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5. 4. 10. 2021헌바329 [합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9조의3 제5호 위헌소원

[2025. 4. 10. 2021헌바329]


판시사항



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라 감염병의심자를 적당한 장소에 일정한 기간 격리시키는 조치(이하 ‘격리 조치’라 한다)를 위반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9조의3 제5호 중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른 격리 조치를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4인의 재판관이 합헌의견, 4인의 재판관이 위헌의견으로, 법률의 위헌결정에 필요한 정족수에 이르지 못하여 합헌결정을 선고한 사례



결정요지



가.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의 합헌의견

심판대상조항이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ㆍ적극적 예방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격리 조치의 실효적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만일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격리 조치의 위반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이를 방치한다면,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준수하지 아니하고 여러 사람들과 접촉함으로써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급속하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 한편 과태료 등 행정상 징벌이 형벌을 대체할 정도의 위하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감염병의심자의 실제 감염 여부 또는 문제된 격리 조치의 구체적 태양에 따른 감

염병 전파 여부 등은 사후적으로 알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하므로, 형벌이 아닌 과태료 등을 부과하는 방안이나 위와 같은 개별적인 사정에 근거해 가벌대상을 달리 하는 방안 등은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실효적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의 적용대상인 ‘감염병의심자’는 관련 조항에 따라 그 범위가 일정하게 제한되어 있고,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격리 조치의 이행을 확보함으로써 감염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할 공중보건상의 필요가 현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그 자체로 과도한 제한이라 보기도 어렵다.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정계선의 위헌의견

감염병의심자라고 하여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모두 동일하다고 할 수 없고, 특히 이미 감염병병원체를 보유하였거나 그렇다고 의심되는 ‘감염병환자등’과 그와 단순히 접촉하였거나 접촉이 의심될 뿐인 ‘감염병의심자’는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다. 또한 ‘격리 조치 위반행위’ 가운데에는 그 구체적 태양에 따라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한 채 격리 조치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를 모두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바, 그로 인해 처벌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우려가 있다. 한편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없는 단순한 격리 조치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반드시 최후적ㆍ보충적 수단인 형벌을 부과해야만 격리 조치의 이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까지도 모두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어 그 처벌의 범위가 필요최소한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고, 과태료 등 행정적 제재수단만으로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형사처벌을 과하여 형벌의 보충성 내지 최후수단성에도 반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관 4인이 합헌의견, 재판관 4인이 위헌의견으로,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법률의 위헌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 이르지 못하므로 합헌결정을 선고한다.



심판대상조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것) 제79조의3 제5호 중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른 격리 조치를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항, 제37조 제2항,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2011. 4. 5. 법률 제10546호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5의2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1. 3. 9. 법률 제17920호로 개정된 것) 제49조 제1항 제14호



참조판례



가. 헌재 2024. 4. 25. 2020헌마1028, 판례집 36-1상, 577, 589-591 헌재 2024. 6. 27. 2021헌바178, 판례집 36-1하, 343, 349-351 헌재 2024. 8. 29. 2022헌바177등, 공보 335, 1396, 1400



당사자



청 구 인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손창열

당해사건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21고단277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



주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것) 제79조의3 제5호 중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른 격리 조치를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충남 ○○군 (주소 생략)에 있는 ○○오토바이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2021. 6. 4. ○○오토바이센터에 고객으로 방문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 한다) 확진자와 접촉하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의심자’가 되었다. 이에 ○○군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14호를 근거로 청구인에 대하여 격리장소는 ‘자택, 충남 ○○군 (주소 생략)’, 격리기간은 ‘2021. 6. 7.부터 2021. 6. 18. 12시까지’로 정하여 격리하라는 조치를 하였으나, 청구인은 2021. 6. 12. 10:48경, 같은 날 15:26경, 2021. 6. 13. 15:43경 총 3회에 걸쳐 위 격리장소에서 이탈하여 오토바이를 타고 충남 ○○군 (주소 생략) 소재 비닐하

우스를 방문하였다.

나. 청구인은 2021. 11. 9. 위와 같이 ○○군수의 격리 조치를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21고단277). 청구인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23. 9. 21. 기각되었고(대전지방법원 2021노3699), 이에 대해 상고하였으나 이 역시 2024. 5. 30. 기각되었다(대법원 2023도14689).

