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6. 1. 29. 2020헌마956 [위헌,각하]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제1호 위헌확인

[2026. 1. 29. 2020헌마956, 2024헌마271(병합)]


판시사항



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을 의석할당정당으로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평등선거원칙에 반하여 선거권, 피선거권,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나. 부수적 위헌선언 사례



결정요지



가. 심판대상조항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게만 비례대표의석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저지조항(沮止條項)에 해당한다.

일찍이 거대양당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여 의회가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정당의 세력만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저지조항을 폐지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비례대표의석배분을 다시 계산해보면, 비례대표의석을 배분받지 못하였던 정당 일부가 원내에 진출하게 되나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각각 직접선거에 의하여 선출되고, 행정부와 입법부는 독립하여 운영되고 의회가 내각을 구성하지 않으므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의회 내 다수 형성의 필요성이 의원내각제의 경우보다 상당히 작아진다.

우리나라와 같이 비례대표의석의 비율이 낮은 경우에는 저지조항의 필요성이 크지 않으며, 비례대표선거는 전국 단일 선거구로 이루어지고 의원 정수가 46명에 불과하므로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원내에 진출하는 소수정당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역구선거는 소선거구ㆍ다수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국회의원선거제도는 이미 군소정당 소속 후보자의 의회진출이 어렵도록 설계되어 있고, 거대양당들은 위성정당을 창당하여 비례대표의석을 추가로 얻어 그만큼 군소정당의 원내 진출 기회는 작아진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저지조항은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에 이중적 장벽을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당법은 정당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을 규정하여, 이미 신생정당이나 군소정당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우고 있으며, 국회법은 국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교섭단체 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저지조항의 폐지로 군소정당의 원내진출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국회의 원활한 운영이 저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저지조항은 유권자로 하여금 저지선을 넘지 못하리라 예상하는 소수정당에게 투표를 기피하도록 유도하여 소수정당이 원내진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할 수 있다. 한편 저지조항 자체의 정당성 내지 저지선 설정의 합리성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국회 내 다수당이 자발적으로 개선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이나 정부형태, 정당 및 선거 제도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투표가치를 왜곡하고 선거의 대표성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평등선거원칙에 위배하여 선거권, 피선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은 의석할당정당의 요건을 규정하면서 심판대상조항인 제1호에서는 최저득표율요건을, 제2호에서는 최저의석요건을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정당은 제1호와 제2호의 요건 중 어느 하나를 충족하면 의석할당정당이 될 수 있다. 최저득표율요건만 위헌으로 선언하고 최저의석요건을 남겨둘 경우 오히려 저지조항의 요건이 더욱 엄격해지는 결과가 되고, 입법자의 의도가 왜곡되므로 제2호는 비록 심판대상이 아니지만 심판대상조항과 함께 위헌선언을 함이 타당하므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전체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한다.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조한창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내용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맡겨져 있으며, 저지조항을 둘 것인지 또는 그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헌법적 기준은 없다.

헌법은 국회가 200인 이상의 국회의원 중 다수의 의사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은 원내 진출 정당의 수를 한정하여 국회 내의 다수형성의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합의 도출을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치적 역량이 있는 정당만이 의회의 구성에 참여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지 획득 여부에 따라 의석배분에 있어서 정당을 차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하게 되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의회정치를 방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위험이 있는바, 저지조항은 극단주의 세력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할 때까지 의회에 진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법정의견은 우리나라의 경우 군소정당의 난립 가능성이 없고, 저지조항이 오히려 거대정당에 대한 의석 집중 현상만 심화시킨다고 지적하나, 이는 지역구선거에서 적용되는 소선거구ㆍ다수대표제, 낮은 비례대표의석 비율, 이른바 위성정당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온 결과이다. 정치상황은 가변적인 것이므로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고만 가정하여 저지조항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비례대표선거의 저지선을 설정하면서 비례대표선거에서의 득표율을 기준으로 하므로 정당의 대한 국민의 지지가 정당에 대한 의석배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다. 현행 비례대표선거는 전국 단일 선거구로 이루어지고 의원 정수가 46명에 불과하므로 100분의 3 이상의 득표율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저지선을 더 낮출 경우에는 저지조항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선거원칙에 위반하여 선거권, 피선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정정미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기준으로 약 84만표에 해당한다. 이처럼 3% 저지선은 광역자치단체 하나 또는 중소 광역자치단체 2개 이상의 규모에 달하는 국민의 선택을 한순간에 무효화할 수 있는바, 그 헌법적 의미와 영향이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아니 된다.

저지조항이 없더라도 현행 비례대표의석 1석 이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대략 1∼2% 수준의 득표율이 필요하므로 그 자체로 자연적인 저지조항 역할을 한다.

소수정당이 국회에 진입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유권자들이 작은 정당을 통해 국회 내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면 정치적 효능감이 고양되고, 거대양당의 경쟁을 통해 정치적 긴장감과 역동성이 높아지며, 소수정당으로 인해 정치적 의제의 다양성이 확보된다. 나아가 소수정당을 국회라는 제도권 내로 포섭하면 그 정치적 견해에 책임을 부담시

킬 수 있고, 사회적 갈등이나 급진적 요구 역시 제도화된 경로를 통하여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저지조항으로 인해 유권자들은 ‘당선될 것 같은 당’을 찍게 되는 심리적 압박을 받으므로 주권자의 진정한 의사가 왜곡되고, 정치적 다양성 및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위헌선언으로 국가 의사형성과정에 국민의 의사가 보다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고, 투표결과의 비례성을 강화하며, 민주주의의 다양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189조 제1항 제1호



참조조문



헌법 제41조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189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3항, 제4항, 제5항, 제6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판례집 13-2, 77, 97-98 헌재 2008. 3. 27. 2004헌마654, 판례집 20-1상, 375, 384-385 헌재 2020. 5. 27. 2019헌라1, 판례집 32-1하, 1, 27-28 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판례집 35-2, 69, 81

나. 헌재 1996. 12. 26. 94헌바1, 판례집 8-2, 808, 829 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판레집 13-2, 77, 100 헌재 2002. 8. 29. 2001헌바82, 판례집 14-2, 170, 183



당사자



청 구 인 [별지] 청구인 명단과 같음



주문



1.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189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2.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2020헌마956

(1) 청구인 김○○, 김□□, 염○○은 국회의원 선거권자이다. 청구인 노동당, 미래당, 진보당, 녹색당은 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으로서 2020. 4. 15.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를 등록하였다.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으로 등록하지 않은 비법인사단이다.

