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5. 10. 23. 2023헌마1383 [기각]


공직선거법 제148조 등 위헌확인

[2023. 10. 23. 2023헌마1223ㆍ1383(병합)]


판시사항



가.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 동안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공직선거법(2022. 2. 16. 법률 제18837호로 개정된 것) 제148조 제1항 본문 중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 동안’에 관한 부분 및 공직선거법 (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된 것) 제158조 제1항(이하 이들을 합하여 ‘사전투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사전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떼지 아니하고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된 것) 제158조 제3항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사전투표조항은 선거일 전 5일 또는 4일에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든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유권자가 자신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다 편리한 시간과 장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투표 편의를 증진하고 나아가 투표율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사전투표자는 선거일 투표자에 비해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거나 선택을 숙고할 수 있는 기간이 더 짧다고 할 수 있으나,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이 가능한 점, 선거운동기간 이후에는 각종 언론매체나 인터넷 매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와 주요 정책 등을 접할 수 있는 점, 투표시점에 여론조사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선거일 투표자와 동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숙려기간의 단축이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를 선거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종전 부재자투표 시기보다 선거일과의 간격이 좁혀졌으며, 공정성 담보를 위한 제도적 수단이 존재하고, 사전투표기간의 설정도 합리적 입법재량을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사전투표조항이 입법자의 입법재량을 현저히 일탈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헌법재판소는 2023. 10. 26. 2022헌마231등 결정에서,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떼지 아니하고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정한 일련번호조항이 비밀투표원칙에 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위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선례의 견해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일련번호조항은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법(2022. 2. 16. 법률 제18837호로 개정된 것) 제148조 제1항 본문

공직선거법(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된 것) 제158조 제1항, 제3항



참조조문



헌법 제24조

공직선거법(2022. 2. 16. 법률 제18837호로 개정된 것) 제148조 제1항 단서, 제5항

공직선거법(2021. 3. 26. 법률 제17981호로 개정된 것) 제151조 제6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07. 3. 29. 2005헌마985등, 판례집 19-1, 287, 300 헌재 2010. 4. 29. 2008헌마438, 판례집 22-1하, 110, 120, 123 헌재 2010. 4. 29. 2008헌마438, 판례집 22-1하, 110, 124 헌재 2014. 5. 29. 2012헌마913, 판례집 26-1하, 448, 452 헌재 2016. 3. 31. 2015헌마1056등, 판례집 28-1상, 556, 565 헌재 2021. 12. 23. 2018헌바152, 판례집 33-2, 715, 722 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1등, 판례집 35-2, 654, 662-663 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2등, 판례집 35-2, 667, 671-672

나. 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1등, 판례집 35-2, 654, 662-663



당사자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주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하고자 한 사람들로,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2024. 4. 10. 실시되었고, 그 사전투표기간은 2024. 4. 5.부터 같은 달 6.까지였다.

나. 청구인들은 사전투표와 관련된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55조 제2항, 제4항, 제158조, 제162조가 청구인들의 선거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10. 26.(2023헌마1223), 2023. 12. 22.(2023헌마1383) 각각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청구에서 청구인들이 다투는 것은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 동안 사전투표소를 설치ㆍ운영하도록 하여 사전투표기간 중에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선거인에게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사전투표용지를 교부하고 투표하도록 하는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공직선거법(2022. 2. 16. 법률 제18837호로 개정된 것) 제148조 제1항 본문 중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 동안’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된 것) 제158조 제1항(이하 이들을 합하여 ‘사전투표조항’이라 한다), ② 같은 조 제3항 중 ‘일련번호를 떼지 아니하고’에 관한 부분(이하 ‘일련번호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22. 2. 16. 법률 제18837호로 개정된 것)

제148조(사전투표소의 설치) ① 구ㆍ시ㆍ군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 동안(이하 “사전투표기간”이라 한다) 관할구역(선거구가 해당 구ㆍ시ㆍ군의 관할구역보다 작은 경우에는 해당 선거구를 말한다)의 읍ㆍ면ㆍ동마다 1개소씩 사전투표소를 설치ㆍ운영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공직선거법(2014. 1. 17. 법률 제12267호로 개정된 것)

제158조(사전투표) ① 선거인(거소투표자와 선상투표자는 제외한다)은 누구든지 사전투표기간 중에 사전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있다.

