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4. 8. 29. 2021헌바86 [합헌]
출처
헌법재판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위헌소원
[2024. 8. 29. 2021헌바86, 2023헌바330(병합)]
순직한 군인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소극)
헌법 제29조 제2항이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취지는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을 금지하여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자 한 것으로, 헌법 제29조 제2항의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 즉 법률에 의해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되는 자의 범위는 군인 등과 같이 그 성질상 고도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공공적 성격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제한되어야 한다. 한편, 군인 등의 유족에 대하여도 다양한 사회보장적 보상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점, 유족이 법률에 의한 보상을 받을 권리 외에 국가배상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면 국가는 사회보장적 보상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어 이중배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점, 헌법 제29조 제2항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도 헌법 제29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되고, 헌법 제29조 제2항은 군인 등이나 그 유족이 실제로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한 이상 그 권리 행사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을 규정한 것이므로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헌법조항이 신설되었던 1972년
으로부터 50여년이 지난 현재에는 국가의 재정이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졌고, 따라서 주요 입법목적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다음에 있을 헌법 개정 시에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개정이 필요하다.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
헌법 제29조 제2항
헌재 1994. 12. 29. 93헌바21, 판례집 6-2, 379, 388
헌재 1995. 12. 28. 95헌바3, 판례집 7-2, 841, 848
헌재 2001. 2. 22. 2000헌바38, 판례집 13-1, 289, 295
헌재 2005. 5. 26. 2005헌바28
헌재 2018. 5. 31. 2013헌바22등, 공보 260, 835, 837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당해사건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40412 손해배상(기)(2021헌바86)
2. 서울고등법원 2023나2017749 손해배상(기)(2023헌바330)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2021헌바86
(1) 청구인 정○○과 조○○의 아들인 망 정□□(이하 ‘망인 1’이라 한다)는 1981. 11. 25. 연세대학교 교내에서 발생한 시위에 참여하다 경찰에 의하여 서대문 경찰서로 연행되었고, 같은 해 11. 28. 강제징집되어 육군으로 복무하던 중 1982. 7. 23. 근무초소인 ○○초소에서 총기에 의하여 사망하였다.
(2)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8. 7. 13. 망인 1이 민주화운동 관련 강제징집, 보안부대의 불법조사, 감시, 관찰, 진술강요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망인 1에 대하여 ‘순직Ⅱ형(2-2-1)’결정을 하였다.
(3) 인천보훈지청장은 2020. 3. 17. 망인 1을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보훈보상대상자(재해사망군경)로 등록 결정하고, 청구인 정○○을 선순위 유족으로 지정하는 처분을 하였다.
(4) 청구인들은 2020. 5. 7. 대한민국을 상대로 망인 1의 군 복무 중 사망으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40412), 그 소송 계속 중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유족’ 및 ‘지급받을 수 있을 때’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20카기51683), 2021. 3. 15. 위 신청이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2021. 4. 14.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유족’ 및 ‘지급받을 수 있을 때’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3헌바330
(1) 청구인 최○○, 최□□, 최△△의 형제자매인 망 최▽▽(이하 ‘망인 2’라 한다)은 1987. 6. 15. 육군에 입대하여 복무하던 중 1987. 9. 8. 부대 내에서 자살하였다.
(2)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8. 6. 29. 망인 2가 따돌림, 구타․폭언․질책․얼차려 등 가혹행위, 보안대의 불법 관찰․조사 등으로 자해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망인 2에 대하여 ‘순직Ⅲ형(2-3-9)’결정을 하였다.
(3) 청구인들은 2021. 6. 25. 대한민국을 상대로 망인 2의 군 복무 중 사망으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은 2023. 4. 13. 피고 대한민국은 망인 2의 생명과 자유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 2를 포함하여 망인 2의 부모와 청구인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청구인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
545674). 피고 대한민국이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3나2017749), 청구인들은 그 소송 계속 중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유족’ 및 ‘지급받을 수 있을 때’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23카기20071), 2023. 9. 20. 위 신청 가운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부분은 각하, 나머지 부분은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2023. 10.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한편, 항소심법원은 2023. 9. 20. 망인 2의 사망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순직에 해당하며 그 유족은 다른 법률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실제로 보상금을 지급받았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망인 2의 형제자매인 청구인들의 국가배상청구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청구인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나2017749). 청구인들이 대법원에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대법원 2023다288581).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으로서 각 당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 해당하여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지 여부’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배상책임) ① (본문 생략) 다만,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戰死)․순직(殉職)하거나 공상(公傷)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관련조항]
대한민국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9조 ②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가 전투․훈련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헌법 제29조 제2항의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되는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는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으로 제한되어야 하므로, 위 조항은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법률에 위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군인 등의 유족에 대하여도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였다.
