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5. 11. 27. 2022헌가39 [합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위헌제청

[2025. 11. 27. 2022헌가39, 2024헌가16(병합)]


판시사항



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강제추행죄를 범한 사람을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다른 범죄들과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심판대상조항은 정신적ㆍ신체적으로 아직 성장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자유로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 형성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경미한 추행행위라 하더라도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오늘날 성폭력범죄로부터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국민 일반의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심판대상조항에서 벌금형을 삭제한 것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나아가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을 통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법원의 양형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정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나. 보호법익과 죄질을 달리하는 다른 범죄들과 그 법정형을 비교하여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37조 제2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98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11. 11. 24. 2011헌바54, 판례집 23-2하, 447, 453 헌재 2017. 12. 28. 2016헌바368, 판례집 29-2하, 381, 388

나. 헌재 2011. 11. 24. 2011헌바54, 판례집 23-2하, 447, 453 헌재 2015. 2. 26. 2013헌바107, 판례집 27-1상, 112, 123 헌재 2021. 11. 25. 2019헌바446등, 판례집 33-2, 587, 605



당사자



제청법원 의정부지방법원

당해사건 1. 의정부지방법원 2022고합63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2022헌가39)

2. 의정부지방법원 2024고합54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2024헌가16)



주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22헌가39

당해사건 피고인은 아래와 같은 공소사실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죄로 기소되었고(의정부지방법원 2022고합63), 제청법원은 당해사건 계속 중이던 2022. 11. 30.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피고인은 ○○초등학교 내부공사업체 관리자로 2021. 3. 23. 위 초등학교 1층 화장실 앞에서 마주친 피해자 ○○(여, 6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갑자기 왼쪽 눈가에 입맞춤을 하였고, 피해자 □□(여, 6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갑자기 이마에 입맞춤을 하였으며, 이후 복도를 지나가던 중 달려오던 피해자 △△(여 7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멈춰 세운 뒤 갑자기 이마에 입맞춤을 하였다.』

나. 2024헌가16

당해사건 피고인은 아래와 같은 공소사실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죄로 기소되었고(의정부지방법원 2024고합54), 제청법원은 당해 사건 계속 중이던 2024. 10. 4.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피고인은 2023. 10. 10. 16:00경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면식이 없는 피해자(여, 7세)가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손잡이에 손을 걸치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피고인의 오른손을 피해자의 왼쪽 손 위에 얹고 약 5~6회에 걸쳐 피해자의 손을 쓰다듬듯이 만지고 잡아 13세 미만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과 관계없이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7조 제3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된 것)

제7조(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 ③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이유

각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요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가. 심판대상조항은 강제추행으로 인정되는 행위유형이 매우 광범위함에도 벌금형을 규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5년으로 규정하고 있고, 특히 집행유예 결격사유가 있는 경우 정상참작감경을 하여도 최소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고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처벌되는 행위들 사이, 특히 성적인 목적이 없는 추행과 성적인 목적이 명백한 추행 사이에는 죄질 등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도 심판대상조항은 이를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보고 무겁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제추행죄(제4조 제2항, 제1항), 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죄(제5조 제2항), 장애인유사성행위죄(제6조 제2항) 및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상 청소년유사성행위죄(제7조 제2항)와 같은데, 불법성과 가벌성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강제추행죄(제6조 제3항), 청소년성보호법상 청소년강제추행죄(제7조 제3항), 형법상 미성년자의제추행죄(제305조)는 벌금형이 있는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벌금형이 없고 이들보다 법정형이 높은데 불법성과 가벌성은 그만큼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형법에서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는 살인, 강간상해ㆍ치상 등 범죄들과 비교할 때 죄질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도 동일하게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지나치게 무거운 형벌을 정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및 다른 범죄들과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

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이다.

2022헌가39 사건의 제청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성적인 목적이 없는 추행과 성적인 목적이 있는 추행에 대해 같은 법정형을 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하고,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2024헌가16 사건의 제청법원은 집행유예 결격사유가 있는 경우 정상참작감경을 하여도 최소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들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개정 경과

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형법 제298조는 강제추행죄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였다. 1997. 8. 22. 법률 제5343호로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였다.

이후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2006. 10. 27. 법률 제8059호로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3항에서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2008. 6. 13. 법률 제9110호로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된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에서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각각 상향되었다.

2018년 하반기부터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착취 사건 등 사이버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였고, 특히 위 사건의 피해자 중 상당수가 사회적으로 미성숙하고 협박에 취약한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성폭력범죄의 법정형을 상향하는 등의 내용으로 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되면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에서 벌금형이 삭제되고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남은 심판대상조항에 이르렀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그러나 우리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고,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입법자의 입법 형성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다. 형벌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7. 12. 28. 2016헌바368).

(2) 심판대상조항은 정신적ㆍ신체적으로 아직 성장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자유로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 형성을 보호법익으로 한다(헌재 2017. 12. 28. 2016헌바368 참조).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행위 상대방에 대한 위험성 인지 능력 및 범죄사태 파악에 대한 인식 능력이 매우 취약한 단계여서 폭행ㆍ협박에 대한 대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헌재 2011. 11. 24. 2011헌바54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보호법익은 중요하다.

(3)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추행행위’에는 유형력 행사의 대소강약이 문제되지 않는 ‘기습추행’이나 신체의 접촉이 없는 추행행위, 성적인 목적이 없고 유형력의 행사도 경미한 추행행위 등 다양한 유형의 추행행위가 포함되는데, 심판대상조항은 이들을 모두 징역 5년 이상의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아직 정신적ㆍ신체적 측면에서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상대방의 추행행위가 가지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하여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경미한 추

행행위라 하더라도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바, 강제추행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불문하고 비난가능성이 높다.

