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1. 3. 25. 2018헌바348 [합헌]
출처
헌법재판소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위헌소원
[2021. 3. 25. 2018헌바348]
1.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고 규정한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에 관한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2.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1.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대하여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을 부여하고, 이에 대응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부과금 부과‧징수 권한을 제한한다. 심판대상조항과 부과금의 일반적 부과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이후에 부과금 면제 여부가 확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대하여 일정한 부과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조달은 일차적으로 조세에 의하여 이뤄지고 부과금은 조세와의 관계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조세의 부과‧징수 권한은 제한하지 않고 부과금의 부과‧징수 권한만을 제한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을 불합리하게 제한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에 따르면, 부과금은 공과에서 조세를 제외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한다면, 면제 효과가 발생
하는 대표적인 부과금은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 업무를 수행하거나 재산을 취득 또는 보유하는 과정에서 부과받는 부담금이 될 것이다. 부담금에 대한 일반법인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 제3조에 따라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 면제받을 수 있는 부담금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
헌법 제117조 제1항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2조 제1호, 제2호
부담금관리 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193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지방자치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
지방자치법(2012. 3. 21. 법률 제11399호로 개정되고, 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39조
1. 헌재 1998. 12. 24. 98헌가1, 판례집 10-2, 819, 830-831
헌재 2002. 10. 31. 2002헌라2, 판례집 14-2, 378, 386
헌재 2004. 7. 15. 2002헌바42, 판례집 16-2상, 14, 25-26
헌재 2006. 2. 23. 2004헌바50, 판례집 18-1상, 170, 182-183
헌재 2010. 10. 28. 2007헌라4, 판례집 22-2상, 775, 780
헌재 2011. 4. 28. 2009헌바167, 판례집 23-1하, 28, 35-36
대법원 1995. 2. 3. 선고 94누2985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두13473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두16714 판결
2. 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판례집 17-1, 812, 821-822
헌재 2015. 3. 26. 2014헌바156, 판례집 27-1상, 273, 281
헌재 2016. 7. 28. 2014헌바421, 판례집 28-2상, 60, 67
청 구 인○○시장
대리인 법무법인 세영 담당변호사 전하은
당해사건대구지방법원 2018구합20056 하수도원인자부담금부과처분무효확인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외 □□축산업협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다. 이 사건 조합은 2008. 6. 19. ○○시 ○○동 (지번 생략) 외 1필지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매수하고 2009년경 청구인에게 위 건물에 대하여 용도변경을 신청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9. 5. 20. 이 사건 조합에게 구 하수도법 제61조 제1항 등에 따른 하수도 원인자부담금 107,579,870원을 부과하였고(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조합은 2009. 6. 16. 청구인에게 위 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하였다.
나. 이 사건 조합은 2018. 1. 10. 청구인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를 위반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청구인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가 헌법에 위반되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으나, 제1심은 2018. 7. 11. 이 사건 조합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이유로 이를 인용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8구합20056). 이에 청구인이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대구고등법원 2019. 5. 31. 선고 2018누3999;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9두43740).
다. 청구인은 제1심이 계속 중이던 2018. 4. 25.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7. 11. 위 신청이 기각되자(대구
지방법원 2018아10132), 2018. 8. 8. 위 조항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의 적용대상인 조합등과 중앙회 중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것이므로(구 농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1호, 제2호, 제7조 제1항 참조), 심판대상을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부과금의 면제) 조합등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
[관련조항]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조합”이란 지역조합과 품목조합을 말한다.
2. “지역조합”이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농업협동조합과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말한다.
지방자치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38조(분담금)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2012. 3. 21. 법률 제11399호로 개정된 것)
제139조(사용료의 징수조례 등) ① 사용료ㆍ수수료 또는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한다.