(2) 청구인 노동당, 미래당, 진보당, 녹색당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중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각각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0.12%, 0.25%, 1.05%, 0.21%를 득표하여 비례대표국회

의원의석을 배분받지 못하였다.

(3) 청구인들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대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제1호가 청구인들의 선거권, 공무담임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7. 14.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4헌마271

(1) 청구인 이○○, 정○○, 강○○, 김△△은 2024. 4. 10.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대한상공인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로 등록하였다. 청구인들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대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제1호가 청구인들의 선거권,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4. 3. 26.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한편 대한상공인당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중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0.01%를 득표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지 못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189조 제1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189조(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배분과 당선인의 결정ㆍ공고ㆍ통지) 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이하 이 조에서 “의석할당정당”이라 한다)에 대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한다.

1.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189조(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배분과 당선인의 결정ㆍ공고ㆍ통지) 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이하 이 조에서 “의석할당정당”이라 한다)에 대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한다.

2.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5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

②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은 다음 각 호에 따라 각 의석할당정당에 배분한다.

1. 각 의석할당정당에 배분할 의석수(이하 이 조에서 “연동배분의석수”라 한다)는 다음 계산식에 따른 값을 소수점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산정한다. 이 경우 연동배분의석수가 1보다 작은 경우 연동배분의석수는 0으로 한다.

연동배분의석수 = [(국회의원정수 - 의석할당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국회의원 당선인수) × 해당 정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득표비율 - 해당 정당의 지역구국회의원당선인수] ÷ 2

2. 제1호에 따른 각 정당별 연동배분의석수의 합계가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에 미달할 경우 각 의석할당정당에 배분할 잔여의석수(이하 이 조에서 “잔여배분의석수”라 한다)는 다음 계산식에 따라 산정한다. 이 경우 정수(整數)의 의석을 먼저 배정하고 잔여의석은 소수점 이하 수가 큰 순으로 각 의석할당정당에 1석씩 배분하되, 그 수가 같은 때에는 해당 정당 사이의 추첨에 따른다.

잔여배분의석수 =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 - 각 연동배분의석수의 합계) ×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득표비율

3. 제1호에 따른 각 정당별 연동배분의석수의 합계가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를 초과할 경우에는 제1호 및 제2호에도 불구하고 다음 계산식에 따라 산출된 수(이하 이 조에서 “조정의석수”라 한다)를 각 연동배분의석 할당정당의 의석으로 산정한다. 이 경우 산출방식에 관하여는 제2호 후단을 준용한다.

조정의석수 =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 × 연동배분의석수 ÷ 각 연동배분의석수의 합계

③ 제2항의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득표비율은 각 의석할당정당의 득표수를 모든 의석할당정당의 득표수의 합계로 나누어 산출한다.

④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출된 정당별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명부에 기재된 당선인으로 될 순위에 따라 정당에 배분된 비례대표국회의원의 당선인을 결정한다.

⑤ 정당에 배분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수가 그 정당이 추천한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수를 넘는 때에는 그 넘는 의석은 공석으로 한다.

⑥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제198조(천재ㆍ지변 등으로 인한 재투표)의 규정에 의한 재투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투표구의 선거인수를 전국선거인수로 나눈 수에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를 곱하여 얻은 수의 정수(1 미만의 단수는 1로 본다)를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에서 뺀 다음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고 당선인을 결정한다. 다만, 재투표결과에 따라 의석할당정당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추가가 예상되는 정당마다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의 100분의 3에 해당하는 정수(1미만의 단수는 1로 본다)의 의석을 별도로 빼야 한다.

[제7항, 제8항 생략]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20헌마956

심판대상조항은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대해서만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도록 하여 ① 청구인 김○○, 김□□, 염○○의 선거권, ② 청구인 염○○, 노동당, 미래당, 진보당,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의 공무담임권, ③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2024헌마271

심판대상조항의 요건을 충족한 정당만이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으므로 사표가 늘어나 민의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비례위성정당의 출현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가 형해화되어, 평등선거의 원칙(투표가치의 평등)을 해치게 되었다.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정수는 46명이므로, 정당 득표율이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가 넘으면 비례대표국회의원 1명이 할당되어야 할 것인데, 심판대상조항은 100분의 3이 넘어야 배분하도록 하여 투표가치의 평등을 위배한다. 또한 청구인들과 같은 신생정당의 후보자들은 정당하게 대표되지 못하여 결국 공무담임권을 침해받게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권, 공무담임권, 평등선거권(헌법 제41조)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4.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의 심판청구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그 심판을 구하는 제도로서, 이 경우 심판을 구하는 자는 심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고 있는 자여야 한다(헌재 2022. 1. 27. 2016헌마364 참조).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심판청구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이 아닌 비법인사단에 불과하였으므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의 의석배분방식을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이하에서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을 제외한 나머지 청구인들을 ‘나머지 청구인들’이라 한다).

