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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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
[1] 피의자의 지위는 수사기관이 범죄인지서를 작성하는 등 형식적인 사건수리 절차를 밟기 전이라도 조사대상자에 대하여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아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 인정된다.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89조는 "구속된 피고인은 법률의 범위 내에서 타인과 접견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이 규정은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에 관하여도 준용된다(제209조). 형사소송법 제34조는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는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이하 ‘피의자 등’이라 한다)와 접견하고 서류 또는 물건을 수수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형사소송법 규정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보장한 취지를 실현하기 위하여 피의자 등의 헌법상 기본권을 구체화함과 동시에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이하 ‘변호인’이라 한다)에게 피의자 등과 자유롭게 접견교통을 할 수 있는 법률상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피의자 등의 인권보장과 방어준비를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권리이므로, 수사기관의 처분 등으로 이를 제한할 수 없고, 다만 법령에 의해서만 제한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법령에 의하지 않고는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은 대법원이 오래전부터 선언해 온 확고한 법리로서 변호인의 접견신청에 대하여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수사기관으로서는 마땅히 이를 숙지해야 한다. 이러한 법리에 반하여 변호인의 접견신청을 허용하지 않고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접견 불허결정을 한 공무원에게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피의자 등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의자 등이 헌법 제12조 제4항에서 보장한 기본권의 의미와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면서도 이성적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그 권리를 포기한 경우까지 피의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변호인의 접견이 강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호인이 피의자 등에 대한 접견신청을 하였을 때 위와 같은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도 수사기관이 접견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이 경우 국가는 변호인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요성, 수사기관에 이러한 권리를 침해할 동기와 유인이 있는 점, 피의자 등이 접견교통을 거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의자 등이 헌법 제12조 제4항에서 보장한 기본권의 의미와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면서도 이성적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그 권리를 포기하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할 책임이 있다.[2]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국 국적의 화교인 甲이 대한민국에 입국한 후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운영하는 임시보호시설인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수용되어 조사를 받았는데, 변호사인 乙 등이 甲에 대한 변호인 선임을 의뢰받고 9차례에 걸쳐 甲에 대한 변호인접견을 신청하였으나, 국가정보원장과 국가정보원 소속 수사관이 乙 등의 접견신청을 모두 불허하였고, 이에 乙 등이 국가를 상대로 변호인 접견교통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乙 등이 甲에 대한 접견을 신청하였을 당시 甲은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의 지위에 있었는데, 당시 甲이 국가정보원 수사관에게 접견을 신청한 변호사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진술하였으나, 甲은 북한에서 자라 처음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곧바로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수용되었고 누구와도 접촉이 금지되었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甲의 진술은 접견교통권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의미와 범위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한 상태에서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국가정보원장이나 국가정보원 수사관이 변호인인 乙 등의 甲에 대한 접견교통신청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한 위법한 직무행위에 해당하므로, 국가는 乙 등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018.12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제71조 제1항 제11호는 ‘제49조를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망의 이용을 촉진하고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함과 아울러 정보통신망을 건전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국민생활의 향상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제1조). 정보통신망은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거나 전기통신설비와 컴퓨터 및 컴퓨터의 이용기술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 또는 수신하는 정보통신체제를 말한다(제2조 제1항 제1호). 전기통신설비는 전기통신을 하기 위한 기계·기구·선로 또는 그 밖에 전기통신에 필요한 설비를 말한다(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2호).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규율 내용이 포괄적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정보통신망법의 입법목적이나 정보통신망의 개념 등을 고려하여 그 조항을 해석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 위반행위의 객체인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에는 정보통신망으로 실시간 처리·전송 중인 비밀, 나아가 정보통신망으로 처리·전송이 완료되어 원격지 서버에 저장·보관된 것으로 통신기능을 이용한 처리·전송을 거쳐야만 열람·검색이 가능한 비밀이 포함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망으로 처리·전송이 완료된 다음 사용자의 개인용 컴퓨터(PC)에 저장·보관되어 있더라도, 그 처리·전송과 저장·보관이 서로 밀접하게 연계됨으로써 정보통신망과 관련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서만 열람·검색이 가능한 경우 등 정보통신체제 내에서 저장·보관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비밀도 여기서 말하는 ‘타인의 비밀’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결론은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문언,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의 개념, 구성요소와 기능, 정보통신망법의 입법목적 등에 비추어 도출할 수 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서 말하는 ‘타인의 비밀’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로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뜻한다.[2]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49조에서 말하는 타인의 비밀 ‘침해’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하는 행위를 말한다. 타인의 비밀 ‘누설’이란 타인의 비밀에 관한 일체의 누설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의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한 사람이나 그 비밀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취득된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비밀을 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이를 알려주는 행위만을 의미한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정보통신망에 대한 보호조치를 침해하거나 훼손할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고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제48조와 달리 정보통신망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나 비밀을 보호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타인의 비밀 침해 또는 누설’에서 요구되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등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에는 부정하게 취득한 타인의 식별부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거나 보호조치에 따른 제한을 면할 수 있게 하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행위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행위가 없더라도 사용자가 식별부호를 입력하여 정보통신망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사람이 사용자 몰래 정보통신망의 장치나 기능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비밀을 취득·누설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그와 같은 해석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3] 어떠한 행위가 위법성조각사유로서 정당행위나 정당방위가 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합목적적·합리적으로 가려야 하고, 또 행위의 적법 여부는 국가질서를 벗어나서 이를 가릴 수 없는 것이다.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첫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법익과 침해법익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하여 침해될 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어야 한다.
