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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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
가. 안건조정위원회의 위원장은 국회법 제57조의 소위원회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안건조정위원회의 활동은 그 소속된 위원회 활동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그 권한이 위원회로부터 독자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소위원회 위원장과 그 위원인 국회의원 사이에 권한 분쟁이 생기는 경우 이는 상이한 권한 주체 사이의 분쟁이 아니라 위원회 내부 기관들 사이의 분쟁으로서 위원회의 심사절차 내에서 해결할 수 있고, 해결이 안 되면 위원회의 위원장과 그 위원인 국회의원 사이의 권한쟁의심판으로 해결할 수 있어, 그 쟁의를 해결할 적당한 기관이나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없다.국회법 제57조의2에 근거한 안건조정위원회 위원장은 국회법상 소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62조 제1항 제1호의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피청구인 조정위원장의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청구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가 될 수 없는 피청구인을 대상으로 하는 청구로서 부적법하다.나. (1) 국회법상 안건조정위원회의 활동기한은 그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의 상한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안건조정위원회의 활동기한이 만료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안건조정위원회가 안건에 대한 조정 심사를 마치면 조정안을 의결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국회법상 90일 또는 신속처리대상안건의 심사기간과 같은 안건조정위원회의 활동기한이 도래하지 않았음에도 피청구인 조정위원장이 이 사건 조정안의 가결을 선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국회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2) 안건조정제도의 취지상 조정안의 의결은 당연히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안건에 대하여 조정하는 심사를 전제로 한다. 다만, 안건조정위원회가 구성되어 개회되고, 재적 조정위원들 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표결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정위원들의 구체적인 심사를 거쳐 조정안이 의결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사건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사한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국회법 제57조의2 제10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57조 제5항 단서에 근거를 둔 안건조정위원회의 의결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조정 대상 안건을 비공개회의로 심사한 약 4시간 51분 정도의 시간이 안건에 대한 실질적 조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위원회에서 안건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는 것은 안건에 대한 대체토론(大體討論)이 끝난 후이며(국회법 제57조의2 제1항 본문 참조), 이 사건 안건조정위원회의 조정 대상이 된 법률안들은 이 사건 조정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인 2019. 6. 25.부터 8. 26.까지 정개특위에 소속된 정치개혁 제1소위원회 제17차부터 제22차까지의 회의에서 심사를 하였다는 사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건 안건조정위원회의 경우 비록 조정 안건에 대한 정치세력 사이의 대립이 심했고, 그 구성이 요구된 날부터 단 이틀이 지난 후에 의결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실질적인 조정 과정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청구인 조정위원장이 이 사건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안건에 대한 실질적 조정 심사 없이 이 사건 조정안의 가결을 선포함으로써 국회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3) 피청구인 조정위원장의 가결선포행위는 위법하지 않으므로, 이 점에서 피청구인 정개특위 위원장이 의결된 조정안을 위원회 심사 법률안으로 가결 선포한 행위도 위법하지 않고, 다른 위법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청구인 정개특위 위원장의 가결선포행위는 정개특위 위원인 청구인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무효로 볼 수 없다.
2020.5
가. 국민연금제도는 자기 기여를 전제로 하지 않고 국가로부터 소득을 보장받는 순수한 사회부조형 사회보장제도가 아니라, 가입자의 보험료를 재원으로 하여 가입기간, 기여도 및 소득수준 등을 고려하여 소득을 보장받는 사회보험제도이므로, 입법자가 가입기간의 상당 부분을 성실하게 납부한 사람의 유족만을 유족연금 지급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연금보험료를 낸 기간이 그 연금보험료를 낸 기간과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한 기간을 합산한 기간의 3분의 2’(이하 ‘연금보험료 납입비율’이라 한다)보다 짧은 경우 유족연금 지급을 제한한 것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을 정도로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유족연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유족들은 구 국민연금법 제77조에 따른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있어 유족에게 가혹한 손해나 심대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에서 기여금을 공제하고도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 국민연금법 제17조 제2항 단서는 그 내지 아니한 기간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기간을 근로자의 가입기간에 산입하도록 규정하는 등 근로자 및 그 유족에게 부당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나. 심판대상조항은 연금보험료 납입비율에 따라 유족연금의 지급 여부를 달리 결정하고 있으나, 이는 가입기간 내내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의 유족과 그렇지 않은 자를 달리 취급하기 위한 것이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재판관 이은애의 반대의견심판대상조항은 실제 연금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연금보험료 납입비율에 따라 유족연금의 지급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여, 사실상 연금보험료를 더 오래 납부하여 국민연금 재정에 기여한 바가 더 큰 사람의 유족도 유족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이 10년이 넘는 사람이라도 연금보험료 납입비율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 유족은 유족연금을 전혀 지급받을 수 없게 되는데, 그 반면에 실제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이 불과 1개월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도 연금보험료 납입비율을 충족하면 그 유족은 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민연금 재정의 안정을 위하여 가입기간 내내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유도할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연금재정의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정도의 최소 납부기간을 설정하거나, 체납한 기간만큼 유족연금액을 감액하는 등 연금재정의 안정을 기하면서도 장기간 연금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의 유족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연금보험료의 실제 납부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연금보험료 납입비율에 따라 유족연금의 지급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어 평등권을 침해한다.
2020.5
심판대상조항은 택시를 이용하는 국민을 성범죄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시민들의 택시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며, 도로교통에 관한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택시운전자격자로 하여금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경고하는 효과가 있고, 택시운전자격자의 자질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택시운송사업은 승객과의 접촉 빈도 및 접촉 밀도가 매우 높으며, 목적지나 도착 시간이 가변적이고 심야에도 운행되는 운행특성상 승객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그 운전자격에 대해 강한 규제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특히 친족 대상 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택시운송사업의 운전업무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윤리성과 책임감을 결여하고 있다는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고, 택시와 같이 협소하고 상황에 따라 외부와 단절될 수 있는 공간 안에서 방어능력이 취약한 사람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들에 대해 택시운전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형사소송체계에서 범죄의 모든 정황을 고려한 후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택된 것이라면 이는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결코 적지 아니함을 뜻하므로, 택시운전자격의 취소 여부를 별도의 절차를 거쳐 개별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그 자격을 취소하더라도 이것이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친족 대상 성폭력 범죄자의 택시운전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정한 것이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 택시운전을 주된 업이자 생계수단으로 영위해 온 사람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직업선택의 자유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되나, 택시를 이용하는 국민의 생명⋅신체 등에 중대한 침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성폭력처벌법상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택시운송사업 운전업무에서 배제해야 할 공익상 필요는 매우 크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020.5
가. 사개특위 위원이 아닌 청구인들은 사개특위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각 개선행위에 의하여 그 권한을 침해받았거나 침해받을 현저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경우에도 이 사건 각 개선행위만으로는 권한의 침해나 침해의 위험성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사개특위가 개회되어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관한 심의⋅표결 절차에 들어갔을 때 비로소 그 권한의 침해 또는 침해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 부분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나. 이 사건 법률안 수리행위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청구가 법률안에 대한 위원회 회부나 안건 상정, 본회의 부의 등과는 별도로 오로지 전자정보시스템으로 제출된 법률안을 접수하는 수리행위만을 대상으로 하는 한, 그러한 법률안 수리행위만으로는 사개특위 및 정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다. 이 부분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다. (1) 국회법 제49조 제2항이 정하는 위원장과 간사 간 ‘협의의 대상’은 위원회의 ‘의사일정’과 ‘개회일시’이고 이에 관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수렴하는 절차’라는 협의의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위원장과 간사 간 협의 절차가 준수되었는지 여부는, 위원장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될 안건 및 개회일시에 대하여 어느 시점에 어떤 방법으로 연락을 하였는지, 그로 인해 소속 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심의⋅표결권 행사에 제한이 발생하였는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이 사건 사개특위의 개회 전 협의는 성질상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고 그 종국적 판단과 결정은 사개특위 위원장에게 맡겨져 있으므로,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통보에 의한 이 사건 사개특위의 개회 전 협의의 방식에 위법한 점은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사개특위 간사 사이에 개회일시에 관하여 문자메시지와 전화 통화가 있은 후, 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은 개회 예정 시각부터 약 2시간 10분 전에 간사들을 포함한 소속 위원들에게 개회일시와 장소를 문자메시지로 알리고, 의사일정으로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이 상정될 것임을 그 대상 법률안의 대표발의자와 의안번호를 특정하여 이메일로 안내함으로써, 의사일정과 개회일시를 협의의 대상으로 삼았으므로 이에 관해서도 위법한 점이 없다. 이후에도 개회 시각 및 장소가 매우 긴급하게 변경되어 통보되었으나, 이는 사실상 사전 협의를 통해 의사일정으로서 상정될 안건과 개회일시를 알고 있던 자유한국당 소속 관계자들과 다른 정당 관계자들의 대립에 기인한 것이고, 실제로 개회 시각에 임박한 변경 통보에도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 전원이 회의에 참석하여 안건에 대한 심의권 행사가 불가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은 국회법 제49조 제2항의 협의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다.(2) 국회의원의 법률안 등 의안의 발의는 국회 내부의 의사절차이므로, 그 방식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헌법 제64조 제1항에 따라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국회의 규칙으로 정하여 할 수 있는 ‘의사와 내부 규율’, 즉 국회의 의사자율권의 영역에 있다. 