5.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에 대한 판단

가.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과 저지조항

(1) 국회의원선거 제도

국회의 의원정수는 지역구국회의원 254명과 비례대표국회의원 46명을 합하여 300명이다(공직선거법 제21조 제1항).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① 지역구국회의원은 각 선거구에서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1인을 선출하고(제21조 제2항, 제188조 제1항), ② 비례대표국회의원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하였거나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각 정당에 대하여 각 득표비율에 일정한 산식을

적용하여 계산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여 선출한다(제189조 제1항, 제2항). 즉 현행 국회의원선거제도는 지역구에 대한 소선거구 다수대표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혼합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2)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 방법

(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과거 공직선거법은 지역구국회의원과 비례대표국회의원을 각각 정해진 의석수에 따라 별개의 투표를 통해 독립적으로 선출하는 이른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취하고 있었다.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국회의원의석배분의 결과와 관계없이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도록 하여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발생한 불비례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였으나, 이를 완전히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이에 국민의 정치적 선호가 선거에 보다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 비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전체 의석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얻은 정당 투표를 통해 결정하되, 지역구국회의원선거를 통해 획득한 의석을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를 연동시키는 제도인바(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개정 공직선거법에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지역구국회의원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부족분을 전부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으로 보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절반만 보정하도록 한 것이다(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

한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부터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른바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방법으로 지역구국회의원의석수와 상관없이 추가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얻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국회의원의석과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연동하여 정당의 득표율에 비례한 의석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으므로, 정당이 지역구국회의원의석과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연동을 차단시키는 선거전략을 택하게 되면 지역구국회의원의석과 별도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된다.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 득표율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정당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만 참여하는 위성정당을 창당하여 지역구국회의원의석과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연동을 차단시키는 선거전략을 택할 유인이 강하게 발생한다. 실제로 제21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만 참여하여 추가 의석을 얻음으로써 양당체제가 심화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헌법재판소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에 대하여 직접선거원칙 및 평등선거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면서, 위성정당과 같은 선거전략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겠으나,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이 선거의 비례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석배분방법을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방법이 헌법상 선거원칙에 명백히 위반된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정당의 투표전략으로 인

하여 실제 선거에서 양당체제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이 투표가치를 왜곡하거나 선거의 대표성의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현저히 비합리적인 입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였다(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나) 현행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방법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기 위해서는 각 의석할당정당별로 ‘연동배분의석’을 산출하여야 한다.

1) 먼저 국회의원 총정수에서 의석할당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국회의원당선인의 수를 뺀다. 이 수에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해당 의석할당정당이 얻은 득표수를 모든 의석할당정당이 얻은 득표수의 합으로 나눈 득표비율을 곱한다. 이 수에서 해당 정당의 지역구국회의원당선인 수를 뺀 후, 그 차이의 ‘절반’을 해당 정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으로 배분한다. 이렇게 배분된 의석수를 ‘연동배분의석수’라 한다(제189조 제2항 제1호).

2) 각 정당에게 배분된 연동배분의석수의 합은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인 46석을 넘을 수도 있고 넘지 않을 수도 있다. 연동배분의석수의 합이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를 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잔여 의석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얻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의석할당정당에 2차로 추가 배분한다(제189조 제2항 제2호). 이렇게 배분된 의석수를 ‘잔여배분의석수’라 한다. 반면, 연동배분의석수의 합이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를 연동배분의석수의 비율에 따라 배분한다(제189조 제2항 제3호). 이러한 방법에 따라 배분된 의석수를 ‘조정의석수’라 한다.

(3) 저지조항(봉쇄조항)의 의의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참여한 모든 정당이 아니라 ‘의석할당정당’을 대상으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며, 의석할당정당을 ①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심판대상조항) 또는 ②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제189조 제1항 제2호)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비례대표제에서 일정한 기준 이상의 득표를 하거나 직선 의석수 등을 획득한 정당에 대해서만 의석을 배분하는 것을 저지조항(沮止條項) 또는 봉쇄조항이라 한다.

저지조항은 의회에 진입하여 정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이른바 군소정당(파편정당)의 의회진입 자체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의회 내의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여 안정적인 의회운영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지조항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정당은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저지선(沮止線)을 넘지 못한 정당과 그 정당을 지지한 유권자에 대하여 차별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나.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게만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위 요건을 충족한 의석할당정당과 그렇지 못한 정당을 차별하고, 의석할당정당이 아닌 정당

에 투표한 유권자의 투표의 성과가치를 차별하므로 나머지 청구인들 중 선거권자의 선거권 및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의 피선거권, 나머지 청구인들 모두(선거권자, 후보자, 정당)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나머지 청구인들 중 정당의 경우 공무담임권 침해도 주장하고 있으나, 정당은 공직에 취임할 수 없으므로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는 문제되지 아니하고, 청구인 염지웅도 공무담임권 침해를 주장하나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로 등록한 바 없으므로 역시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가 문제되지 아니한다.

다. 선거제도에 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

(1) 헌법 제1조가 천명하고 있는 국민주권원리는 국민의 합의로 국가권력을 조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기회가 되도록 폭넓게 보장될 것이 요구된다. 대의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오늘날의 민주정치 아래에서 국민의 참여는 기본적으로 선거를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그 주권을 행사하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권행사의 결과가 왜곡 없이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마련하는 일은 국민주권원리와 민주주의원리를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2) 헌법 제41조 제3항은 “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선거제도의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결정을 국회의 입법에 맡기고 있다. 입법자가 대ㆍ중ㆍ소선거구제 중 어느 것을 채택할 것인지, 당선인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다수대표제ㆍ비례대표제ㆍ혼합형선거제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헌법적 기준은 없다(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따라서 국회의원선거 제도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입법형성권을 갖고 있는 입법자는 우리나라 선거제도와 정당의 역사성, 우리나라 선거 및 정치문화의 특수성,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환경, 선거와 관련된 국민의식의 정도와 법 감정을 종합하여 국회의원선거 제도를 합리적으로 입법할 수 있다. 입법자가 국회의원선거 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헌법 제41조 제1항에 명시된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선거의 원칙과 자유선거 등 국민의 선거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6. 5. 26. 2012헌마374; 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라. 평등선거원칙