2018.12
[1] 구 주택임대차보호법(2013. 8. 13. 법률 제120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1항에 따라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있는 경우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그 결과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양도인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 그러나 임차주택의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도 스스로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원하지 아니할 때에는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임대차기간의 만료 전에 임대인과 합의에 의하여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지 아니한다.[2] 타인에 대한 채무의 담보로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대하여 권리질권을 설정한 경우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다(민법 제352조). 이는 질권자가 질권의 목적인 채권의 교환가치에 대하여 가지는 배타적 지배권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질권설정자가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한 때에는 제3채무자가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인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이로써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질권자는 민법 제353조 제2항에 따라 여전히 제3채무자에 대하여 직접 채무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다. 제3채무자가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설정자와 상계합의를 함으로써 질권의 목적인 채무를 소멸하게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질권자는 여전히 제3채무자에 대하여 직접 채무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다.
2018.12
[1]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댐건설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항, 제3항,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1조, 제61조, 제76조 제1항, 제77조 제1항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물을 사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지위가 독립하여 재산권, 즉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적 가치 있는 구체적인 권리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는 댐건설법 제11조 제1항, 제3항 및 토지보상법 제76조 제1항에 따라 손실보상의 대상이 되는 ‘물의 사용에 관한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 하천법 제5조, 제33조 제1항, 제50조, 부칙(2007. 4. 6.) 제9조의 규정 내용과 구 하천법(1999. 2. 8. 법률 제589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제1호, 구 하천법(2007. 4. 6. 법률 제833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1호의 개정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하천법 제50조에 의한 하천수 사용권(2007. 4. 6. 하천법 개정 이전에 종전의 규정에 따라 유수의 점용·사용을 위한 관리청의 허가를 받음으로써 2007. 4. 6. 개정 하천법 부칙 제9조에 따라 현행 하천법 제50조에 의한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은 하천법 제33조에 의한 하천의 점용허가에 따라 해당 하천을 점용할 수 있는 권리와 마찬가지로 특허에 의한 공물사용권의 일종으로서, 양도가 가능하고 이에 대한 민사집행법상의 집행 역시 가능한 독립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구체적인 권리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하천법 제50조에 의한 하천수 사용권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6조 제1항이 손실보상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물의 사용에 관한 권리’에 해당한다.[3] 물건 또는 권리 등에 대한 손실보상액 산정의 기준이나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법령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성질상 유사한 물건 또는 권리 등에 대한 관련 법령상의 손실보상액 산정의 기준이나 방법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 [4] 甲 주식회사가 한탄강 일대 토지에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고 한탄강 하천수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아 하천수를 이용하여 소수력발전사업을 영위하였는데, 한탄강 홍수조절지댐 건설사업 등의 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댐 건설에 필요한 위 토지 등을 수용하면서 지장물과 영업손실에 대하여는 보상을 하고 甲 회사의 하천수 사용권에 대하여는 별도로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甲 회사가 재결을 거쳐 하천수 사용권에 대한 별도의 보상금을 산정하여 지급해 달라는 취지로 보상금증액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및 그 시행령, 시행규칙에 ‘물의 사용에 관한 권리’의 평가에 관한 규정이 없고, 하천법 제50조에 의한 하천수 사용권과 면허어업의 성질상 유사성, 면허어업의 손실액 산정 방법과 환원율 등에 비추어 볼 때, 甲 회사의 하천수 사용권에 대한 ‘물의 사용에 관한 권리’로서의 정당한 보상금액은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44조(어업권의 평가 등) 제1항이 준용하는 수산업법 시행령 제69조 [별표 4](어업보상에 대한 손실액의 산출방법·산출기준 등) 중 어업권이 취소되거나 어업면허의 유효기간 연장이 허가되지 않은 경우의 손실보상액 산정 방법과 기준을 유추적용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8.12
