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5. 2. 27. 2024헌가8 [합헌]
출처
헌법재판소
형법 제70조 제2항 위헌제청
[2025. 2. 27. 2024헌가8]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하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에 관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을 선고함에 있어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에 관한 제한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두지 아니한 구 형법 제70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벌금 미납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심판대상조항은 노역장 유치가 고액 벌금의 납입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후단 경합범이라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면 고액 벌금의 회피수단으로 노역장 유치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 사이의 불균형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이 조항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
법관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이 경우 그 형을 감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형을 면제할 수 있다. 또한 법관은 징역형과 벌금형이 병과된 경우 벌금형에 대하여서만 형을 면제하거나 선고를 유예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징역형의 양형과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다.
경합범이 동시에 기소되었을 때에는 형법 제69조 제2항에 따라 3년의 범위 내에서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게 된다. 그런데 법원이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1억 원 이상의 고액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반드시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한 판결에서 정한 유치기간과의 합산이 형법 제69조 제2항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벌금의 납입을 강제하고 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인바,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반면, 법원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등 양형과정에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받는 사익이 위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였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2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 제2항
형법(2004. 1. 20. 법률 제7077호로 개정된 것) 제37조
형법(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된 것) 제39조 제1항
헌재 1999. 5. 27. 98헌바26, 판례집 11-1, 622, 629
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판례집 16-1, 741, 749-750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판례집 29-2하, 17, 25-30
제청법원 서울고등법원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24노42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등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송○○에 대한 각 형사 확정판결
(1) 송○○은 2021. 12. 16. ‘2019. 5. 13.경 위조 가방 등을 수입하면서 다른 물품을 선적한 것처럼 작성한 허위선적서류를 작성하여 위조품 총 134,508점(물품원가 302,213,874원)을 밀수입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관세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인천지방법원 2021고합41), 2021. 12. 2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1 확정판결’이라 한다).
(2) 송○○은 2022. 12. 1. ‘2021. 5. 17.부터 2021. 7. 19.까지 담배 1,447박스(물품원가 3,401,175,000원)를 해당 수입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여 수입하였고, 2019. 8. 1.경부터 2021. 2. 5.경까지 총 659회에 걸쳐 물품을 수입하면서 수입자 및 납세의무자를 대포회사로 허위 신고하였다’는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죄, 관세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5년 및 벌금 6,498,600,000원(1일 6,498,000원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 유치)을 선고받았다[인천지방법원 2021고합1009, 2022고합254(병합)].
송○○ 및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2023. 6. 15.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22노3336), 송○○이 상고하였으나 2023. 8. 24. 취하하여 같은 날 확정되었다(대법원 2023도8615, 이하 ‘이 사건 제2 확정판결’이라 한다).
나. 당해 사건의 경과
송○○은 2022. 11. 23. ‘2020. 4. 16. 위조 명품 잡화(물품원가 202,409,696원)를 밀수입하면서 여행용 캐리어를 수입하는 것처럼 신고하여 밀수입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2019. 10. 14.부터 2020. 4. 16.까지 총 82회에 걸쳐 신발 등을 수입하면서 납세의무자를 ○○상사로 허위신고하였다’는 내용(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 관세법위반 등의 공
소사실로 기소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2고합1026).
법원은 2024. 1. 18. 송○○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000,000원(1일 1,000,000원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 유치)을 선고하였고(이하 ‘당해 사건 원심판결’이라 한다), 송○○이 항소하여 당해 사건으로 계속 중이다.
다. 제청법원은 당해 사건 계속 중이던 2024. 5. 29. 직권으로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벌금의 액수에 따라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한 형법 제70조 제2항에 관하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라. 이 사건 제1, 2 확정판결 및 당해 사건 원심판결에서 송○○에게 선고한 형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선고형
노역장 유치일
이 사건
제1 확정판결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
-
이 사건
제2 확정판결
징역 5년,
벌금 6,498,600,000원
1,000일
당해 사건 원심판결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벌금 300,000,000원
300일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노역장유치) ②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형법(2004. 1. 20. 법률 제7077호로 개정된 것)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
형법(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된 것)
제39조(판결을 받지 아니한 경합범, 수개의 판결과 경합범, 형의 집행과 경합범)
①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벌금과 과료) ②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년 이하, 과료를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0일 미만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한다.
