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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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9
[1]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장사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08. 5. 26. 보건복지가족부령 제1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별지 제7호 서식] 을 종합하면, 납골당설치 신고는 이른바 ‘수리를 요하는 신고’라 할 것이므로, 납골당설치 신고가 구 장사법 관련 규정의 모든 요건에 맞는 신고라 하더라도 신고인은 곧바로 납골당을 설치할 수는 없고, 이에 대한 행정청의 수리처분이 있어야만 신고한 대로 납골당을 설치할 수 있다. 한편 수리란 신고를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법령에 의하여 처리할 의사로 이를 수령하는 수동적 행위이므로 수리행위에 신고필증 교부 등 행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2] 파주시장이 종교단체 납골당설치 신고를 한 甲 교회에,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장사법’이라 한다) 등에 따라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고 유골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어야 하며 관계 법령에 따른 허가 및 준수 사항을 이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납골당설치 신고사항 이행통지를 한 사안에서, 이행통지는 납골당설치 신고에 대하여 파주시장이 납골당설치 요건을 구비하였음을 확인하고 구 장사법령상 납골당설치 기준, 관계 법령상 허가 또는 신고 내용을 고지하면서 신고한 대로 납골당 시설을 설치하도록 한 것이므로, 파주시장이 甲 교회에 이행통지를 함으로써 납골당설치 신고수리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행통지가 새로이 甲 교회 또는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변동을 일으키지는 않으므로 이를 수리처분과 별도로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다른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3]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3항,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5. 26. 대통령령 제2079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별표 3]에서 납골묘, 납골탑, 가족 또는 종중·문중 납골당 등 사설납골시설의 설치장소에 제한을 둔 것은, 이러한 사설납골시설을 인가가 밀집한 지역 인근에 설치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 경관, 보건위생 등 생활환경상의 개별적 이익을 직접적·구체적으로 보호하려는 데 취지가 있으므로, 이러한 납골시설 설치장소에서 500m 내에 20호 이상의 인가가 밀집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납골당 설치에 대하여 환경상 이익 침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된다. 다만 사설납골시설 중 종교단체 및 재단법인이 설치하는 납골당에 대하여는 그와 같은 설치 장소를 제한하는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고 있지 않지만, 종교단체나 재단법인이 설치한 납골당이라 하여 납골당으로서 성질이 가족 또는 종중, 문중 납골당과 다르다고 할 수 없고, 인근 주민들이 납골당에 대하여 가지는 쾌적한 주거, 경관, 보건위생 등 생활환경상의 이익에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납골당 설치장소에서 500m 내에 20호 이상의 인가가 밀집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납골당이 누구에 의하여 설치되는지를 따질 필요 없이 납골당 설치에 대하여 환경 이익 침해 또는 침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되어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011.9
[1] 공무원이 직무 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을 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는데, 여기서 공무원의 중과실이란 공무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2] 공무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그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라고 하더라도 국가는 그러한 직무상의 의무 위반과 피해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 경우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어야 한다.[3] 공직선거법 제49조 제10항에 의하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또는 정당은 본인 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소속 당원의 전과기록을 관할 국가경찰관서의 장에게 조회할 수 있고, 당해 국가경찰관서의 장은 지체 없이 전과기록을 회보하여야 하며,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후보자에 대하여 후보자등록 마감 후 지체 없이 당해 선거구를 관할하는 검찰청의 장에게 후보자의 전과기록을 조회할 수 있고, 당해 검찰청의 장은 전과기록의 진위 여부를 지체 없이 회보하여야 한다. 그리고 같은 조 제11항, 제12항은 위 전과기록을 누구든지 열람할 수 있고, 이를 선거구민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이 위와 같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와 그 소속 정당에게 전과기록을 조회할 권리를 부여하고 수사기관에 회보의무를 부과한 것은 단순히 유권자의 알권리 보호 등 공공 일반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자신의 피선거권 유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정당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범죄경력을 파악함으로써 부적격자를 공천함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정당의 신뢰도 하락을 방지할 수 있게 하는 등 개별적인 이익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4] 공무원 甲이 내부전산망을 통해 乙에 대한 범죄경력자료를 조회하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실효된 4건의 금고형 이상의 전과가 있음을 확인하고도 乙의 공직선거 후보자용 범죄경력조회 회보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은 사안에서, 甲의 중과실을 인정하여 국가배상책임 외에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까지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1.9
[1] 저작권법 제140조 본문에서는 저작재산권 침해로 인한 같은 법 제136조 제1항의 죄를 친고죄로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140조 단서 제1호에서 영리를 위하여 상습적으로 위와 같은 범행을 한 경우에는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법 제140조 단서 제1호가 규정한 ‘상습적으로’라고 함은 반복하여 저작권 침해행위를 하는 습벽으로서 행위자의 속성을 말하고, 이러한 습벽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동종 전과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나 범행의 횟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저작권 침해행위를 하는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습성을 인정하여야 한다. 한편 같은 법 제141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할 때에는 행위자인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의 위와 같은 습벽 유무에 따라 친고죄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피고인 甲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피고인 乙이, P2P(Peer-To-Peer) 방식으로 디지털콘텐츠 거래가 이루어지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영리를 위해 상습적으로 다른 사람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웹사이트 운영 방법에 의할 경우 회원들이 대부분 정당한 허락 없이 저작재산권 대상인 디지털콘텐츠를 피고인 甲 회사의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공유함으로써 복제 및 공중송신의 방법으로 반복적으로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를 조장·방조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피고인 乙이 행한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 등은 저작재산권자의 고소나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한 점, 피고인 乙은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위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약 11개월에 걸쳐 영업으로 이를 운영하고, 스스로도 정당한 허락 없이 컴퓨터에 저장된 저작재산권 대상인 다수의 디지털콘텐츠를 회원들과 공유함으로써 위와 같은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를 한 점, 그 밖에 저작재산권의 침해 정도, 피고인 甲 회사의 영업 규모 및 매출액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 甲에게 반복하여 저작권 침해행위를 하는 습벽이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저작권법 제140조 단서 제1호가 적용되어 고소가 소추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1.9
