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4. 1. 25. 2022헌바186 [합헌,각하]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건 2022헌바186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 단서 등 위헌소원

청구인 정○○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수진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2무598 소송구조

선고일 2024. 1. 25.



주문



1.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8조 제1항 단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공무원연금공단 등을 상대로 국가공무원연금수급권자지위확인등의소를 제기하였으나, 2017. 12. 19. 기각되자(서울행정법원 2014구합3594), 항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8누48122). 청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소송구조신청을 하였으나 2022. 2. 17.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20아96), 재항고하였다(당해 사건).

나. 청구인은 2022. 3. 28. 위 당해 사건 계속 중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 소송구조를 할 수 없다고 한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 단서, 결정문과 명령문에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고 한 민사소송법 제224조 제1항 단서, 심리불속행 판결문에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1항, 소송구조 전담재판부 설치를 할 수 있다고 한 ‘소송구조제도의 운영에 관한 예규’ 제2조의2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2. 7. 6. 본안과 함께 기각되었다(대법원 2022아15).

다. 청구인은 2022. 8. 16. 위 조항들 및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내지 제7조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변호사의 자격이 없는 사인인 청구인이 한 헌법소원심판청구나 주장은 변호사인 대리인이 추인한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있고(헌재 1992. 6. 26. 89헌마132 참조), 국선대리인 선임 후에 대리인의 추인이 없이 한 소송행위는 효력이 없으므로(헌재 1995. 2. 23. 94헌마105 참조), 청구인의 국선대리인이 제출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보충서)에 따라 심판대상을 확정한다(헌재 2023. 2. 23. 2021헌마16등 참조).

청구인은 국선대리인이 헌법소원심판청구서(보충서)를 제출한 후 헌법재판소법 제42조, 법원조직법 제4조 제1항, 제7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129조 제1항 제1호,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2조,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3항 및 제4항과 관련한 민사소송규칙의 입법부작위, ‘소송구조제도의 운영에 관한 예규’ 제1조 및 제2조 제2항을 심판대상으로 추가하였으나, 국선대리인이 이를 추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조항들은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8조 제1항 단서(이하 ‘구조요건조항’이라 한다), ② 제224조 제1항 단서(이하 ‘이유생략조항’이라 한다), ③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상고심법’이라 한다) 제3조, 제4조, 제5조, 제6조, 제7조, ④ ‘소송구조제도의 운영에 관한 예규’(2014. 7. 17. 재판예규 제1476호로 개정된 것) 제2조의2(이하 ‘예규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8조(구조의 요건) ①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訴訟救助)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224조(판결규정의 준용) ① 성질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한, 결정과 명령에는 판결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다만, 법관의 서명은 기명으로 갈음할 수 있고, 이유를 적는 것을 생략할 수 있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2009. 11. 2. 법률 제9816호로 개정된 것)

제3조(「민사소송법」 적용의 배제) 「민사소송법」의 규정(다른 법률에 따라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이 이 법의 규정에 저촉되는 경우에는 이 법에 따른다.

제4조(심리의 불속행) ①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審理)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棄却)한다.

1. 원심판결(原審判決)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2. 원심판결이 명령·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3. 원심판결이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4.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 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6.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

② 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에 대하여는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1항의 예에 따른다.

③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각 호의 사유(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의 경우에는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사유)를 포함하는 경우에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제1항의 예에 따른다.

1. 그 주장 자체로 보아 이유가 없는 때

2. 원심판결과 관계가 없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때

제5조(판결의 특례) ① 제4조 및 「민사소송법」 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판결은 선고(宣告)가 필요하지 아니하며, 상고인에게 송달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③ 제1항의 판결은 그 원본을 법원서기관, 법원사무관, 법원주사 또는 법원주사보(이하 “법원사무관등”이라 한다)에게 교부하며, 법원사무관등은 즉시 이를 받은 날짜를 덧붙여 적고 도장을 찍은 후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제6조(특례의 제한) ① 제4조 및 제5조는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재판하는 경우에만 적용한다.

② 원심법원으로부터 상고기록을 받은 날부터 4개월 이내에 제5조에 따른 판결의 원본이 법원사무관등에게 교부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제4조 및 제5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7조(재항고 및 특별항고에의 준용)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의 재항고(再抗告) 및 특별항고 사건에는 제3조, 제4조 제2항·제3항, 제5조 제1항·제3항 및 제6조를 준용한다.