[1] 행정절차법은, 당사자가 청문의 통지가 있는 날부터 청문이 끝날 때까지 행정청에 해당 사안의 조사결과에 관한 문서와 그 밖에 해당 처분과 관련되는 문서의 열람 또는 복사를 ‘요청’할 수 있고, 행정청은 다른 법령에 따라 공개가 제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요청을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제37조 제1항). 그런데 행정절차법 제3조,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 제6호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에 대하여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당사자에게 행정절차법이 정한 것보다 더 약한 절차적 보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의결절차상 인정되는 절차적 보장의 정도가 일반 행정절차와 비교하여 더 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강학상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성격이 부여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을 다투는 소를 서울고등법원의 전속관할로 정하고 있는 취지 역시 같은 전제로 볼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제52조의2가 당사자에게 단순한 열람·복사 ‘요청권’이 아닌 열람·복사 ‘요구권’을 부여한 취지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공정거래법 규정에 의한 처분의 상대방에게 부여된 절차적 권리의 범위와 한계를 확정하려면 행정절차법이 당사자에게 부여한 절차적 권리의 범위와 한계 수준을 고려하여야 한다. 나아가 ‘당사자’에게 보장된 절차적 권리는 단순한 ‘이해관계인’이 보유하는 절차적 권리와 같을 수는 없다. 또한 단순히 조사가 개시되거나 진행 중인 경우에 당사자인 피심인의 절차적 권리와 비교하여,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나 소회의 등이 열리기를 전후하여 최종 의결에 이르기까지 피심인이 가지는 절차적 권리는 한층 더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절차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심인에게 원칙적으로 관련 자료를 열람·등사하여 주어 실질적으로 그 방어권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전제에서 공정거래법 제52조의2의 규정 취지를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을 고려하여 체계적으로 살펴보면, 당사자인 피심인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규정에 의한 처분과 관련된 자료의 열람 또는 복사를 요구할 수 있고, 적어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심리·의결 과정에서는 다른 법령에 따라 공개가 제한되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거래위원회가 피심인의 이러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음이 원칙이라고 새기는 것이 타당하다. 공정거래법 제55조의2는 이러한 전제에서 공정거래법 규정 위반사건의 처리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그 내용 역시 이러한 한계 범위 내에서 설정되어야 한다.[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55조의2에 근거한 공정거래위원회 회의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2012. 11. 28.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2-71호, 이하 ‘절차규칙’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 제10항, 제12항, 제29조의2 제1항, 제2항의 문언과 내용에 따르면, 심사보고서 첨부자료의 송부 및 자료 열람 등을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납부명령으로 말미암아 불측의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당사자’로 하여금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에 출석하여 심사관의 심사결과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심사절차의 적정을 기함과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적법한 심사절차를 거쳐 사실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하여 신중하게 처분을 하게 하는 데 있다. 나아가 이러한 절차규칙 규정들을 공정거래법상 당사자에게 부여된 열람·복사 요구권의 내용과 한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요구된 대상이 영업비밀, 사생활의 비밀 등 기타 법령 규정이 정한 비공개 자료에 해당하거나 자진신고와 관련된 자료로서 자진신고자 등의 신상 등 사적인 정보가 드러나는 부분 등에 관하여는, 첨부자료의 열람·복사 요구를 거부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거부할 수는 없고 첨부자료의 열람·복사를 거부함으로써 보호되는 이익과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피심인의 방어권의 내용과 정도를 비교·형량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피심인이 심의·의결절차에서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심사보고서의 첨부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하였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절차규칙 제29조 제12항에서 정한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의결의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은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원칙적으로 취소되어야 한다. 다만 그 절차상 하자로 피심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첨부자료의 제공 또는 열람·복사를 거절하였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처분을 취소할 것은 아니다. 