례를 최신순으로 보여줍니다.
1994.11
가. 어음이 위조된 경우에 피위조자는 민법상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될 수 있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어음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하나, 피용자가 어음위조로 인한 불법행위에 관여한 경우에 그것이 사용자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위법한 행위로 인하여 이루어졌으면 그 사용자는 민법 제756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에 사용자가 지는 책임은 어음상의 책임이 아니라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이므로 그 책임의 요건과 범위가 어음상의 그것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 책임을 논함에 있어서는 어음소지인이 어음법상 소구권을 가지고 있느냐는 등 어음법상의 권리 유무를 따질 필요가 없으므로, 어음소지인이 현실적으로 지급제시를 하여 지급거절을 당하였는지의 여부가 어음배서의 위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없고, 어음소지인이 적법한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를 하지 아니하여 소구권 보전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음소지인이 이미 발생한 위조자의 사용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에 장애가 되는 사유라고 할 수 없다. 나. 위조된 약속어음을 취득함으로써 입은 손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취득하기 위하여 현실적으로 출연한 할인금 상당액일 뿐, 그 어음이 진정한 것이었다면 어음소지인이 지급받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그 어음액면 상당액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 상호신용금고가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조선무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로 오인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배서는 조선무약합자회사의 명칭 가운데 ‘약’자를 그와 거의 유사한 '락'자로 바꾼 데 지나지 아니하여 주의깊게 살피지 아니하면 그러한 사실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배서에 기재된 배서인의 주소나 대표의 명칭이 조선무약합자회사의 실제 주소나 대표의 명칭과 일치하는 점, 상호신용금고가 어음들을 할인함에 있어 조선무약합자회사에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상호신용금고가 어음할인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호신용금고의 위와 같은 과실이 그렇게 중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인 반면, 조선무약합자회사측의 과실을 본다면 그 회사의 경리과 직원들이 회사가 실제로 어음에 배서하였는지를 확인하여 보지 아니하고 조선무약합자회사가 배서한 것이라고 답변한 것은 고의 내지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이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직원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조선무약합자회사의 과실 또한 결코 가벼운 과실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인데, 원심이 이러한 조선무약합자회사의 과실과 비교하여서도 상호신용금고의 과실비율이 조선무약합자회사의 과실비율의 두 배가 넘는 70%나 된다고 본 것은 결국 과실상계의 비율판단을 그르쳐 현저히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라. 상호신용금고가 약속어음을 할인함에 있어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조선무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로 오인한 과실이 있고, 조선무약합자회사의 직원들도 상호신용금고측의 문의에 대하여 어음에 대하여 조선무약합자회사 명의로 배서가 된 것으로 잘못 알고 그 배서가 진정한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하더라도, 상호신용금고가 사실과 다른 답변을 믿고 어음을 취득한 이상 그에 따른 상호신용금고의 손해와 조선무약합자회사의 직원들의 위법행위 사이에 법률적인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1994.11
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 등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면 그 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이 임의로 한 것이 아니라고 특히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고, 피고인이 그 진술을 임의로 한 것이 아니라고 다투는 경우에는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당해 조서의 형식과 내용,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피고인이 그 진술을 임의로 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나. 판결내용 자체가 아니고, 피고인의 신병확보를 위한 구속 등 조치가 법령에 위반되었음에 지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지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그것 자체만으로 판결에 영향이 있어 상고이유가 되는 경우는 없다. 다. 뇌물죄에서 뇌물의 내용인 이익이라 함은 금전, 물품 기타의 재산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람의 수요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족한 일체의 유형, 무형의 이익을 포함한다고 해석되고,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라. 직무와 관련하여 장래 시가앙등이 예상되는 체비지의 지분을 낙찰원가에 매수한 것은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은 것으로 뇌물수수죄에 해당된다고 한 사례.마. 검사가 피고인들이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은 것을 뇌물의 약속으로, 그 후에 이루어진 환매로 인하여 그들이 얻은 차액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뇌물의 수수로 보아 이를 포괄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129조 제1항 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직무와 관련하여 ‘라’항과 같이 체비지 지분을 매수함으로써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은 것은 그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법원이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은 것을 뇌물로 인정하더라도 피고인들의 방어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는 없는 것이므로 법원은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직권으로 그 수수한 뇌물을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은 것으로 적시하여 이를 형법 제129조 제1항 위반의 뇌물수수죄로 인정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