[1]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해 증명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보고 내지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증명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2] 방송국 프로듀서 등 피고인들이 특정 프로그램 방송보도를 통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제2차 한미 전문가 기술협의’(이른바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의 협상단 대표와 주무부처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명예훼손죄의 사실적시에 관한 법리 및 대법원 2011. 9. 2. 선고 2009다52649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정부 협상단의 미국산 쇠고기 실태 파악 관련 방송보도에 관하여, 정부가 미국 도축시스템의 실태 중 아무 것도 본 적이 없다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에 필요한 만큼 미국 도축시스템의 실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였다는 주관적 평가를 내린 것이라고 판시한 점 등에 비추어, 이 부분 보도내용을 비판 내지 의견 제시로 보아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3]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그 보도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보도가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그 보도가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으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닌지 등을 따져보아 공적 존재에 대한 공적 관심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하는데, 당해 표현이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의 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그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특히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이를 주요 임무로 하는 언론보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으며,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으므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 또는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언론보도로 인하여 그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에 관여한 공직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다소 저하될 수 있더라도, 그 보도의 내용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그 보도로 인하여 곧바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다.[4] 방송국 프로듀서 등 피고인들이 특정 프로그램 방송보도를 통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제2차 한미 전문가 기술협의’(이른바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의 협상단 대표와 주무부처 장관이 협상을 졸속으로 체결하여 국민을 인간광우병(vCJD) 위험에 빠뜨리게 하였다는 취지로 표현하는 등 그 자질 및 공직수행 자세를 비하하여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보도내용 중 일부가 객관적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하면서도, 위 방송보도가 국민의 먹을거리와 이에 대한 정부 정책에 관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공성 및 사회성을 지닌 사안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 허위사실의 적시로 인정되는 방송보도 내용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관한 것으로 공직자인 피해자들의 명예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들에게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5] 방송국 프로듀서 등 피고인들이 특정 프로그램 방송보도를 통하여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식품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몹시 취약하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방송보도의 전체적인 취지와 내용이 미국산 쇠고기의 식품 안전성 문제 및 쇠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협상체결과 관련한 정부 태도를 비판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1.9
[1]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09. 2. 6. 법률 제9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에서 정하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라고 함은 그 보도내용에서 지명되거나 그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는 자로서 보도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자기의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그 보도내용에 대한 정정보도를 제기할 이익이 있는 자를 가리킨다. 여기서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 보도 이후에 이루어진 다른 방송이나 신문 등의 보도내용까지 종합하여 이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나, 정정보도청구권이 가지는 의미에 비추어 보면, 비록 그 보도내용에서 성명이나 초상 등을 통하여 특정되지 아니하였고 또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도내용 자체로써는 보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언론기관이 당해 보도를 하기 위하여 취재한 내용 등과 당해 보도의 내용을 대조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에 당해 보도가 그 사람에 관한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사람 또는 당해 보도를 한 언론기관에서 보도내용이 그 사람에 관한 것임을 인정하는 사람 등은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는 자에 해당된다. [2] 문화방송이 “PD수첩” 프로그램에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으로 한 방송에 대하여 농림수산식품부가 정정보도청구를 한 사안에서, 위 방송의 전체적인 취지는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쇠고기가 개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으로 인하여 국내에 수입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인데, 이와 같은 방송의 전체적인 취지, 내용, 구조, 당사자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그 보도내용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주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조건에 관한 비판의 근거로 삼기 위하여 광우병의 위험성에 관한 사실적 주장을 한 것이 명백하므로, 위 방송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인정되는 농림수산식품부는 보도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할 경우 정정보도를 청구할 이익이 있다고 한 사례.[3] [다수의견] (가)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09. 2. 6. 법률 제9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언론중재법’이라고 한다) 제14조에 의하여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 등의 내용에 관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피해자는 그 언론보도 등이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데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나) 사실적 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어떠한 사실이 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은 물론 어떠한 사실의 부존재의 증명이라도 그것이 특정 기간과 특정 장소에서 특정한 행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점에 관한 것이라면 피해자가 그 존재 또는 부존재에 관하여 충분한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이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의 부존재의 증명에 관한 것이라면 이는 사회통념상 불가능에 가까운 반면 그 사실이 존재한다고 주장·증명하는 것이 보다 용이한 것이어서 이러한 사정은 증명책임을 다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하여 의혹을 받을 사실이 존재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피해자는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의 입증을 할 수 있다.