나아가 첨부자료의 제공 또는 열람·등사가 거절되는 등으로 인하여 피심인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는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송부 내지 열람·복사를 거부한 자료의 내용, 범위, 정도, 자료의 내용과 처분요건 등과의 관련 정도, 거부의 경위와 거부 사유의 타당성, 심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 피심인이 심의·의결절차에서 의견을 진술하고 변명하는 등 방어의 기회를 충분히 가졌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3]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이하 ‘공정거래법령’이라 한다)은 과징금 부과 한도 및 그 산정의 기초가 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2조에서 정한 ‘매출액’을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인 ‘관련매출액’이라고 정하면서도,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 유형에 대하여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다만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 내용, 취지·목적 및 연혁 등을 종합해 보면, 이는 입찰담합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관련매출액’의 특수한 형태로 ‘계약금액’을 인정한 것일 뿐, ‘계약금액’을 공정거래법령이 정한 ‘매출액’ 또는 ‘관련매출액’의 본질적 성격과 무관한 전혀 별개의 개념으로 규정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입찰담합의 경우에도 그에 따라 체결된 계약상의 금액 중 일부가 매출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인 ‘계약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4] 공정거래위원회가 비등기 임원이 위반행위에 직접 관여한 경우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2] 제2호 (다)목, 제3호에 근거한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2. 3. 28.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2-6호로 개정된 것) IV. 3. 나. (5)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보아 과징금을 가중하였더라도, 비등기 임원의 실질적 지위가 일반 직원과 마찬가지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두고 곧바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2018.12
가. 심판대상조항은 엄격한 기강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요구되는 군에서 구성원들 사이에 발생하는 강제추행⋅준강제추행을 엄히 규율함으로써 군 조직 구성원에 의한 강제추행⋅준강제추행 범죄로부터 구성원 개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고, 나아가 군 기강의 확립을 통해 전투력을 유지하고자 마련되었다.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범죄는 전우애를 다지고 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할 구성원을 오히려 그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고 군 전투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법정형으로 징역형만을 둔 것은 죄질에 상응하는 형벌을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범죄는 철저히 계급으로 이루어진 군 조직 내에서 위계질서를 이용하여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그 결과가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반적으로 비난가능성이 크다.심판대상조항이 법정형으로 징역형만을 규정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불법과 책임의 불일치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상당 부분 시정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그 법정형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과잉형벌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범죄는 범행장소가 군영 내로 한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행위주체와 객체가 모두 ‘군인 및 이에 준하는 사람’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보유해야 하고, 이들은 상명하복의 계급구조 안에서 군 조직 구성원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여 군의 전투력 유지에 기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심판대상조항은 형법 상 강제추행⋅준강제추행죄,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준강제추행)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준강제추행)죄와 비교할 때, 행위주체와 객체의 법적 지위 등 구체적 구성요건이 다르고, 그 성립범위와 행위 태양도 제한적이며, 군의 존립목적과 군 조직의 특수성 등에 비추어 보호법익과 범죄의 죄질도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2018.12
가. 비록 이 사건 폐쇄명령조항이 학교폐쇄가 가능한 경우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지는 않지만, 관련 조항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폐쇄명령조항 소정의 “학교의 장이나 설립자⋅경영자”나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경우”, “명령”, “여러 번” 등의 내용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폐쇄명령조항은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나. 이 사건 해산명령조항 소정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때”란 설치된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한 때를 의미한다. 그런데 어느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학교법인의 목적, 학교법인의 재정상태, 학교 운영상태, 학교 운영이 불가능한 사유 및 그 해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규율 내용을 다소 추상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해산명령조항이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한 때”라는 표현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통상적인 해석을 통하여 충분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해산명령조항은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다. 