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기출판례를 최신순으로 보여줍니다.
2007.9
[1] 소송사기는 법원을 속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로서,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게 되면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피고인이 그 주장이 명백히 거짓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하였음이 인정되는 때와 같이 범죄가 성립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다거나 법률적 평가를 잘못하여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한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며, 소송상 주장이 다소 사실과 다르더라도 존재한다고 믿는 권리를 이유 있게 하기 위한 과장표현에 지나지 아니하는 경우 사기의 범의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소송사기에서 말하는 증거의 조작이란 처분문서 등을 거짓으로 만들어내거나 증인의 허위 증언을 유도하는 등으로 객관적·제3자적 증거를 조작하는 행위를 말한다.[2]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하여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증거가 조작되어 있다는 정을 인식하지 못하는 제3자를 이용하여 그로 하여금 소송의 당사자가 되게 하고 법원을 기망하여 소송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 하였다면 간접정범의 형태에 의한 소송사기죄가 성립하게 된다.[3] 甲이 乙 명의 차용증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그 채권의 존재에 관하여 乙과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당초에 없던 월 2푼의 약정이자에 관한 내용 등을 부가한 乙 명의 차용증을 새로 위조하여,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처에 대한 채권자인 丙에게 차용원금 및 위조된 차용증에 기한 약정이자 2,500만 원을 양도하고,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丙으로 하여금 乙을 상대로 양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도록 한 사안에서, 적어도 위 약정이자 2,500만 원 중 법정지연손해금 상당의 돈을 제외한 나머지 돈에 관한 甲의 행위는 丙을 도구로 이용한 간접정범 형태의 소송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2007.9
[1] 조산사가 조산원을 개설하여 할 수 있는 의료행위인 ‘조산’이란 임부가 정상분만하는 경우에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뜻하므로, 이상분만으로 인하여 임부·해산부에게 이상현상이 생겼을 때 그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대처하는 조치(약물투여를 포함한다)를 강구하는 것은 그러한 의료행위를 임무로 하는 산부인과의사 등 다른 의료인의 임무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조산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인 ‘조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산사가 그와 같은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를 하였다면, 그 행위가 조산원 지도의사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거나 또는 임부·해산부 등에 대한 응급처치가 절실함에도 지도의사와 연락을 할 수 없고 그 지시를 기다리거나 산부인과 의원으로 옮길 시간적 여유도 없어 조산사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하여 응급처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소정의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 [2]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국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의무,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응급의료제공자의 책임과 권리를 정하고 응급의료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응급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국민의료의 적정을 기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의료인에게 적극적으로 그 면허 범위 외의 응급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는 않은 점, 또 의료법은 조산사가 조산원을 개설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지도의사를 정하여 그의 지도를 받도록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미 조산원에서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정상적인 분만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이상분만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 자체로 조산사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응급처치가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고, 다만 이상분만으로 인하여 임부·해산부 등에게 이상현상이 발생하였음에도 조산원 지도의사와 연락을 할 수 없고 또 그 지도의사의 지시를 기다리거나 산부인과의원으로 전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도 없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조산사가 그 독자적인 판단에 의하여 약물 투여 등 조산 이외의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허용된다.[3] 조산사가 산모의 분만과정 중 별다른 응급상황이 없음에도 독자적 판단으로 포도당 또는 옥시토신을 투여한 행위에 대하여, 조산원에서 산모의 분만을 돕거나 분만 후의 처치를 위하여 옥시토신과 포도당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위 약물들을 산모의 건강을 위해 투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지도의사로부터 지시를 받지 못할 정도의 긴급상황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정당한 응급의료행위라거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죄를 인정한 사례.