(다) 그런데 언론보도에 의하여 주장된 사실관계가 어떠한 물질이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위험을 미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인 경우 그 사실관계는 과학적으로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특히 식품위생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아직도 과학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증명되지 아니한 가설이나 경험적 자료에 의한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이 언론보도에 의하여 주장된 사실관계가 과학분야에 관한 사실(이하 ‘과학적 사실’이라고 한다)이고 그 과학적 사실이 현재의 과학수준으로 그 진실 여부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단계에서 과학적 사실의 진실성을 법원이 판단을 하여야 할 경우, 그 과학적 사실이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점에 대하여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추호의 의혹도 허용되지 아니할 정도로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마치 특정되지 아니한 기간과 공간에서의 구체화되지 아니한 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가능에 가까운 것일 뿐더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자유심증주의의 원칙과도 배치되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과학적 사실에 관한 보도내용의 정정보도 여부를 심리함에 있어서 법원으로서는 언론사가 그 사실적 주장의 근거로 삼은 자료를 포함하여 소송과정에서 현출된 모든 과학적 증거의 신뢰성을 조사하고 그 증명력을 음미하거나 이를 탄핵하는 방법으로 그 과학적 사실의 진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과학적 증거의 신뢰성 여부는 그 이론이나 기술이 실험될 수 있는 것인지, 이론이나 기술에 관하여 관련 전문가 집단의 검토가 이루어지고 공표된 것인지, 오차율 및 그 기술의 운용을 통제하는 기준이 존재하고 유지되는지, 그 해당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승인되는 이론인지, 기초자료와 그로부터 도출된 결론 사이에 해결할 수 없는 분석적 차이가 존재하지는 않는지 등을 심리·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언론사가 과학적 사실에 관한 보도내용의 자료로 삼은 과학적 증거가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신뢰할 수 없는 것이거나 그 증거가치가 사실인정의 근거로 삼기에 현저히 부족한 것이라면 그러한 자료에 기초한 사실적 주장은 진실이 아닌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라) 뿐만 아니라 과학적 이론은 언제나 정당한 것이거나 증명이 가능한 것이 아니고, 과학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므로 불확실성은 과학의 정상적이고 필수적인 특성이다. 이렇듯 불확실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과학적 연구를 다루는 언론으로서는 과학의 불확실성을 확신하고 그 과학적 연구의 가정과 전제를 잘 살펴서 신중한 자세로 보도하여야 한다. 그리고 과학적 불확실성은 그 과학적 연구가 첨단과학이나 논쟁적인 과학적 주제에 관한 것일수록 높아지는 것이므로, 언론은 보도과정에서 과학적 연구의 한계를 언급하지 아니하거나 근거 없이 그 의미를 확대하여 보도하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과학수준이나 연구 성과에 의하여 논쟁적인 과학적 사실의 진위가 어느 쪽으로든 증명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음이 분명하고, 아직 그러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 학계에서 일반적·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경우, 언론이 논쟁적인 주제에 관한 과학적 연구에 근거하여 그 과학적 연구의 한계나 아직 진위가 밝혀지지 아니한 상태라는 점에 관한 언급 없이 그 과학적 연구에서 주장된 바를 과학적 사실로서 단정적으로 보도하였다면 그 과학적 사실에 관한 언론보도는 진실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 언론보도의 내용에 관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피해자로서는 그 과학적 사실이 틀렸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필요 없이 위와 같이 그 과학적 사실의 진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 있다는 점을 증명함으로써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데에 대한 증명을 다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 (가) 언론중재법 제14조에 따라 정정보도를 청구하기 위하여는 피해자가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것이 필요하고,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 (나) 언론중재법 제14조 제1항에서 정하는 언론보도의 진실성은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보아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것일 때 인정되며 세부적인 면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 또한 복잡한 사실관계를 알기 쉽도록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특정한 사실관계를 압축·강조하거나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하여 실제 사실관계에 장식을 가하는 과정에서 다소 수사적 과장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아 보도내용의 중요부분이 진실에 합치한다면 보도의 진실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자유로운 견해의 개진이나 공개된 토론과정에서 다소 잘못되거나 과장된 표현은 피할 수 없고 무릇 표현의 자유에는 그것의 생존에 필요한 숨 쉴 공간이 있어야 하므로, 진실에 부합하는지는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가 중시되어야 하는 것이고 세부적인 문제에서 객관적 진실과 완전히 일치할 것이 요구되어서는 아니 되기 때문이다. (다) 그리고 과학적 사실의 주장이 자연 상태의 어떤 현상 또는 통제된 실험 조건의 현상에 대한 관찰, 실증적 자료의 체계적 분류, 실증적 수치의 측정 및 오차율과 통계적 편차의 산정, 가설의 설정, 논리학 및 수학을 이용한 실험결과의 분석 등 이른바 과학적 원리에 기초한 과학적 증거에 의해 상당부분 뒷받침되는 경우에, 그와 같은 과학적 사실의 주장이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에서 볼 때 불확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거나 기초된 과학적 증거와 배치되는 증거가 제출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과학적 사실의 주장을 허위라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왜냐하면 과학에서 인과관계란 항상 직관적이고 명확하다고 할 수 없고 또한 확립되어 있는 것도 아니므로 과학자들은 양립하지 않거나 모순되게 보이는 과학적 연구들을 언제든지 제시하여 상반되는 과학적 사실의 신빙성을 다툴 수 있고, 또한 현대의 과학기술 수준이라는 것은 절대적 확실성을 결코 보장할 수 없으며, 과학 그 자체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하여 어제의 과학적 진실이 내일 허위로 판명된 사례를 역사상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과학적 사실에 관한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 그 사실적 주장의 진실 여부는 사실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에서 사용된 과학적 원리에 중대하고도 명백한 결함이 있어 묵과할 수 없는 불합리성이 있는지 및 그러한 사실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현저히 부실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 진위 여부가 미확정 상태인 사실을 단정적인 사실로 보도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허위보도라고 하기 위해서는, 보도내용에 그 사실이 진위 여부 미확정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는 뜻까지 포함되어 있어, 독자(시청자)들에게 사실 여부의 미확정 상태와 사실로 확인된 상태 양자의 대비 관계에서 후자에 속한다는 취지를 전달하거나, 보도된 사실이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는 사실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구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고 연구의 한계나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 