이 사건 폐쇄명령조항은 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고등교육법 기타 교육 관계 법령을 준수하게 하고, 사립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최소한의 수준을 담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교교육의 충실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른 사립학교는 더 이상 그 존재 이유가 없고, 이러한 학교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으로 많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사건 폐쇄명령조항에 따라 학교를 폐쇄하려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법성이 중대하여야 하고, 그 전에 청문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 사건 폐쇄명령조항에 따라 학교가 폐쇄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이, 학교 폐쇄로 인하여 학교법인 등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폐쇄명령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라. 이 사건 해산명령조항은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사립학교의 설치⋅경영이라는 목적 달성에 충실하도록 하며,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의 존립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전체 교육의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법인이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하다면 그 자체로 해당 학교법인은 이미 존재의의를 상실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립학교도 공교육체계에 편입시켜 국가 등의 지도⋅감독을 받도록 함과 동시에 그 기능에 충실하도록 많은 재정적 지원과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하여 그 존재 의의를 상실한 학교법인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해산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그대로 존치시키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법인에 대한 해산명령은 학교법인에게 설립목적을 제대로 유지⋅계승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음에도 제대로 시정되지 아니하였을 때 내려지는 최후의 제재수단으로서 그 전에 청문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 사건 해산명령조항에 따라 학교법인이 해산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이, 학교법인 해산으로 인하여 발생하게 될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산명령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2018.12
[1] 계약의 합의해지는 계속적 채권채무관계에서 당사자가 이미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존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 계약의 합의해지는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계약에 따른 채무의 이행이 시작된 다음에 당사자 쌍방이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계약을 실현하지 않을 의사가 일치되어야만 한다. 이와 같은 합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므로 계약당사자 일방이 계약해지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2] 당사자 사이에 계약을 종료시킬 의사가 일치되었더라도 계약 종료에 따른 법률관계가 당사자들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경우 그러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아무런 약정 없이 계약을 종료시키는 합의만 하는 것은 경험칙에 비추어 이례적이고, 이 경우 합의해지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3] 계약 당시 일방의 책임으로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이행보증금이 상대방에게 귀속된다고 정한 경우 계약이행보증금은 위약금으로서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손해가 예정액에 포함된다. 그 계약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채무불이행과 별도의 행위를 원인으로 손해가 발생하여 불법행위 또는 부당이득이 성립한 경우 그 손해는 예정액에서 제외되지만, 계약 당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 예정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를 발생시킨 원인행위의 법적 성격과 상관없이 그 손해는 예정액에 포함되므로 예정액과 별도로 배상 또는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2018.12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과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이치는 거동에 의한 묵시적 법률행위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2] 민법상 소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금전 기타 대체물의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이른바 낙성계약이므로, 차주가 현실로 금전 등을 수수하거나 현실의 수수가 있은 것과 같은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여야만 소비대차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현실로 금전 기타 대체물의 소유권을 이전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들 사이의 법률행위를 소비대차라 할 수 없다.