헌법 제29조 제2항은 실질적인 보상을 전제로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를 제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보상금을 지급받을 가능성만으로 국가배상청구권 자체를 제한하고 있어 헌법 제29조 제2항이 정한 위임입법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다(2023헌바330).
나. 심판대상조항은 유족 고유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보상금을 지급받지 아니하였음에도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며,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 등을 하면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에 기한 것이거나 직무 집행과 관련 없는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국가배상을 제한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다. 군인 등의 유족과 일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유족은 공무를 수행하던 중 생명의 침해를 당한 사정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군인 등의 유족을 일반 공무원의 유족과 달리 취급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
(1) 헌법 제29조 제2항은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가 전투․훈련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헌법 제29조 제2항이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등(이하 ‘군인 등’이라 한다)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취지는, 군인 등과 같이 그 성질상 고도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공공적 성격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에 대하여 직접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범위 내에서 군인 등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상대적으로 소멸시킴으로써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을 금지하여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헌재 1994. 12. 29. 93헌바21 참조).
이러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헌법 제29조 제2항의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 즉, 법률에 의해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되는 자의 범위는 군인 등과 같이 그 성질상 고도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공공적 성격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제한되어야 한다.
(2)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등 여러 법률에서 군인 등이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사망한 경우 그 유족에게 유족연금 등 보상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군인 등의 유족이 법률에 의한 보상을 받을 권리 외에 국가배상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면, 국가는 군인 등의 사망으로 인하여 유족이 입은 피해에 대하여 법률에 의한 사회보장적 보상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어 이중배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헌법 제29조 제2항에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앞서 본 헌법 제29조 제2항의 입법취지, 군인 등의 유족에 대하여도 다양한 사회보장적 보상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도 헌법 제29조 제2항에 의해 제한된다고 보아야 한다.
(3) 헌법 제29조 제2항은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군인 등이 간편한 보상절차에 의하여 확실하고 통일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대신에 군인 등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상대적으로 소멸시키고자 한 것이므로, 군인 등이나 그 유족이 실제로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한 이상 실제로 그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또는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4) 따라서 순직한 군인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헌법 제29조 제2항과 같은 내용을 규정한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청구인들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순직한 군인의 유족을 일반 공무원의 유족과 달리 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9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그 내용을 같이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헌재 1995. 12. 28. 95헌바3; 헌재2001. 2. 22. 2000헌바38; 헌재 2005. 5. 26. 2005헌바28 등 참조).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법정의견에 동의하지만,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밝혀두고자 한다.
우리 헌법은 제헌헌법부터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 헌법상으로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가 증가하자 1972. 12. 27. 헌법 제8호로 개정된 헌법에서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규정을 명문화한 것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헌법 제29조 제2항이 군인 등을 일반국민, 좀 더 좁게는 일반 공무원과도 차별대우하는 입법목적은 대체로 국가의 재정사정이 그 주요 이유였다고 보인다. 그러나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헌법조항이 신설되었던 1972년으로부터 5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국가재정이 나아졌으므로, 주요 입법목적이 이제는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다.