부담금관리 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193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부담금”이란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행정권한을 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법인의 장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을 부여받은 자(이하 “부과권자”라 한다)가 분담금, 부과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특정한 의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예치금 또는 보증금의 성격을 가진 것은 제외한다)를 말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하 ‘지역축협’이라 한다)에만 부과금을 면제하여 지역축협에 비하여 일반 국민, 부과금을 면제받지 않는 기타 협동조합을 차별 취급하는바,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지역축협의 조합원에게 혜택을 부여하려는 목적은 지역축협에 대하여 부과금을 감액하거나, 부과금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혹은 지역축협의 공익적이고 비영리적인 업무에 한하여 부과금을 면제하는 등의 대안으로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협의 업무와 재산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부과금을 면제하여 지역축협에게 필요 이상의 혜택을 부여하는바,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다.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의 의미가 불명확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평등원칙과 비례원칙에 관한 청구인 주장의 핵심은 전면적으로 부과금을 면제하는 심판대상조항이 지역축협에 대하여 필요 이상의 혜택을 부여하는 과도한 입법이라는 것이다. 평등원칙에 관하여 살펴보면,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바로 지역축협에게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판례는 심판대상조항과 부과금의 일반적 부과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이후에야 부과금 면제 여부가 확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만으로 지역축협과 일반국민, 지역축협과 다른 협동조합 사이의 차별 취급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비례원칙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규정하는 원칙으로서, 지역축협에 대하여 부과금을 면제하는 수혜적 조항인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적용되지 아니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으로서 청구인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지역축협이 필요 이상의 혜택을 받는 것에 대응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부과금 부과를 통하여 얻어야 할 재산상의 이익이 필요 이상으로 줄어들었다거나, 지역축협이 부과금의 전면적 면제를 받는 것에 대응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부과금 부과ㆍ징수에 관한 권한이 제한된다는 취지로 선해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자치단체가 부과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불합리하게 제한하여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의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위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보장한다(헌재 2002. 10. 31. 2002헌라2 참조).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은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으로 나눌 수 있다.
자치재정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내에서 국가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자기 책임 하에 수입과 지출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다. 자치재정권 중 자치수입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내에서 자기 책임 하에 그에 허용된 수입원으로부터 수입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인데, 여기에는 지방세, 분담금 등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된다(헌재 2010. 10. 28. 2007헌라4 참조).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자치입법권의 수권규정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제정권을 보장하고, 지방자치법 제22조는 개별 법률의 위임이 있는 경우에는 조례로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주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가능함을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방자치법 제138조, 제139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고,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한다(헌재 2011. 4. 28. 2009헌바167 참조).
헌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의 범위는 법령에 의하여 형성되고 제한되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은 헌법상 보장되고 있으므로 비록 법령에 의하여 이를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제한이 불합리하여 자치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헌재 2006. 2. 23. 2004헌바50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인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역축협에 대하여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을 부여한다.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을 부여하지 않을 경우 지역축협이 사업을 통하여 벌어들이는 수익 중 일부는 부과금 납부로 유출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바로 지역축협에 대한 부과금 면제의 효과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심판대상조항은 부과금의 일반적 부과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에서 지역축협에 대한 부과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명시적인 규정 또는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특별법우선원칙에 따라 부과금 면제의 효과를 발생시킨다(대법원 1995. 2. 3. 선고 94누298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두16714 판결 참조). 또한 부과금 면제에 관하여 특별법의 지위에 있는 두 법령이 모순ㆍ저촉되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신법인 경우에 한하여 부과금 면제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두13473 판결 참조). 이상의 법리를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부과금은 지역축협에 대하여 여전히 부과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 중 조세를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서는 제한을 가하지 않고, 다만 부과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공적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재정의 조달은 일차적으로 조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부과금은 조세와의 관계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헌재 1998. 12. 24. 98헌가1; 헌재 2004. 7. 15. 2002헌바42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협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이라는 요건을 부가하여, 부과금 면제가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킨다는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루어지도록 한다. 농업협동조합법은 지역축협의 사업을 열거하는데(제106조), 지역축협의 업무란 이와 같이 열거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계속적으로 행하는 개개의 사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지역축협이 법정된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과될 수 있는 부과금에 한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이 제한된다. 또한 지역축협의 재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재산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여전히 부과금을 부과할 수 있다.