(1) 헌법 제41조 제1항에서 천명하고 있는 평등선거의 원칙은 평등의 원칙이 선거제도에 적용된 것으로서 투표의 수적인 평등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투표의 성과가치의 평등, 즉 1표의 투표가치가 대표자선정이라는 선거의 결과에 대하여 기여한 정도에 있어서도 평등하여야 함을 의미한다(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그러나 이러한 투표가치의 평등은 모든 투표가 선거의 결과에 미치는 기여도 내지 영향력에 있어서 숫자적으로 완전히 동일할 것까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투표가치는 그 나라의 선거제도의 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따라서 그 구조가 어떠

하냐에 따라 결과적으로 선거의 결과에 미치는 투표의 영향력에 어느 정도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1995. 12. 27. 95헌마224등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은 득표율을 기준으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것으로서 저지조항에 해당하고, 일반적으로 저지조항은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에서 정당을 차별하고, 저지선을 넘지 못한 정당에 대한 투표의 성과가치를 차별하게 되므로 평등선거원칙의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저지조항의 인정 여부, 그 정당성 여부는 각 나라의 헌정상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참조).

마. 평등선거원칙 위반 여부

(1) 저지조항의 제한적 필요성

비례대표제는 거대정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승자독식에 의해 사표(死票)를 양산하며 다양해진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다수대표제에 대한 보완책으로 고안ㆍ시행된 것이다. 즉 비례대표제는 유권자와 대표자 간의 대표비례성에 대한 축소나 왜곡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여 궁극적으로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선거제도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비례대표제의 역기능, 즉 군소정당의 의회 내 난립에 따른 대의정치 혼란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 저지조항이다.

저지조항은 군소정당의 난립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경우에는 그 나름대로의 제도적 효용성을 가지므로 제도의 목적 그 자체까지 타당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투표의 성과가치에 차등을 두어 사표의 증대와 선거의 비례성 약화를 초래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을 막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이나 정부형태, 정당 및 선거 제도 등에 비추어 저지조항을 통해 소수정당을 배제시킬 필요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군소정당이라 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고, 사회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국민적 합의의 도출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시키는 정도가 아니라면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의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

(2) 우리나라의 정치상황

우리나라는 일찍이 거대양당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제21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위성정당들과 합산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의원 총 정수 300석 중 280석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의석할당정당의 요건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 득표할 것으로 규정하였는데, 이후 실시된 제17대부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결과를 보면 거대양당 및 그 위성정당들을 제외하고 각 선거별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은 정당은 2개 내지 4개, 각 선거별로 이들이 배분받은 총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 수는 8석 내지 17석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여 의회가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정당에게만 의석을 추가 배분하여 거대정당의 세력만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저지조항을 폐지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들이 얻은 득표율을 토대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을 다시 계산해보면, 제22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지 못하였던 정당 일부가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아 원내에 진출하게 되나 그 정당의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인해 의회 기능이 마비될 우려는 크지 않다 할 것이다.

(3) 대통령제 정부형태

우리나라는 대통령제 정부형태를 취하고 있어 의원내각제를 취하는 나라들보다는 의회의 통치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의회 내 다수세력을 형성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물론 저지조항이 대통령제 정부형태의 국가에서도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고 의회의 안정적 운영에 기여하는 바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각각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하여 선출되어 각자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행정부와 입법부는 독립하여 운영되고 의회의 의원이 내각을 구성하지 않으므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의회 내 다수형성의 필요성이 의원내각제의 경우보다 상당히 작아진다.

(4)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 비율이 낮은 우리 선거제도의 특성

군소정당이 원내에 난립하여 국정의 안정을 저해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저지조항을 두는 것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여 다수의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비례대표제도를 전제한 것이다. 우리와 유사한 저지조항을 두고 있는 독일의 경우는 1인 2표제를 실시하면서도 정당에 대한 제2투표의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을 배분하고 지역구후보자에 대한 제1투표의 결과는 의석배분 이후 당선자를 결정하는 의미만을 가지므로, 비례대표 선거의 결과가 의석배분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총 정수 300명 중 비례대표국회의원이 46명으로(공직선거법 제21조 제1항) 약 15.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비율이 낮아 전체 국회의원선거 결과가 실질적으로 지역구국회의원의석수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에는 비록 비례대표제도를 일부 채택하고 있다 하더라도 저지조항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

또한 저지조항이 없더라도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 1석을 얻기 위해서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규모나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구 수 등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득표가 필요하므로 그 이하의 득표를 한 정당은 자연히 원내진출이 저지된다. 우리나라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가 전국 단일 선거구로 이루어지고 의원 정수가 46명에 불과하므로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원내에 진출하는 소수정당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절대다수를 배출하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는 소선거구ㆍ다수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국회의원선거제도는 이미 거대정당에 유리하고 사실상 군소정당 소속 후보자의 의회진출이 어렵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거대양당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성정당을 창당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만 참여하는 방법으로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추가로 얻고 있는바, 그만큼 군소정당이 원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작아진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공직선거법은 저지조항까지 둠으로써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에 이중적 장벽을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5) 군소정당의 난립에 따른 폐해를 방지할 다른 수단의 존재

(가) 이미 우리 정당법은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5 이상의 특별시ㆍ광역시ㆍ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ㆍ도당을 갖추어야 하고(제3조, 제17조), 시ㆍ도당은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제18조 제1항). 헌법재판소도 위 조항들이 정당활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헌재 2022. 11. 24. 2019헌마445; 헌재 2023. 9. 26. 2021헌가23등 참조). 이와 같이 우리 정당법은 정당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을 규정하여, 이미 신생정당이나 군소정당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우고 있으므로, 군소정당 난립에 따른 폐해나 극단주의적 세력의 의회진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저지조항을 둘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