없이 단순하게 사실의 보도를 하였다는 이유로 보도된 사실의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단정성 측면에서 허위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언론보도의 오랜 관행과 독자(시청자)들이 보도내용을 이해하는 통례에 비추어 부당하고 무리한 해석일 뿐만 아니라, 진위 여부가 거의 확실하게 확인된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대부분의 언론보도가 단정성 측면에서 허위인 보도로 되어 정정보도의 대상이 됨으로써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4] [다수의견] 문화방송이 “PD수첩” 프로그램에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으로 ‘한국인 중 약 94%가 엠엠(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에 이른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사안에서, 위 보도의 근거로 내세우는 과학적 증거만으로 인간광우병과 유전자 사이에는 일반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과학적 사실의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보아야 함에도, 위와 같은 내용을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은 허위임이 증명되었다고 한 사례.[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 위 보도에서 한국인에게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거나 영국인의 약 3배, 미국인의 약 2배 정도에 이른다는 부분은 사소한 부분에 오류가 있거나 수치를 다소 과장한 정도에 불과하고, 위 보도가 근거로 한 엠엠(MM)형 유전자와 인간광우병 발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이상, 보도의 핵심 내용인 한국인이 유전적 특성상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는 부분은 허위라고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5] [다수의견] 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09. 2. 6. 법률 제94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언론중재법’이라고 한다) 제15조 제4항 제1호는 “피해자가 정정보도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한 이익이 없는 때에는 언론사 등은 정정보도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피해자가 정정보도청구권의 행사에 정당한 이익이 없는 경우’라고 함은 피해자가 구하는 정정보도의 내용에 관하여 원보도를 방송한 당해 언론매체를 통하여 이미 원보도와 같은 비중으로 이미 충분한 정정보도가 이루어져서 정정보도 청구의 목적이 달성된 경우, 또는 정정보도를 구하는 내용이 원보도에 보도된 내용의 본질적인 핵심에 관련되지 못하고 지엽말단적인 사소한 것에만 관련되어 있을 뿐이어서 이의 시정이 올바른 여론형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는 경우 등을 포함한다. 그런데 정정보도청구권은 진실에 반하는 보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한다는 주관적인 의미와 진실에 반하는 보도로 인한 객관적 피해상태의 교정이라는 객관적 제도로서의 의미를 아울러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문제된 보도가 허위임을 동일한 매체를 통하여 동일한 비중으로 보도·전파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충분한 정정보도가 이루어져서 피해자의 정정보도청구권의 행사에 정당한 이익이 없다고 보기 위하여는 후속 정정보도를 통하여 진실에 반하는 원보도로 인한 객관적 피해상태가 교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따라서 후속 정정보도는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후속 정정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나 문장의 표현방식, 전체적인 흐름뿐만 아니라, 문제된 원보도 부분의 의미, 그에 대한 시청자의 인식, 원보도로 야기된 피해상태 등 당해 후속 정정보도가 게재한 문맥의 보다 넓은 의미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을 함께 고려하여 후속 정정보도를 통하여 진실에 반하는 원보도로 인하여 야기된 피해상태를 교정함에 필요하고 적절한 것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후속 정정보도는 보도의 형식적 측면에서 방송분량, 방송의 위치, 시간대, 보도의 횟수와 말하는 속도와 시간, 화면의 구성, 제목이나 자막의 구성 방법, 원보도와의 적절한 대비 등의 보도의 형태와 배치 등이 원칙적으로 원보도의 그것과 균형을 이루는 범위 내에서 필요하고도 적절한 방법이어서 후속 정정보도를 접하는 일반의 시청자가 진실에 반하는 원보도에 관한 정정이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단순히 후속 정정보도에서 정정보도청구로 구하는 내용과 일부 유사한 표현이 있었다는 정도이거나 또는 언론사가 잘못된 보도에 대해 추후 자체적으로 정정보도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보도가 형식적인 측면에서 원보도의 그것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경우에는 진실에 반하는 원보도의 사실적 주장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여전히 정정보도청구에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박병대의 반대의견] 언론중재법 제14조의 정정보도청구권은 행위의 불법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진실에 반하는 보도로 인한 객관적 피해상태의 교정에 중점을 두어 문제의 보도가 허위임을 동일한 매체를 통하여 동일한 비중으로 보도·전파하도록 하는 것이다. 허위의 언론보도로 피해를 입었을 때 피해자는 기존의 민·형사상 구제제도로 보호받을 수도 있지만, 언론사 측에 고의·과실이 없거나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든지 언론사 측의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되는 등으로 민사상의 불법행위책임이나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없는 경우에 피해자로서는 언론보도의 전파력으로 말미암아 심각한 피해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언론중재법이 기존의 불법행위법에 기초한 손해배상이나 형사책임의 추궁과 별도로 정정보도청구권을 인정한 것은 피해자가 그러한 피해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구제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정정보도청구제도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않은 한, 피해자에게 언론기관의 주관적 귀책사유의 존부를 묻지 않고 보도에 관한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고, 이는 반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보도내용 자체를 정정하도록 함으로써 언론기관의 편집권에 직접적인 제한을 가하게 되므로, 이를 과도하게 인정하는 경우에는 정부정책의 감시·비판, 올바른 여론형성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수행을 심각하게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나아가 국민이 보고, 듣고, 읽는 이른바 ‘알 권리’의 보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사가 원보도의 내용을 정정하는 후속보도를 한 경우에 후속보도에 의하여 원보도로 인한 피해상태가 교정됨으로써 언론중재법 제15조 제4항 제1호에서 언론사가 정정보도청구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피해자가 정정보도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한 이익이 없는 때’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정정보도의 대상이 지나치게 확장되는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특히 언론이 정부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 자유의 핵심 내용에 해당하고, 반면에 국가는 보도자료나 홍보자료를 이용하여 당해 보도에 대하여 스스로 반박하고 이를 통하여 잘못된 정보로 인한 왜곡된 여론형성을 막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정책에 대한 보도에 관한 정정보도청구권 행사의 정당한 이익 존부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이를 더욱 엄격히 해석하여야 한다. [6] [다수의견] 문화방송이 “PD수첩” 프로그램에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원보도 이후 “피디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라는 제목의 후속보도를 함으로써 원보도에 대하여 피해자가 정정보도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할 이익이 없어졌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형식적인 측면에서 후속보도가 차지하는 방송분량, 방송에서의 위치, 원보도와 대비한 후속보도의 화면과 내용 등을 고려하면 원보도에 관한 정정보도로서 균형을 이루었다고 볼 수 없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원보도의 허위성을 교정함에 필요하고도 적절한 수준의 정정보도라고 볼 수 없으므로, 후속보도만으로는 원보도에 대하여 피해자가 정정보도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할 이익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정정보도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전수안,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박병대의 반대의견] 원심이 정정보도를 명한 부분에 관하여 원보도 후 피해자가 게재를 구하는 정정보도문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후속보도를 방송함으로써 이미 충분한 정정보도가 이루어져 그 목적을 달성하였고, 또한 원심이 보도를 명한 정정보도문의 내용만으로는 ‘한국인이 유전적 특성상 다른 나라 국민에 비하여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라는 사실적 주장에 관하여는 아무런 교정을 가할 수도 없으므로 정정보도청구권 행사의 정당한 이익이 없다고 한 사례.