국회사무관리규정 제8조의2에서는 문서의 전자적 처리에 관하여, 제21조 제6항에서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문서의 접수⋅처리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정하고 있고, 국회사무처 정보화업무 내규 제3조 제2호에서는 국회사무총장이 원활한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의 하나로 ‘입안지원시스템’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회사무처 정보화업무 내규는 그 부칙에 의하여 이 사건 당시로부터 약 3년 전인 2016. 1. 15. 이후 제정되어 시행되었다. 전자문서에 의한 개별 국회의원의 법률안 제출 방식은 국회의 자율권의 범위 내에서 허용되고 국회규칙 및 내규에 근거를 둔 제출 방식으로 국회법 제79조 제2항에 반하지 않는다. 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이 국회 입안지원시스템을 통하여 발의된 법률안들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을 상정한 것은, 국회법 제79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의안의 발의와 접수의 세부적인 절차는 국회의 의사자율권의 영역에 있으므로, 발의된 법률안이 철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시점에 대해서도 국회가 의사자율의 영역에서 규칙 또는 자율적인 법해석으로 정할 수 있다. 따라서 팩스로 제출이 시도되었던 법률안의 접수가 완료되지 않아 동일한 법률안을 제출하기 전에 철회 절차가 필요 없다고 보는 것은 국회법 제90조에 반하지 않는다. 또한, 국회법 제90조는 발의된 법률안을 철회하는 요건을 정한 것일 뿐, 동일한 내용의 법률안을 중복하여 발의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은 아니며, 국회법에 이에 대한 별도의 금지조항은 없다. 이 사건에서 팩스로 먼저 제출이 시도된 법률안을 철회하지 않고 동일한 내용으로 제출된 법률안을 접수한 것은 국회법 제90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와 같이 발의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제2020029호)’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을 상정한 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의 행위도 절차상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3)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심의는 그 대상이 된 위원회 회부 안건 자체의 심의가 아니라, 이를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여 의사절차의 단계별 심사기간을 설정할 것인지 여부를 심의하는 것이다.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에서 요건을 갖춘 지정동의가 제출된 경우 의장 또는 위원장은 ‘지체 없이’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밖에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표결 전에 국회법상 질의나 토론이 필요하다는 규정은 없다. 이 사건 사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한 표결 전에 그 대상이 되는 법안의 배포나 별도의 질의⋅토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표결이 절차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4)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오신환, 권은희 의원에 대한 각 개선행위는 명백히 자유위임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고, 국회법 규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2019헌라1 결정의 법정의견 참조).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각 개선행위는 헌법 또는 법률에 반하지 않으므로, 이에 따라 개선된 국회의원 채이배, 임재훈은 사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표결 절차에 적법하게 참여하였다. 이러한 표결의 결과에 따라 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이 안건에 대한 의결정족수 충족을 인정하여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하여 가결을 선포한 행위에는 절차적 위법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도 침해되지 않았다.라.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행위는 국회법 제85조의2 제2항에 의하여 사개특위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가 가결된 데에 따라 적법하게 행해진 것으로,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마. (1) 이 사건 정개특위의 개회 전 협의는 성질상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고 그 종국적 판단과 결정은 위원장에게 맡겨져 있으므로, 전화 통화, 문자메시지에 의한 이 사건 정개특위의 개회 전 협의의 방식에 위법한 점은 없다. 피청구인 정개특위 위원장과 자유한국당 소속 간사 사이에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을 상정한다는 의사일정과 정개특위 회의의 개회일시를 협의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도 위법한 점이 없다. 피청구인 정개특위 위원장이 예정된 정개특위의 개회 시각에 이르러 다시 개회를 20분 연기하면서 그 장소도 변경하여 문자메시지로 통보한 점에 대해서도, 그로 인하여 정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여 심의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정은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청구인 정개특위 위원장은 국회법 제49조 제2항의 협의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다.(2)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심의는 그 대상이 된 위원회 회부 안건 자체의 심의가 아니라, 이를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여 의사절차의 단계별 심사기간을 설정할 것인지 여부를 심의하는 것이다.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에서 요건을 갖춘 지정동의가 제출된 경우 의장 또는 위원장은 ‘지체 없이’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밖에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표결 전에 국회법상 질의나 토론이 필요하다는 규정은 없다. 이 사건 정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한 표결 전에 그 대상이 되는 법안의 배포나 별도의 질의⋅토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표결이 절차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바.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정개특위 소관 법률안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행위는 국회법 제85조의2 제2항에 의하여 정개특위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가 가결된 데에 따라 적법하게 행해진 것으로, 정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았다.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이 사건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관련 행위들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판시사항 다. (3), (4) 및 라.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및 피청구인 정개특위 위원장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판시사항 마. (2) 부분)에 관한 별개의견가. 헌법상 다수결의 원칙과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의 보장의회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 중 하나인 다수결의 원칙은 의사형성과정에서 소수파에게 토론에 참가하여 다수파의 견해를 비판하고 반대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여 다수파와 소수파가 공개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다수의 의사로 결정한다는 데 그 정당성의 근거가 있다.헌법상 다수결의 원칙을 실질적으로 이해하여 다수의 뜻에 따른 의사결정의 전제로서의 토론을 포함하는 것으로 본다면, 안건 소관 위원회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하여 표결하는 경우에도, 그러한 지정동의안에 대한 실질적인 토론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한 심의⋅표결은 비록 그 대상이 되는 안건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단계별로 진행되는 심사가 종료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안건의 심사기간’을 정할지 여부를 심의하여 표결하는 것이므로, 의사절차상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의사절차상 의미’에 관해서만은 표결권을 가지는 의원들 사이에 실질적인 토론의 기회가 필요하다.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표결을 무기명투표로 하고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한 취지는, 안건의 신속처리 여부를 의결할 때 의원 개개인이 정당기율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유투표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고, 국회 내 다수세력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라 다수와 소수의 공동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을 설득하고 합의할 수 있는 의사를 형성하라는 것이다.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의결정족수 충족은 단순히 그 숫자가 충족되는 것만으로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라,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들 사이의 자유로운 토론의 결과라는 점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사개특위 및 정개특위 위원으로서 소관 법률안에 대하여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할지 여부에 관하여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심의하고 표결하는 권한은 헌법과 국회법이 국회의원에게 보장한 법률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에 포함된다. 나. 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에 관한 판단(1)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에 따라 안건 소관 위원회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을 표결하기 전에는 국회법 제58조 제1항의 위원회 심사에서 요구되는 절차와 형식을 갖춘 질의 또는 토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헌법상 다수결의 원칙과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의 의사절차상 의미를 고려할 때, 위원들이 그 대상이 된 안건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의사진행발언 등으로 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토론의 기회는 부여되어야 한다.이 사건 사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표결의 경우 비록 그 대상 안건 중에 회의 당일 입안지원시스템으로 발의된 법률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후 위원회에 회부된 법률안으로서 개회 예정 시각 약 2시간 전에 그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을 심의 안건으로 한다는 내용의 의사일정과 그 법률안의 의안번호가 안내되었으므로, 일응 사개특위 위원들은 전산망을 통하여 그 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국회 내 물리적인 대립과 혼란으로 회의 장소와 시각이 급하게 변경된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혼란의 이유가 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에 대한 첨예한 의견 대립 때문이었다면, 이 사건 사개특위 위원들은 법안의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전반적인 취지는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 사건 사개특위의 회의에서는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한 제안자의 취지 설명과 그 지정 여부 및 절차에 관한 위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사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표결 전에 사개특위 위원들이 법안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서 그 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실질적인 토론의 기회는 부여되었다고 할 것이다.(2)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오신환, 권은희 의원에 대한 각 개선행위는 헌법상 자유위임원칙 및 국회법 제48조 제1항, 제4항, 제6항을 명백히 위반하였다(2019헌라1 결정의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한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반대의견 참조).헌법상 다수결의 원칙은 다수에 의한 의사결정 이전에 합리적인 토론과 상호 설득의 과정에서 의사의 내용이 변동되거나 조정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며, 이를 위해 의원들에게 실질적이고 자유로운 토론의 기회가 부여되어 있을 것을 요구한다. 특히,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표결을 무기명투표로 하도록 하고,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가중된 정족수로 의결하도록 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의결정족수 충족은 단순히 그 숫자가 충족되는 것만으로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라,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들 사이의 자유로운 토론의 결과라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사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의결과 같이 위원회 내에서의 설득과 토론의 과정이 아니라, 자유위임원칙에 반하는 자의적인 강제사임으로써 가결의 조건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실질적이고 자유로운 토론을 전제로 하는 헌법상 다수결의 원칙과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의결 방식 및 정족수에 관한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을 위반한 것이다.