(나) 또한 국회법은 개별 국회의원의 의사를 수렴ㆍ조정함으로써 국회의 효율적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교섭단체 제도를 두고 있다(헌재 2020. 5. 27. 2019헌라1 참조). 세계관 및 가치관 그리고 정치적 성향이 유사한 의원들을 하나의 교섭단위로 인정하여 자체적으로 하나의 공통의견을 내도록 하면, 의원들 사이의 의사의 통합ㆍ조정 작업이 한결 수월해지고, 신속하고 능률적인 의사 진행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헌재 2020. 5. 27. 2019헌라1 참조). 국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면, 20명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되며, 다만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아니하는 20명 이상의 의원으로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국회법은 각 교섭단체의 대표의원이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이 되도록 하여(제39조 제2항) 각 교섭단체의 의사를 대표의원을 통하여 국회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국회의장 및 위원장은 의사에 관한 여러 가지 사항을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이나 간사와 협의 또는 합의를 하거나 그 동의를 얻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조의2 제1항, 제49조 제2항, 제58조 제4항, 제59조의2, 제60조 제1항, 제74조 제2항, 제85조 제1항 제3호, 제85조의2 제8항, 제85조의3 제2항, 제86조 제2항, 제4항, 제95조 제5항, 제104조 제2항, 제112조 제9항 등 참조). 나아가 법률안을 발의하는 데에는 의원 10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점(국회법 제79조 제1항), 이를 심의하기 위한 의사일정에 관하여 교섭단체 간의 타협과 조정이 필요한 점, 법률안 심의는 주로 본회의가 아닌 소관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상임위원회 수가 17개에 달하는 점(제37조 제1항), 법안이 의결되기 위하여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점(제109조)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일정 수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교섭단체가 입법활동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헌재 2008. 3. 27. 2004헌마654 참조).

이와 같이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법률안으로 구체화하는 일은 국회의원 개개인보다 그들의 결사체인 정당 등 교섭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 우리 정치상황상 안정적인 교섭단체의 구성과 운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점 등에 비추어, 저지조항의 폐지로 군소정당의 원내진출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국회

의 원활한 운영이 저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6) 소수정당의 의회진출의 의미

헌법 제8조 제1항은 정당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정당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정치적 다양성 및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 군소정당의 형성과 신생정당의 진입을 가능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헌재 2022. 11. 24. 2019헌마445 결정 중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이미선의 법정당원수 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참조). 저지조항은 단순히 그 저지선을 넘지 못한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넘어, 유권자로 하여금 저지선을 넘지 못하리라 예상하는 소수정당에 대해 투표를 기피하도록 유도하여 소수정당의 의회진출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는 소수정당이 원내진출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여 보다 굳건한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소수의견의 정치적 결집을 봉쇄하고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할 수 있다.

한편 저지조항의 문제는 국회 내 다수당과 소수당, 혹은 원내 정당과 원외 정당 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영역이다. 선거제도에 대한 입법형성권은 국회가 가지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국회의 다수당이라 할 것인데, 다수당은 되도록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제도를 형성하고자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저지조항 자체의 정당성 내지 저지선 설정의 합리성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국회 내 다수당이 자발적으로 이를 폐지하거나 저지선을 개선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7) 소결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거대양당이 오래전부터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대통령제 정부형태 하에서는 의원내각제의 경우보다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의회 내 다수형성의 필요성이 작고,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비율이 낮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의 결과가 전체 국회의원의석 배분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반면 지역구국회의원선거는 이미 거대정당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거대정당들은 위성정당을 창당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까지 추가로 얻고 있다. 또한 정당법 및 국회법은 정당에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을 요구하고 국회 내에 교섭단체 제도 등을 규정하고 있는바, 저지조항 외에도 원내 군소정당의 난립에 따른 폐해를 방지할 다른 수단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이나 정부형태, 정당 및 선거 제도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저지조항을 통해 원내 군소정당의 난립을 막고 다수세력을 형성할 필요성이 적고 나아가 저지조항이 폐지되더라도 원내에 군소정당이 난립할 우려는 크지 않다. 반면 저지조항은 저지선을 넘지 못한 정당에 대한 투표를 사표로 만들어 투표의 성과가치와 저지선을 넘지 못한 정당을 차별하며, 사표를 증대시켜 선거의 비례성 약화를 초래한다. 또한 소수정당들의 원내진출을 막음으로써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정당에 대한 투표를 사장시킴으로써 투표가치를 왜곡하고 선거의 대표성을 훼손한 것인바 평등선거원칙에 위배하여 나머지 청구인들의

선거권, 피선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

바. 부수적 위헌선언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 법률조항이 위헌선언된 경우 같은 법률의 그렇지 아니한 다른 법률조항들은 효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위헌으로 선언된 법률조항을 넘어서 다른 법률조항 내지 법률 전체를 위헌선언하여야 할 경우가 있다. 합헌으로 남아 있는 나머지 법률조항만으로는 법적으로 독립된 의미를 가지지 못하거나, 위헌인 법률조항이 나머지 법률조항과 극히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 전체적ㆍ종합적으로 양자가 분리될 수 없는 일체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 위헌인 법률조항만을 위헌선언하게 되면 전체규정의 의미와 정당성이 상실되는 때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헌재 2002. 8. 29. 2001헌바82 참조). 일정한 법률조항이 제도의 핵심적 구성부분이어서 그에 대하여 위헌선언하는 경우 제도 전체의 내적인 평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와 입법자의 의도가 왜곡되기에 이른 때에는 위헌인 법률조항 이외의 나머지 부분도 함께 위헌선언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헌재 1996. 12. 26. 94헌바1 등 참조).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은 의석할당정당의 요건을 규정하면서 심판대상조항인 제1호에서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할 것, 제2호에서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것을 선택적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정당은 제1호와 제2호의 요건 중 어느 하나를 충족하면 의석할당정당이 될 수 있다. 최저득표율요건과 최저의석요건을 선택적으로 규정한 것은 하나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더라도 나머지 요건을 달성하여 의석할당정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서 저지조항으로 인한 투표의 성과가치 및 정당에 대한 차별의 효과를 완화시키기 위함인바, 최저득표율요건만 위헌으로 선언하고 최저의석요건만 남겨둘 경우 오히려 저지조항의 요건이 더욱 엄격해지는 결과가 된다. 심판대상조항만 위헌선언하게 되면 저지조항 제도 전체의 의미와 정당성이 상실되고 나머지 의석할당정당의 요건인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제2호만으로는 저지조항 제도 전체의 내적 평형이 무너짐으로써 그 제도를 만든 입법자의 의도가 왜곡되기에 이른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제2호는 비록 심판대상이 아니지만 심판대상조항과 함께 위헌선언을 함으로써 명확성을 기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전체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한다.

