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9. 4., 선고, 2024도18701, 판결]



판시사항


[1]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의미 및 어떤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직장 등 공동체 내에서 구성원 사이에 발생한 신체접촉 행위를 자연스러운 비언어적 의사소통이나 의례적·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신체접촉 행위가 의례적·사회적으로 상당한 범주를 다소 벗어났으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로서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1] 군형법 제92조의3
[2] 군형법 제92조의3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공2002상, 1306),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공2013하, 2046)


전문


피 고 인 : 피고인
상 고 인 : 피고인
변 호 인 : 법무법인 내일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오명근 외 1인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24. 11. 6. 선고 (춘천)2024노5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2. 8. 16. 11:40경 부산 강서구에 있는 공군 제○○비행전대 부대 내 주차장에서 피해자가 운전하는 모닝 승용차의 조수석에 앉아 있던 중 피해자가 주차하기 위해 다른 곳을 보는 사이 갑자기 기어 봉(변속레버)에 피고인의 손을 올려두어 이후 기어 봉을 잡으려던 피해자의 손에 피고인의 손등이 접촉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손 부위를 만져 군인인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이자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이라고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 등 참조). 어떤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중사인 피고인과 하사인 피해자는 2021년 무렵부터 공군 제○○비행전대의 △△중대 내 기체반에서 선·후임 관계로 함께 근무하였다.

2) 피고인, 피해자 및 그들과 함께 근무하는 공소외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식사 후 피해자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으로, 피해자가 운전석, 피고인이 조수석, 공소외인이 뒷자리에 각각 탑승하고 있었다. 부대 내 주차장에서 피해자가 주차를 위해 후진하여야 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다른 곳을 보는 틈을 타 기어 봉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두었고 피해자가 이를 모른 채 기어 봉에 손을 올려놓는 순간 피고인의 손등과 피해자의 손바닥이 맞닿게 되었다. 피해자가 바로 손을 치워 피고인과 피해자의 손이 닿은 시간은 약 1초 정도이다.

3)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대신 기어를 변속하는 척하는 장난을 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장난을 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행위 전후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특별한 언동을 한 것은 없다.

다.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점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직장 등 공동체 내에서 구성원 사이에 일상적이고 의례적인 활동으로 물건을 주고받거나 인사를 나누는 등의 과정에서 다양한 이유로 신체접촉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행위자와 상대방의 정서적 유대 정도나 당시 접촉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신체접촉 행위를 자연스러운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볼 수 있다거나 의례적·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성적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신체접촉 행위가 의례적·사회적으로 상당한 범주를 다소 벗어나 부적절한 성적인 언동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로서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다면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손등과 손바닥이 1초 정도 맞닿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접촉이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적으로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고 기어 봉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은 것에 불과하다.

3) 이 사건 당시 차 안에는 피고인, 피해자 외에 공소외인도 함께 타고 있었다.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의 과정이나 그 전후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어떠한 성적 언동을 하였다거나 추가적인 신체접촉으로 나아가는 등, 피고인의 행위를 성욕의 만족이나 피해자에 대한 성적 모욕·비하와 같은 성적 관련성을 갖는 행위라고 평가할 만한 사정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비록 피고인이 2021. 7.경부터 약 1년 이상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암시하는 말을 하는 등 여러 차례 성적 언동을 하여 피해자가 불쾌함을 느끼고 정신적 고통을 받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성적 관련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피고인의 이른바 ‘장난’이 부적절하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민사상 불법행위 또는 군 조직 내 징계사유 등으로 평가할 소지가 없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으로서의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군인등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의미와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권영준 엄상필(주심)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