(3)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적용범위, 요건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을 불합리하게 제한하여 자치수입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모든 법률은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행정과 사법에 의한 법적용의 기준이 되므로 명확해야 한다. 법규범의 의미가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각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론으로는 어떠한 규정이 부담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는 수혜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 비하여 명확성원칙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되고, 특히 죄형법정주의가 지배하는 형사 관련 법률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강화되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헌재 2015. 3. 26. 2014헌바156; 헌재 2016. 7. 28. 2014헌바421 참조).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범의 의미를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충분한 의미를 규율하여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배제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법규범의 의미는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를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입법목적에서 지역축협에 대하여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 그런데 지역축협이 수행하는 업무는 다양할 뿐만 아니라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부과될 수 있는 부과금을 미리 예측하여 농업협동조합법에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는 부과금의 의미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 및 다른 법규범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을 살펴본다. 1957. 2. 14. 법률 제436호로 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 제7조는 ‘면세’라는 제목 하에 지역축협 등에 소득세, 법인세, 영업세, 인지세, 등록세와 그 부가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였다. 이후 1961. 7. 29. 법률 제670호로 폐지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는 ‘공과의 면제’라는 제목 하에 지역축협 등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세금과 부과금을 면제하고, 단 관세와 물품세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였다. 1999. 9. 7. 법률 제6018호로 폐지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는 ‘부과금의 면제’라는 제목 하에 지역축협 등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고 규정하였다. 이상의 농업협동조합법의 입법연혁을 종합해보면, 부과금은 공과에서 조세를 제외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한다면,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면제 효과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과금은 지역축협이 업무를 수행하거나 재산을 취득 또는 보유하는 과정에서 부과받는 부담금이 될 것이다. 부담금에 관한 일반법인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는 부담금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행정권한을 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법인의 장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분담금, 부과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라고 정의하고, 제3조는 “부담금은 별표에 규정된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위 별표는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근거하여 설치되는 부담금을 나열하므로, 위 별표를 통하여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지역축협이 면제받을 수 있는 부담금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다. 위 별표 제79호는 당해 사건에서 문제된 하수도법 제61조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규정하고 있다.
(3)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입법연혁,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 제3조와의 연관성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의 ‘조세 외의 부과금’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2021. 3. 25. 2018헌바348]
판시사항
1.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고 규정한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에 관한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2.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대하여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을 부여하고, 이에 대응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부과금 부과‧징수 권한을 제한한다. 심판대상조항과 부과금의 일반적 부과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이후에 부과금 면제 여부가 확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대하여 일정한 부과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조달은 일차적으로 조세에 의하여 이뤄지고 부과금은 조세와의 관계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조세의 부과‧징수 권한은 제한하지 않고 부과금의 부과‧징수 권한만을 제한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을 불합리하게 제한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에 따르면, 부과금은 공과에서 조세를 제외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한다면, 면제 효과가 발생
하는 대표적인 부과금은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 업무를 수행하거나 재산을 취득 또는 보유하는 과정에서 부과받는 부담금이 될 것이다. 부담금에 대한 일반법인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 제3조에 따라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 면제받을 수 있는 부담금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17조 제1항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2조 제1호, 제2호
부담금관리 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193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지방자치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
지방자치법(2012. 3. 21. 법률 제11399호로 개정되고, 2021. 1. 12 법률 제1789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39조
참조판례
1. 헌재 1998. 12. 24. 98헌가1, 판례집 10-2, 819, 830-831
헌재 2002. 10. 31. 2002헌라2, 판례집 14-2, 378, 386
헌재 2004. 7. 15. 2002헌바42, 판례집 16-2상, 14, 25-26
헌재 2006. 2. 23. 2004헌바50, 판례집 18-1상, 170, 182-183
헌재 2010. 10. 28. 2007헌라4, 판례집 22-2상, 775, 780
헌재 2011. 4. 28. 2009헌바167, 판례집 23-1하, 28, 35-36
대법원 1995. 2. 3. 선고 94누2985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두13473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두16714 판결
2. 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판례집 17-1, 812, 821-822
헌재 2015. 3. 26. 2014헌바156, 판례집 27-1상, 273, 281
헌재 2016. 7. 28. 2014헌바421, 판례집 28-2상, 60, 67
당사자
청 구 인○○시장
대리인 법무법인 세영 담당변호사 전하은
당해사건대구지방법원 2018구합20056 하수도원인자부담금부과처분무효확인
주문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외 □□축산업협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다. 이 사건 조합은 2008. 6. 19. ○○시 ○○동 (지번 생략) 외 1필지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매수하고 2009년경 청구인에게 위 건물에 대하여 용도변경을 신청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9. 5. 20. 이 사건 조합에게 구 하수도법 제61조 제1항 등에 따른 하수도 원인자부담금 107,579,870원을 부과하였고(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조합은 2009. 6. 16. 청구인에게 위 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하였다.