[7] 정정보도청구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한 경우에 허용되므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려면 원고가 정정보도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원보도가 사실적 주장에 관한 것인지 단순한 의견표명인지를 먼저 가려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사실적 주장이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명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증거에 의하여 그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실관계에 관한 주장을 말한다. 이러한 개념이 반드시 명확한 것은 아니다. 언론보도는 대개 사실적 주장과 의견표명이 혼재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구별기준 자체가 일의적이라고 할 수 없고, 양자를 구별할 때에는 당해 원보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원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방법뿐만 아니라 당해 원보도가 게재한 문맥의 보다 넓은 의미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및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8] [다수의견] 문화방송이 “PD수첩” 프로그램에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으로 ‘개정된 미국산 쇠
2011.9
[1] [다수의견] 성전환수술에 의하여 출생 시의 성과 다른 반대의 성으로 성전환이 이미 이루어졌고, 정신과 등 의학적 측면에서도 이미 전환된 성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전환된 성으로 개인적 행동과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에까지 법이 관여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성전환자가 혼인 중에 있거나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성별을 정정하여, 배우자나 미성년자인 자녀의 법적 지위와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곤란을 초래하는 것까지 허용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 혼인 중에 있거나 미성년자인 자녀를 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관 양창수,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다는 사정은 이와 더불어 그 자녀의 연령과 취학 여부, 부모의 성별정정에 대한 자녀의 이해나 동의 여부, 자녀에 대한 보호·교양·부양의 모습과 정도, 기타 가정환경 등 제반사정과 함께 그 성전환자가 사회통념상 전환된 성을 가진 자로서 인식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의 일부로 포섭하여 법원이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성별정정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면 충분하고,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다는 사정을 성별정정의 독자적인 소극적 요건으로 설정할 것이 아니다.[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성전환자의 경우 성별정정을 허용할 것인지는 입법정책의 문제에 속하는 것이고, 나아가 이미 부모의 전환된 성에 따라 자연스러운 가족관계가 형성된 경우 등에서는 성별정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미성년자의 복리에 장애가 될 수 있다. 한편 다수의견이 과거의 혼인사실을 이유로 성별정정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 점에 대하여는 견해를 같이 하나, 현재 혼인 중에 있다는 사정을 성별정정의 독자적인 소극적 요건으로 보는 데에는 찬성할 수 없다. 혼인 중에 있다고 하더라도, 성별정정신청 당시 그 혼인관계의 실질적 해소 여부와 그 사유, 혼인관계의 실질적 해소로부터 경과한 기간, 실질적으로 해소된 혼인관계의 부활가능성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성별란 정정이 신분관계에 혼란을 줄 염려가 있는지를 가리고 그에 따라 성별정정 여부를 결정하면 충분하다.[2] 가족관계등록부상 남성으로 등재되어 있는 甲이 乙과 혼인을 하여 미성년자인 자녀 丙을 두고 있었는데 심한 성정체성 장애 때문에 수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다가 결국 성전환수술 등을 받았고 이에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성별란 정정을 신청한 사안에서, 성전환자가 혼인 중에 있거나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성별을 정정하여 배우자나 미성년자인 자녀의 법적 지위와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곤란을 초래하는 것까지 허용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 혼인 중에 있거나 미성년자인 자녀를 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며, 성전환자 甲의 성별정정을 불허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1.9
[1]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침해되는 인격적 법익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표현행위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충돌하는 경우에는, 개인이 공적인 존재인지 여부, 개인정보의 공공성 및 공익성, 개인정보 수집의 목적·절차·이용형태의 상당성, 개인정보 이용의 필요성, 개인정보 이용으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의 성질 및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 보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비공개 이익)과 표현행위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공개 이익)을 구체적으로 비교 형량하여, 어느 쪽 이익이 더욱 우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2] [다수의견] 변호사 정보 제공 웹사이트 운영자가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를 기반으로 변호사들의 인맥지수를 산출하여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사안에서, 인맥지수의 사적·인격적 성격, 산출과정에서 왜곡 가능성, 인맥지수 이용으로 인한 변호사들의 이익 침해와 공적 폐해의 우려, 그에 반하여 이용으로 달성될 공적인 가치의 보호 필요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운영자가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맥지수를 공개하는 표현행위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보호받을 수 있는 변호사들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결국 운영자의 인맥지수 서비스 제공행위는 변호사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것이라고 한 사례.[대법관 박시환, 대법관 김능환, 대법관 양창수, 대법관 박병대의 반대의견] 인맥지수 산출에 사용된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의 성격, 인맥지수 산출방법의 합리성 정도, 인맥지수 이용의 필요성과 그 이용으로 달성될 공적인 가치의 보호 필요성 정도, 이용으로 인한 변호사들의 이익 침해와 공적 폐해의 우려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맥지수 서비스 제공이 변호사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3] 변호사 정보 제공 웹사이트 운영자가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나의 사건검색’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사건정보를 이용하여 변호사들의 승소율이나 전문성 지수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 사안에서, 공적 존재인 변호사들의 지위, 사건정보의 공공성 및 공익성, 사건정보를 이용한 승소율이나 전문성 지수 등 산출 방법의 합리성 정도, 승소율이나 전문성 지수 등의 이용 필요성, 이용으로 인하여 변호사들 이익이 침해될 우려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웹사이트 운영자가 사건정보를 이용하여 승소율이나 전문성 지수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는 행위는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한 것으로 보여 변호사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한 사례.