3.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이 사건 범죄와 이 사건 제1, 2 확정판결의 범죄는 모두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하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의 관계에 있으므로, 위 각 죄를 동시에 판결하였다면 노역장 유치기간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최하한인 1,000일로 정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최장기로 정해지더라도 형법 제69조 제2항에 따라 3년에 해당하는 1,095일로 정하여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범죄와 이 사건 제1, 2 확정판결의 범죄에 대하여 별개의 판결이 선고됨에 따라 동시에 판결을 받을 경우에 비하여 노역장 유치의 합산기간이 300일 더 길어지고, 형법 제69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3년을 초과하여 노역장에 유치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
법원은 벌금형의 감경 또는 면제,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거나 징역형의 양형과정에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하는 등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다. 그러나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른 감경 또는 면제를 하더라도 벌금형에 대하여는 감경 또는 면제를 하지 않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는 경우가 있고, 벌금형에 부수적으로 부과되는 환형처분 때문에 본형의 양정이 좌우되는 것은 형의 양정의 체계와 순서에 부합하지 않고 본말이 전도되어 부당한 점, 형의 면제나 선고유예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고 피고인이 선고유예 결격인 경우에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수단이 제한되어 있어 노역장 유치기간이 길어지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가 공소를 분리하여 제기함으로써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에 비하여 피고인에 대한 노역장 유치기간이 길어지는 경우에까지 별도의 예외 규
정 없이 그대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이 적용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피고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노역장 유치는 벌금 미납자를 일정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하게 하는 것으로 벌금 미납자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을 선고함에 있어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에 관한 제한을 적용받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두지 아니한 것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제청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부분에 관한 위헌제청이유의 실질적 내용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예외 없이 적용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이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으로서 신체의 자유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과 사실상 동일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나. 신체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의 벌금을 선고할 경우 300일 이상의,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벌금을 선고할 경우 500일 이상의, 50억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할 경우 1,000일 이상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노역장 유치가 고액 벌금의 납입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이와 같이 1억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하는 경우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법률에 정해두게 되면, 벌금의 납입을 심리적으로 강제할 수 있고 1일 환형유치금액 사이의 차이를 좁혀 형평성을 도모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절한 수단이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가) 벌금형 등에 대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
는 문제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노역장 유치제도가 가지는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에 관한 규정이 헌법상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어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1999. 5. 27. 98헌바26; 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참조).
(나) 종래 고액의 벌금을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하여 1일 환형유치금액이 높게 책정됨으로써 단기간의 노역장 유치만으로 벌금 전부를 면제받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특히 재력이 있는 사람들조차 경제적 자력이 충분함에도 단기간의 노역장 유치로 고액의 벌금을 면제받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는 소위 ‘황제노역’이라 불리면서 국민적 비판을 받게 되었다. 또한 벌금 액수에 따라 1일 환형유치금액에서 지나친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정의에 반하고 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법적 판단하에 2014. 5. 14. 형법 개정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그런데 후단 경합범이라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한다면, 고액 벌금의 회피수단으로 노역장 유치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 사이의 불균형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특별형법상 ‘범죄이익의 일정 배수 이상’을 벌금의 하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제범죄나 식품ㆍ보건ㆍ환경범죄 등에서 주로 의미가 있다. 이러한 범죄들은 대체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며 그 피해가 크고 경제 질서를 교란시키거나 사람의 생명ㆍ신체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는 등 불법성이 무겁다는 특징을 가진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벌금 납입의 철저한 집행을 통해 범죄수익의 박탈과 함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하지 않으면 그 범죄 발생을 막기 어렵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또한 특별형법의 처벌대상이 되는 범행의 경우 그 규모가 상당하고, 조직적ㆍ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일련의 범죄가 동시에 발각되기보다는 시차를 두고 각각 수사ㆍ기소되어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예외규정을 두게 되면, 벌금 납입의 실효적 확보를 통한 범죄 예방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 법관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이 경우 그 형을 감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형을 면제할 수 있고(형법 제39조 제1항), 징역형과 벌금형이 병과된 경우 벌금형에 대하여서만 형을 면제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9773 판결 참조). 또한 법관은 범죄행위로 인한 수익을 몰수ㆍ추징하거나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등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형을 작량감경할 수 있고(형법 제53조), 징역형과는 별도로 벌금형만의 선고를 유예할 수도 있다(형법 제59조 제2항).