③ 사전투표관리관은 투표용지 발급기로 선거권이 있는 해당 선거의 투표용지를 인쇄하여 “사전투표관리관” 칸에 자신의 도장을 찍은 후 일련번호를 떼지 아니하고 회송용 봉투와 함께 선거인에게 교부한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22. 2. 16. 법률 제18837호로 개정된 것)

제148조(사전투표소의 설치) ① (본문 생략)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에 사전투표소를 추가로 설치ㆍ운영할 수 있다.

1. 읍ㆍ면ㆍ동 관할구역에 군부대 밀집지역 등이 있는 경우

2. 읍ㆍ면ㆍ동이 설치ㆍ폐지ㆍ분할ㆍ합병되어 관할구역의 총 읍ㆍ면ㆍ동의 수가 줄어든 경우

3. 읍ㆍ면ㆍ동 관할구역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6조제3항에 따른 감염병관리시설 또는 같은 법 제39조의3제1항에 따른 감염병의심자 격리시설이 있는 경우

4. 천재지변 또는 전쟁ㆍ폭동,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사전투표소를 추가로 설치ㆍ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관할 구ㆍ시ㆍ군선거관리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

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소에서 통합선거인명부를 사용하기 위한 선거전용통신망을 구축하여야 하며, 정보의 불법 유출ㆍ위조ㆍ변조ㆍ삭제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하여야 한다.

공직선거법(2021. 3. 26. 법률 제17981호로 개정된 것)

제151조(투표용지와 투표함의 작성) ⑥ 구ㆍ시ㆍ군선거관리위원회는 제1항 및 제5항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소에서 교부할 투표용지는 사전투표관리관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발급기를 이용하여 작성하게 하여야 한다. 이 경우 투표용지에 인쇄하는 일련번호는 바코드(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한 막대 모양의 기호를 말한다)의 형태로 표시하여야 하며, 바코드에는 선거명, 선거구명,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명 및 일련번호를 제외한 그 밖의 정보를 담아서는 아니 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사전투표조항

(1) 사전투표소 투표자(이하 ‘사전투표자’라 한다)는 투표 이후 선거일 전에 공개되는 정보를 고려할 수 없고, 후보자가 사퇴하거나 사망하는 경우 이미 행사한 투표가 사표로 될 수 있다. 또한 사전투표는 선거운동기간 중에 이루어져 선거운동원들의 접촉과 설득에 직접 노출되므로, 사전투표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제약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사전투표는 선거일 투표와 다른 조건에서 실시되어 투표가치의 차이가 발생하므로, 사전투표조항은 평등선거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한다. 나아가 사전투표조항은 사전투표를 이틀 동안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는 하루 동안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는 선거일 투표자를 사전투표자와 차별취급하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2) 사전투표를 하면 그 투표시점에 의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정치적 성향을 사실상 드러내게 되므로, 사전투표조항은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3) 사전투표조항은 투표율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데, 이는 선거권자가 투표하지 않을 자유를 방해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4) 사전투표제도 도입 후 사전투표율은 높아졌으나 전체 투표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 사전투표조항은 투표율 제고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선거일 투표와 사전투표를 원칙과 예외의 관계가 아닌 1, 2차 투표로 변질시켜 국가 규범체계와 법적 안정성,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헌법질서를 위반한다.