(4)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에 대한 법정형이 지속적으로 상향되었음에도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고, 2018년 하반기부터 발생한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착취 사건 등 사이버 성범죄의 피해자 중 상당수가 사회적으로 미성숙하고 협박에 취약한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에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의 법정형에서 벌금형을 삭제하여 심판대상조항에 이르렀다.

과거에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신체의 접촉이 호감의 표시로서 문화적ㆍ관습적으로 용인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정신적ㆍ신체적으로 아직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행위의 의미와 중요성이 낮게 평가되기도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도 성적 자기결정권이 매우 중요하며 경미해 보이는 성적 행위라 하더라도 이들의 자유로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와 같은 심판대상조항의 개정 경과와 사회적 인식 변화를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가 성폭력범죄가 13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영향과 성폭력범죄로부터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 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을 바탕으로 기존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의 선택형 체계에서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어렵다는 형사정책적 측면을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에서 벌금형을 삭제한 것은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5)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징역형의 하한은 5년이므로 행위자에게 그 불법의 정도나 행위태양에 비추어 정상을 참작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을 통하여 얼마든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법원의 양형과정에서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우,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도덕관념 등 구체적인 사정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

(6)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형벌에 관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를 현저히 일탈하여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21. 11. 25. 2019헌바446등).

(2) 먼저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2항, 제1항의 특수강제추행죄, 성폭력처벌법 제5조 제2항의 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죄의 법정형과 동일하게 규정한 것이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살펴본다.

특수강제추행죄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하여 강제추행죄를 범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로서 그 범행 방법의 위험성 때문에 강제추행죄에 비해 그 형이 가중되어 있다. 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죄는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제추행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로서 강제추행죄를 범한 사람과 피해자와의 관계 때문에 강제추행죄에 비하여 그 형이 가중되어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정신적ㆍ신체적으로 아직 성장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형법상의 강제추행죄에 비하여 그 결과불법의 정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형이 가중되어 있다.

강제추행이라는 공통요소에 범행 방법 등 행위요소나 피해자의 특성 등 다른 표지가 더해진 경우를 규율하면서, 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죄가 특수강제추행죄나 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죄에 비하여 그 불법과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그 법정형을 동일하게 정한 다음, 법관으로 하여금 구체적인 강제추행행위의 태양이나 불법의 정도에 알맞은

적정한 형을 선고하도록 한 것이므로, 이와 같은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3)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2항의 장애인유사성행위죄,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2항의 청소년유사성행위죄의 법정형과 동일하게 규정한 것이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살펴본다.

장애인유사성행위죄는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폭행이나 협박으로 유사성행위를 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이고, 청소년유사성행위죄는 19세 미만인 아동ㆍ청소년에게 폭행이나 협박으로 유사성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입법자는 강제추행죄, 유사강간죄, 그리고 강간죄가 일반적으로 그 보호법익, 범행의 태양 및 불법의 정도, 비난가능성과 일반인의 법감정 등에 차이가 있다고 보고 형법에서는 각각 법정형을 달리 정하였다. 그러나 형법의 위와 같은 기본 범죄(강제추행, 유사강간, 강간)에 피해자의 특성 등 다른 표지가 더해지면 형법의 평가가 반드시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더해지는 표지에 따라 새로운 평가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앞에서 본 것처럼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폭행ㆍ협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그 범죄행위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매우 강하다(헌재 2011. 11. 24. 2011헌바54 참조).

따라서 입법자가 피해자가 13세 미만 미성년자라는 표지에 더 가중치를 두어 13세미만 미성년자강제추행죄를 장애인유사성행위죄와 청소년유사성행위죄와 비교할 때 그 불법과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4)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3항의 장애인강제추행죄(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3항의 청소년강제추행죄(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의 법정형보다 무겁게 규정한 것이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살펴본다.

심판대상조항과 장애인강제추행죄, 청소년강제추행죄는 강제추행이라는 구성요건은 같으나, 그 대상이 13세 미만 미성년자,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 19세 미만인 아동ㆍ청소년으로 다르고, 그에 따라 그 법정형도 달리 정하고 있다. 구성요건이 같은 범죄라 하더라도 범죄유형에 따라서는 그 행위객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불법성의 경중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경우 행위객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약할수록 처벌의 강도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107 참조).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고 그 침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체적ㆍ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13세 이상의 아동ㆍ청소년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제약의 정도는 같다고 보기 어렵고 앞에서 본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특성과 보호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신체적ㆍ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13세 이상의 아동ㆍ청소년과 반드시 동일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장애인강제추행죄, 청소년강제추행죄의 법정형보다 무겁게 규정한 입법자의 판단도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5)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형법 제305조의 미성년자의제추행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 보다 무겁게 규정한 것이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살펴본다.

심판대상조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한 경우에 성립되는 반면 형법상 미성년자의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므로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을 형법상 미성년자의제추행죄의 법정형보다 무겁게 규정한 입법자의 판단도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6) 그 밖에 제청법원은 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죄와 법정형의 하한을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는 형법상 범죄들 사이에 위험성, 죄질, 위법성에 대한 인식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음에도 이들을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한다. 그러나 형법상 법정형의 하한을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하고 있는 범죄들과 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죄는 그 보호법익과 죄질을 전혀 달리하므로 그 법정형을 단순히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7) 이를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의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