[3] 甲과 乙은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약 6년간 경제생활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살면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였는데, 그들 사이에 계좌이체 등을 통해 이루어진 금전거래가 공동생활관계 해소 시에 정산 후 잔존 금원을 대여금으로 하기로 예정한 것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甲과 乙 사이에 이루어진 송금의 기간 및 횟수, 액수의 다과, 이자의 존재 여부, 반환행위의 존재 여부, 경제생활 공동체에서의 금전거래의 특성 등에 비추어, 위 금전거래를 공동생활관계 해소 시에 정산 후 잔존 금원을 대여금으로 하기로 예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18.12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는 것은 온라인서비스이용자가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하는 도중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이를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로서, 단지 형식적인 조치나 상시적 신고 기능이 형해화되어 이와 같은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조치가 아니라, 이에 대한 상시적 신고를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이 사건 청구인이 취한 조치는 이 사건 사이트의 ‘1:1 상담’이나 고객센터의 ‘상담글 쓰기’라는 것을 통해 신고를 하라는 것이나, 일반적으로 이러한 메뉴는 서비스이용자가 서비스제공자에게 서비스이용에 대한 고충이나 문제에 대한 상담, 또는 서비스이용과 관련한 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이지, 이를 통해 서비스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이를 신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취한 위와 같은 조치가 이 사건 근거법령이 요구하는 정도의 상시적 신고조치에 해당하지 않다고 본 피청구인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이 사건 근거법령은 그 문언상 원칙적으로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아예 취하지 아니한 경우’, 즉 “신고조치의 상시성”을 위반한 경우를 처벌한다. 이 사건 근거법령을 “신고조치의 접근용이성”에 위반한 경우로 해석하는 것은 오히려 이 사건 근거법령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 확대해석이거나 이 사건 법령에 없는 의무를 부담지우는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청구인이 취한 조치는 이 사건 사이트의 ‘1:1 상담’이나 고객센터의 ‘상담글 쓰기’라는 것을 이용하여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신고하도록 한 것으로, 이용자가 언제든지 위 각 버튼을 누르고 ‘상담글 쓰기’를 할 수 있으므로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더라도, 실제 이 사건 사이트 이용자들이 수년 동안 이 사건 조치를 이용하여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신고해 온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조치가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형식만 갖추었다거나 신고 기능이 형해화된 것과 다름없는 등 사실상 이 사건 근거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를 상시적인 신고조치로 보지 않은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2018.12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29조에서 정한 협의 성립 확인제도는 수용과 손실보상을 신속하게 실현시키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토지보상법 제29조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협의 성립의 확인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협의취득 내지 보상협의가 성립한 데에서 더 나아가 확인 신청에 대하여도 토지소유자 등이 동의할 것을 추가적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토지보상법 제29조 제3항은, 공증을 받아 협의 성립의 확인을 신청하는 경우에 공증에 의하여 협의 당사자의 자발적 합의를 전제로 한 협의의 진정 성립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었다고 보아, 토지보상법상 재결절차에 따르는 공고 및 열람, 토지소유자 등의 의견진술 등의 절차 없이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의 수리만으로 협의 성립이 확인된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사업시행자의 원활한 공익사업 수행, 토지수용위원회의 업무 간소화, 토지소유자 등의 간편하고 신속한 이익실현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토지보상법상 수용은 일정한 요건하에 그 소유권을 사업시행자에게 귀속시키는 행정처분으로서 이로 인한 효과는 소유자가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사업시행자가 그 소유권을 취득하게 하는 원시취득이다. 반면, 토지보상법상 ‘협의취득’의 성격은 사법상 매매계약이므로 그 이행으로 인한 사업시행자의 소유권 취득도 승계취득이다. 그런데 토지보상법 제29조 제3항에 따른 신청이 수리됨으로써 협의 성립의 확인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되면, 토지보상법 제29조 제4항에 따라 그에 관한 재결이 있었던 것으로 재차 의제되고, 그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사법상 매매의 효력만을 갖는 협의취득과는 달리 확인대상 토지를 수용재결의 경우와 동일하게 원시취득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처럼 간이한 절차만을 거치는 협의 성립의 확인에, 원시취득의 강력한 효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사법상 매매계약과 달리 협의 당사자들이 사후적으로 그 성립과 내용을 다툴 수 없게 한 법적 정당성의 원천은 사업시행자와 토지소유자 등이 진정한 합의를 하였다는 데에 있다. 여기에 공증에 의한 협의 성립 확인 제도의 체계와 입법 취지, 그 요건 및 효과까지 보태어 보면, 토지보상법 제29조 제3항에 따른 협의 성립의 확인 신청에 필요한 동의의 주체인 토지소유자는 협의 대상이 되는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진정한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채 단순히 등기부상 소유명의자의 동의만을 얻은 후 관련 사항에 대한 공증을 받아 토지보상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협의 성립의 확인을 신청하였음에도 토지수용위원회가 신청을 수리하였다면, 수리 행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보상법이 정한 소유자의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진정한 토지소유자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진정한 토지소유자를 확정하는 데 사업시행자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 동의의 흠결은 위 수리 행위의 위법사유가 된다. 이에 따라 진정한 토지소유자는 수리 행위가 위법함을 주장하여 항고소송으로 취소를 구할 수 있다.