(5)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비리 등으로 데이터베이스 관리나 선거관리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고, 청구인들은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입고 있으므로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

나. 일련번호조항

일련번호조항은 사전투표자로 하여금 사전투표자의 이름과 주소가 바코드 형태로 기록된 사전투표용지에 투표하도록 강요하므로, 비밀투표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및 쟁점의 정리

(1) 사전투표조항

(가) 사전투표조항은 선거일 전에 미리 투표할 기회를 부여하는 조항으로, 선거권 자체를 부여 또는 박탈

하거나, 선거권의 행사에 요건을 추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전투표기간은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 동안으로 선거일과 시차가 있는 만큼, 선거권자들이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 수집의 기회나 숙려기간이 선거일 투표자보다 적은 상태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있고, 이미 사전투표를 한 선거인은 사전투표일과 선거일 사이에 후보자의 사퇴 등 선거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정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자신의 선택에 반영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사전투표기간에는 선거운동이 허용되므로 사전투표자는 선거운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사전투표조항은 사전투표자의 의사를 선거에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전투표자의 선거권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나) 청구인들은 사전투표조항이 사전투표자와 선거일 투표자를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거나, 국가 규범체계와 법적 안정성,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헌법질서에 위반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실질적으로 선거권 침해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선거권 침해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청구인들은 사전투표조항으로 인해 양심의 자유도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나, 사전투표조항은 투표자의 정치적 성향에 대하여 규율하지 않고 있으며, 사전투표를 할 것인지, 하지 말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양심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라) 청구인들은 사전투표조항이 투표율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므로 투표하지 아니할 자유를 침해한다고도 주장하나, 사전투표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곧 투표를 강요하는 것이라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일련번호조항

(가) 일련번호조항이 투표용지에서 일련번호를 떼지 아니하고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한 것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한편, 청구인들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채용 비리 등으로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신뢰할 수 없게 되어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직원의 채용 비리 등에 관한 주장은 일련번호조항 자체의 위헌성에 관한 것이 아니고,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다른 개별적 기본권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므로 선거권 침해 여부에 관해 판단하는 이상 따로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07. 3. 29. 2005헌마985등 참조).

나. 사전투표조항에 대한 판단

(1) 심사기준

선거권은 헌법 제24조에 따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되므로 선거권의 내용은 선거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비로소 구체화된다(헌재 2014. 5. 29. 2012헌마913 참조). 지정된 선거일에만 투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선거일 외에 특정한 시점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유권자로 하여금 현실적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절차를 어느 정도로 마련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으로서, 선거권 자체의 제한이라기보다 선거권의 행사 절차를 입법을 통해 형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선거일 전 사전투표를 허용할지 여부 및 그 구체적인 내용의 형성은 우리나라의 정치문화, 사회ㆍ경제적 환경, 기술적 여건, 국민의 의식수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정책의 영역에 속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입법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어 명백히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입법이 되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0. 4. 29. 2008헌마438; 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2등 참조).

(2) 판단

(가) 사전투표조항은 선거일 외에 선거일 전 5일 또는 4일에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든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투표의 시간적ㆍ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부재자신고 등을 요하던 종전 부재자투표제도의 부담을 경감시켜 유권자에게 투표의 편의를 제공하고, 선거권 행사기회를 보장하여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나)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투표 외에도 거소투표ㆍ선상투표(제38조), 재외국민 투표(제218조의17) 등의 제도를 두어, 직업적ㆍ신체적 사유나 이동의 제약 등으로 선거일에 투표하기 어려운 유권자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선거일에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어렵거나 곤란한 유권자는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사전투표조항은 유권자가 자신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다 편리한 시간과 장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투표 편의를 증진하고 나아가 투표율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다) 사전투표조항은 사전투표기간을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이 사전투표자는 선거일 투표자에 비해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거나 선택을 숙고할 수 있는 기간이 더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사전투표자와 선거일 투표자 사이의 정보 격차가 현저히 크다고 보기 어렵다.