나. 이 사건 조합은 2018. 1. 10. 청구인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를 위반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청구인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가 헌법에 위반되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으나, 제1심은 2018. 7. 11. 이 사건 조합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이유로 이를 인용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8구합20056). 이에 청구인이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대구고등법원 2019. 5. 31. 선고 2018누3999;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9두43740).
다. 청구인은 제1심이 계속 중이던 2018. 4. 25.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7. 11. 위 신청이 기각되자(대구
지방법원 2018아10132), 2018. 8. 8. 위 조항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전부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의 적용대상인 조합등과 중앙회 중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것이므로(구 농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1호, 제2호, 제7조 제1항 참조), 심판대상을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중 ‘조합등’ 가운데 지역축산업협동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농업협동조합법(2004. 12. 31. 법률 제7273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부과금의 면제) 조합등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
[관련조항]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조합”이란 지역조합과 품목조합을 말한다.
2. “지역조합”이란 이 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농업협동조합과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을 말한다.
지방자치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38조(분담금)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2012. 3. 21. 법률 제11399호로 개정된 것)
제139조(사용료의 징수조례 등) ① 사용료ㆍ수수료 또는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한다.
부담금관리 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193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부담금”이란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행정권한을 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법인의 장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을 부여받은 자(이하 “부과권자”라 한다)가 분담금, 부과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특정한 의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예치금 또는 보증금의 성격을 가진 것은 제외한다)를 말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하 ‘지역축협’이라 한다)에만 부과금을 면제하여 지역축협에 비하여 일반 국민, 부과금을 면제받지 않는 기타 협동조합을 차별 취급하는바,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지역축협의 조합원에게 혜택을 부여하려는 목적은 지역축협에 대하여 부과금을 감액하거나, 부과금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혹은 지역축협의 공익적이고 비영리적인 업무에 한하여 부과금을 면제하는 등의 대안으로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협의 업무와 재산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부과금을 면제하여 지역축협에게 필요 이상의 혜택을 부여하는바,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다.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의 의미가 불명확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평등원칙과 비례원칙에 관한 청구인 주장의 핵심은 전면적으로 부과금을 면제하는 심판대상조항이 지역축협에 대하여 필요 이상의 혜택을 부여하는 과도한 입법이라는 것이다. 평등원칙에 관하여 살펴보면,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바로 지역축협에게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판례는 심판대상조항과 부과금의 일반적 부과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이후에야 부과금 면제 여부가 확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만으로 지역축협과 일반국민, 지역축협과 다른 협동조합 사이의 차별 취급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비례원칙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규정하는 원칙으로서, 지역축협에 대하여 부과금을 면제하는 수혜적 조항인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적용되지 아니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으로서 청구인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지역축협이 필요 이상의 혜택을 받는 것에 대응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부과금 부과를 통하여 얻어야 할 재산상의 이익이 필요 이상으로 줄어들었다거나, 지역축협이 부과금의 전면적 면제를 받는 것에 대응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부과금 부과ㆍ징수에 관한 권한이 제한된다는 취지로 선해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자치단체가 부과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불합리하게 제한하여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 중 ‘조세 외의 부과금’의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위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보장한다(헌재 2002. 10. 31. 2002헌라2 참조).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은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으로 나눌 수 있다.
자치재정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내에서 국가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자기 책임 하에 수입과 지출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다. 자치재정권 중 자치수입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내에서 자기 책임 하에 그에 허용된 수입원으로부터 수입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인데, 여기에는 지방세, 분담금 등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된다(헌재 2010. 10. 28. 2007헌라4 참조).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자치입법권의 수권규정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제정권을 보장하고, 지방자치법 제22조는 개별 법률의 위임이 있는 경우에는 조례로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주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가능함을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방자치법 제138조, 제139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고, 분담금의 징수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한다(헌재 2011. 4. 28. 2009헌바167 참조).