6. 결론

그렇다면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고,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조한창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반대의견과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정정미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조한창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청구인 사회변혁노동자당의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법정의견과 의견을 같이하나,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선거원칙에 위반하여 나머지 청구인들의 선거권, 피선거권,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남긴다.

가. 입법자의 선거제도 형성의 자유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은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내용에 관한 결정을 국회의 입법에 맡기고 있으며(제41조 제3항), 입법형성권을 갖고 있는 입법자는 우리나라 선거제도와 정당의 역사성, 우리나라 선거 및 정치문화의 특수성,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환경, 선거와 관련된 국민의식의 정도와 법 감정을 종합하여 국회의원선거 제도를 합리적으로 입법할 수 있다. 입법자가 국회의원선거 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헌법 제41조 제1항에 명시된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선거의 원칙과 자유선거 등 국민의 선거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6. 5. 26. 2012헌마374; 헌재 2023. 7. 20. 2019헌마1443등 참조).

비례대표제의 경우 저지조항을 둘 것인지 또는 저지조항을 둘 경우 그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헌법적 기준은 없다. 대의제민주주의에 있어서 선거제도는 정치적 안정의 요청이나 나라마다의 정치적ㆍ사회적ㆍ역사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각기 그 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결정되는 것이고 거기에 논리 필연적으로 요청되는 일정한 형태가 있는 것도 아니다(헌재 2016. 5. 26. 2012헌마374 참조).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나라들은 높은 비율로 저지조항 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저지선(沮止線)의 수준은 2% 이상의 득표율을 요구하는 경우부터 10% 가까운 득표율을 요구하는 경우까지 매우 다양하다. 비례대표제를 택하면서 저지조항을 두지 않은 나라들도 존재한다.

따라서 저지조항을 두거나 두지 않은 것이 반대의 선거제도와 비교하여 반드시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저지조항 제도의 채택 여부나 저지조항을 어떤 형태로 구현할지는 일차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에 맡겨져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저지조항 제도 자체에 대한 판단

(1) 의회의 안정적 운영 도모

헌법은 국회는 200인 이상의 국회의원으로 구성하고(제41조 제2항),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여(제49조 전문),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다수결의 원리를 선언하고 있다(헌재 2016. 5. 26. 2015헌라1 참조). 이와 같이 헌법은 국회가 200인 이상의 국회의원 중 다수의 의사에 따라 헌법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 국회 내에서 의결을 할 수 있는 다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회의원들의 의사를 몇 가지의 교집합으로 묶어내고, 이에 대해 다시 토의를 거치면서 점차 하나의 공적 견해로 수렴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

라서 의결을 할 수 있는 다수를 형성하는 것은 국회가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다(헌재 2020. 5. 27. 2019헌라1 참조).

우리 헌법의 대의민주적 기본질서가 제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의 안정된 다수세력이 확보되어야 하므로(헌재 2006. 3. 30. 2004헌마246 참조), 의회 내에서 다수형성의 가능성을 높이고 국회 의사결정의 능률성을 확보하는 것은 중대한 헌법적 이익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함에 있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지를 획득한 정당에 한하여 원내 진입을 허용한다. 따라서 원내 진출 정당의 수를 한정하여 국회 내의 다수형성의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국회를 통한 국민적 합의 도출을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데에서 심판대상조항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2) 정치적 역량에 따른 의석배분 차별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다(정당법 제2조). 정당은 국민과 국가의 중개자로서 정치적 통로의 기능을 수행하여 주체적ㆍ능동적으로 국민의 다원적 정치의사를 유도ㆍ통합함으로써 국가정책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있다.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의 담당자이며 매개자이자 민주주의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에, 정당의 자유로운 설립과 활동은 민주주의 실현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헌재 2023. 9. 26. 2021헌가23등 참조).

이와 같이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의회에서 국민의 의사를 정책이나 입법으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러한 중개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있는 정당만이 의회의 구성에 참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당의 정치적 역량은 결국 선거에서 나타난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지 획득 여부에 따라 의회 구성에의 참여, 즉 의석배분에 있어서 정당을 차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

(3) 극단주의 세력의 의회진출 방지

독일의 저지조항 제도는 과거 바이마르공화국에서 군소정당이 난립하고 정국의 혼란이 극심하여 그 결과 군소정당에 불과하던 나치당이 마침내 집권까지 하게 된 것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하였다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 경험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극단주의 세력이 단순하고 강력한 메세지로 사회에 대한 분노와 불안을 자극함으로써 중도정당보다 빠르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국민 중 극소수의 지지만을 받고 있는 극단주의 세력이 비례대표제의 선거구조로 인하여 의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들이 아무리 소수일지라도 그 활동이 크게 고무될 우려가 있으며, 극단적인 입장으로 인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의회정치를 방해하고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극단주의 세력이 원내에 진출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

는바, 저지조항은 극단주의 세력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할 때까지 의회에 진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 물론 저지조항은 다른 신생정당에게도 국회 진입에 대한 장벽이 되므로 의회 내 정치적 다양성이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저지선을 설정함에 있어 극단주의 세력의 국회 진입을 제한하되 신생정당의 원내진출을 봉쇄할 정도에 이르지 않도록 적정한 기준을 찾아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다.