이 사건 사개특위에서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에 반대하여 온 자유한국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표결권은, 그 표결권을 행사하기 이전 표결 절차가 시작될 때부터 이미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이 명백하게 되었다. 이 사건에서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그 소관 법률안들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한 표결권은 이들이 실제로 투표를 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형해화되었으며, 표결 전에 부여되는 실질적 토론의 기회도 그 의미가 없게 되었다.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가결선포행위는 헌법 제49조가 정하는 다수결의 원칙 및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다.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 신속처리안건 지정행위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에 관한 판단국회법 제85조의2 제2항에 근거하여 국회의장이 신속처리대상안건을 지정하는 것은 그 지정동의안의 가결선포행위의 결과를 그대로 따르는 국회의장 단독의 행위이므로, 안건 소관 위원회 위원장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가결선포행위에 존재하는 절차상 위헌⋅위법 사유는 국회의장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행위에도 그대로 존재한다.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행위는 피청구인 사개특위 위원장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가결선포행위의 결과를 그대로 따른 것이므로, 헌법 제49조의 다수결의 원칙 및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의 법적 효력을 발생하도록 함으로써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행위는, 그 지정일부터 180일 이내에 안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그 기간이 끝난 다음 날에 체계⋅자구 심사를 위하여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된 것으로 보게 되는 등(국회법 제85조의2 제3항 등 참조) 위원회에서 해당 법률안들을 심사할 수 있는 기간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효력이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되었다.라. 피청구인 정개특위 위원장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에 관한 판단이 사건 정개특위의 회의의 경우 비록 제안 취지의 설명이 명시적으로 있지는 않았지만, 법안의 위원회 회부 후 약 5일이 지난 뒤에 그 법안을 대상으로 하는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에 대한 심의⋅표결이 있었던 점과 회의록상 위원들의 발언 취지를 볼 때, 위원들이 법안 내용을 알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 회의록을 통하여 표결 전 위원들의 의사진행발언 기회가 비교적 충분히 부여된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정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표결 전에는 정개특위 위원들이 법안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서 그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여부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실질적인 토론의 기회가 부여되었다고 할 것이다.이 사건 정개특위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의결을 위한 회의에서 개회 절차 및 표결 전 질의⋅토론 절차에 관한 위헌⋅위법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다. 다만, 표결 실시 전의 질의⋅토론 절차와 관련하여 헌법상 다수결의 원칙과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의 의사절차상 의미를 고려할 때,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의 표결 전에 실질적인 토론의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법정의견과 이유를 달리한다.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영진의 이 사건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관련 행위들에 대한 무효확인청구(판시사항 다. 및 라. 부분)에 관한 별개의견권한쟁의심판에서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되었다고 확인될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2항에서 그 원인이 되는 피청구인의 처분을 취소하거나 그 무효를 확인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재량을 부여한 취지는, 권한쟁의심판이 헌법적 권한질서의 객관적 확인이라는 객관적 쟁송의 성격과 침해된 청구인의 권한을 구제하는 주관적 쟁송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반영하여,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권한쟁의심판제도의 기초가 되는 권력분립원리의 실질적 실현에 가장 적합한 결정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권한쟁의심판에서 피청구인의 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된 것으로 확인하는 경우 그러한 처분의 무효를 확인할 것인지 여부는, 권한 침해 사유의 헌법적 중대성, 침해된 청구인의 권한과 그 원인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이 헌법적 권한질서 내에서 가지는 의미, 권한쟁의심판의 결정을 통하여 달성될 수 있는 헌법적 권한질서 회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이 사건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관련 행위들은 헌법 제49조의 다수결의 원칙 및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이러한 권한 침해 사유는 헌법적으로 중대하다.이 사건에서 침해된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 표결권은 법률안을 위원회에서 심사하는 기간을 정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일 뿐, 법률안의 내용을 직접 심의하고 표결하는 권한은 아니다. 또한,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은 그 소관 법률안들에 대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행위로 인하여 그 법률안들을 심사할 수 있는 기간의 제한을 받게 되지만(국회법 제85조의2 제3항 등 참조), 이외에 법률안의 내용을 심의하고 그에 대해 표결할 수 있는 권한에 다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관련 행위들은 성격상 국회 내에서의 자율적인 정치적 형성 여하에 따라 그 궁극적 효력이 정해지는 의사절차상 행위로서,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합의(국회법 제85조의2 제8항에 근거한 지정 효력 배제) 또는 본회의의 의결(국회법 제94조의 근거한 위원회 재회부) 등으로 국회 스스로 그 효력을 정하는 방법이 존재하므로, 국회가 갖는 이러한 정치적인 형성의 권한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사개특위 소관 법률안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관련 행위들과 이로 인해 침해되는 사개특위 위원인 청구인들의 권한은 모
2020.5
가. 이 사건 제지행위에 대한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제19대 대통령선거의 절차가 모두 끝나 청구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제지행위로 인한 기본권침해의 상태가 이미 종료되어 청구인의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심판대상조항 등이 남아있는 한 이 사건 제지행위와 유사한 기본권 침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제지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권리보호이익이 없고 심판청구의 이익도 인정되지 않는다.나. 심판대상조항은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의 선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투표보조인이 장애인의 선거권 행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투표보조인이 가족이 아닌 경우 반드시 2인을 동반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투표의 결과가 공개되는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심판대상조항 대신 투표보조인을 1인만 동반하게 하면서도 투표보조의 요건과 절차를 엄격히 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고, 오히려 투표보조 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중증장애인들이 선거권 행사를 포기하게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수준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근본적으로 신체에 장애가 있는 선거인이 투표보조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기표행위를 할 수 있도록 선거용 보조기구를 마련하도록 할 수도 있으나, 중증장애인들의 장애의 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선거용 보조기구를 모두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고, 새로운 보조기구를 도입하는 데에는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며, 이를 도입하더라도 여전히 보조인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투표보조인의 보조를 통한 투표가 현재로서는 더 현실적인 방안이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인이 투표보조 제도를 쉽게 활용하면서 투표의 비밀이 보다 유지되도록 투표보조인을 상호 견제가 가능한 최소한의 인원인 2인으로 한정하고 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실무상 선거인이 투표보조인 2인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투표사무원 중에 추가로 투표보조인으로 선정하여 투표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거권 행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공직선거법은 처벌규정을 통해 투표보조인이 비밀유지의무를 준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중증장애인의 실질적인 선거권 보장과 선거의 공정성 확보로서 매우 중요한 반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청구인이 받는 불이익은 투표보조인이 가족이 아닌 경우 2인을 동반해야 하므로, 투표보조인이 1인인 경우에 비하여 투표의 비밀이 더 유지되기 어렵고, 투표보조인을 추가로 섭외해야 한다는 불편에 불과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비밀선거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지만 필요하고 불가피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문형배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반대의견투표를 통한 정치적 의사표현은 가장 내밀한 영역에 해당하므로, 무엇보다 선거인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스스로 투표보조인으로 선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인이 자신에게 필요한 투표보조인의 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게 하고, 2인의 투표보조인에게 투표의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여 선거권 행사를 위축시킨다. 또한 실무상 선거인이 투표보조인 2인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투표사무원 중에 추가로 투표보조인으로 선정하는 것은 선거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신뢰관계가 형성된 적 없는 낯선 제3자에 대해서까지 자신의 내밀한 정치적 의사를 공개하도록 한다. 공직선거법이 처벌규정을 두어 투표보조인이 투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방지하더라도 선거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 자체를 막지 못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치우친 나머지 비밀선거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으므로 선거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투표보조의 구체적 방법에 대하여 보다 명확한 절차를 마련한다면 투표보조인 1인을 동반하도록 하더라도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투표 내용이 공개되는 범위를 축소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단번에 모든 장애인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더라도 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맞게 신체에 장애가 있는 선거인이 투표보조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기표행위를 할 수 있는 선거용 보조기구나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기표방법을 마련하여 투표보조를 받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2020.5