다. 청구인은 위 1심 소송계속 중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9조의3 제5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21초기53), 2021. 11. 9. 기각되자 2021. 11.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9조의3 제5호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은 감염병의심자로서 같은 법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른 격리 조치를 위반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된 것이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 한다) 제79조의3 제5호 중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른 격리 조치를 위반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것)

제79조의3(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5. 제47조 제3호 또는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른 입원 또는 격리 조치를 위반한 자

[관련조항]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1. 3. 9. 법률 제17920호로 개정된 것)

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 ① 질병관리청장,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모든 조치를 하거나 그에 필요한 일부 조치를 하여야 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제2호, 제2호의2부터 제2호의4까지, 제12호 및 제12호의2에 해당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

14. 감염병의심자를 적당한 장소에 일정한 기간 입원 또는 격리시키는 것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5의2. “감염병의심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가. 감염병환자, 감염병의사환자 및 병원체보유자(이하 “감염병환자등”이라 한다)와 접촉하거나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이하 “접촉자”라 한다)

나.「검역법」 제2조 제7호 및 제8호에 따른 검역관리지역 또는 중점검역관리지역에 체류하거나 그 지역을 경유한 사람으로서 감염이 우려되는 사람

다. 감염병병원체 등 위험요인에 노출되어 감염이 우려되는 사람

3. 청구인의 주장

가. 격리 조치 위반에 대한 사후적 처벌이 반드시 코로나19의 예방 또는 전파 차단이라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고, 감염병의심자 가운데 감염병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사람을 실제로 감염된 사람과 구분하지 아니한 채 격리 조치 위반을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며,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도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에 감염되었음에도 검사를 받지 않아 그 사실을 모른 채 감염병을 전파시킨 사람은 처벌하지 않으면서, 청구인과 같이 실제로는 감염병에 감염되지 않아 감염병을 전파시키지 않은 사람을 단지 격리 조치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처벌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다.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 가목 내지 다목에서 정한 ‘감염병의심자’는 감염병환자, 감염병의사환자 및 병원체보유자(이하 ‘감염병환자등’이라 한다)와의 접촉에 대한 ‘의심’ 또는 감염의 ‘우려’에 관한 기준이나 범위 등이 불명확하여 행정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그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처럼 불명확한 개념인 감염병의심자를 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라 질병관리청장, 시ㆍ도지사,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감염병의심자를 적당한 장소에 일정한 기간 격리시키는 조치(이하 ‘격리 조치’라 한다)를 하였으나 이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를 처벌함으로써 감염병의심자가 특정 장소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머물도록 강제하여 신체적 이동의 자유인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도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가장 밀접한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 침해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한편 청구인은 감염병예방법이 감염병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은 채 감염병을 실제로 전파시킨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두지 않은 반면에, 격리 조치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의 경우 감염병을 전파한 사실이 없음에도 처벌하고 있어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과도하게 감염병의심자의 기본권을 제한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과 다름없으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또한 청구인은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에서 정한 ‘감염병의심자’는 감염병환자등과의 접촉이 의심되는 기준이나 범위 등이 불명확하여 행정주체가 감염병의심자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으므로 이를 구성요건으로 삼아 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의 적용대상인 ‘감염병의심자’의 광범위성, 포괄성을 다투는 것이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면서 위 주장을 검토하고,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24. 4. 25. 2020헌마1028 참조).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의 합헌의견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은 ‘감염병의심자’의 정의를 신설하고(제2조 제15의2호), 종래에는 ‘감염병병원체에 감염되었다고 의심되는 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던 것을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개정함으로써 그 법정형을 상향하였다(심판대상조항). 이러한 법 개정은 당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국민의 불안이 커지면서 국가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었고, 코로나19의 전파력이 강해 감염병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상황에 부응하여 감염병의심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강제함으로써 감염병의 전파를 방지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감염병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하여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의 달성에 유효한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나) 피해의 최소성