2011.8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의 이행을 관철하고 강제함으로써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병역제도 하에서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입영을 기피하는 현역 입영대상자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현역복무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있으므로, 이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또한 병역의무와 관련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인지의 문제는 결국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더라도 국가안보라는 중대한 공익의 달성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의 문제로 귀결되는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상황, 대체복무제 도입시 발생할 병력자원의 손실 문제, 병역거부가 진정한 양심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심사의 곤란성, 사회적 여론이 비판적인 상태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경우 사회 통합을 저해하여 국가 전체의 역량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우려가 있는 점 및 종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제시한 선행조건들이 아직도 충족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더라도 국가안보와 병역의무의 형평성이라는 중대한 공익의 달성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판단을 쉽사리 내릴 수 없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채 형사처벌 규정만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형사처벌을 받는 불이익을 입게 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국가의 존립과 모든 자유의 전제조건인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공익이고,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함으로써 양심을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부과되는 병역의무에 대한 예외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의 관점에서 볼 때 타인과 사회공동체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대단히 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익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2. 이 사건 법률 조항은 병역거부가 양심에 근거한 것이든 아니든, 그 양심이 종교적 양심이든, 비종교적 양심이든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일 뿐, 양심이나 종교를 사유로 차별을 가하는 것도 아니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우리나라가 1990. 4. 10. 가입한 시민적․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에 따라 바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거나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법적인 구속력이 발생한다고 보기 곤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명문으로 인정한 국제인권조약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으며, 유럽 등의 일부국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보장에 관한 국제관습법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없어 양심적 병역거부가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로서 우리나라에 수용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국제법 존중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6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재판관 목영준의 보충의견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이 경우 성별(性別), 신체조건, 학력 등 개개인의 객관적 상황에 의하여 차별이 발생할 수 있으나, 그러한 차별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하여는 병역의무의 이행에 따른 기본권 제한을 완화시키거나 그 제한으로 인한 손실을 전보하여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국방의무의 부담이 전체적으로 국민 간에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고 있는 여러 법률들에 의하면 국방의무의 배분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병역의무의 이행에 따르는 기본권 제한을 완화시키거나 그 제한으로 인한 손실 및 공헌을 전보하여 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이처럼 병역의무의 이행에 따른 손실의 보상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양심의 자유에 의한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개병 제도에 바탕을 둔 병역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 통합을 저해하여 국가 전체의 역량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다. 결국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합당한 손실전보 등 군복무로 인한 차별을 완화하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 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재판관 김종대의 별개의견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기본의무 부과의 위헌심사기준에 따라 그 위헌성을 심사하여야 할 것인데, 의무부과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부과 내용이 기본의무를 부과함에 있어 입법자가 유의해야 하는 여타의 헌법적 가치를 충분히 존중한 것으로서 합리적이고 타당하며, 부과의 공평성 또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기본권 제한의 점은 따로 심사할 필요 없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송두환의 한정위헌의견헌법상의 기본권과 헌법상의 국민의 의무 등 헌법적 가치가 상호 충돌하고 대립하는 경우에는 어느 하나의 가치만을 선택하여 나머지 가치를 희생시켜서는 안 되고, 충돌하는 가치를 모두 최대한 실현시킬 수 있는 규범조화적 해석원칙을 사용해야 한다.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라는 헌법적 가치가 상호 충돌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제도 이와 같은 규범조화적 해석의 원칙에 의하여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정당한 사유’는 진지하고 절박한 양심을 결정한 사람들의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라는 헌법적 가치가 비례적으로 가장 잘 조화되고 실현될 수 있는 조화점을 찾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정당한 사유’에는 종교적 양심상의 결정에 의하여 병역을 거부한 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고 있는데, 그 결과 절대적이고 진지한 양심의 결정에 따라 병역의무를 거부한 청구인들에게 국가의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인 형벌이, 그것도 최소한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이라고 하는 무거운 형벌이 부과되고 있다. 이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고, 나아가 형벌부과의 주요근거인 행위와 책임과의 균형적인 비례관계를 과도하게 일탈한 과잉조치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운영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의 경험을 살펴보면,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경우 사이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하는 우려가 정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엄격한 사전심사와 사후관리를 통하여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한다면 이들의 양심의 자유 뿐 아니라 국가안보, 자유민주주의의 확립과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본문 중 ‘정당한 사유’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
2011.8
1.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처벌되는 범죄행위는 ‘예비군 복무 전체 기간 동안의 훈련 불응행위’가 아니라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통지서를 받은 당해 예비군 훈련에 불응한 행위’라 할 것이므로, 양심적 예비군 훈련거부자에 대하여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이는 소집통지서를 교부받은 예비군 훈련을 불응한 행위에 대한 것으로 새로이 부과된 예비군 훈련을 또 다시 거부하는 경우 그에 대한 형사처벌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2.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방의 의무 중 하나인 예비군 훈련의무를 강제함으로써 예비군 전력을 유지하고, 병역의무 부담의 형평성을 기하며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예비군 훈련에 불응한 자들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예비군 훈련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있으므로, 이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또한 예비군 훈련의무와 관련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인지의 문제는 결국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더라도 국가안보라는 중대한 공익의 달성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의 문제로 귀결되는바, 대체복무제 도입은 현역 및 예비역을 포함한 전체 국방력 차원에서 국가안보라는 공익과 결부하여 검토되어야 할 분야인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상황, 대체복무제 도입시 발생할 병력자원의 손실 문제, 예비군 훈련거부가 진정한 양심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심사의 곤란성, 사회적 여론이 비판적인 상태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경우 사회 통합을 저해하여 국가 전체의 역량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우려가 있는 점 및 종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제시한 선행조건들이 아직도 충족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더라도 국가안보와 병역의무의 형평성이라는 중대한 공익의 달성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판단을 쉽사리 내릴 수 없으므로, 양심적 예비군 훈련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채 형사처벌 규정만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양심적 예비군 훈련거부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국가의 존립과 모든 자유의 전제조건인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공익이고, 예비군 훈련의무의 이행을 거부함으로써 양심을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부과되는 예비군 훈련의무에 대한 예외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의 관점에서 볼 때 타인과 사회공동체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대단히 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익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3. 