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4. 7. 18. 2024헌바16 [합헌]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건 2024헌바16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 등 위헌소원

청구인 1. 라○○ 2. 최○○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드림

담당변호사 백현, 안예은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나3277 손해배상(기)

선고일 2024. 7. 18.



주문



주택임대차보호법(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된 것) 제6조의3 제5항, 제6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차인이 일정한 기간 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임대인이 실제 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제6조의3 등이 신설되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의 개정규정은 개정 법률의 시행일인 2020. 7. 31.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에도 적용된다(부칙 제2조 제1항).

나. 청구인들은 2019. 9. 28. 유○○에게 청구인들 소유의 서울 소재 아파트를 2019. 12. 17.부터 2021. 12. 17.까지 임대하였다. 유○○은 2021. 10. 16. 청구인들에게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으나, 청구인들은 자신들이 실제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유○○의 갱신요구를 거절하였다. 이에 유○○은 2021. 12. 17. 위 아파트를 청구인들에게 인도하였으나, 청구인들은 위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지 아니하고 이를 황○○에게 다시 임대하였다.

다. 유○○은 청구인들을 상대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라 청구인들의 갱신거절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084914) 2022. 12. 15. 승소하였다. 청구인들은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3나3277), 항소심 계속 중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 제6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23카기50282), 당해사건 법원은 2023. 12. 13. 청구인들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함께 기각하였다. 청구인들은 2024. 1. 16.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주택임대차보호법(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된 것, 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 한다) 제6조의3 제5항(이하 ‘손해배상책임조항’이라 한다), 같은 조 제6항(이하 ‘손해배상액조항’이라 하고, 손해배상책임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주택임대차보호법(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된 것)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⑤ 임대인이 제1항 제8호의 사유로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아니하였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⑥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거절 당시 당사자 간에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다음 각 호의 금액 중 큰 금액으로 한다.

1. 갱신거절 당시 월차임(차임 외에 보증금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증금을 제7조의2 각 호 중 낮은 비율에 따라 월 단위의 차임으로 전환한 금액을 포함한다. 이하 “환산월차임”이라 한다)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2.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

3. 제1항 제8호의 사유로 인한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관련조항]

주택임대차보호법(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된 것)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 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8.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③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7조의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부칙(2020. 7. 31. 법률 제17470호)

제2조(계약갱신 요구 등에 관한 적용례) ① 제6조의3 및 제7조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에 대하여도 적용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명확성원칙 위배

손해배상책임조항은 실제 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면서도 ‘정당한 사유’의 의미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배

(1) 손해배상책임조항은 임대인이 실제 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경우에는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임대인이 실제 거주를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게 된 경우에도 목적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할 수 없도록 하고, 임대인에게 임대료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키므로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2) 손해배상액조항은 임대인의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가 거의 없거나 경미한 경우에도 위 조항 각 호에 나열된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여 임대인에게 과도한 손해배상액을 부담시키므로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3) 심판대상조항은 임대인이 자신의 재산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므로, 임대인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4. 2. 28. 2020헌마1343등 결정에서, 손해배상책임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손해배상책임조항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정당한’의 문언적 의미는 ‘이치에 맞아 올바르고 마땅함’을 의미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가 손해배상책임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면서도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여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 조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및 제3항 본문의 취지, 갱신거절의 남용에 의한 계약갱신요구권의 형해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는 내심의 의사이므로 그 존부 및 진위가 곧바로 확인되기 어렵고 임대차계약 종료 후인 장래에 발생하는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 그 결과 진정한 거주 의사가 없는 임대인에 대한 별도의 제재가 없다면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이 남용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갱신거절을 남용하게 되는 이유가 계약을 갱신할 경우 보증금이나 차임을 증액하는 데 제한이 있어 이를 회피하여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임대인이 이를 사전에 의도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그 비난가능성이 달라지는 점 또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할 때, 손해배상책임조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란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것으로서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갱신거절 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의 예측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을 모두 법률에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고, 임대인에게 위와 같은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법원이 구체적‧개별적 사안에서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의미가 지나치게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배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손해배상책임조항은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2) 심판대상조항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심사기준

사회적 연관관계에 있는 경제적 활동을 규제하는 입법사항에 대하여는 보다 완화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헌재 2020. 3. 26. 2018헌바205등 참조). 주택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본요소이자 주거생활의 터전이 되고, 인간의 삶의 기본적인 물질적 조건이라는 특수성을 가지며, 주택 임차인의 보호가 주거안정의 보장과 관련하여 중요한 공익적 목적이 되는 점을 고려할 때, 주택 재산권에 대하여는 상당한 정도의 사회적 구속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나아가 주택 임대차계약의 갱신 여부, 계약내용 및 상대방 결정 등과 같은 계약의 자유로 보호되는 내용은 임대인 소유의 주택에 대한 사용‧수익행위로서 일반적인 경제활동 영역에 속하는 것이고, 임차인 보호와 주거안정 보장의 측면에서 중요한 사회적 관련성을 갖는다. 따라서 주택임대차법상 임차인 보호 규정들이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보다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나) 판단

1)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주택임대차법은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과 주택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보호하여야 하는 국가의 헌법상 의무를 구체화한 것으로, 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법에서는 임대차계약의 존속기간을 연장하고 급격한 차임의 증액을 제한하여 임차인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임차인의 주거안정 보장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법정 임대차기간인 2년이 만료될 무렵 임차인에게 한 차례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그 실효성을 위해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거절을 한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심판대상조항의 임차인 주거안정 보장이라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임차인의 주거이동률을 낮추고 차임 상승을 제한함으로써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손해배상책임조항은 임대인이 계약갱신요구의 회피 수단으로 갱신거절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계약갱신요구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갱신거절을 남용하는 임대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피하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손해배상책임조항의 ‘정당한 사유’, 즉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것으로서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더라도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대인의 재산권 제한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손해배상액조항은 손해배상의 일반원칙에 따라 임차인에게 손해액의 입증책임을 부담시킬 경우 법적 분쟁과 그에 따른 비용 발생에 부담을 느낀 임차인이 사실상 손해배상의 청구를 포기하게 되는 점을 고려하여 손해액의 입증책임을 완화한 것으로, 이를 통해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다툼을 예방하고 임차인의 신속한 피해 구제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분쟁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위 조항 각호에 나열된 금액은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이나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또는 임대인의 갱신거절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정도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라 볼 수 없고, 임대인이 사전에 임차인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합의를 함으로써 위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손해배상액조항이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주거의 안정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국가는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고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지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임차인의 주거안정이라는 공익은 크다고 할 것이다. 반면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에 대한 제한은 비교적 단기간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 제한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손해배상책임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