2018.12
[1] 경찰관 직무집행법은 경찰관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직무 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면서 경찰관의 직권은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1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2조는 경찰관 직무의 범위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의 보호(제1호), 범죄의 예방·진압·수사(제2호), 범죄피해자 보호(제2호의2),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제7호)를 포함하고 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는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 중 경찰관의 제지에 관한 부분은 범죄 예방을 위한 경찰 행정상 즉시강제, 즉 눈앞의 급박한 경찰상 장해를 제거할 필요가 있고 의무를 명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의무를 명하는 방법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무불이행을 전제로 하지 않고 경찰이 직접 실력을 행사하여 경찰상 필요한 상태를 실현하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관한 근거조항이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에 따른 경찰관의 제지 조치가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눈앞에서 막 이루어지려고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고, 그 행위를 당장 제지하지 않으면 곧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이어서, 직접 제지하는 방법 외에는 위와 같은 결과를 막을 수 없는 절박한 사태이어야 한다. 다만 경찰관의 제지 조치가 적법한지는 제지 조치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순수한 객관적 기준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다. [2] 주거지에서 음악 소리를 크게 내거나 큰 소리로 떠들어 이웃을 시끄럽게 하는 행위는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1호에서 경범죄로 정한 ‘인근소란 등’에 해당한다. 경찰관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경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예방·진압·수사하고, 필요한 경우 제지할 수 있다.[3] 피고인은 평소 집에서 심한 고성과 욕설, 시끄러운 음악 소리 등으로 이웃 주민들로부터 수회에 걸쳐 112신고가 있어 왔던 사람인데, 피고인의 집이 소란스럽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甲, 乙이 인터폰으로 문을 열어달라고 하였으나 욕설을 하였고,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만나기 위해 전기차단기를 내리자 화가 나 식칼(전체 길이 약 37cm, 칼날 길이 약 24cm)을 들고 나와 욕설을 하면서 경찰관들을 향해 찌를 듯이 협박함으로써 甲, 乙의 112신고 업무 처리에 관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고 하여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자정에 가까운 한밤중에 음악을 크게 켜놓거나 소리를 지른 것은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1호에서 금지하는 인근소란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인근 주민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될 수 있으며, 甲과 乙이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행위를 막고 주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피고인을 만나려 하였으나 피고인은 문조차 열어주지 않고 소란행위를 멈추지 않았던 상황이라면 피고인의 행위를 제지하고 수사하는 것은 경찰관의 직무상 권한이자 의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에서 甲과 乙이 피고인의 집으로 통하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차단한 것은 피고인을 집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범죄행위를 진압·예방하고 수사하기 위해 필요하고도 적절한 조치로 보이고,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의 목적에 맞게 제2조의 직무 범위 내에서 제6조에서 정한 즉시강제의 요건을 충족한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경찰관 직무집행법의 해석과 적용, 공무집행의 적법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018.12
[1] 조합의 탈퇴란 특정 조합원이 장래에 향하여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이 경우 조합 자체는 나머지 조합원에 의해 동일성을 유지하며 존속하는 것이므로 결국 탈퇴는 잔존 조합원이 동업사업을 계속 유지·존속함을 전제로 한다. 2인으로 구성된 조합에서 한 사람이 탈퇴하면 조합관계는 종료되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은 해산이나 청산이 되지 않고, 다만 조합원의 합유에 속한 조합재산은 남은 조합원의 단독소유에 속하여 탈퇴 조합원과 남은 조합원 사이에는 탈퇴로 인한 계산을 해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부동산 사용권을 출자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조합원이 부동산 사용권을 존속기한을 정하지 않고 출자하였다가 탈퇴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탈퇴 시 조합재산인 부동산 사용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그러한 사용권은 공동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정한 기간 동안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탈퇴 조합원이 남은 조합원으로 하여금 부동산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남은 조합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탈퇴 조합원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2] 甲이 乙과 주유소 등을 공동 경영하기로 하는 동업계약을 체결한 후 주유소 운영에 필수적인 부지와 시설인 토지와 건물의 1/2 지분에 대한 사용권을 출자하였고, 동업계약에서 조합의 존속기간을 정하지는 아니하였는데, 그 후 甲이 동업에서 탈퇴한 사안에서, 甲이 동업계약 체결이나 출자 당시 사용권의 존속기간을 자신의 탈퇴 시까지로 한정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甲이 출자한 사용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남은 조합원인 乙에게 귀속되어 乙이 공동사업인 주유소 운영을 계속함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 동안 존속하고, 甲이 2인 조합 관계에서 탈퇴하였다는 사정만으로 甲이 출자한 사용권이 기간만료로 곧바로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는데, 이때 탈퇴한 甲과 잔존한 乙 사이에는 탈퇴로 인한 계산이 필요하므로, 乙은 탈퇴 당시를 기준으로 기존의 공동사업인 주유소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에 해당하는 사용권의 가치를 평가하여 이를 甲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甲은 탈퇴 후에도 乙이 주유소 운영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기간 동안 토지와 건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도, 甲의 탈퇴로 토지와 건물의 1/2 지분에 기초한 사용권이 기간만료로 소멸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