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는 범죄들은 대부분 징역형과 함께 벌금형이 필요적 병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법관은 필요한 경우 징역형의 양형과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라) 경합범이 동시에 기소되었을 때에는 형법 제69조 제2항에 따라 3년의 범위 내에서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게 된다. 그러나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할 때에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하여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과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합산이 형법 제69조 제2항에서 정한 3년을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형법 제37조 후단과 제39조 제1항의 규정은 법원이 후단 경합범인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경우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형의 양정(형법 제51조)에 관한 추가적인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이 경우 법원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형의 임의적 감면을 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일 뿐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형의 선고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에 대한 형의 선고를 하나의 형의 선고와 동일하게 취급하라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9도17381 판결 참조). 이와 같은 맥락에서 후단 경합범의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선고형의 총합이 두 죄에 대하여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 속하도록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제한을 받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도837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하면, 법원이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1
억 원 이상의 고액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반드시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한 판결에서 정한 유치기간과의 합산이 형법 제69조 제2항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러한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은 선고하는 벌금의 액수에 따라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정함으로써 벌금의 납입을 강제하고 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인바,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반면, 법원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등 양형과정에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받는 사익이 위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한다.
(4)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2025. 2. 27. 2024헌가8]
판시사항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하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에 관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을 선고함에 있어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에 관한 제한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두지 아니한 구 형법 제70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벌금 미납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노역장 유치가 고액 벌금의 납입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후단 경합범이라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면 고액 벌금의 회피수단으로 노역장 유치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 사이의 불균형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이 조항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
법관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이 경우 그 형을 감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형을 면제할 수 있다. 또한 법관은 징역형과 벌금형이 병과된 경우 벌금형에 대하여서만 형을 면제하거나 선고를 유예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징역형의 양형과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다.
경합범이 동시에 기소되었을 때에는 형법 제69조 제2항에 따라 3년의 범위 내에서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게 된다. 그런데 법원이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1억 원 이상의 고액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반드시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한 판결에서 정한 유치기간과의 합산이 형법 제69조 제2항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벌금의 납입을 강제하고 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인바,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반면, 법원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등 양형과정에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받는 사익이 위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였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2항
참조조문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 제2항
형법(2004. 1. 20. 법률 제7077호로 개정된 것) 제37조
형법(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된 것) 제39조 제1항
참조판례
헌재 1999. 5. 27. 98헌바26, 판례집 11-1, 622, 629
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판례집 16-1, 741, 749-750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판례집 29-2하, 17, 25-30
당사자
제청법원 서울고등법원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24노42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등
주문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송○○에 대한 각 형사 확정판결
(1) 송○○은 2021. 12. 16. ‘2019. 5. 13.경 위조 가방 등을 수입하면서 다른 물품을 선적한 것처럼 작성한 허위선적서류를 작성하여 위조품 총 134,508점(물품원가 302,213,874원)을 밀수입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관세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인천지방법원 2021고합41), 2021. 12. 2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1 확정판결’이라 한다).
(2) 송○○은 2022. 12. 1. ‘2021. 5. 17.부터 2021. 7. 19.까지 담배 1,447박스(물품원가 3,401,175,000원)를 해당 수입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여 수입하였고, 2019. 8. 1.경부터 2021. 2. 5.경까지 총 659회에 걸쳐 물품을 수입하면서 수입자 및 납세의무자를 대포회사로 허위 신고하였다’는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죄, 관세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5년 및 벌금 6,498,600,000원(1일 6,498,000원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 유치)을 선고받았다[인천지방법원 2021고합1009, 2022고합254(병합)].