이 사건 법률 조항은 예비군 훈련거부가 양심에 근거한 것이든 아니든, 그 양심이 종교적 양심이든, 비종교적 양심이든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일 뿐, 양심이나 종교를 사유로 차별을 가하는 것도 아니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우리나라가 1990. 4. 10. 가입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에 따라 바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거나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법적인 구속력이 발생한다고 보기 곤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명문으로 인정한 국제인권조약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으며, 유럽 등의 일부국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보장에 관한 국제관습법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없어 양심적 병역거부가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로서 우리나라에 수용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양심적 예비군 훈련거부자를 형사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국제법 존중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6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재판관 목영준의 보충의견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이 경우 성별(性別), 신체조건, 학력 등 개개인의 객관적 상황에 의하여 차별이 발생할 수 있으나, 그러한 차별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하여는 병역의무의 이행에 따른 기본권 제한을 완화시키거나 그 제한으로 인한 손실을 전보하여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국방의무의 부담이 전체적으로 국민 간에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고 있는 여러 법률들에 의하면 국방의무의 배분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병역의무의 이행에 따르는 기본권 제한을 완화시키거나 그 제한으로 인한 손실 및 공헌을 전보하여 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이처럼 병역의무의 이행에 따른 손실의 보상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양심의 자유에 의한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개병 제도에 바탕을 둔 병역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 통합을 저해하여 국가 전체의 역량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다. 결국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합당한 손실전보 등 군복무로 인한 차별을 완화하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 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재판관 김종대의 별개의견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기본의무 부과의 위헌심사기준에 따라 그 위헌성을 심사하여야 할 것인데, 의무부과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부과 내용이 기본의무를 부과함에 있어 입법자가 유의해야 하는 여타의 헌법적 가치를 충분히 존중한 것으로서 합리적이고 타당하며, 부과의 공평성 또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기본권 제한의 점은 따로 심사할 필요 없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송두환의 한정위헌의견헌법상의 기본권과 헌법상의 국민의 의무 등 헌법적 가치가 상호 충돌하고 대립하는 경우에는 어느 하나의 가치만을 선택하여 나머지 가치를 희생시켜서는 안 되고, 충돌하는 가치를 모두 최대한 실현시킬 수 있는 규범조화적 해석원칙을 사용해야 한다.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라는 헌법적 가치가 상호 충돌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제도 이와 같은 규범조화적 해석의 원칙에 의하여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정당한 사유’는 진지하고 절박한 양심을 결정한 사람들의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라는 헌법적 가치가 비례적으로 가장 잘 조화되고 실현될 수 있는 조화점을 찾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정당한 사유’에는 종교적 양심상의 결정에 의하여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고 있는데, 그 결과 절대적이고 진지한 양심의 결정에 따라 예비군 훈련의무를 거부한 청구인들에게 국가의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인 형벌이 부과되고 있으며, 그것도 예비군 훈련의무의 부과횟수에 따라 약 10회 이상의 형사처벌이 반복적으로 부과되고 있다. 이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고, 나아가 형벌부과의 주요근거인 행위와 책임과의 균형적인 비례관계를 과도하게 일탈한 과잉조치이다.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운영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의 경험을 살펴보면,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경우 사이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하는 우려가 정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엄격한 사전심사와 사후관리를 통하여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한다면 이들의 양심의 자유 뿐 아니라 국가안보, 자유민주주의의 확립과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본문 중 ‘정당한 사유’에,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거부를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
2011.8
헌법 전문, 제2조 제2항, 제10조와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갈 의무는 일본국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자국민들이 배상청구권을 실현하도록 협력하고 보호하여야 할 헌법적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그 의무의 이행이 없으면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중대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작위의무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그것이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특히, 우리 정부가 직접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 대한 배상청구권의 실현 및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회복에 대한 장애상태가 초래된 것은 우리 정부가 청구권의 내용을 명확히 하지 않고 ‘모든 청구권’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하여 이 사건 협정을 체결한 것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그 장애상태를 제거하는 행위로 나아가야 할 구체적 의무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이러한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는, 침해되는 기본권의 중대성, 기본권침해 위험의 절박성, 기본권의 구제가능성, 작위로 나아갈 경우 진정한 국익에 반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기관의 기본권 기속성에 합당한 재량권 행사 범위 내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일본국에 의하여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에 대하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배상청구권은 헌법상 보장되는 재산권일 뿐만 아니라, 그 배상청구권의 실현은 무자비하고 지속적으로 침해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신체의 자유를 사후적으로 회복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기본권이 매우 중대하다. 또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고령으로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경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을 실현함으로써 역사적 정의를 바로세우고 침해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해질 수 있으므로, 기본권 침해 구제의 절박성이 인정되며, 이 사건 협정의 체결 경위 및 그 전후의 상황, 일련의 국내외적인 움직임을 종합해 볼 때 구제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는 외교행위의 특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이 부작위의 이유로 내세우는 ‘소모적인 법적 논쟁으로의 발전가능성’이나 ‘외교관계의 불편’이라는 매우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사유를 들어, 기본권 침해의 중대한 위험에 직면한 청구인들에 대한 구제를 외면하는 타당한 사유라거나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국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하면, 결국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한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가는 것만이 국가기관의 기본권 기속성에 합당한 재량권 행사라 할 것이고, 피청구인의 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들에게 중대한 기본권의 침해를 초래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재판관 조대현의 인용보충의견법정의견에 덧붙여, 대한민국은 이 사건 협정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이 일본국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손해를 완전하게 보상할 책임을 진다고 선언하여야 한다.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위 작위의무의 도출근거는 헌법의 명문, 헌법의 해석, 법령의 규정 3가지이다.우선, 헌법 제10조의 국민의 인권을 보장할 의무, 제2조 제2항의 재외국민 보호의무, 헌법 전문(前文)은,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일반적·추상적 의무를 선언한 것이거나 국가의 기본적 가치질서를 선언한 것일 뿐이어서 그 조항 자체로부터 국가의 국민에 대한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나올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는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이 사건 협정은 한·일 양국이 당사자가 되어 상대방에 대하여 부담할 것을 전제로 체결된 조약이기에 위 협정 제3조로부터 ‘우리 정부가 청구인들에 대하여 부담하는 작위의무’는 도출될 수 없으며, 더구나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무적’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위 협정 제3조에 기재된 외교적 해결, 중재회부 요청은 우리 정부의 ‘외교적 재량사항’에 해당한다는 선례(헌재 2000. 3. 30. 98헌마206 결정)도 있는데, 다수의견은 결론적으로 위 선례와 배치되는 판단을 하고 있다.이 사건 협정 제3조가 말하는 ‘외교적 해결의무’는 그 이행의 주체나 방식, 이행정도, 이행의 완결 여부를 사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판단기준을 마련하기 힘든 고도의 정치행위 영역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사법심사의 대상은 되지만 사법자제가 요구되는 분야에 해당한다. 일본에 의하여 강제로 위안부로 동원된 후 인간의 존엄과 가치마저 송두리째 박탈당한 이 사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구제해 주어야 할 절박한 심정을 생각하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국가적 노력을 다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우리 모두 간절하나 헌법과 법률의 규정 및 그에 관한 헌법적 법리해석의 한계를 넘어서까지 피청구인에게 그 외교적 문제해결을 강제할 수는 없다. 이는 권력분립의 원칙상 헌법재판소가 지켜야 하는 헌법적 한계이다.