먼저, 공직선거법은 예비후보자등록 제도를 두고 있고(제60조의2), 예비후보자 등은 선거사무소의 설치 및 간판ㆍ현판 또는 현수막의 설치ㆍ게시,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게재한 명함의 교부 또는 지지의 호소, 홍보물의 우편발송 등 일정한 범위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제60조의3), 대통령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의 경우 예비후보자공약집도 발간ㆍ배부할 수 있다(제60조의4). 이처럼 사전투표자는 정식 후보자등록 이전에도 예비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이후 후보자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방법(제61조 내지 제82조의7 참조)은 물론, 신문과 텔레비전 등 각종 언론매체나 인터넷 매체,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후보자들에 관한 정보와 주요 정책들을 접할 수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 관련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므로(제108조 제1항), 투표시점에 여론조사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선거일 투표자와 사전투표자 모두 동일하다. 사전투표제도의 도입과 함께 선거인명부의 확정일을 종전보다 3일 앞당겨 매 세대에 선거공보를 조기에 발송하도록 하는 등(공직선거법 제44조 제1항, 제65조 제6항) 사전투표자가 후보자정보와 정책ㆍ공약 등을 보다 충실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청구인들은, 사전투표 시 선택한 후보자가 선거일 전에 사퇴할 경우 그 투표는 사표가 되므로 사전투표자의 의사가 선거에 충실히 반영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후보자의 사퇴 가능성은 비단 사전투표일부터 선거일까지 사이만이 아니라 선거일 이후는 물론 당선인으로 확정된 이후에도 얼마든지 존재한다(공직선거법 제195조 제1항 제4호 참조). 따라서 사전투표일 이후에 후보자가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전투표자의 선거권이 중대하게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0. 4. 29. 2008헌마438 참조).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사전투표자의 숙려기간이 줄어든 정도가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를 선거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

(라) 청구인들은 전체투표율이 감소하는 추세임을 들어 사전투표조항이 유권자의 편의 제고 목적에 기여하지 못한다고도 주장하나, 각종 선거의 전체투표율 변화 양상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단순한 투표율의 추이만으로 사전투표가 전체투표율 제고에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전투표조항은 투표방법의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여 그 자체로 선거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용이하게 하는 측면이 있는바, 사전투표제도가 없었더라면 오히려 전체투표율이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마) 헌법재판소는 이미 2010. 4. 29. 2008헌마438 결정에서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 부재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구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에 대하여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각결정을 한 바 있다. 현행 사전투표 시기는 종전 부재자투표 시기보다 하루 늦게 시작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그만큼 선거일과의 간격이 좁혀졌다. 이에 따라 숙려기간이 단축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우려도 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전투표기간 중 선거운동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사전투표일은 법정공휴일이 아니므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유권자가 선거운동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헌재 2021. 12. 23. 2018헌바152 참조).

(바) 사전투표제도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 역시 존재한다(헌재 2023. 10. 26. 2022헌마231등 참조). 사전투표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소에서 통합선거인명부를 사용하기 위한 선거전용통신망을 구축하여야 하며, 정보의 불법 유출ㆍ위조ㆍ변조ㆍ삭제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하여야 한다(공직선거법 제148조 제5항). 또한 투표용지 발급기가 봉함ㆍ봉인된 상태에서 사전투표관리관에게 인계되고(공직선거관리규칙 제72조 제2항), 사전투표관리관은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발급기를 이용하여 선거인에게 교부할 투표용지를 작성하며(공직선거법 제151조 제6항 전문), 후보자마다 사전투표소별로 2명씩 선정된 사전투표참관인이 사전투표 상황을 참관하고, 관할 우체국장에게 투표지를 인계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동행한다(같은 법 제162조 제1항). 사전투표관리관은 사전투표기간 각 일자별 투표가 마감되면 ‘사전투표록’에 투표용지 발급기에 의한 발급 수, 투표용지 교부 수를 관내선거인ㆍ관외선거인을 구분하여 기록하며(공직선거관리규칙 제86조 제11항), 실물 투표지 역시 존재하므로, 사전투표용지의 발급ㆍ교부수와 실제 투표수를 비교하여 사후적으로 선거부정 여부를 검증하는 것도 가능하다(헌재 2016. 3. 31. 2015

헌마1056등 참조).