(4) 우리나라의 정치현실

한편 법정의견은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에서 군소정당의 난립 가능성이 없으므로 저지조항을 둘 필요가 없고, 저지조항이 오히려 거대정당에 대한 의석 집중 현상만 심화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국회의원선거 결과를 보면 거대양당의 의석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이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저지조항을 둔 것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적용되는 소선거구ㆍ다수대표제가 거대정당에게 유리한 점, 전체 국회의원 300석의 대부분인 254석을 지역구국회의원의석이 차지하고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은 46석에 그쳐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 비율이 매우 낮은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였음에도 정당이 지역구국회의원의석과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연동을 차단시키는 선거전략, 이른바 위성정당을 창당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고 있는 점, 그 밖의 여러 정치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온 결과이다.

또한 법정의견의 지적과도 같이 우리 정당법은 정당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 등을 정당의 요건으로 규정하여(제3조, 제17조, 제18조 제1항 참조) 일정한 규모 이상의 조직을 갖춘 경우만을 정당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의원선거 통계에 따르면, 비례대표국회의원에 대한 투표를 별도로 실시하기 시작한 제17대 선거에서는 14개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였으나 최근 실시된 제21대 선거에서는 35개, 제22대 선거에서는 38개 정당이 참여하였다. 이와 같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의 수가 매우 많고 증가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는바, 향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를 통해 의회 내에 군소정당이 난립하게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저지조항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견해는 거대양당 체제가 고착화되고 있는 현재의 정치상황을 전제한 것이지만, 정치상황은 가변적인 것이므로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고만 가정하여 저지조항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재의 거대양당 현상을 이유로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여 궁극적으로 의회의 안정적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5)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지를 획득한 정당만을 의석할당정당으로 규정한 것 자체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저지선 설정에 대한 판단

저지조항 제도를 채택한 것 자체가 정당하다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이 저지선의 기준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으로 설정한 것에 대하여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득표율 기준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은 국회의원선거에서 1인 1표제를 채택하여 지역구국회의원선거만을 실시하였으므로, 비례대표의석배분에 대한 저지선도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의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삼았다(제189조 제1항). 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결정은 위와 같은 비례대표의석배분방식이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의사를 왜곡하여 민주주의원리 등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별도로 실시되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의 득표율을 비례대표 의석할당정당의 기준으로 삼도록 하였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비례대표 의석할당정당의 기준이 되는 저지선을 설정하면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의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배분에 있어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 및 선호가 정당에 대한 의석배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 것이므로 합리성이 있다.

(2) ‘100분의3’ 이상의 득표율 기준

과거 구 국회의원선거법 및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은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5 이상의 득표를 한 정당에 대해서만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기준을 100분의 3으로 낮추어 저지조항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투표의 성과가치의 불평등을 완화하였다. 그 결과 2004. 4. 15. 실시된 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4개, 제18대는 6개, 제19대는 4개, 제20대는 4개, 제21대는 5개, 제22대는 4개의 정당이 각각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받았다.

한편 저지조항이 없더라도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 1석을 얻기 위해서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규모나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구 수 등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득표가 필요하고 그 이하의 득표를 한 정당은 자연히 원내진출이 저지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는 전국 단일 선거구로 이루어지고 의원 정수가 46명에 불과하므로, 현재 저지선으로 설정된 100분의 3 이상의 득표율 기준은 저지조항이 없을 경우에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 1석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득표율보다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저지선을 더욱 낮출 경우에는 저지조항 자체가 실효성을 갖지 못하여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의석할당정당의 요건으로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의 득표를 요구하는 것이 지나치게 엄격하여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에 참여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봉쇄할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3) 소결

이상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저지선의 기준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 득표한 정당’으로 설정한 것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라. 결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선거원칙에 위배하여 나머지 청구인들의 선거권, 피선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8.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정정미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는 법정의견에 동의하면서,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표의 수가 결코 적지 않음을 강조하고, 정당이 국회라는 제도적인 틀 안에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쟁과 검증을 거치면서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어야 함을 밝히고자 한다.

가. 정당의 헌법상 기능과 정치적 다원주의의 보장

헌법 제8조 제1항은 정당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규정하여 정당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정치적 다양성 및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보장하고 있다(헌재 2023. 9. 26. 2021헌가23등 참조). 또한 정당의 헌법상 과제와 기능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로 명시하고 있는 헌법 제8조 제2항은, 정당이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의 의사를 국가의 의사형성 과정에 연결하는 핵심적 매개체임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헌법의 취지를 반영하여 정당법 역시 정당을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 정의한다(제2조).

오늘날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이러한 정당의 의회 진출 가능성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국가의 의사형성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위한 전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득표율을 충족하지 못한 정당의 의회 진입을 일률적으로 차단하는 저지조항은 국민의 정치적 선택지와 대표성을 제한함으로써 정치적 다원주의와 선거의 비례성 확보를 현저히 약화시킨다. 따라서 정당의 의회 진출을 제한하는 것은, 법정의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것이 국민적 합의의 형성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시키는 정도가 아닌 한,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당이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급적 자제될 필요가 있다.