2011.8
헌법 전문, 제2조 제2항, 제10조와 이 사건 협정 제3조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의 절차로 나아갈 의무는 일본국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자국민들이 배상청구권을 실현하도록 협력하고 보호하여야 할 헌법적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그 의무의 이행이 없으면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중대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작위의무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로서 그것이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특히, 우리 정부가 직접 원폭피해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 대한 배상청구권의 실현 및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회복에 대한 장애상태가 초래된 것은 우리 정부가 청구권의 내용을 명확히 하지 않고 ‘모든 청구권’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하여 이 사건 협정을 체결한 것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그 장애상태를 제거하는 행위로 나아가야 할 구체적 의무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이러한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는, 침해되는 기본권의 중대성, 기본권침해 위험의 절박성, 기본권의 구제가능성, 작위로 나아갈 경우 진정한 국익에 반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기관의 기본권 기속성에 합당한 재량권 행사 범위 내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불법적인 강제징용 및 징병에 이어 피폭을 당한 후 방치되어 몸과 마음이 극도로 피폐해진 채 비참한 삶을 영위하게 된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배상청구권은 헌법상 보장되는 재산권일 뿐만 아니라, 그 배상청구권의 실현은 무자비하고 불법적인 일본의 침략전쟁 수행과정에서 도구화되고 피폭 후에도 인간 이하의 극심한 차별을 받음으로써 침해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사후적으로 회복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므로, 침해되는 기본권이 매우 중대하다. 또한, 원폭피해자는 모두 고령으로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경우 원폭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을 실현함으로써 역사적 정의를 바로세우고 침해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해질 수 있으므로, 기본권 침해 구제의 절박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협정의 체결 경위 및 그 전후의 상황, 일련의 국내외적인 움직임을 종합해 볼 때 구제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는 외교행위의 특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이 부작위의 이유로 내세우는 ‘소모적인 법적 논쟁으로의 발전가능성’이나 ‘외교관계의 불편’이라는 매우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사유를 들어, 기본권 침해의 중대한 위험에 직면한 청구인들에 대한 구제를 외면하는 타당한 사유라거나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국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하면, 결국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한 분쟁해결절차로 나아가는 것만이 국가기관의 기본권 기속성에 합당한 재량권 행사라 할 것이고, 피청구인의 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들에게 중대한 기본권의 침해를 초래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위 작위의무의 도출근거는 헌법의 명문, 헌법의 해석, 법령의 규정 3가지이다.우선, 헌법 제10조의 국민의 인권을 보장할 의무, 제2조 제2항의 재외국민 보호의무, 헌법 전문(前文)은,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일반적·추상적 의무를 선언한 것이거나 국가의 기본적 가치질서를 선언한 것일 뿐이어서 그 조항 자체로부터 국가의 국민에 대한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나올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는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기도 하다.다음으로 이 사건 협정은 한·일 양국이 당사자가 되어 상대방에 대하여 부담할 것을 전제로 체결된 조약이기에 위 협정 제3조로부터 ‘우리 정부가 청구인들에 대하여 부담하는 작위의무’는 도출될 수 없으며, 더구나 이 사건 협정 제3조에 ‘의무적’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위 협정 제3조에 기재된 외교적 해결, 중재회부 요청은 우리 정부의 ‘외교적 재량사항’에 해당한다는 선례(헌재 2000. 3. 30. 98헌마206 결정)도 있는데, 다수의견은 결론적으로 위 선례와 배치되는 판단을 하고 있다.이 사건 협정 제3조가 말하는 ‘외교적 해결의무’는 그 이행의 주체나 방식, 이행정도, 이행의 완결 여부를 사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판단기준을 마련하기 힘든 고도의 정치행위 영역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사법심사의 대상은 되지만 사법자제가 요구되는 분야에 해당한다.일본의 침략전쟁 수행을 위하여 강제로 동원되어 일본에 끌려간 후 원자폭탄에 피폭되었음에도 일본으로부터 구호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 사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구제해 주어야 할 절박한 심정을 생각하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국가적 노력을 다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우리 모두 간절하나 헌법과 법률의 규정 및 그에 관한 헌법적 법리해석의 한계를 넘어서까지 피청구인에게 그 외교적 문제해결을 강제할 수는 없다. 이는 권력분립의 원칙상 헌법재판소가 지켜야 하는 헌법적 한계이다.
2011.8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불법 취득한 타인간의 대화내용을 공개한 자를 처벌함에 있어 형법 제20조(정당행위)의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규정을 적정하게 해석 적용함으로써 공개자의 표현의 자유도 적절히 보장될 수 있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에 형법상의 명예훼손죄와 같은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기본권 제한의 비례성을 상실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2. 대화내용을 위법하게 취득한 행위 못지않게 위법하게 취득된 대화내용을 전파하는 행위도 그 수단 및 시기, 공개대상의 범위 등에 따라서 대화의 비밀을 침해하는 정도가 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타인간의 대화내용을 위법하게 취득한 자와 위법하게 취득된 타인간의 대화내용을 공개ㆍ누설한 자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여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이라고는 보기 어렵다.3.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람의 명예가 훼손되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사적 대화의 비밀 그 자체를 보호함으로써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하는 데 본질이 있다 할 것이므로 형법상 명예훼손행위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지하는 대화내용의 공개 행위 사이에 비교대상으로 삼을 만한 본질적인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위 두 죄를 비교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는 사적인 공간에서 당사자 쌍방이 소통하는 사적인 대화의 비밀을 침해하여 위법하게 취득된 대화내용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형법상의 명예훼손죄에 비하여 처벌필요성의 정도가 다르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 볼 수 없다.재판관 이강국의 한정위헌의견이 사건 법률조항은, 불법 감청ㆍ녹음 등으로 생성된 정보를 합법적으로 취득한 자가 이를 공개 또는 누설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이를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위법성조각사유를 두고 있지 아니하여 상호 충돌하는 기본권 중 통신비밀 등의 보호만을 일방적으로 과도하게 보호하고 표현의 자유 보장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하여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되었고, 그 범위에서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위헌적 부분은 한정위헌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제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불법 감청ㆍ녹음 등에 의하여 생성된 정보를 불법의 개입 없이, 즉 합법적으로 취득한 자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경우까지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