국회의장이 위원회의 위원을 선임⋅개선하는 행위는 국회의 자율권에 근거하여 내부적으로 회의체 기관을 구성⋅조직하는 것으로서 다른 국가기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광범위한 재량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이 사건 개선행위의 권한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헌법이나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흠이 있는지를 심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헌법은 국회가 다수결원리에 따라 헌법상 권한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 의사절차와 내부조직을 정할 때, 국회 내 다수형성의 가능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의 능률성을 보장하는 것은 국회에 관한 헌법 규정들에서 도출되는 중대한 헌법적 이익이다. 자유위임원칙은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장하고 실현하기 위한 통치구조의 구성원리 중 하나이므로, 다른 헌법적 이익에 언제나 우선하는 것은 아니고, 국회의 기능 수행을 위해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다. 이 사건 개선행위의 자유위임원칙 위배 여부는 국회의 기능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정도와 자유위임원칙을 제한하는 정도를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위원회 위원의 선임 또는 개선은 위원회가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로서 신속성과 효율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큰 국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다. 특히 특별위원회는 정해진 활동기한 내에 안건을 효율적으로 심사하기 위해서 다른 상임위원을 겸임하는 위원들로 구성되므로, 위원, 교섭단체, 특별위원회의 여러 가지 사정을 탄력적으로 반영하여 효율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국회법은 효율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서, 교섭단체로 하여금 개별 국회의원의 의사를 수렴⋅조정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자율적으로 형성된 교섭단체의 의사를 그 대표의원이나 간사를 통하여 국회 운영에 반영하도록 의사절차를 정하고 있다. 교섭단체는 소속 국회의원의 전문성, 소속 국회의원 사이의 형평성, 의원총회의 결정 등 소속 국회의원이나 교섭단체의 사정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 위원 선임⋅개선의 요건과 절차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므로, 위원회 위원의 선임⋅개선에서도 국회의원의 의사를 수렴⋅조정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직이다. 반면 국회의장이 구체적인 사안마다 국회의원의 의사와 개선의 필요성 등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개선하게 되면, 특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개별 국회의원의 의사를 조정하기 위한 기준을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정하게 되어 국회의원이나 교섭단체의 권한을 제약하고 국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결정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도 사개특위 위원의 선임⋅개선에서 교섭단체의 의사를 반영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사개특위는 사법개혁과 관련된 안건을 집중적으로 심사하여 본회의에서 의결할 법률안을 도출하기 위하여 구성되었는데, 사개특위에서 각 정당의 의사가 균형있게 반영되지 못하면 사개특위의 심사 내용이 본회의에서 통과되기 어렵다.결국 이 사건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의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각 정당의 의사를 반영한 사법개혁안을 도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결정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위원의 의사에 반하는 개선을 허용하더라도, 직접 국회의원이 자유위임원칙에 따라 정당이나 교섭단체의 의사와 달리 표결하거나 독자적으로 의안을 발의하거나 발언하는 것까지 금지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당 또는 교섭단체가 정당의 정책을 의안심의에서 최대한으로 반영하기 위하여 차기선거의 공천, 당직의 배분 등의 수단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의 권한 행사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개선행위 전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의 의결이 있었던 점, 이 사건 개선행위 후 바른미래당의 교섭단체 대표의원이 그 직을 사퇴하고 후임으로 선출된 청구인의 개선 요청에 따라 사개특위 위원의 개선이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할 때, 교섭단체의 의사에 따라 위원을 개선하더라도, 곧바로 국회의원이 일방적으로 정당의 결정에 기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청구인은 2018. 10. 18. 바른미래당의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으로 사개특위 위원으로 선임된 후 처음 정해진 사개특위의 활동기한인 2018. 12. 31.을 넘어서 이 사건 개선행위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위원으로서 활동하였고, 이 사건 개선행위 후에도 의원으로서 사개특위 심사절차에 참여할 수 있었다.그렇다면 이 사건 개선행위로 인하여 청구인의 자유위임에 기한 권한이 제한되는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다.이 사건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의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결정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국회가 자율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이 사건 개선행위로 인하여 자유위임원칙이 제한되는 정도가 위와 같은 헌법적 이익을 명백히 넘어선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개선행위는 자유위임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국회법 제48조 제6항의 입법목적은 ‘위원이 일정 기간 재임하도록 함으로써 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므로, 국회법 제48조 제6항은 ‘위원이 된(선임 또는 보임된) 때’로부터 일정 기간 동안 ‘위원이 아니게 되는(사임되는) 것’을 금지하는 형태로 규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 중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부분은 개선의 대상이 되는 해당 위원이 ‘위원이 된(선임 또는 보임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는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 중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부분이 ‘선임 또는 개선된 때로부터’ ‘30일’ 동안 개선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국회법 제48조 제6항의 입법 당시 김택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중개정법률안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국회관계법심사소위원회에서의 심사 내용은 ‘개선된 동일’ 회기 내에는 ‘다시’ 개선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후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제안한 국회법중개정법률안,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결과 및 본회의 상정⋅가결 법률안 모두 ‘회기’ 앞에 ‘동일’이라는 문구를 두고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입법취지를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회의장의 법률안 정리 과정에서 ‘동일’ 부분이 삭제되었으나, ‘동일’ 부분이 삭제된 문언을 기준으로 삼아 본회의에서 의결된 “임시회의 경우에는 ‘동일’ 회기중 개선될 수 없고”라는 문언과 달리 해석한다면, 국회의장의 법률안 정리가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률안의 실질적 내용에 변경을 초래한 것이 되므로, 헌법 및 국회법상 입법절차 위배 문제가 발생한다.이와 같은 해석에 따르면, ‘선임 또는 개선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는 개선이 금지되었다가, 해당 회기가 종료되면 그 이후에는 폐회 중에는 물론 다시 임시회가 개시되더라도 개선이 가능해진다. 반면, ‘모든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해석하는 견해에 따르면, ‘선임 또는 개선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는 개선이 금지되었다가, 폐회 중에는 개선이 가능해지고, ‘후속 임시회’의 회기가 개시되면 다시 개선이 금지된다. 본회의의 개회⋅폐회 여부와 관계없이 위원회는 상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본회의의 폐회 중에는 개선이 될 수 있었던 위원에 대하여 다시 임시회가 개회되면 개선을 금지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국회사무처의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국회 역시 같은 취지에서 임시회 회기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위원의 개선을 제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법 제48조 제6항의 입법취지가 가장 잘 인식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제16대 국회에서, 선임 또는 개선된 동일 임시회 회기 중에 개선된 사례는 2건에 불과하였던 반면, 선임 또는 개선된 회기 이후의 임시회 회기 중에 개선된 사례는 108건에 이르렀다. 청구인은 제364회 국회(정기회) 회기 중이었던 2018. 10. 18. 사개특위 위원으로 선임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0일이 지난 2018. 11. 17. 이후에는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 중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부분이 적용되지 않아 개선될 수 있었다. 제368회 국회(임시회) 회기 중인 2019. 4. 25. 이 사건 개선행위가 이루어졌으나, 그 이전의 정기회에서 선임된 청구인에 대하여는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 중 임시회 부분이 적용되지 않는다.그렇다면 국회법 제48조 제6항 단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개선행위는 국회법 제48조 제6항에 위배되지 않는다.이 사건 개선행위는 자유위임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고, 국회법 규정에도 위배되지 않으므로, 청구인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개선행위는 청구인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개선행위는 무효로 볼 수 없다.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이 사건 개선행위의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한 반대의견국민주권주의에서 ‘국민’은 구체적인 개개인의 총체가 아니라 정치적⋅이념적 통일체로서 추상적 존재이므로 현실에서 전체 국민을 대표하면서 국가권력을 담당할 대의기관이 필요하고, 대의기관이 국민 전체를 대표하여 국가이익을 추구할 수 있으려면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특정 단체나 특정 지역의 명령으로부터 법적으로 자유로운 지위를 가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국민과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 사이에 일체의 법적 기속력을 부인하는 자유위임의 원칙은 국민국가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원리가 되었다.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 주권자인 국민은 선거를 통해 대표자인 대의기관을 선출하고, 대의기관은 국민을 대표하여 국가정책을 결정하며 국민에 대하여 자신의 결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진다. 대의기관은 임기 중 국민의 의사에 구속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책임정치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대표자의 ‘자유위임’은 대의제 민주주의의 본질적 개념요소 중 하나이다. 민주정치의 전제인 자유롭고 공개적인 정치적 의사형성은 의회 내에서도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선거구민이나 정당 등의 명령에 기속되지 않는 국민의 대표로서의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지위는 필수적이다. 헌법 제46조 제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여, 대의제 원리에 따라 선출된 국회의원이 선거구민, 정당 및 이익단체 등의 특수이익이 아니라 전체 국민을 위한 국가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자유위임관계를 보장한다. 이에 국회의원은 자신을 선출한 국민의 현실적 의사에 기속되지 않고 독자적인 양심과 판단에 따라 국가이익을 위한 국가정책 결정에 임한다.20세기에 접어들어 보통선거제도가 확립되고 이에 따라 대중민주주의가 실현되면서 정당은 대중의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정책을 형성하고 이를 국정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기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당국가현상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실현과정에 현실적 변화를 가져왔지만 대의제 민주주의의 본질이 변화한 것은 아니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정치적 의사 형성의 과정과 방식이 변화된 것에 불과하다. 정당국가현상은 차별화된 정강 정책을 지닌 복수의 정당이 정기적 선거를 통해 서로 경쟁하면서 국민의 심판과 선택을 받은 대의기관을 탄생시켜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함에 따라 발생한 정치현실이다.정당기속성은 정치현실에 불과할 뿐이고, 개별 국회의원에게 자유위임된 국가의사 결정권한을 의회 의사 진행과정의 효율성을 위해 정당 내지 교섭단체에게 귀속⋅독점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헌법상의 통치기관 구성원리인 대의제 민주주의는 정당기속성이라는 정치 현실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형성과 국가이익을 위한 정책결정을 보장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자유위임적 지위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당 내지 교섭단체의 내부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형성된 당론이라고 해도 정당은 국가기관이 아닌 사적 결사에 불과하므로, 사적 결사의 당론에 복종해야 한다는 정당기속성이 사실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국회의원의 자유위임적 지위를 압도하여 형해화할 정도에 이르는 것은 헌법상 용인될 수 없다. 