1) 헌법 제34조 제6항에 따라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특히 감염병의 확산과 같이 개인이 인식하기 어렵고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위험 상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체계적이고 총체적인 대응이 요구되는바, 국가는 이러한 위험을 효율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한편 감염병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피해가 한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으므로, 그 차단과 예방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감염병은 전파경로, 전염력, 치명률 등 위험성에 대한 사전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기존에 알려지지 아니한 신종 감염병이 창궐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예방이나 치료법이 확인되지 않거나 부족한 경우를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국가가 적시에 신속하게 개입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건강ㆍ신체에 중대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의 예방 및 확산 방지라는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함과 동시에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ㆍ적극적 대응으로서의 격리 조치에 실효성을 담보함으로써 국가의 보호의무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하기 위하여 구체적 위험이 확인되지 않은 위험 의심 상황에서의 개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만약 감염병의 발생 초기에 신속하고 적절한 방역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감염병의 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면 이는 곧 의료시스템과 방역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도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비말을 통한 공기 중 전파를 통해 전염되고, 증상 잠복기에 있는 사람 내지 무증상자에 의해서도 감염이 이루어지며, 노년층ㆍ기저질환자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치명률을 가진 전염병이 창궐하는 경우, 감염병 확산 초기 단계에서 개인 간 접촉 감소를 통해 감염 확산의 차단을 도모하는 것은 감염의 예방 및 통제를 위해 매우 긴요하다(헌재 2024. 4. 25. 2020헌마1028; 헌재 2024. 6. 27. 2021헌바178; 헌재 2024. 8. 29. 2022헌바177등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이 비록 아직 감염병의심자에 해당하여 감염 여부나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격리 조치의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감염병의 감염위험 정도나 전파 경로 및 속도 등을 미리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전문적 판단재량에 기하여 감염병의 성질과 전파 정도, 유행상황이나 위험의 정도, 치료방법의 개발 등에 따라 그 규율의 범위를 판단하여 필요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새로운 감염병의 감염위험 정도나 전파 정도는 해당 감염병에 대한 속성이 파악되고 그 정보가 누적될 때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오늘날의 감염병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그 종류와 위험성, 전파성 등이 매우 다양한 관계로 과거의 방역 경험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아도 유행하는 해당 감염병의 정보가 어느 정도 축적되어 관리가 가능하게 되기 전까지는 방역당국이 감염병 차단과 예방에 필요한 조치에 대하여 폭넓은 재량을 가지고 주도할 필요성이 크다(헌재 2024. 6. 27. 2021헌바178; 헌재 2024. 8. 29. 2022헌바177등 참조).

3) 심판대상조항이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감염병의심자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접촉을 통한 감염병의 전파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격리 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비말이 공기 중으로 전파되어 전염될 수 있고, 증상 잠복기에 있는 사람 내지 무증상자에 의해서도 감염이 이루어지며, 감염병의심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는 증상 발현까지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을 뿐이므로,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선제적ㆍ적극적인 감염병 예방수단인 격리 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불가피하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국토의 면적이 좁아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인문지리적 생활환경과 더불어, 대부분의 인구가 몇몇 대도시와 그 인근지역에 과밀상태로 집중거주하고 있으며 아파트 등 집단주거가 대도시 주거형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의 주거여건을 고려하면, 코로나19와 같이 사람 사이에 전파가 쉽게 이루어지고 감염 경로 또한 다양한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감염병의심자에게 격리 조치를 명함으로써 일정한 장소에서 머무르며 외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강화된 방역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할 것이다. 만일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이러한 격리 조치의 위반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감염병환자등과 접촉하였거나 접촉의 의심이 있는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준수하지 아니하고 다시금 새로운 사람들과 접촉함으로써 특히 인구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급속하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

4) 반면 형사처벌이 아니라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행정적 제재수단만을 동원하는 방안은, 이러한 행정상의 조치가 형사처벌을 대체할 정도의 위하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하게 감염병의심자에 대한 격리 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설사 외국의 입법례 가운데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그에 대한 제재수단으로 과태료 등의 행정상 징벌만을 부과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감염병으로 인해 제기될 수 있는 위기상황의 중대성이나 엄격한 대응의 필요성, 행정상 징벌이 갖는 위하력에 대한 국민적 인식 등 여러 구체적인 사정이 국가마다 다른 이상,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하고 외국의 사례를 우리나라의 법제와 평면적으로 비교하거나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청구인은 전염병에 감염되지 아니한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에도 형사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감염병의심자의 감염 여부는 격리 조치를 위반한 시점에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격리 기간 중 또는 그 후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서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는 것인바, 이처럼 사후적으로 드러나는 감염 여부에 따라 형사처벌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 오히려 실제로 감염의 위험이 있는 감염병의심자가 자의적인 판단에만 의존하여 격리장소를 함부로 이탈하여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감염병을 전파시킬 수 있다.

한편 사안에 따라서는 격리 조치를 위반하였으나 외출시간이 짧거나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등 그로 인한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가 존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개의 세부적인

사정 역시 격리 조치 위반행위가 이미 발생한 이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에서 이러한 가벌대상의 예외를 일일이 구체화하여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것이고, 설령 이러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수사 또는 재판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어 판단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처벌이 아니라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수단을 도입하는 방안, 또는 감염 여부 및 위반행위의 구체적 태양과 같이 사후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가벌대상을 달리 하는 방안 등은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정도로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실효적인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5)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이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격리 조치는 감염병의심자에 한하여 적용되고, 감염병예방법상 ‘감염병의심자’의 범위는 ‘감염병환자등과 접촉하거나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과 같이 일정하게 한정되어 있으며, 코로나19와 같이 비말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감염병에 대하여 격리 조치를 통해 감염병의심자가 여러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할 공중보건상의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모두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그 자체로 과도한 제한이라 보기도 어렵다.

