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7. 6. 23., 선고, 86다카633, 판결]



판시사항


가. 상법 제57조 제1항의 취의 나. 그룹내에 설치된 조달본부의 물품구매행위에 대하여 상법 제5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연대채무관계가 발생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상법 제57조 제1항의 취의는 상사거래에 있어서의 인적 담보를 강화하여 채무이행을 확실히 하고 거래의 안전을 도모함으로써 상거래의 원활을 기하려는 것으로 민법상 다수당사자간의 채무이행에 있어서의 분할채무 원칙에 대한 특별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여기에서 연대채무를 지우게 되는 행위는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이어야 한다. 나. 계열회사들의 효율적인 물품구매 및 경비절감을 위하여 그룹내에 조달본부를 설치하여 각 계열회사들은 각자 필요한 물품을 물품구매요구서를 첨부하여 위 조달본부에 구매요구하면 조달본부는 그룹회장의 결제를 받아 납품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납품업체는 조달본부장의 요구에 따라 실수요 회사인 각 계열회사에 물품을 인도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왔다면 위 조달본부는 법인격 없는 그룹내의 편의상 기구에 불과한 것으로서 조달본부의 물품구매행위는 동 그룹내의 각 독립한 법인체인 계열회사들이 조달본부에 그 대행을 위임하거나 이에 관한 대리권수여에 따른 행위로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각 거래는 계열회사와 물품공급회사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법률효과는 그 당사자에게만 직접 미치고 유관관계가 없 는 다른 계열회사는 아무런 권리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제3자의 지위에 있음에 불과하다 할 것인즉 조달본부에서 물품을 발주 구입하였다는 사실을 들어 상법 제57조 제1항 소정의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로 인하여 부담하는 공동구매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각 계열회사들 사이에 동 법조에 따른 연대채무관계는 발생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참조조문