비록 국회 의사 진행의 효율성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도 정당기속성이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충하는 현실의 한 모습에 그치는 정도를 넘어서서 국회의원의 자유위임적 지위를 압도한다면,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를 부정하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틀을 뛰어넘는 원칙의 변화를 의미하여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개선행위의 전후 경위를 살펴보면, ① 사개특위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 11명 전원이 모두 찬성해야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의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이 가능한 상황이었던 사정, ② 바른미래당의 교섭단체의 의원총회에서는 위 법안을 국회법 제85조의2에 따라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여 처리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안에 대하여 12명이 찬성하고 11명이 반대하여 추인하였는데, 이것은 바른미래당의 당헌에서 정한 당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당론’이 될 수 없었고, 바른미래당의 당헌은 가중된 정족수로 정해진 당론이 있는 경우에도 의원 개인의 양심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었던 사정, ③ 청구인은 이 사건 개선행위 하루 전날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안에 반대하는 자신의 소신을 발표했고, 국회사무처에도 ‘본 의원의 의사에 반하여 사⋅보임을 강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고, 국회의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던 사정, ④ 그런데 바른미래당의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청구인을 사개특위에서 배제하기 위해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개선행위를 요청하였고, 피청구인은 그 요청에 응하여 위원 개선을 하였으며, 그 결과 청구인은 사개특위 위원에서 강제로 사임되었던 사정, ⑤ 이후 개최된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동의안이 나머지 위원 11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됨으로써 결국 이 사건 개선행위를 요청한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목적은 관철되었던 사정 등이 모두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볼 때, 이 사건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에서 특정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지정동의안을 가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청구인을 사개특위의 해당 법률안 관련 심의⋅표결 절차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요청됨으로써 청구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청구인의 사개특위에서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고, 이는 자의적인 강제사임에 해당하여 자유위임에 기초한 국회의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다. 이 사건 개선행위는 교섭단체의 추인의결에 반하는 소속 국회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지위를 강제로 박탈함으로써 사개특위에서의 특정 법률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의 행사를 사전에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는데, 이는 정당의 기속성이 자유위임의 원칙을 압도하는 것이다. 정당기속성이라는 정치현실의 이름으로 이것을 허용하는 것은 자유위임에 따른 국가대표성의 구현이라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를 부정하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틀을 뛰어넘는 원칙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따라서 피청구인의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개선행위는 헌법상 보장되는 자유위임의 원칙을 명백하게 위반하여 국회의원인 청구인이 헌법과 국회법으로 보장받는 법률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헌법상 자유위임원칙의 의의와 내용을 고려하면, 국회의원 본인이 계속 해당 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기를 원하고 있다면 국회법 제48조 제7항과 같은 정당한 사유, 예를 들어 ‘의원이 기업체 또는 단체의 임⋅직원 등 다른 직을 겸하게 되어 그 소속된 위원회의 활동이 그 직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경우’나 ‘위원회와 관련하여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등과 같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계속 활동하는 것이 공정을 기할 수 없는 뚜렷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위원회 위원에서 강제로 사임시킬 수 없는 ‘내재적 개선 제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국회법 제48조 제1항, 제4항, 제6항(이하 ‘국회법 제48조 조항들’이라 한다)을 해석하는 것이 헌법 제46조 제2항의 자유위임원칙에 합치되는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국회법 제48조 조항들 어디에도 국회의원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위원회 위원을 강제로 개선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명시적 언급이 없으므로 이러한 합헌해석은 위와 같은 문리적 한계에 부합한다. 또한, 이러한 합헌해석은 입법권자가 국회법의 제정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인 ‘국회의 조직⋅의사(議事), 그밖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에 기여’하는 것으로서 법 목적에 따른 한계 역시 준수하였다. 이 사건 개선행위는 헌법 제46조 제2항에서 규정한 ‘자유위임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국회법 제48조 조항들에 대한 합헌적 법률해석에 따르면 이 사건 개선행위는 위 조항들의 내재적 개선 제한 사유인 헌법상 자유위임원칙을 침해하거나 훼손할 수 없다는 한계를 넘은 것으로서 위 조항들을 위반했다는 평가를 면할 수 없다.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 중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부분은 법률의 문언 자체가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 이상 다른 해석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없다. 위 법률규정에 사용된 문언의 그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면, 국회 내 상임위원회 위원 또는 특별위원회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그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설령 본회의에서 의결될 당시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의 문언이었던 “…임시회의 경우에는 동일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를 전제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위원은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법률해석이다.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의 실질적 내용에 변경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헌법 및 국회법상의 입법절차에 위반된다. 그런데 법정의견처럼 해석하면 국회의장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의 자구 및 체계 등을 정리하면서 “동일”이라는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그 실질적 내용에 변경을 초래하여 헌법 및 국회법상의 입법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게 된다. ‘공포된 법률조항’인 국회법 제48조 제6항 중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라는 문언은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다.’라는 의미로 명확히 이해되는데, 그 내용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률안’의 실질적 내용을 법정의견과 같이 해석한 결과인 ‘선임 또는 개선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다.’는 것과 같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법정의견과 달리 “동일”의 사전적 의미 중 ‘바로 그’라는 의미를 사용하여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의 “동일 회기”를 “바로 그 임시회 회기”로 해석하면 “동일” 문구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을 일관되게 해석할 수 있게 되므로, 당시 국회의장이 본회의 의결 후 국회법 제48조 제6항 본문의 자구 등을 정리하면서 “동일” 문구를 삭제한 이유를 합리적⋅합법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국회법 제48조 제6항의 입법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국회의장의 개정의견이나 김택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률안이 아니고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제안한 법률안으로서, 정기회와 임시회를 구분하여 30일 또는 이에 준하는 임시회의 기간 동안 위원의 개선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된 것도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제안한 법률안부터 확인된다. 그리고 그 제안 당시의 규정 내용은 “…임시회의 경우는 동일 회기 중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는 매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라고 되어 있었으나,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및 자구 심사과정에서 “…임시회의 경우에는 동일 회기 중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라고 규정됨으로써 임시회에 관한 문언은 거의 그대로 둔 상태에서 정기회의 경우에만 ‘매’라는 문구가 ‘선임 또는 개선 후’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만약, 입법자의 의사가 정기회의 경우뿐만 아니라 임시회의 경우에도 ‘선임 또는 개선된’ 임시회 회기와 동일한 회기 중에만 개선될 수 없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시
2020.5
가. 정당은 국민의 자발적 조직으로, 그 법적 성격은 일반적으로 사적⋅정치적 결사 내지는 법인격 없는 사단으로서 공권력의 행사 주체로서 국가기관의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 정당이 국회 내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은 권한쟁의심판청구의 당사자로서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교섭단체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지 않고, 교섭단체의 권한 침해는 교섭단체에 속한 국회의원 개개인의 심의⋅표결권 등 권한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그 분쟁을 해결할 적당한 기관이나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정당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62조 제1항 제1호의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나. 국회의 입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였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피청구인 국회의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개정행위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의 내용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하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등 선거와 관련된 내용만을 담고 있어,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개정행위로 인하여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다고 할 것이다.다. 국회의장의 의사진행에 관한 폭넓은 재량권은 국회의 자율권의 일종이므로, 다른 국가기관은 헌법이나 법률에 명백히 위배되지 않는 한 국회의장의 의사절차 진행 행위를 존중하여야 한다.무제한토론제도의 입법취지는 ‘소수 의견이 개진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의사절차가 지나치게 지연되거나 안건에 대한 처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여 ‘안건에 대한 효율적인 심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국회법 제7조에 따라 집회 후 즉시 의결로 국회의 회기를 정하는 것이 국회법이 예정하고 있는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 방식이다. 무제한토론 역시 국회가 집회 후 즉시 의결로 국회의 회기를 정하여 해당 회기의 종기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실시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해당 회기의 종기까지만 보장되도록 규정되어 있다(국회법 제106조의2 제8항).‘회기결정의 건’에 대하여 무제한토론이 실시되는 경우, 무제한토론을 할 의원이 더 이상 없거나 무제한토론의 종결동의가 가결되지 않으면, 국회가 해당 회기를 정하지 못하게 된다. 국회법 제106조의2 제8항은 무제한토론을 실시하는 중에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미 헌법 제47조 제2항에 의하여 종료된 해당 회기를 그 다음 회기에 이르러 결정할 여지는 없다. 결국 ‘회기결정의 건’에 대하여 무제한토론이 실시되면, 무제한토론이 ‘회기결정의 건’의 처리 자체를 봉쇄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이는 당초 특정 안건에 대한 처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처리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도입된 무제한토론제도의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회법 제7조에도 정면으로 위반된다.국회가 집회할 때마다 ‘해당 회기결정의 건’에 대하여 무제한토론이 개시되어 헌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폐회될 때까지 무제한토론이 실시되면, 국회는 다른 안건은 전혀 심의⋅표결할 수 없게 되므로, 의정활동이 사실상 마비된다. 이와 같은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매 회기에 회기를 정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회기를 정하지 못한 채 국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의회정치의 정상화를 도모하고자 도입된 무제한토론제도가 의도한 바라고 볼 수는 없다.