소송구조제도의 운영에 관한 예규(2014. 7. 17. 재판예규 제1476호로 개정된 것)

제2조의2(소송구조 전담재판부의 설치) 각급 법원장 및 지원장은 사건의 수, 업무량, 소속 법관의 수, 사무분담의 편의 기타 각 법원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소송구조 신청사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재판부를 설치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구조요건조항의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는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법원이 자의적으로 소송구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결정문에 이유를 작성하지 않도록 한 이유생략조항과 전담재판부를 두어 소송구조신청을 본안 재판부에서 심리하지 않도록 한 예규조항은 법원이 편의대로 소송구조 신청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므로, 구조요건조항과 함께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및 사법접근권을 침해한다.

다. 제1심 소장 인지대의 2배에 달하는 인지대를 납부하여야만 상고심 재판을 받을 수 있음에도, 6가지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심리를 하지 않고 이유조차 기재하지 않은 채 상고를 기각하게 하는 상고심법 조항들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유생략조항 및 상고심법 제5조 제1항에 관한 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시 구체적 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어야 하고, 그 법률이 당해 사건 재판에서 적용되는 법률이어야 하며,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그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헌재 2014. 12. 9. 2014헌바462 참조).

이유생략조항 및 상고심법 제5조 제1항은 판사가 결정서나 명령서, 판결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여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헌재 2017. 5. 30. 2017헌바210; 헌재 2021. 12. 23. 2018헌바211 참조).

나. 그 밖의 상고심법 조항들에 관한 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고 그 신청이 기각 또는 각하된 때에만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청구인이 당해 사건 재판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지 않았고, 따라서 법원의 기각결정도 없었던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그 심판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헌재 1994. 4. 28. 89헌마221; 헌재 2015. 8. 12. 2015헌바242 참조).

청구인은 당해 사건 재판 계속 중 상고심법 제5조 제1항을 제외한 나머지 상고심법 조항들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한 바 없으므로, 위 조항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다. 예규조항에 관한 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다(헌재 2008. 2. 28. 2006헌바70 참조).

예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임에도 법률이 아닌 예규를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5. 구조요건조항에 대한 본안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3. 7. 25. 2012헌바471등 결정, 2016. 7. 28. 2014헌바242등 결정, 2018. 6. 28. 2018헌바102 결정에서 구조요건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소송구조제도의 취지, 구조요건조항의 목적과 문언적 의미, 권리의 존부 판단에 관한 실체법의 일반 원리 및 민사소송법상 입증책임의 원칙, 또한 소송구조 재판시에 제출된 소송자료에 기초하여 판단한 결과 ‘패소할 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일응 소송구조의 요건은 갖추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구조요건조항에서 말하는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란 소송구조 재판시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도 더 이상 심리할 필요 없이 신청인이 패소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경우, 예컨대 청구가 신청인의 주장 자체로 이유가 없거나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 주장사실이 허위임이 분명한 경우, 또는 그 주장사실에 대하여 아무런 증거방법이 없는 경우 등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건이 패소할 것이 분명한지의 여부는 구체적인 사건의 소송 진행정도 및 관련 법리에 비추어 법관이 객관적 가치판단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구조요건조항에서 규정한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누구든지 예측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구조요건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헌법상의 재판청구권은 권리·의무에 관하여 분쟁이 있는 경우에 재판을 통하여 구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그 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한편 소송구조는 민사재판에 의한 권리구제절차에서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소송비용의 납입 유예, 변호사 보수 등의 지급 유예, 소송비용의 담보 면제 등의 도움을 주어 재판을 받는 국민에게 국가가 일정한 조력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소송구조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 국민의 재판청구권이 소멸되거나 그 행사가 직접 제한되지는 않으므로, 소송구조의 거부 자체가 국민의 재판청구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력이 없는 국민이 적절한 소송구조를 받기만 한다면 훨씬 쉽게 재판을 받아서 권리구제를 받거나 적어도 권리의 유무에 관한 정당한 의혹을 풀어 볼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소송구조의 거부가 재판청구권 행사에 대한 ‘간접적인 제한’이 될 수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재판청구권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로까지 확대 평가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간접적인 제한’의 여부가 논의될 수 있는 경우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재판에 의한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 바꾸어 말하면 패소의 가능성이 명백한 경우는 애당초 여기에 해당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구조요건조항이 “다만, 패소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여 소송구조의 불허가 요건을 정하고 있는 것은 재판청구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없으므로, 위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상당하다. 구조요건조항은 명확성원칙을 위배하거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기타 주장에 관한 판단

청구인은 구조요건조항이 사법절차에 접근할 권리라는 의미의 사법접근권 또한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은 사법절차에의 접근뿐만 아니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즉 사법절차상의 기본권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권리이므로(헌재 1996. 12. 26. 94헌바1; 헌재 2005. 5. 26. 2003헌가7 참조),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는 이상 이 부분 주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구조요건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