헌법 제29조 제1항이 규정한 국가배상청구권은 피해를 입은 국민이면 누구나 다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서 그 국민의 신분에 따라 차별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며, 공익상 목적에서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에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면 기본권의 일반유보조항인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도 있으므로, 다음에 있을 헌법개정시에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개정이 필요하다(헌재
2018. 5. 31. 2013헌바22등 참조).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별지] 청구인 명단
(2021헌바86)
1. 정○○
2. 조○○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혜인 담당변호사 서중희, 양성은
(2023헌바330)
1. 최○○
2. 최□□
3. 최△△
청구인들 대리인 동화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정일, 이혜정, 조영선
[2024. 8. 29. 2021헌바86, 2023헌바330(병합)]
판시사항
순직한 군인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헌법 제29조 제2항이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취지는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을 금지하여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자 한 것으로, 헌법 제29조 제2항의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 즉 법률에 의해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되는 자의 범위는 군인 등과 같이 그 성질상 고도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공공적 성격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제한되어야 한다. 한편, 군인 등의 유족에 대하여도 다양한 사회보장적 보상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점, 유족이 법률에 의한 보상을 받을 권리 외에 국가배상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면 국가는 사회보장적 보상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어 이중배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점, 헌법 제29조 제2항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도 헌법 제29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되고, 헌법 제29조 제2항은 군인 등이나 그 유족이 실제로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한 이상 그 권리 행사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을 규정한 것이므로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헌법조항이 신설되었던 1972년
으로부터 50여년이 지난 현재에는 국가의 재정이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졌고, 따라서 주요 입법목적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다음에 있을 헌법 개정 시에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개정이 필요하다.
심판대상조문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29조 제2항
참조판례
헌재 1994. 12. 29. 93헌바21, 판례집 6-2, 379, 388
헌재 1995. 12. 28. 95헌바3, 판례집 7-2, 841, 848
헌재 2001. 2. 22. 2000헌바38, 판례집 13-1, 289, 295
헌재 2005. 5. 26. 2005헌바28
헌재 2018. 5. 31. 2013헌바22등, 공보 260, 835, 837
당사자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당해사건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40412 손해배상(기)(2021헌바86)
2. 서울고등법원 2023나2017749 손해배상(기)(2023헌바330)
주문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21헌바86
(1) 청구인 정○○과 조○○의 아들인 망 정□□(이하 ‘망인 1’이라 한다)는 1981. 11. 25. 연세대학교 교내에서 발생한 시위에 참여하다 경찰에 의하여 서대문 경찰서로 연행되었고, 같은 해 11. 28. 강제징집되어 육군으로 복무하던 중 1982. 7. 23. 근무초소인 ○○초소에서 총기에 의하여 사망하였다.
(2)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8. 7. 13. 망인 1이 민주화운동 관련 강제징집, 보안부대의 불법조사, 감시, 관찰, 진술강요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망인 1에 대하여 ‘순직Ⅱ형(2-2-1)’결정을 하였다.
(3) 인천보훈지청장은 2020. 3. 17. 망인 1을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보훈보상대상자(재해사망군경)로 등록 결정하고, 청구인 정○○을 선순위 유족으로 지정하는 처분을 하였다.
(4) 청구인들은 2020. 5. 7. 대한민국을 상대로 망인 1의 군 복무 중 사망으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40412), 그 소송 계속 중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유족’ 및 ‘지급받을 수 있을 때’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20카기51683), 2021. 3. 15. 위 신청이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2021. 4. 14.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유족’ 및 ‘지급받을 수 있을 때’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3헌바330
(1) 청구인 최○○, 최□□, 최△△의 형제자매인 망 최▽▽(이하 ‘망인 2’라 한다)은 1987. 6. 15. 육군에 입대하여 복무하던 중 1987. 9. 8. 부대 내에서 자살하였다.
(2)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8. 6. 29. 망인 2가 따돌림, 구타․폭언․질책․얼차려 등 가혹행위, 보안대의 불법 관찰․조사 등으로 자해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망인 2에 대하여 ‘순직Ⅲ형(2-3-9)’결정을 하였다.
(3) 청구인들은 2021. 6. 25. 대한민국을 상대로 망인 2의 군 복무 중 사망으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은 2023. 4. 13. 피고 대한민국은 망인 2의 생명과 자유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 2를 포함하여 망인 2의 부모와 청구인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청구인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
545674). 피고 대한민국이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3나2017749), 청구인들은 그 소송 계속 중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유족’ 및 ‘지급받을 수 있을 때’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23카기20071), 2023. 9. 20. 위 신청 가운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부분은 각하, 나머지 부분은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2023. 10.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한편, 항소심법원은 2023. 9. 20. 망인 2의 사망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순직에 해당하며 그 유족은 다른 법률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실제로 보상금을 지급받았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망인 2의 형제자매인 청구인들의 국가배상청구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청구인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나2017749). 청구인들이 대법원에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대법원 2023다288581).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으로서 각 당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 해당하여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지 여부’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단서 중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한 군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가배상법(2016. 5. 29. 법률 제14184호로 개정된 것)
제2조(배상책임) ① (본문 생략) 다만,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戰死)․순직(殉職)하거나 공상(公傷)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관련조항]
대한민국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9조 ②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가 전투․훈련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헌법 제29조 제2항의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되는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는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으로 제한되어야 하므로, 위 조항은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법률에 위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군인 등의 유족에 대하여도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였다.