(사) 청구인들은 전산조작이나 해킹을 통해 사전투표를 한 실제 선거인 수와 투표용지의 수가 달라질 수 있는 등 부정선거의 가능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은 사전투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사전투표조항이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상황을 예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대법원은 사전투표에 사용된 투표지 분류기에 무선 인터넷이 연결될 수 없기 때문에 외부 통신 등을 이용하여 투표지 분류기의 동작을 제어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등(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수5028 판결 참조) 청구인들이 우려하는 방식으로 선거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볼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아니한다. 가사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는 선거소청이나 선거소송 등 구제절차(제219조, 제222조)를 통해 시정되거나 해소될 수 있다.

(아) 한편, 사전투표기간을 언제로 설정할지에 관해서는 지리적 여건과 우편제도의 기술적 여건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헌재 2010. 4. 29. 2008헌마438 참조). 관외선거인에 의한 사전투표지는 등기우편을 통해 관할 구ㆍ시ㆍ군선거관리위원회로 발송되는바(공직선거법 제158조 제6항 제1호), 사전투표의 종료시점을 정함에 있어서는 도서지역을 포함한 전국 각지의 사전투표소에서 전국 각지의 해당 구ㆍ시ㆍ군선거관리위원회로 사전투표지가 우편을 통해 송부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여야 한다. 우편물이 접수 당일 또는 그 다음날에 도착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통상적인 국내 우편물의 경우 접수한 날의 다음날부터 3일 내에 송달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우편법 시행규칙 제12조 제2항), 특히 도서 벽지나 산간 오지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대해서는 우편물송달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며(같은 규칙 제13조 제1항), 그 밖에 예기치 못한 돌발적 상황으로 송달이 지연될 가능성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사전투표지의 송달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여 사전투표기간을 선거일 전 4일까지 마치도록 규정한 것이 입법자의 합리적인 재량을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자) 청구인들은 선거일 투표자의 경우 단 하루 동안 지정된 투표소 한 곳에서만 투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사전투표조항이 아닌, 선거일에 선거인명부에 따라 특정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제34조, 제37조, 제147조)으로 인한 효과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청구인들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차) 결국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전투표조항이 입법자의 입법재량을 현저히 일탈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일련번호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2023. 10. 26. 2022헌마231등 결정에서,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떼지 아니하고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정한 일련번호조항이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2014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사전투표제도를 도입하게 되면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위조ㆍ복사 등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위조용지 식별이 보다 정확하고 용이한 바코드 방식 일련번호제도를 채택하게 되었다. 위조용지의 식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련번호를 투표용지로부터 분리하지 않는 것이 유리한데, 바코드 방식의 일련번호는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기에 더 이상 숫자식 일련번호 방식과 같은 이유에서 비밀투표 침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반드시 이를 떼어낼 필요는 없게 되었다.

사전투표의 경우 선거인별 지정된 사전투표소가 없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투표가 가능하므로, 각 사전투표소별 총 방문자 수 및 선거인의 대기시간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에 일련번호조항은 선거인의 대기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사전투표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전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절취하지 않고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하게 된 것이다.

일련번호조항으로 인하여 일련번호지와 투표용지가 분리되지 않는 것이 비밀투표원칙 위배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바코드 방식의 일련번호는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워 누군가가 바코드를 기억하는 방법으로 비밀투표원칙에 위배되는 상황을 상정하기 어렵고, 공직선거법은 투표용지에 인쇄하는 바코드에 선거명, 선거구명,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명 및 일련번호를 제외한 그 밖의 정보를 담을 수 없도록 규정함으로써(제151조 제6항) 바코드에 선거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하므로, 바코드를 투표용지로부터 분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비밀투표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해볼 때, 일련번호조항은 청

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위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선례의 견해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일련번호조항은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별지] 청구인 명단

(2023헌마1223)

이○○(변호사)

(2023헌마1383)

1. ~ 100. 강○○ 외 99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