상법 제57조 제1항


전문


원고, 피상고인 : 삼화제관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종혁, 신정철
피고, 상고인 : 정리회사 주식회사 정아레저타운 소송대리인 변호사 나항윤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1986.2.3 선고 85나125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들에 의하여 원고가 제관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로서 1982.4. 경부터 명성그룹 구매본부이사 박대성 또는 명성그룹 조달본부장 상무이사 박 대성의 발주에 의하여 계약을 맺고, 소외 주식회사 명성식품에서 사용할 각종 통조림용 공관을 제조하여 계속 공급해 왔는데 1983.5.경부터 같은해 8.5까지 수차에 걸쳐 위 조달본부장으로부터 합계대금 328,066,053원 상당의 공관을 주문받아 같은해 8.30까지 대금199,791,009원 상당의 공관을 위 소외 회사에 인도하고, 그 대금의 일부로 정리회사가 발행하고 위 소외 회사가 배서한 어음금액 합계 85,514,797원의 약속어음 2장을 교부받았으며, 나머지 대금 128,275,044원 상당의 공관은 이미 제조를 완료하여 이를 제공하였으나 1983.8. 이른바 명성사건의 발생으로 위 소외 회사가 그 수령을 거절하여 원고는 이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으면서 위 대금중 금 240,551,256원(기납품분대금중 잔대금 112,276,212원+미납품분대금128,275,044원)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명성그룹 조달본부는 소외 김철호가 대주주로서 설립 또는 인수한 정리회사와 소외 회사 등을 비롯한 이른바 명성그룹의 21개 계열회사에서 필요한 각종 물품의 구매를 전담하기 위하여 설치한 공동기구로서 각 계열회사는 원자재등 영업상 필요로 하는 각종 물품을 구입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물품에 관한 구매자료를 첨부하여 그룹조달본부에 구매를 요구하고, 조달본부는 그룹회장인 소외 김 철호의 결재를 받아 납품업체에 주문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납품업체는 조달본부장의 요구에 따라 실수요 회사에 물품의 인도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며(조달본부는 법인격이 없는 사실상의 기구에 불과하여 그 앞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는 없다) 그 물품대금을 조달본부장이 계열회사의 경리업무를 총괄하는 그룹경리본부에 요청, 계열회사의 자금사정과 납품업체의 소재지 등을 고려하여 계열회사중 적당한 어느 한 회사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받아 납품업체에 교부하는 방식으로 결재해 온 사실, 따라서 원고의 위 통조림용 공관 공급계약도 위와 같은 거래방식에 따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조달본부장의 발주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그 대금도 위 조달본부가 계열회사 중의 하나인 정리회사나 소외 주식회사 명성관광, 금강개발주식회사, 명성종합무역상사 등이 발행하고, 소외 회사가 배서한 약속어음을 교부하여 결재해 온사실(어음이 결재되면 발행회사와 소외 회사간에 경리본부에서 내부적인 정산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을 인정하는 한편 원고가 공급한 공관의 실수요자인 위 소외회사는 명성그룹이 1982.2.경 인수한 소규모 식품제조회사로서 은행과 사이에 당좌거래도 개설하지 않고 있었고, 위 회사의 대표이사는 물품구매업무에 관하여는 전혀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있었으며, 원고도 실수요자인 위 소외 회사의 신용이나 재산상태만을 믿고 거래한 것이 아니라 명성그룹 전체 즉 계열회사 전부를 믿고 거래를 해온 사실을 각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명성그룹 조달본부는 그룹산하 계열회사가 경비절감과 효율적인 물품구매를 위하여 공동으로 설치한 기구로서 계열회사들은 각자 필요한 물품을 이 기구를 통하여 구매하고 대금을 결재해 온 것이므로 위 구매행위의 성질은 명성그룹 산하 전 계열회사가 그룹조달본부라는 공동기구를 통하여 물품을 공동구매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원고로부터 구매한 물품대금 채무에 관하여도 정리회사를 포함한 전 계열회사는 공동 상행위로 인하여 부담한 채무로서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2.  상법 제57조 제1항의 취의는 상사거래에 있어서의 인적 담보를 강화하여 채무이행을 확실히 하고 거래의 안전을 도모함으로써 상거래의 원활을 기하려는 것으로 민법상 다수당사자간의 채무이행에 있어서의 분할채무원칙에 대한 특별규정이라 할 것이고, 여기에서 연대채무를 지우게 되는 행위는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이어야 할 것 인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 중 위 명성그룹내에 조달본부를 설치하여 물품을 발주 구입하고 그 대금지급방식에 따라,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물품구매요구서를 첨부하여 조달본부에 구매요구하고, 원고가 이 사건 물품을 인도한 곳이 소외 회사였고 세금계산서도 소외 회사 앞으로 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조달본부는 법인격없는 그룹내의 편의상 기구에 불과한 것으로서 조달본부의 물품구입행위는 명성그룹내의 각 독립한 법인체인 계열회사들이 조달본부에 그 대행을 위임하거나 이에 관한 대리권수여에 따른 행위로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에 있어서 거래는 계열회사인 위 소외 회사와 원고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 그 법률효과는 그 당사자에게만 직접 미치고 유관관계가 없는 다른 계열회사는 아무런 권리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제3자의 지위에 있음에 불과하다 할 것이고 이같은 법률관계는 원고가 명성그룹 계열회사 전체의 신용이나 재산상태를 믿고 거래하였다 하더라도 다를 바 없고, 비록 위 소외 회사가 당좌거래를 개설하지 아니하였고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가 물품구매업무에 관하여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였으며, 또한 원고가 납품했던 물품대금을 결재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음의 발행인을 정리회사를 비롯하여 주식회사 명성관광, 금강개발주식회사, 명성종합무역상사등 그때그때 적당한 어느 한 회사로 하고 위 소외회사가 배서 교부하여 대금결재를 하여 왔다 하더라도 이 사건 물품에 관하여 아직 정리회사등 계열회사 명의로 어음이 발행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는 이상 조달본부에서 원고의 이 사건 물품을 발주구입하였다는 사실을 들어 상법 제57조 제1항 소정의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로 인하여 부담하는 공동구매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동 법조에 따른 연대채무관계는 발생할 수 없다고 하겠다.

3.  결국 원심은 상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아니하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중대한 법령위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달식(재판장) 이병후 황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