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5도4876, 판결]



판시사항


[1] 형법 제48조에서 몰수의 대상으로 규정한 ‘물건’의 의미 /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이 특정되지 않는 경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외국인 개인정보 유통 브로커로부터 매입한 외국인등록증 이미지 파일로 ‘선불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위조·행사하여 선불 이동전화를 개통하고, 개통한 회선 명의자의 정보를 이용하여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 계정을 판매하며, 휴대전화 개통수수료 및 인터넷 계정 판매수익을 은행 계좌로 송금·이체 받은 사안에서, 위 수익금은 형법 제48조 제1항의 ‘물건’이라고 보기 어려워 형법상 추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48조, 제357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조, 민법 제98조
[2] 형법 제30조, 제48조, 제231조, 제234조,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제97조 제7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5. 8. 선고 96도221 판결(공1996하, 1933),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도7168 판결(공2021하, 2224)


전문


피 고 인 :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 피고인들
변 호 인 : 법무법인 인유 담당변호사 이영욱 외 4인
원심판결 : 부산지법 2025. 3. 13. 선고 2024노390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원심판결에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다. 피고인들에게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채증법칙 위반, 사실오인, 법리오해를 내세우며 실질적으로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 내지 이에 기초한 사실인정을 탓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법리오해를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모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원심판결 중 추징 부분에 관한 직권판단 

가.  형법 제48조는 제1항에서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제2호)으로서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물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제2항에서는 제1항 기재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규정한다. 이와 같이 형법 제48조는 몰수의 대상을 ‘물건’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 등을 ‘범죄수익’으로 몰수할 수 있도록 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한다) 제2조, 제8조나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한 형법 제357조 등의 규정과 구별된다. 민법 제98조는 ‘물건’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정의하는데, 형법이 그와 다른 내용으로 ‘물건’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도7168 판결 등 참조).

몰수는 특정된 물건에 대한 것이고 추징은 본래 몰수할 수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임에 비추어,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이 특정되지 않는다면 이를 몰수할 수 없고 그 가액을 추징할 수도 없다(대법원 1996. 5. 8. 선고 96도22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범죄사실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부분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외국인 개인정보 유통 브로커로부터 매입한 외국인등록증 이미지 파일을 이용하여 2021. 6. 21.경부터 2024. 3. 12.경까지 총 8,534명의 외국인 명의로 된 ‘선불 이동전화 가입신청서’ 34,850장을 위조하고 행사하였다."라는 것이고,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부분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위와 같은 기간 동안 인터넷 계정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위와 같이 위조된 ‘선불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행사하여 개통한 선불 휴대전화 회선 명의자의 성명, 외국인등록번호, 전화번호를 알려주어 계정 생성 절차를 진행하게 하고 그 선불 휴대전화로 본인인증 문자가 수신되면 인증번호를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방법으로 총 8,534명의 외국인 명의로 개설된 인터넷 사이트 계정을 판매하였다."라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사행사 범행으로 취득한 휴대전화 개통수수료 297,651,162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범행으로 취득한 인터넷 계정 판매수익 615,746,151원에 대하여 ‘형법 제48조 제2항,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피고인 1, 피고인 2로부터는 피고인 3, 피고인 4에게 급여로 지급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균분한 각 389,448,656원, 피고인 3으로부터는 급여로 지급받은 75,000,000원, 피고인 4로부터는 급여로 지급받은 59,500,000원을 각 추징하였다.

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위 범행기간 동안 휴대전화 개통수수료 및 인터넷 계정 판매수익을 은행 계좌로 송금·이체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은행 계좌로 송금·이체 받는 방법으로 수익금을 수령하는 경우 피고인들은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을 취득할 뿐이어서 이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정한 ‘범죄수익’으로 볼 수는 있으나 형법 제48조 제1항의 ‘물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취득한 휴대전화 개통수수료 및 인터넷 계정 판매수익은 형법 제48조 제1항 제2호, 제2항이 규정한 추징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해당 기간 동안 휴대전화 개통수수료 및 인터넷 계정 판매수익을 구체적으로 누가 어떠한 방식으로 취득하였는지, 나아가 그 수수료 및 판매수익이 형법 제48조 제1항의 몰수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형법 제48조 제2항,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피고인들로부터 그 가액을 나누어 추징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 제48조가 규정한 몰수·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권영준 엄상필(주심)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