비록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감염병의심자’의 범위가 지나치게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나, 개개의 감염병 전파 방식이 각자 상이함에 따라 감염병의심자의 범위를 더 세부적으로 규정하기가 어렵고 특히 신종 감염병의 경우 감염 경로를 미리 특정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와 같이 감염병의심자의 범위를 정의한 것은 감염병의 예방 및 확산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할 것이다(헌재 2024. 4. 25. 2020헌마1028 참조).

6) 한편 감염병예방법은 제41조의2 제1항 및 제3항에서 근로자가 격리되는 경우 사업주가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 이때 국가가 그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0조의4 제1항에서는 질병관리청장, 시ㆍ도지사 및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격리된 사람에 대하여 생활지원비를 지급하는 등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질병관리청고시에서 정한 금액으로 유급휴가비용과 생활지원비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설사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기간 동안 근로에 종사하지 못하게 되는 등 소득활동을 지속하거나 생계를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위와 같은 비용지원 제도를 통해 해결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형사처벌을 무릅쓰면서까지 격리 조치를 위반하지 않고서는 생활의 유지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격리 조치는 감염병의 예방을 위한 행정청의 처분으로서 감염병환자등과의 접촉 등에 따른 해당 감염병의심자의 감염병 전파위험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간만큼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때에도 ‘처분’의 속성상 공익목적의 달성에 적합하고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비례원칙의 구속을 받으므로(헌재 2024. 6. 27. 2021헌바178 참조), 대개의 경우 통상 그 효력기간이 비교적 단기간으로 설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감염병예방법이 격리 조치에 대한 해제 절차 또는 구제신청 등의 즉각적인 불복수단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하여,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격리 조치가 강제됨으로써 감염병의심자가 받게 되는 신체적 자유에 대한 제한의 정도가 도저히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7)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감염병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하여 감염병의심자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피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법익의 균형성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등으로 이어져온 대규모 감염병의 발생 및 전파사례를 보면, 차후에도 이와 유사한 대규모 감염병이 창궐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심판대상조항으로 보호되는 공익은 이와 같이 반복되는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대한 공익에 비하여 청구인이 입는 신체의 자유의 제한 정도가 더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된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2)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정계선의 위헌의견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점은 합헌의견과 같다.

(나) 피해의 최소성

1)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중대한 법익에 대한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필요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헌재 2022. 5. 26. 2019헌가12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피해의 최소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처벌의 범위가 필요최소한으로 제한되어 있는지,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가해지는 형사처벌이 보충적ㆍ최후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는지, 즉 과태료와 같은 행정적 제재수단만으로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2) 우선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처벌의 범위가 필요최소한으로 제한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가)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14호에 따른 격리 조치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를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5의2호 가목에 따르면 ‘감염병의심자’에는 청구인과 같이 ‘감염병환자등과 접촉하거나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이 포함된다.

그런데 사람 간의 접촉은 그 접촉이 이루어진 방법이나 시간, 장소 등에 따라 그 구체적인 태양이 다양하고, 감염병이 전파되는 경로나 가능성은 감염병의 종류에 따라 다르므로, 어떤 감염병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촉이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해당 감염병의심자에 의해 감염병이 전파될 위험성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즉, 감염병의심자라고 하여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모두 동일하다고 할 수 없고, 특히 이미 감염병병원체를 보유하였거나 그렇다고 의심되는 ‘감염병환자등’과, 그와 단순히 접촉하였거나 접촉이 의심될 뿐인 ‘감염병의심자’는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차이를 구분하지 아니한 채 격리 조치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를 일률적으로 처벌하는데, 이는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에 있어 감염병의심자와 감염병환자등을 사실상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인 한편,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미미한 경우도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처벌대상으로 하는 ‘격리 조치 위반행위’ 역시 그 구체적인 태양이 다양한데, 여기에는 비말감염에 대비하여 마스크를 착용하고 격리장소에서 외출하거나, 외출시간이 극히 짧거나, 외출하였어도 타인과 접촉하지 아니한 경우와 같이 격리 조치를 위반하더라도 감염병을 전파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격리 조치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태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것만으로 처벌하는바, 이러한 점에서도 감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미미한 경우까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다) 국민의 생명 및 건강 보호라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과 형벌의 보충성 또는 최후수단성을 함께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격리 조치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에 대하여 형사적 제재를 가하는 경우에도 그 처벌의 범위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고 보호법익에 대한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평가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되어야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감염병 전파에 있어 감염병의심자는 감염병환자등과 달리 평가되어야 하고, 단순히 격리 조치를 위반하는 모든 경우에 항상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이를 구별하지 아니한 채 격리 조치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를 일률적으로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격리 조치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격리 조치 위반행위 가운데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있는 행위만을 처벌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고, 이와 같이 처벌대상을 제한하는 방안이 입법기술상 불가능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까지 국가형벌권을 행사하여 형사적 제재수단을 동원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처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시킬 우려가 있어 과잉규제에 해당한다.