국민의 안전이나 경제정책과 관련된 주요 법안 등 국가적으로 반드시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안건의 처리가 지연되면 국회가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그런데 ‘회기결정의 건’이 무제한토론의 대상이라고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의정활동이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하여 국회가 매 회기에 회기를 정하는 것을 포기하고 쟁점 안건을 먼저 상정하더라도, 정기회의 경우 100일, 임시회의 경우 3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건의 안건만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국회법 제106조의2 제8항은 무제한토론의 대상이 다음 회기에서 표결될 수 있는 안건임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회기결정의 건’은 해당 회기가 종료된 후 소집된 다음 회기에서 표결될 수 없으므로, ‘회기결정의 건’이 무제한토론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국회법 제106조의2 제8항에도 반한다.그렇다면, ‘회기결정의 건’은 그 본질상 국회법 제106조의2에 따른 무제한토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로 볼 수 없다. 라. 국회법 제95조가 본회의에서 수정동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국회의원이 본회의에 상정된 의안에 대한 수정의 의사를 위원회의 심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본회의의 심의과정에서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의안 심의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수정동의를 지나치게 넓은 범위에서 인정할 경우 국회가 의안 심의에 관한 국회운영의 원리로 채택하고 있는 위원회 중심주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 국회법 제95조 제5항의 입법취지는 원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절차에서 심사가 이루어질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수정동의의 제출을 제한함으로써 위원회 중심주의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국회법 제95조 제5항 본문의 문언, 입법취지, 입법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 법률안의 취지 및 내용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원안에서 개정하고자 하는 조문에 관한 추가, 삭제 또는 변경으로서, 원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절차에서 수정안의 내용까지 심사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이 사건 원안과 이 사건 수정안의 개정취지는 ‘사표를 줄이고, 정당득표율과 의석점유율 사이의 불일치를 줄이며,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극복’하는 것으로 동일하다. 이 사건 수정안 제21조 제1항은 국회의 의원정수를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원안 제21조 제1항을 당시 공직선거법 그대로 두는 내용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 사건 원안에 대한 위원회 심사절차에서 국회의 의원정수를 당시 공직선거법 그대로 둘 것인지, 변경할 것인지에 관하여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이 사건 수정안 중 석패율제⋅권역별 비례대표제 삭제 관련 조항들은 석패율제⋅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하여 이 사건 원안이 개정⋅신설한 조항들을 당시 공직선거법 그대로 두는 내용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원안 중 일부인 석패율제⋅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한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것인데, 원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 절차에 찬반토론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원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절차에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 사건 수정안 부칙 제3조는 이 사건 원안 부칙 제3조가 정한 당헌 등의 제출 기간을 수정한 것으로, 위 제출 기간을 어떻게 정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관하여 이 사건 원안에 대한 위원회 심사절차에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이 사건 수정안 부칙 제4조는 이 사건 원안 제189조 제2항(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관하여 2020. 4. 15. 실시하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한하여 적용되는 특례를 정한 것이다. 이 사건 원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절차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범위에 관하여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앞서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수정안은 이 사건 원안의 개정취지에 변화를 초래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원안이 개정취지 달성을 위해 제시한 여러 입법수단 중 일부만 채택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 사건 원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절차에서 이 사건 수정안의 내용까지 심사할 수도 있었으므로, 이 사건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국회법 제95조 제5항 본문에 위배되지 않는다.결국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국회법 제95조 제5항 본문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그 밖의 청구인들의 주장 또한 이유 없으므로,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따라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무효로 볼 수 없다.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 및 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각 권한침해확인 청구에 관한 반대의견무제한토론은 국회 소수파가 특정 안건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제한된 시간을 넘어 토론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합법적 의사진행방해(filibuster) 수단의 하나이다. 그러나 무제한토론은 회기를 넘어서 지속될 수는 없으므로, 특정 안건에 대한 의사진행을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으로 잡아도 다음 회기까지 의결을 지연시키는 작용을 할 뿐이다. 또한, 무제한토론제도의 사용이 안건과 관련 없이 단순히 의사진행방해 목적으로 활용된다면 자칫 무책임한 정당으로 여론의 심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수파로서는 무제한토론제도를 활용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갖는 의의는 국회의 의사를 일시적으로 지연하면서 소수파의 견해를 듣고, 다수파와 소수파가 합의를 통하여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여 극단적인 대치 상황을 피하게 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오늘날의 변화된 정치현실 속에서 권력분립원리는 의회 소수파에게 집권당 및 정부를 통제할 가능성을 보장할 것을 요청한다. 소수파의 보호가 가능할 수 있도록 의사형성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수파의 절차적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헌법은 이에 따라 국회소집 요구(제47조 제1항), 국정조사 요구(제61조), 정부의 출석과 답변 요구(제62조) 등의 기회를 국회 소수파에게 보장하고 있다. 무제한토론은 헌법에 규정된 제도는 아니지만 국회의 소수파가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지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도입된 이상, 국회 소수파 보호의 정신에 비추어 소수파의 무제한토론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국회 소수파에게 의견 제시의 기회를 보장하여 의사의 진행을 지연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무제한토론의 취지를 고려할 때, 무제한토론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든 의안에 대해서 인정되어야 한다. 만일 무제한토론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명문의 규정 또는 무제한토론을 배제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그런데 현행 국회법상으로는 ‘회기결정의 건’과 관련하여 무제한토론 또는 찬반토론을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고, 국회에서 ‘회기결정의 건’에 대해서 토론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던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회기결정의 건’은 성격상 해당 회기에만 적용되므로, ‘무제한토론을 실시한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는 국회법 제106조의2 제8항 제2문이 적용될 수 없다. 그러나 국회법 제106조의2 제8항은 제7항, 제9항과 연결하여 해석해야 하고, 그 취지는 무제한토론이 종결된 경우에는 그 의안에 대해서 더 이상 무제한토론으로 다투지 말고 표결을 하여 분쟁을 종결하자는 것이다. 해당 회기 중에 무제한토론이 종결된 경우에는 ‘회기결정의 건’에 대하여 지체 없이 표결을 해야 분쟁이 해결된다는 점은 일반적인 의안과 차이가 없고, 다만, 안건의 성격상 회기 종료로 분쟁이 자연적으로 해결되므로, 제106조의2 제8항 제2문이 적용될 여지가 없는 것뿐이다. 따라서 국회법 제106조의2 제8항 제2문이 적용될 수 없다고 하여 ‘회기결정의 건’이 무제한토론에 성격상 부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결국 ‘회기결정의 건’을 무제한토론에서 배제하는 조항 및 관행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회기결정의 건’의 성격도 무제한토론에 부적합하다고 볼 만한 것이 없는 이상, 이 사건 회기결정의 건에 대해서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무제한토론 요구를 거부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행위는 국회법 제10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위와 같이 국회법을 위반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행위는 결국 ‘회기결정의 건’에 대해서 표결을 실시하여 가결을 선포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국회법 제10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이 사건 회기 수정안에 관한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국회는 의안 심의에 관한 국회운영의 원리로 ‘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위원회의 심사는 법률 제정 등 국회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본회의 심의단계에서 수정안의 제출이 제한 없이 허용된다면, 소관 위원회의 심사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되는 국회법상의 입법심의 구조가 형해화되고, 졸속입법의 폐해를 불러 오게 되므로,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하여, 국회법 제95조 제5항은 수정동의를 통해 발의되는 수정안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본회의에서 수정동의로 법률개정안의 수정안을 발의하는 것을 제한하는 국회법 제95조 제5항 소정의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의 직접 관련성’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문언 자체의 개념상 의미에 더하여 법률개정안의 구조적 본질 및 법률개정안 수정의 내재적 한계, 국회법 제95조 제5항의 입법과정과 입법취지, 국회법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의 직접 관련성’은 원안과 수정안의 근본 목적이 동일하여야 한다는 ‘원안의 취지와 수정안 취지 사이의 직접 관련성’, 수정안의 내용인 개정법률 조항이 원안이 법률개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근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되는 관계에 있어야 한다는 ‘원안의 취지와 수정안의 내용 사이의 직접 관련성’, 원안과 수정안의 각 개정법률 조항이 동일한 주제(主題)를 다루어야 한다는 ‘원안의 내용과 수정안의 내용 사이의 직접 관련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국회법 제95조 제5항 소정의 수정안은 위 3가지의 직접 관련성을 모두 갖추어야 할 것이고, 만일 그 중 단 하나의 직접 관련성이라도 흠결할 경우에는 수정동의를 통해 발의할 수 있는 적법한 수정안이 될 수 없다.본회의에서 심의 중인 이 사건 원안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해당하므로 ‘원안의 취지와 수정안의 내용 사이의 직접 관련성’은 ‘이 사건 원안이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근본 목적과 이 사건 수정안의 개정법률 조항이 직접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이 사건 수정안의 내용인 개정법률 조항이 이 사건 원안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근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되는 관계에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이 사건 원안이 실현하고자 한 근본 목적 중의 하나는 ‘국회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도 비례대표비율을 높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의석수를 증가시킴으로써 투표에서의 사표를 줄이고 이를 통해 선거제도의 국민대표성을 제고하는 것’에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수정안의 내용인 개정법률조항은 이 사건 원안이 국회의원 정수 300명의 구성을 지역구 225명, 비례대표 75명으로 정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의석수를 증가시켰던 것을 구 공직선거법과 같이 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의 구성으로 되돌려 놓았는데, 이것은 비례대표제 확대를 통한 국민대표성의 제고라는 이 사건 원안의 근본 목적의 실현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이 사건 원안의 근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있어서 이 사건 원안의 취지와 이 사건 수정안의 내용 사이의 직접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이 사건 원안의 근본 목적 중의 또 다른 하나는 ‘지역구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후보자를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구제하면서 이를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연결하여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완화하는 것’이었는데, 이 사건 수정안의 내용에서 석패율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완전히 삭제한 것은 이 사건 원안의 근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전부 소멸시킨 것으로서 그 근본 목적의 실현에 역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있어서도 이 사건 원안의 취지와 이 사건 수정안의 내용 사이의 직접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결국 이 사건 수정안은 본회의 심의단계에서 수정동의를 통해 발의될 수 있는 적법한 수정안으로서 갖추어야 할 국회법 제95조 제5항 본문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수정안을 이 사건 원안과 함께 본회의에 상정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행위는 국회법 제95조 제5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위와 같이 이 사건 수정안은 국회법 제95조 제5항 소정의 수정안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이 사건 원안과 함께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 아니라 별도의 안건으로서 위원회에 회부되어 심사되었어야 했는데(국회법 제81조 제1항), 피청구인 국회의장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부적법하게 본회의에 상정된 이 사건 수정안에 대하여 토론을 거치고, 표결을 실시하여 가결을 선포한 것이므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국회법 제95조 제5항을 위반하여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이 사건 수정안에 관한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다.