나.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표의 수는 결코 적지 않음

심판대상조항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즉 3%에 미달하는 득표를 한 정당에 대하여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관상 ‘3%’라는 비율은 매우 낮은 수치로 보일 수 있으나, 이를 실제 유권자의 수와 투표규모로 환산하여 보면 결코 작지 않은 규모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최근(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선거인 수는 약 4,400만 명,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의 전국 유효투표총수(이하 ‘비례대표유효투표총수’라 한다)는 약 2,800만

표에 이르며, 그 3%는 약 84만 표에 해당한다. 이는 상당한 수의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가 비례대표 의석의 배분 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사장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표의 규모는 광역단위 선거인 규모와 비교할 경우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국회의원선거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전체 선거인 수는 약 56만 명, 세종특별자치시의 선거인 수는 약 30만 명인데, 위에서 본 약 84만 표의 사표는 제주 전체 선거인 규모를 상회하고, 세종특별자치시의 두 배를 넘는 수준에 해당한다. 나아가 울산광역시(약 93만 명), 광주광역시(약 119만 명), 강원특별자치도(약 133만 명), 충청북도(약 137만 명) 등 다른 광역단위의 선거인 수에 비추어 보더라도,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배제되는 사표의 수는 상당한 규모에 해당한다. 이에 따르면, 소수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단 1석이라도 배분받기 위해서는 광역자치단체 하나 또는 2개 이상의 중소 광역자치단체 규모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인의 득표수는 통상 수만 표에서 많게는 10만 표 안팎으로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서 배제되는 약 84만 표는 다수의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의 득표수를 합산한 것에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의 3% 저지선은 광역자치단체 하나 또는 2개 이상의 중소 광역자치단체 규모에 달하는 국민의 선택을 한순간에 무효화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인바, 그 헌법적 의미와 영향이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아니 된다.

다. 저지조항이 없더라도 의석 확보에는 상당한 득표율이 요구됨

심판대상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 비례대표 의석이 무제한적으로 배분되는 것도 아니다. 저지조항이 없는 경우에도 현행 비례대표 의석 수(46석) 중 1석 이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대략 1~2% 수준의 득표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례대표유효투표총수를 기준으로 할 때, 약 28만 명에서 56만 명 정도에 이르는 유권자의 지지에 해당하며, 그 자체로 자연적인 저지조항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이미 일정한 정치적 지지 없이는 의회 진입이 쉽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없다고 하여 군소정당의 무분별한 난립과 그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필연적으로 초래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다양한 정치적 견해의 제도권 내 포섭을 통한 헌법적 가치의 실현

민주주의는 본래 다양한 정치적 견해의 경쟁과 공존을 전제로 하는 제도이다. 특정 정치적 견해가 민주적 기본질서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한, 그것은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 중 하나로서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소수정당이 국회에 진입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 제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은 정당을 통해 국회 내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면 정치적 효능감이 고양되고, 거대양당이 지배하는 영역에 경쟁이 촉진됨으로써 정치적 긴장감과 역동성이 높아진다. 소수정당으로 인해 정치적 의제의 다양성이 확

보되고, 소수정당이 참신한 정책으로 지지율을 얻으면 거대정당들도 지지층을 뺏기지 않기 위해 더욱 발전하는 노력을 하게 되며, 그 속에서 창의적이고 과감한 정책대안이 제시되는 등 국가 정책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도 있다. 또한 소수정당은 새로운 인재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새로운 통로가 되어 전문적이고 다양한 인재들이 국회 내로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나아가 소수정당을 국회라는 제도권 내로 포섭하여 공개적인 토론과 입법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해당 정치적 견해에 책임을 부담시키고 숙의할 기회를 제공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 즉, 의회에 진출한 소수의견은 그 발언과 표결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을 부담할 뿐만 아니라, 의안 발의, 상임위원회의 심사, 본회의의 안건 심의, 예산안 심사 등의 절차를 통과하면서 정책적 정합성과 실행가능성에 대한 공개적 검증을 받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일부 극단적인 주장에 내재한 위험을 완화하는 동시에 정책의 합리적 요소를 선별하고 정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의회에 진입한 정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한계 내에서 정치활동을 수행하고, 사회적 갈등이나 급진적 요구 역시 토론과 표결을 거쳐 입법 등 제도화된 경로를 통하여 제기하고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하여 소수정당이 의회 밖에서 비제도적 대립이나 탈규범적 행동을 통해 의사를 관철할 필요성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는 기존의 정치가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사회적 요구를 제도적 의제 설정의 단계로 끌어올림으로써 선거의 대표성을 보다 확장하고, 제도 밖에서 축적될 수 있는 급진적 에너지를 협의 및 책임정치의 논리로 흡수하여 민주주의 체계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소수의 목소리가 의회에 진출하는 것은 오히려 정치적 급진화를 순화할 가능성을 내포하며, 헌법적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마. 시대적 변화와 헌법적 가치에 대한 재조명

현대 사회에서 정치적 의사형성은 과거보다 훨씬 다원화ㆍ세분화되었고, 유권자의 정치적 정체성 역시 더 이상 소수의 거대정당 중심으로 수렴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획일적인 저지조항을 통해 일정한 규모의 정치적 지지표현을 구조적으로 배제하게 되면, 유권자들은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될 것을 우려하여 소신에 반하여 ‘당선될 것 같은 당’을 찍게 되는 심리적 압박을 받아 그 선택권을 스스로 제한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주권자의 진정한 의사가 왜곡되어 전달되는 결과를 낳고, 유권자가 자신의 가치관에 가장 부합하는 정당에 투표할 수 없도록 유도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하며, 헌법이 추구하는 정치적 다양성 및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위헌선언이 국가의 의사형성과정에 국민의 진정한 의사가 보다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고, 투표결과의 비례성을 강화하며,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별지] 청구인 명단

(2020헌마956)

1. 김○○

2. 김□□

3. 염○○

4. 노동당 대표자 박○○

5. 미래당 대표자 오○○

6. 진보당 대표자 김▽▽

7. 녹색당 대표자 성○○

8.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자 김◇◇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대한중앙 담당변호사 조기현, 이동규

(2024헌마271)

1. 이○○

2. 정○○

3. 강○○

4. 김△△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이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