헌법 제29조 제2항은 실질적인 보상을 전제로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를 제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보상금을 지급받을 가능성만으로 국가배상청구권 자체를 제한하고 있어 헌법 제29조 제2항이 정한 위임입법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다(2023헌바330).
나. 심판대상조항은 유족 고유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보상금을 지급받지 아니하였음에도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며,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순직 등을 하면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에 기한 것이거나 직무 집행과 관련 없는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국가배상을 제한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다. 군인 등의 유족과 일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유족은 공무를 수행하던 중 생명의 침해를 당한 사정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군인 등의 유족을 일반 공무원의 유족과 달리 취급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
(1) 헌법 제29조 제2항은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가 전투․훈련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헌법 제29조 제2항이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등(이하 ‘군인 등’이라 한다)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취지는, 군인 등과 같이 그 성질상 고도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공공적 성격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에 대하여 직접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범위 내에서 군인 등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상대적으로 소멸시킴으로써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을 금지하여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헌재 1994. 12. 29. 93헌바21 참조).
이러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헌법 제29조 제2항의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 즉, 법률에 의해 국가배상청구권이 제한되는 자의 범위는 군인 등과 같이 그 성질상 고도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공공적 성격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제한되어야 한다.
(2)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등 여러 법률에서 군인 등이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사망한 경우 그 유족에게 유족연금 등 보상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군인 등의 유족이 법률에 의한 보상을 받을 권리 외에 국가배상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면, 국가는 군인 등의 사망으로 인하여 유족이 입은 피해에 대하여 법률에 의한 사회보장적 보상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어 이중배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헌법 제29조 제2항에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앞서 본 헌법 제29조 제2항의 입법취지, 군인 등의 유족에 대하여도 다양한 사회보장적 보상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도 헌법 제29조 제2항에 의해 제한된다고 보아야 한다.
(3) 헌법 제29조 제2항은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군인 등이 간편한 보상절차에 의하여 확실하고 통일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대신에 군인 등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상대적으로 소멸시키고자 한 것이므로, 군인 등이나 그 유족이 실제로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한 이상 실제로 그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또는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4) 따라서 순직한 군인의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헌법 제29조 제2항과 같은 내용을 규정한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청구인들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순직한 군인의 유족을 일반 공무원의 유족과 달리 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9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헌법 제29조 제2항에 직접 근거하고, 실질적으로 그 내용을 같이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헌재 1995. 12. 28. 95헌바3; 헌재2001. 2. 22. 2000헌바38; 헌재 2005. 5. 26. 2005헌바28 등 참조).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법정의견에 동의하지만,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밝혀두고자 한다.
우리 헌법은 제헌헌법부터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 헌법상으로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가 증가하자 1972. 12. 27. 헌법 제8호로 개정된 헌법에서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규정을 명문화한 것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헌법 제29조 제2항이 군인 등을 일반국민, 좀 더 좁게는 일반 공무원과도 차별대우하는 입법목적은 대체로 국가의 재정사정이 그 주요 이유였다고 보인다. 그러나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헌법조항이 신설되었던 1972년으로부터 5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국가재정이 나아졌으므로, 주요 입법목적이 이제는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다.
헌법 제29조 제1항이 규정한 국가배상청구권은 피해를 입은 국민이면 누구나 다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서 그 국민의 신분에 따라 차별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며, 공익상 목적에서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에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면 기본권의 일반유보조항인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도 있으므로, 다음에 있을 헌법개정시에는 헌법 제29조 제2항의 개정이 필요하다(헌재
2018. 5. 31. 2013헌바22등 참조).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별지] 청구인 명단
(2021헌바86)
1. 정○○
2. 조○○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혜인 담당변호사 서중희, 양성은
(2023헌바330)
1. 최○○
2. 최□□
3. 최△△
청구인들 대리인 동화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정일, 이혜정, 조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