송○○ 및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2023. 6. 15.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22노3336), 송○○이 상고하였으나 2023. 8. 24. 취하하여 같은 날 확정되었다(대법원 2023도8615, 이하 ‘이 사건 제2 확정판결’이라 한다).
나. 당해 사건의 경과
송○○은 2022. 11. 23. ‘2020. 4. 16. 위조 명품 잡화(물품원가 202,409,696원)를 밀수입하면서 여행용 캐리어를 수입하는 것처럼 신고하여 밀수입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2019. 10. 14.부터 2020. 4. 16.까지 총 82회에 걸쳐 신발 등을 수입하면서 납세의무자를 ○○상사로 허위신고하였다’는 내용(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 관세법위반 등의 공
소사실로 기소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2고합1026).
법원은 2024. 1. 18. 송○○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000,000원(1일 1,000,000원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 유치)을 선고하였고(이하 ‘당해 사건 원심판결’이라 한다), 송○○이 항소하여 당해 사건으로 계속 중이다.
다. 제청법원은 당해 사건 계속 중이던 2024. 5. 29. 직권으로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벌금의 액수에 따라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한 형법 제70조 제2항에 관하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라. 이 사건 제1, 2 확정판결 및 당해 사건 원심판결에서 송○○에게 선고한 형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선고형
노역장 유치일
이 사건
제1 확정판결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
-
이 사건
제2 확정판결
징역 5년,
벌금 6,498,600,000원
1,000일
당해 사건 원심판결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벌금 300,000,000원
300일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노역장유치) ②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형법(2004. 1. 20. 법률 제7077호로 개정된 것)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
형법(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된 것)
제39조(판결을 받지 아니한 경합범, 수개의 판결과 경합범, 형의 집행과 경합범)
①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9조(벌금과 과료) ②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년 이하, 과료를 납입하지 아니한 자는 1일 이상 30일 미만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한다.
3.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이 사건 범죄와 이 사건 제1, 2 확정판결의 범죄는 모두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하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의 관계에 있으므로, 위 각 죄를 동시에 판결하였다면 노역장 유치기간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최하한인 1,000일로 정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최장기로 정해지더라도 형법 제69조 제2항에 따라 3년에 해당하는 1,095일로 정하여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범죄와 이 사건 제1, 2 확정판결의 범죄에 대하여 별개의 판결이 선고됨에 따라 동시에 판결을 받을 경우에 비하여 노역장 유치의 합산기간이 300일 더 길어지고, 형법 제69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3년을 초과하여 노역장에 유치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
법원은 벌금형의 감경 또는 면제,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거나 징역형의 양형과정에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하는 등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다. 그러나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른 감경 또는 면제를 하더라도 벌금형에 대하여는 감경 또는 면제를 하지 않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는 경우가 있고, 벌금형에 부수적으로 부과되는 환형처분 때문에 본형의 양정이 좌우되는 것은 형의 양정의 체계와 순서에 부합하지 않고 본말이 전도되어 부당한 점, 형의 면제나 선고유예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고 피고인이 선고유예 결격인 경우에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수단이 제한되어 있어 노역장 유치기간이 길어지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가 공소를 분리하여 제기함으로써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에 비하여 피고인에 대한 노역장 유치기간이 길어지는 경우에까지 별도의 예외 규
정 없이 그대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이 적용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피고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노역장 유치는 벌금 미납자를 일정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하게 하는 것으로 벌금 미납자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을 선고함에 있어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에 관한 제한을 적용받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두지 아니한 것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문제된다.