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 및 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에 관한 각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별개의견권한쟁의심판에서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되었다고 확인될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2항에서 그 원인이 되는 피청구인의 처분을 취소하거나 그 무효를 확인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재량을 부여한 취지는, 권한쟁의심판이 헌법적 권한질서의 객관적 확인이라는 객관적 쟁송의 성격과 침해된 청구인의 권한을 구제하는 주관적 쟁송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반영하여,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권한쟁의심판제도의 기초가 되는 권력분립원리의 실질적 실현에 가장 적합한 결정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권한쟁의심판에서 피청구인의 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권한이 침해된 것으로 확인하는 경우 그러한 처분의 무효를 확인할 것인지 여부는, 권한 침해 사유의 헌법적 중대성, 침해된 청구인의 권한과 그 원인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이 헌법적 권한질서 내에서 가지는 의미, 권한쟁의심판의 결정을 통하여 달성될 수 있는 헌법적 권한질서 회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로 인하여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침해된 사유는 국회법 제106조의2 제1항을 위반하였을 뿐이므로 헌법적으로 중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침해된 권한은 본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법률안 등 의안의 내용을 심사하거나 그에 대해서 표결하는 권한은 아니며, 피청구인의 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로 회기가 정해졌다고 하더라도 합의를 통한 의결로 회기의 연장하여 분쟁을 자율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 사건의 경우 권한쟁의심판을 통하여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침해된 권한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하여 그 무효를 확인할 경우에는 법적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다. 그렇다면, 권한침해를 확인하는 결정만으로도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행위의 위헌성을 해명하고 향후 유사한 행위의 반복을 억제하는 데에는 충분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회기 수정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해서는 그 무효를 확인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로 인하여 청구인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침해된 사유는 국회법 제95조 제5항을 위반하였다는 것인바, 위원회 중심주의는 헌법상 원칙으로 볼 수는 없고, 본회의에서 제출된 수정안이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 수정안의 취지 및 내용, 수정의 효과 등을 상호 비교하여야 비로소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위반이 헌법적으로 중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문제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수정안 본회의 상정행위는 절차적인 의미만을 가질 뿐, 그 실체를 결정하는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고, 이 사건 수정안이 이 사건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국회의장의 판단이 잘못되었는지 여부는 본회의 토론과 표결과정에서 검토되어야 할 부분인데, 실제 이 사건 수정안에 관한 무제한토론과 표결을 거쳤으므로, 권력분립원리상 국회의 정치적 자율을 존중하여 피청구
2020.5
[1]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일신에 전속한 권리가 아닌 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404조 제1항). 공유물분할청구권은 공유관계에서 수반되는 형성권으로서 공유자의 일반재산을 구성하는 재산권의 일종이다. 공유물분할청구권의 행사가 오로지 공유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맡겨져 있어 공유자 본인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공유물분할청구권도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있다. [2] 권리의 행사 여부는 그 권리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채무자가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데도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려면 그러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를 보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보전의 필요성은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의 내용,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가 금전채권인 경우 채무자의 자력 유무,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와 대위하여 행사하려는 권리의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3] [다수의견] 채권자가 자신의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대위하여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책임재산의 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특정 분할 방법을 전제하고 있지 않은 공유물분할청구권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대위행사를 허용하면 여러 법적 문제들이 발생한다. 따라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금전채권자는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채무자의 공유지분이 다른 공유자들의 공유지분과 함께 근저당권을 공동으로 담보하고 있고,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채무자의 공유지분 가치를 초과하여 채무자의 공유지분만을 경매하면 남을 가망이 없어 민사집행법 제102조에 따라 경매절차가 취소될 수밖에 없는 반면, 공유물분할의 방법으로 공유부동산 전부를 경매하면 민법 제368조 제1항에 따라 각 공유지분의 경매대가에 비례해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분담하게 되어 채무자의 공유지분 경매대가에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분담액을 변제하고 남을 가망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의 반대의견] 채무초과 상태인 채무자가 부동산의 공유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나, 공유부동산 위에 존재하는 공동근저당권으로 인하여 채무자의 공유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은 남을 가망이 없어 불가능한 반면, 공유물분할의 방법으로 공유부동산 전부를 경매하면 민법 제368조 제1항에 따라 각 공유지분의 경매대가에 비례해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분담하게 되어 채무자인 공유자에게 배분될 몫이 남을 수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권에 속하는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하여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2020.5
[다수의견] (가)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하지 않고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공유자 중 1인인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다른 공유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하는 경우, 그러한 행위는 공유물을 점유하는 피고의 이해와 충돌한다. 애초에 보존행위를 공유자 중 1인이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보존행위가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행위는 민법 제265조 단서에서 정한 보존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단독 소유자인 것처럼 공유물을 독점하는 것은 위법하지만, 피고는 적어도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는 공유물 전부를 점유하여 사용·수익할 권한이 있으므로 피고의 점유는 지분비율을 초과하는 한도에서만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위법한 상태를 시정한다는 명목으로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한다면, 피고의 점유를 전면적으로 배제함으로써 피고가 적법하게 보유하는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까지 근거 없이 박탈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③ 원고의 피고에 대한 물건 인도청구가 인정되려면 먼저 원고에게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원이 인정되어야 한다. 원고에게 그러한 권원이 없다면 피고의 점유가 위법하더라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원고 역시 피고와 마찬가지로 소수지분권자에 지나지 않으므로 원고가 공유자인 피고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고 자신만이 단독으로 공유물을 점유하도록 인도해 달라고 청구할 권원은 없다. ④ 공유물에 대한 인도 판결과 그에 따른 집행의 결과는 원고가 공유물을 단독으로 점유하며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일부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인도 전의 위법한 상태와 다르지 않다. ⑤ 원고는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면서 원고의 공유지분권을 침해하고 있는 피고를 상대로 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피고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하고 있는 위법 상태를 충분히 시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시정하기 위해 종래와 같이 피고로부터 공유물에 대한 점유를 빼앗아 원고에게 인도하는 방법, 즉 피고의 점유를 원고의 점유로 대체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위법한 독점적 점유와 방해 상태를 제거하고 공유물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공유자 전원의 공동 사용·수익에 제공되도록 할 수 있다. (나) 공유자들은 공유물의 소유자로서 공유물 전부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민법 제263조), 이는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공유물을 일부라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등 사용·수익의 방법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고 하여, 공유자들의 사용·수익권이 추상적·관념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는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없는 권리라고 할 수 없다.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 관리에 관한 결정이 없는 경우 공유자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는 것은 위법하여 허용되지 않지만, 다른 공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즉 비독점적인 형태로 공유물 전부를 다른 공유자와 함께 점유·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한 것으로 적법하다. 일부 공유자가 공유물의 전부나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한다면 이는 다른 공유자의 지분권에 기초한 사용·수익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공유자는 자신의 지분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민법 제214조에 따른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공유물에 대한 지분권은 공유자 개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공유자 각자가 행사할 수 있다. 