2007.9
[1] 일반적으로 제3자에 의한 채권의 침해가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는 있으나, 제3자의 채권침해가 언제나 불법행위로 되는 것은 아니고 채권침해의 태양에 따라 그 성립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정하여야 하는바, 제3자가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로 하여금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불가능 내지 곤란하게 한 경우 채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제3자의 행위가 채권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채무자 재산의 감소행위에 관여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제3자가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의 존재 및 그 채권의 침해사실을 알면서 채무자와 적극 공모하였다거나 채권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였다는 등 채권침해의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되는 경우라야만 할 것이며, 여기서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의 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2] 강제집행면탈 목적을 가진 채무자가 제3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에, 제3자가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직접 불법행위책임을 지기 위하여는 단지 그가 채무자와의 약정으로 당해 명의수탁등기를 마쳤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명의신탁으로써 채권자의 채권의 실현을 곤란하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채무자의 강제집행면탈행위에 공모 가담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입증되어 그 채권침해에 대한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2007.8
1. ‘노동운동’의 개념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근로3권을 기초로 하여 이에 직접 관련된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하여야 하고,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의 개념도 모든 집단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 중 공익에 반하는 행위로 축소하여 해석하여야 하는데, 법원도 위 개념들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위와 유사하게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개념은 공무원의 주된 직무를 정신활동으로 보고 이에 대비되는 신체활동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 명확하게 해석된다.2. 헌법 제33조 제2항이 직접 ‘법률이 정하는 자’만이 노동3권을 향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법률이 정하는 자’ 이외의 공무원은 노동3권의 주체가 되지 못하므로, ‘법률이 정하는 자’ 이외의 공무원에 대해서도 노동3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편, 법 제66조 제1항은 근로3권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범위를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한정하고 있으나, 이는 헌법 제33조 제2항에 근거한 것이고, 전체국민의 공공복리와 사실상 노무에 공무원의 직무의 내용, 노동조건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입법자에게 허용된 입법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3. 어떤 법률조항의 내용이 다른 법률조항의 내용과 서로 충돌된다 하여 원칙적으로 이들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등 헌법문제가 발생되는 것은 아니고, 이들 법률조항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석할 것인가의 법률해석 문제가 생길 뿐이다.4. 공무원의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의 집단행동이 공무원 집단의 이익을 대변함으로써 국민전체의 이익추구에 장애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공무원이라는 특수한 신분에서 나오는 의무의 하나를 규정한 것이고, 위 개념이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명백히 한정하여 해석되므로, 법 제66조 제1항이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5.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대하여서만 근로3권을 보장하고 그 이외의 공무원들에 대하여는 근로3권의 행사를 제한함으로써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헌법 제33조 제2항에 그 근거를 두고 있을 뿐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할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6. 국제인권규약들은 권리의 본질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국내의 민주적인 대의절차에 따라 필요한 범위 안에서 근로기본권에 대한 법률에 의한 제한은 용인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근로3권을 제한하는 법 제66조 제1항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아니고, 그밖에 근로기본권에 관한 국제법상의 선언, 협약 및 권고 등은 우리나라가 비준한 바 없거나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고 있어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성 심사의 척도가 될 수 없다.7. 헌법 제64조, 제75조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대통령령 등에 위임하는 근거가 된다. 또, 법령이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하여 다시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한편,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그 의미가 명확하여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어 하위법령에서 원래의 취지와 다른 규정을 둘 수는 없음이 명백하다.8. 공무원이 법 제66조에 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 국민생활의 전반에 영향을 미쳐서 일반의 공익을 침해할 개연성이 크므로 이에 대하여 형벌을 과하도록 한 법 제84조가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헌법에 위반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법 제84조의 법정형인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 역시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과중한 처벌이라고도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헌법 제33조 제2항의 취지는 공무원도 헌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노동3권을 가지지만 헌법 제7조에서 밝히고 있는 공무원의 특수한 지위와 책임과 조화될 수 있는 한도에서 공무원의 노동3권을 구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로 정한다는 취지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의 종류와 직급․직무내용에 따른 직무의 공공성,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성의 정도, 근로조건의 내용, 근로조건을 향상시킬 필요성의 정도, 노동운동을 위한 집단적 행위의 내용, 노동운동을 위한 집단적 행위가 근무시간 중에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공무원의 직무전념의무를 저버리거나 공공직무의 수행에 지장을 주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오로지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인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하여 노동운동을 위한 집단적 행위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33조 제2항의 취지를 벗어나 노동운동을 위한 집단적 행위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합치되는 부분과 헌법에 위반되는 부분을 아울러 내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 전체에 대하여 헌법 제33조 제2항의 취지에 부합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개선입법을 촉구함이 상당하다.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헌법 제33조 제2항에 따라 입법자에게는 공무원 중 일정한 범위에 속하는 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노동3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입법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 때 입법의 형식은 “법률”이어야 한다. 그런데, 노동3권이 인정되는 공무원의 범위를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자”로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해석상 당연히 도출되는 추상적인 입법기준만을 확인한 채 구체적인 입법은 모두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어서, 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된다. 