감염병의심자는 처벌의 대상이 아닌 치료와 보호의 대상이다. 감염병의심자가 격리 조치를 이행하려면 그 격리 기간 동안 기본적인 생활 여건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사회적 취약계층이나 경제적 약자일수록 격리 상태에서 생활 여건을 충족하기가 어렵고 그로 인해 격리 조치를 준수하는 것이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도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있는 위반행위만을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3) 다음으로 과태료 등 행정적 제재수단이 아닌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이 형벌의 보충성 내지 최후수단성에 비추어 정당한지 여부를 살펴본다.

가) 행정형벌제도는 원칙적으로 행정명령에 대한 의무 확보 수단으로서 최후적이고 보충적인 것이어야 하므로, 행정명령의 불이행에 대하여 형벌을 과하는 것은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

다. 행정상의 의무 이행 확보는 결국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제재수단도 가능하다면 형벌이 아닌 행정질서벌 등의 수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헌재 1995. 3. 23. 92헌가14; 헌재 2012. 12. 27. 2011헌바354 등 참조). 형벌은 다른 어떤 제재보다도 처벌되는 자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고 형벌이 집행된 이후에도 그의 인격적 가치나 사회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형벌권의 행사는 최후의 수단에 그쳐야 하는 것이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의심자를 적당한 장소에 일정한 기간 격리시킴으로써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하여 그 목적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서 형벌이 언제나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의심자의 격리 조치 위반행위를 처벌대상으로 하면서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있는지를 그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없는 단순 격리 조치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의심자의 격리 조치 위반행위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어 형벌의 보충성 내지 최후수단성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다)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형벌이 아닌 과태료 등의 행정제재수단만을 부과하는 외국의 입법례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독일은 감염병예방법에서 객관적 근거에 의해 감염병병원체를 접촉 또는 흡입하였을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사람을 감염의심자(Ansteckungsverdähtiger)로 규정하고, 관할행정청이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는 데에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필요한 기간 동안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보호조치에는 공적ㆍ사적 공간에서의 외출 및 접촉 제한이 포함되는데, 이를 고의 또는 과실로 위반하여 질서위반을 범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러한 질서위반이 ‘전파’라는 결과에 이르고 행위자의 고의가 있는 경우에 비로소 경범죄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감염증의 예방 및 감염증환자에 대한 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도도부현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감염병환자 가운데 중증화의 우려가 있다고 정한 환자에 대하여 의료기관에 입원할 것을 권고할 수 있으며, 입원권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 환자에 대하여는 숙박요양 및 자택요양의 협력요청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원권고를 거부하거나 협력요청을 거부할 경우 그 자체에 대한 벌칙은 없으나 입원조치를 명할 수 있고, 입원조치를 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입원을 하지 않거나 입원기간 중 도망을 간 경우에는 50만 엔 이하의 과료가 부과되나(제80조), 그 외에 별도로 형벌에 관한 규정을 명문으로 두고 있지는 아니하다.

4)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까지도 모두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어 그 처벌의 범위가 필요최소한으로 제한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과태료 등 행정적 제재수단만으로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형사처벌을 과하여 형벌의 보충성 내지 최후수단성에 반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격리 조치라는 보건행정조치의 이행을 확보함으로써 감염병의 확산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확산 방지는 중요하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감염병 전파의 구체적 위험 유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격리 조치를 위반한 감염병의심자를 일률적으로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형사처벌이 개인에게 가져오는 사익 제한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이 추구하는 공익에 비추어 결코 작거나 경미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5. 결론

이상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관 4인이 합헌의견이고, 재판관 4인이 위헌의견으로,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법률의 위헌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 이르지 못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