헌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의 범위는 법령에 의하여 형성되고 제한되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은 헌법상 보장되고 있으므로 비록 법령에 의하여 이를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제한이 불합리하여 자치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헌재 2006. 2. 23. 2004헌바50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인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역축협에 대하여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을 부여한다.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부과금 면제라는 혜택을 부여하지 않을 경우 지역축협이 사업을 통하여 벌어들이는 수익 중 일부는 부과금 납부로 유출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바로 지역축협에 대한 부과금 면제의 효과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심판대상조항은 부과금의 일반적 부과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에서 지역축협에 대한 부과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명시적인 규정 또는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특별법우선원칙에 따라 부과금 면제의 효과를 발생시킨다(대법원 1995. 2. 3. 선고 94누298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두16714 판결 참조). 또한 부과금 면제에 관하여 특별법의 지위에 있는 두 법령이 모순ㆍ저촉되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신법인 경우에 한하여 부과금 면제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두13473 판결 참조). 이상의 법리를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부과금은 지역축협에 대하여 여전히 부과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 중 조세를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서는 제한을 가하지 않고, 다만 부과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공적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재정의 조달은 일차적으로 조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부과금은 조세와의 관계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헌재 1998. 12. 24. 98헌가1; 헌재 2004. 7. 15. 2002헌바42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협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이라는 요건을 부가하여, 부과금 면제가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킨다는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루어지도록 한다. 농업협동조합법은 지역축협의 사업을 열거하는데(제106조), 지역축협의 업무란 이와 같이 열거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계속적으로 행하는 개개의 사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지역축협이 법정된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과될 수 있는 부과금에 한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이 제한된다. 또한 지역축협의 재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재산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여전히 부과금을 부과할 수 있다.
(3)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적용범위, 요건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수입권을 불합리하게 제한하여 자치수입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모든 법률은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행정과 사법에 의한 법적용의 기준이 되므로 명확해야 한다. 법규범의 의미가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각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론으로는 어떠한 규정이 부담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는 수혜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 비하여 명확성원칙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되고, 특히 죄형법정주의가 지배하는 형사 관련 법률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강화되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헌재 2015. 3. 26. 2014헌바156; 헌재 2016. 7. 28. 2014헌바421 참조).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범의 의미를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충분한 의미를 규율하여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배제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법규범의 의미는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를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입법목적에서 지역축협에 대하여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 그런데 지역축협이 수행하는 업무는 다양할 뿐만 아니라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부과될 수 있는 부과금을 미리 예측하여 농업협동조합법에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는 부과금의 의미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 및 다른 법규범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연혁을 살펴본다. 1957. 2. 14. 법률 제436호로 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 제7조는 ‘면세’라는 제목 하에 지역축협 등에 소득세, 법인세, 영업세, 인지세, 등록세와 그 부가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였다. 이후 1961. 7. 29. 법률 제670호로 폐지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는 ‘공과의 면제’라는 제목 하에 지역축협 등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세금과 부과금을 면제하고, 단 관세와 물품세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였다. 1999. 9. 7. 법률 제6018호로 폐지제정된 농업협동조합법 제8조는 ‘부과금의 면제’라는 제목 하에 지역축협 등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한다고 규정하였다. 이상의 농업협동조합법의 입법연혁을 종합해보면, 부과금은 공과에서 조세를 제외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지역축협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한다면,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면제 효과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과금은 지역축협이 업무를 수행하거나 재산을 취득 또는 보유하는 과정에서 부과받는 부담금이 될 것이다. 부담금에 관한 일반법인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는 부담금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행정권한을 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법인의 장 등 법률에 따라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분담금, 부과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라고 정의하고, 제3조는 “부담금은 별표에 규정된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위 별표는 ‘부담금관리 기본법’에 근거하여 설치되는 부담금을 나열하므로, 위 별표를 통하여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지역축협이 면제받을 수 있는 부담금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다. 위 별표 제79호는 당해 사건에서 문제된 하수도법 제61조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규정하고 있다.
(3)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입법연혁,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2조, 제3조와의 연관성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의 ‘조세 외의 부과금’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