제청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부분에 관한 위헌제청이유의 실질적 내용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예외 없이 적용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이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으로서 신체의 자유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과 사실상 동일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나. 신체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의 벌금을 선고할 경우 300일 이상의,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벌금을 선고할 경우 500일 이상의, 50억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할 경우 1,000일 이상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노역장 유치가 고액 벌금의 납입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이와 같이 1억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하는 경우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법률에 정해두게 되면, 벌금의 납입을 심리적으로 강제할 수 있고 1일 환형유치금액 사이의 차이를 좁혀 형평성을 도모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절한 수단이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가) 벌금형 등에 대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
는 문제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노역장 유치제도가 가지는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에 관한 규정이 헌법상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어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1999. 5. 27. 98헌바26; 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참조).
(나) 종래 고액의 벌금을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하여 1일 환형유치금액이 높게 책정됨으로써 단기간의 노역장 유치만으로 벌금 전부를 면제받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특히 재력이 있는 사람들조차 경제적 자력이 충분함에도 단기간의 노역장 유치로 고액의 벌금을 면제받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는 소위 ‘황제노역’이라 불리면서 국민적 비판을 받게 되었다. 또한 벌금 액수에 따라 1일 환형유치금액에서 지나친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정의에 반하고 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법적 판단하에 2014. 5. 14. 형법 개정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그런데 후단 경합범이라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한다면, 고액 벌금의 회피수단으로 노역장 유치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고 1일 환형유치금액 사이의 불균형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특별형법상 ‘범죄이익의 일정 배수 이상’을 벌금의 하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제범죄나 식품ㆍ보건ㆍ환경범죄 등에서 주로 의미가 있다. 이러한 범죄들은 대체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며 그 피해가 크고 경제 질서를 교란시키거나 사람의 생명ㆍ신체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는 등 불법성이 무겁다는 특징을 가진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벌금 납입의 철저한 집행을 통해 범죄수익의 박탈과 함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하지 않으면 그 범죄 발생을 막기 어렵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또한 특별형법의 처벌대상이 되는 범행의 경우 그 규모가 상당하고, 조직적ㆍ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일련의 범죄가 동시에 발각되기보다는 시차를 두고 각각 수사ㆍ기소되어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노역장 유치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예외규정을 두게 되면, 벌금 납입의 실효적 확보를 통한 범죄 예방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 법관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이 경우 그 형을 감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형을 면제할 수 있고(형법 제39조 제1항), 징역형과 벌금형이 병과된 경우 벌금형에 대하여서만 형을 면제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9773 판결 참조). 또한 법관은 범죄행위로 인한 수익을 몰수ㆍ추징하거나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등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형을 작량감경할 수 있고(형법 제53조), 징역형과는 별도로 벌금형만의 선고를 유예할 수도 있다(형법 제59조 제2항).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는 범죄들은 대부분 징역형과 함께 벌금형이 필요적 병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법관은 필요한 경우 징역형의 양형과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다(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참조).
(라) 경합범이 동시에 기소되었을 때에는 형법 제69조 제2항에 따라 3년의 범위 내에서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게 된다. 그러나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할 때에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하여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과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합산이 형법 제69조 제2항에서 정한 3년을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형법 제37조 후단과 제39조 제1항의 규정은 법원이 후단 경합범인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경우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형의 양정(형법 제51조)에 관한 추가적인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이 경우 법원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형의 임의적 감면을 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일 뿐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형의 선고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에 대한 형의 선고를 하나의 형의 선고와 동일하게 취급하라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9도17381 판결 참조). 이와 같은 맥락에서 후단 경합범의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한 선고형의 총합이 두 죄에 대하여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여 산출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 속하도록 후단 경합범에 대한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제한을 받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도837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하면, 법원이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1
억 원 이상의 고액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반드시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한 판결에서 정한 유치기간과의 합산이 형법 제69조 제2항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러한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은 선고하는 벌금의 액수에 따라 노역장 유치기간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정함으로써 벌금의 납입을 강제하고 유치금액에 대한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인바, 이러한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반면, 법원은 후단 경합범의 죄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등 양형과정에서 유치기간의 하한을 참작함으로써 구체적 형평을 기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받는 사익이 위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한다.
(4)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