한편, 법 제66조 제1항 등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의 핵심적인 구성요건을 추상적으로 규정한 채 그 구체적인 내용을 전부 하위법령에 위임하였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헌법의 각 조항들은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관계에서 통일적인 가치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므로, 특정 헌법 조항의 의미를 파악, 해석함에 있어 당해 규정의 문언적 의미는 물론, 헌법의 기본정신과 지도원리, 다른 개별 헌법 조항의 내용과 상호관계, 당해 헌법 조항 제정 또는 개정의 연혁적 취지 등 여러 점들을 폭넓게 고려하여 그에 부합하도록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따라서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6조 제1항 및 제37조 제2항 등의 헌법상 관련 규정과 헌법 제33조 제2항의 연혁적 경과 및 개정 취지, 헌법재판소의 선례 등을 종합하여 살피건대, 헌법 제33조 제2항은 공무원도 근로자로서 당연히 노동3권을 향유한다는 대전제 하에, 다만 공무원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갖는 특성에 비추어 노동3권의 일부가 제한될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 해당 직무의 내용과 성질, 직급 등에 따라 노동3권이 보장되는 범위와 정도를 입법자로 하여금 보다 상세하게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으로 해석하되, 그러한 위임에 의한 입법형성권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는 최소제한원칙과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원칙에 따라야 하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이와 같은 견지에서 법 제66조 제1항은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인지 여부 외의 다른 요소는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채 노동기본권을 제한, 박탈하고 있는 점에서 법익형량의 원칙에 위배되고, 공무원의 직무 공공성의 다양성을 일체 고려하지 아니한 채 대다수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자체를 일률적으로 부인하고 있어 기본권 최소침해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노동3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것이며,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 할 것이다.한편, 위 법률조항은 공무원에 대하여 단결권을 포함한 노동3권을 원칙적, 전면적으로 부인,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성의 정도가 매우 크고, 단순위헌 선언을 한다고 하여 그로써 특별한 법적 혼란이나 피해가 야기될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굳이 다른 변형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2007.8
1. 근로의 권리가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만이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도 함께 내포하고 있는바, 후자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자유권적 기본권의 성격도 갖고 있어 건강한 작업환경,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 합리적인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한다고 할 것이므로 외국인 근로자라고 하여 이 부분에까지 기본권 주체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즉 근로의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국가에 대하여 고용증진을 위한 사회적․경제적 정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 국민에 대하여만 인정해야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질서하에서 근로자가 기본적 생활수단을 확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하여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자유권적 기본권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므로 이러한 경우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그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함이 타당하다.2. 행정규칙이라도 재량권행사의 준칙으로서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게 되면, 행정기관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되는바, 이 경우에는 대외적 구속력을 가진 공권력의 행사가 된다.지방노동관서의 장은, 사업주가 이 사건 노동부 예규 제8조 제1항의 사항을 준수하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만일 이러한 행정지도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연수추천단체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며, 사업주가 계속 이를 위반한 때에는 특별감독을 실시하여 제8조 제1항의 위반사항에 대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하여야 하는 반면,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상 보호대상이지만 제8조 제1항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을 위반한다 하더라도 행정지도, 연수추천단체에 대한 요구 및 관계 법령에 따른 조치 중 어느 것도 하지 않게 되는바, 지방노동관서의 장은 평등 및 신뢰의 원칙상 모든 사업주에 대하여 이러한 행정관행을 반복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위 예규는 대외적 구속력을 가진 공권력의 행사가 된다.나아가 위 예규 제4조와 제8조 제1항이 근로기준법 소정 일부 사항만을 보호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주장하는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노동부 예규는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공권력행사로서 기본권침해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3. 산업연수생이 연수라는 명목하에 사업주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고 수당 명목의 금품을 수령하는 등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이 보장한 근로기준 중 주요사항을 외국인 산업연수생에 대하여만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 중소기업청 고시에 의하여 사용자의 법 준수능력이나 국가의 근로감독능력 등 사업자의 근로기준법 준수와 관련된 제반 여건이 갖추어진 업체만이 연수업체로 선정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업장에서 실질적 근로자인 산업연수생에 대하여 일반 근로자와 달리 근로기준법의 일부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자의적인 차별이라 아니할 수 없다.근로기준법 제5조와 ‘국제연합의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4조에 따라 ‘동등한 가치의 노동에 대하여 동등한 근로조건을 향유할 권리’를 제한하기 위하여는 법률에 의하여만 하는바, 이를 행정규칙에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법률유보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그렇다면, 이 사건 노동부 예규는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것이다.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이 사건 노동부 예규의 직접적인 수범자는 어디까지나 행정기관인 지방노동관서의 장이므로, 지방노동관서의 장이 행정관행에 기하여 그 상대방인 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위 예규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곧 그것이 위 예규 자체가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규범으로서 산업연수생의 권리관계를 직접 변동시키거나 그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산업연수생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일부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처럼 규정된 이 사건 노동부 예규 제8조 제1항은 재량권의 행사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등 법률의 해석 내지 그 적용범위에 관한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자기구속의 법리에 의한 대외적 구속력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위 예규가 법령의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산업연수생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를 제한한들 이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다.따라서 이 사건 노동부 예규는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국민의 기본권침해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어 그 심판청구는 각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