원고는 공유물의 종류(토지, 건물, 동산 등), 용도, 상태(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전후로 한 공유물의 현황)나 당사자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원고의 공동 점유를 방해하거나 방해할 염려 있는 피고의 행위와 방해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방해의 금지, 제거, 예방(작위·부작위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형태로 청구취지를 구성할 수 있다. 법원은 이것이 피고의 방해 상태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원고가 달성하려는 상태가 공유자들의 공동 점유 상태에 부합한다면 이를 인용할 수 있다. (다) 이와 같이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김상환,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 공유관계에서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위법 상태를 초래하여 그와 같은 위법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 이를 적법한 상태로 회복하기 위하여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는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한 피고는 다른 공유자들과의 관계에서 공유물의 전부나 일부를 독점할 권리가 없으므로, 피고의 독점적 점유는 전체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점유의 사실적, 불가분적 성질을 고려할 때 피고의 점유가 그의 지분 범위에서는 적법하고 이를 초과하는 한도에서만 위법하다고 나누어 볼 수 없다. 공유자들 사이에 아무런 합의나 결정이 없어서 피고가 보유하는 ‘지분비율에 의한 사용·수익권’이 어떠한 내용의 것인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면 피고가 내세우는 사용·수익권이란 단지 관념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에게 공유물 전부의 인도를 명하더라도 피고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② 공유물을 공유자 한 명이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이러한 위법 상태를 시정하여 공유물의 현상을 공유자 전원이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환원시킬 목적으로 방해를 제거하거나 공유물을 회수하는 것은 공유물의 보존을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원고가 자신의 소수지분만을 근거로 하여 공유물 전부를 자신에게 인도해 달라고 청구할 수 없겠지만, 민법 제265조 단서에 따른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고가 자신의 지분에 한정되지 않고 공유물 전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③ 원고는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공유자를 위한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을 인도받게 되므로 원고가 취득하게 되는 점유는 모든 공유자들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점유가 공유물을 위법하게 독점하던 피고의 종전 점유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원고 단독으로 점유를 취득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고의 위법한 독점적 점유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고, 인도 집행의 과정에서 공유자인 피고가 배제되는 것은 위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의 인도청구를 보존행위로서 허용한다고 하여 그 자체로 피고의 지분에 따른 사용·수익권을 박탈한다고 할 수 없다. ④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한 결과 종전 점유자인 피고가 일시적으로 점유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는 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해제하고 위법 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로 인한 반사적 결과이므로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보존권을 행사한 원고는 인도 집행을 마친 다음에는 선량한 보관자의 지위에서 공유물을 공유자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야 하며, 보존행위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배제되었던 피고도 이때는 다른 공유자들과 함께 공유물을 공동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다. 따라서 민법 제265조 단서에 따른 보존행위를 실현하기 위한 차선책으로서 공유자 중 1인인 원고가 일단 피고의 점유를 해제한 뒤 이를 공유자들의 공동 이용에 제공하도록 하는 것은 부득이하다.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 민법 제263조에 근거한 공유물의 사용·수익권은 법령에 의하여서는 권리의 내용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일반적·추상적 권리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공유물의 사용·수익 방법에 관하여 공유자들 사이에 과반수 지분에 의한 정함이 없는 경우에는 어느 공유자도 그 내용이 어떠하든지 간에 자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수의견이 소수지분권자의 인도청구를 부정하면서도 방해배제청구를 긍정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의 사용·수익 방법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유자들이 가지는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이란 일반적·추상적 권리에 불과하고 이를 소로써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라고 할 수 없다. 공유자들이 공유물을 특정한 방법으로 사용·수익할 것을 전제로 어떤 소송상 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지분에 의한 결정을 통해 사용·수익권이 구체적으로 형성될 것이 요구된다. 그러한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 공유자들이 단순히 법에서 정한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을 가짐을 근거로 하여 그러한 사용·수익권을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특정한 형태의 방해배제나 인도를 청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② 공유자들이 공유물을 사용하는 법률관계는 다음의 둘 중 어느 하나로 귀결된다. 공유자들이 관리방법으로 결정된 특정한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수익하는 모습이거나, 그러한 결정이 없이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며 대치하는 상태이다. 다수의견이 말하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아무런 정함이 없음에도 공유자들이 특정한 방법으로 물건을 공동으로 점유·사용하는 제3의 영역은 법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③ 다수의견이 말하는 ‘공유자들이 아무런 결정 없이 공유물을 비독점적으로 공동 사용·수익하는 상태’라는 것은 관념적인 가정에 불과하여 현실적으로는 생각하기 어렵다. 다수의견은 불가능한 상태를 달성하기 위한 명목으로 방해배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④ 원고 역시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하여 과반수 지분에 따른 결정 없이는 특정한 형태로 공유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없으므로, 원고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공유물의 현재의 사용·수익 상태의 변경을 청구하는 것, 즉 토지의 인도뿐만 아니라 토지의 공동 점유·사용을 위한 방해금지를 청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피고의 점유는 위법하지만 원고가 그 배제를 청구할 수 없는 결과 현재의 상태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피고가 공유 토지를 지상물의 소유를 통해 점유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공유 토지를 점유하는 한 태양에 불과하여 원고가 그 수거·철거를 청구할 수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2020.5
[1] 장래에 발생할 막연한 사정을 예측하거나 기대하고 법률행위를 하였으나 그러한 예측이나 기대와 다른 사정이 발생한 경우, 착오를 이유로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甲 공사는 乙 외국법인이 석유광구 운영권의 지분을 매도하는 국제입찰에 참여하여 낙찰자로 선정되자, 위 지분 중 일부를 국내 회사에 매도하는 입찰을 시행하여 丙 주식회사 등을 낙찰자로 선정하였고, 甲 공사와 丙 회사 등이 공동참여계약을 체결하여 그 계약에 따라 丙 회사가 甲 공사에 지분매입대금과 보상금을 지급하였는데, 甲 공사가 손실 누적 등을 이유로 공동참여계약에 따른 조합의 해산을 청구하면서 위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자, 丙 회사가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고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丙 회사가 공동참여계약을 체결할 때 가졌던 석유광구의 증산가능성과 경제성이라는 장래의 미필적 사실의 발생에 대한 기대나 예상이 빗나간 것에 불과할 뿐 이를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한 사례[3]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 경우 및 여기서 말하는 ‘사정’의 의미 /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으나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사정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4]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의하여 집행이 이루어졌으나 추후 상소심에서 본안판결이 바뀐 경우, 가집행채권자는 가집행의 실효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가집행선고에 따라 지급받은 물건을 돌려줄 의무와 가집행으로 인한 손해 또는 그 면제를 위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및 가집행으로 지급된 것이 금전인 경우, 가집행채권자는 지급된 금원과 그 금원에 대하여 지급된 날 이후부터 민사법정이율을 적용한 지연손해금을 채무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에서 정한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의 의미
2020.5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서 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법률행위로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계약은 둘 이상의 당사자의 합치하는 의사표시를 요소로 하는 법률행위를 말한다. 하나의 계약에 포함되어 있는 개별 약정이 다수의 법률행위로 분리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는 당사자에게 주관적으로 이러한 약정을 다수의 법률행위로 분리할 수 있는 것으로 하겠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는지, 이러한 약정이 객관적으로 다수의 법률행위로 분리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민법 제109조에 따라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잘못 깨닫거나 아니면 실제로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듯이 의사표시자의 인식과 그러한 사실이 어긋나는 경우라야 한다. 의사표시자가 행위를 할 당시 장래에 있을 어떤 사항의 발생을 예측한 데 지나지 않는 경우는 의사표시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대조사실의 불일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착오로 다룰 수 없다. 장래에 발생할 막연한 사정을 예측하거나 기대하고 법률행위를 한 경우 그러한 예측이나 기대와 다른 사정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위험은 원칙적으로 법률행위를 한 사람이 스스로 감수하여야 하고 상대방에게 전가해서는 안 되므로 착오를 이유로 취소를 구할 수 없다. [3] 甲 공사는 乙 외국법인이 석유광구 운영권의 지분을 매도하는 국제입찰에 참여하여 낙찰자로 선정되자, 위 지분 중 일부를 국내 회사에 매도하기 위해 ‘참여지분비율에 상응하는 지분매입대금에 보상금을 더한 보상비율’을 입찰 팩터(factor)로 하는 입찰을 시행하여 丙 주식회사 등을 낙찰자로 선정하였고, 그 후 甲 공사가 乙 법인과 위 석유광구 운영권의 지분을 매입하는 내용 등의 계약을 체결하여 그 계약이 외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발효되자, 甲 공사와 丙 회사 등이 공동참여계약을 체결하여 그 계약에서 정한 일정에 따라 丙 회사가 甲 공사에 지분매입대금과 보상금을 지급하였는데, 甲 공사가 손실 누적 등을 이유로 공동참여계약에 따른 조합의 해산을 청구하면서 위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자, 丙 회사가 착오를 이유로 한 의사표시의 취소 등을 주장하면서 보상금의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위 공동참여계약 중 보상금에 관한 부분은 보상금의 수액을 정한 조항이 전부인데, 위 조항은 ‘지분매입비 보상’의 일부로서 지분매입대금에 관한 조항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성격의 것인 점, 입찰과정에서도 지분매입대금과 보상금의 합계액에 해당하는 보상비율만이 기재되었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보상금은 이미 사업권을 획득한 甲 공사가 기득권의 일부를 처분하면서 요구한 프리미엄, 즉 분할 불가능한 조합계약의 대가 중 일부로 보아야 하므로 공동참여계약을 조합계약 부분과 보상금 지급 부분으로 나누어 보상금 지급 부분만의 해제나 취소를 검토할 수 없고, 석유개발·탐사 사업은 고위험·고소득 사업으로 석유의 부존 여부와 부존량, 회수의 기술적 가능성과 경제성 등 많은 요소에 불확실성이 내재하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丙 회사가 공동참여계약을 체결할 때 한 석유광구의 증산 가능성과 경제성이라는 장래의 미필적 사실의 발생에 대한 기대나 예상이 빗나간 것에 불과할 뿐 이를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다고는 볼 수 없는데도, 공동참여계약이 조합계약을 구성하는 부분과 보상금 지급 부분으로 나누어진다고 전제한 다음 보상금 지급 부분이 동기의 착오로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법률행위의 성립 및 의사표시의 착오로 인한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4]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란 당사자에게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을 가리키고, 당사자가 계약의 기초로 삼지 않은 사정이나 어느 일방당사자가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떠안기로 한 사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손해가 생기더라도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사정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