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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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5
[1] 종단 종의회에서 총무원장이 종단을 대표하여 소송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종헌(宗憲)을 개정한 사안에서, 종교단체가 단체 내부 조직과 운영 및 규제를 위해 제정한 종헌의 경우 규율 내용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는 점, 종단 사업 등 집행기능을 담당하는 총무원장이 구체적인 소송관계에서 종단을 대표하는 것이 헌법이 규정하는 기본적 사회질서 또는 공서양속 기타 사회상규나 강행법규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종헌 개정이 민사소송법의 소송대리에 관한 강행규정을 잠탈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2] 민사소송법 제398조, 제274조 제1항은 항소장에는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항소장에 항소인의 기명날인 등이 누락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재에 의하여 항소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그것이 항소인 의사에 기하여 제출된 것으로 인정되면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 [3] 민사소송법 제185조 제2항에서 말하는 ‘달리 송달할 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란 상대방에게 주소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주민등록표 등을 조사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적어도 기록에 현출되어 있는 자료로 송달할 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등기우편에 의한 발송송달을 할 수 있음을 뜻한다. [4] 제1심법원 법원사무관 등이 판결정본을 피고 소송대리인 사무실로 송달하였다가 ‘수취인 불명’으로 송달불능되자 위 주소지로 등기우편에 의한 발송송달을 하였고, 이후 피고 주소지로 위 판결정본을 다시 송달한 사안에서, 기록에 드러나 있고 종전에 송달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던 피고 본인의 주소지에 대한 송달을 시도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곧바로 위 소송대리인 주소지를 송달장소로 하여 발송송달을 한 것은 적법한 송달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위 발송송달의 효력을 부인하고 피고에게 판결정본이 송달된 날 적법한 송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 다음날부터 항소제기기간을 기산한 것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5] 교인으로서 비위가 있는 자에게 종교적인 방법으로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권징재판)가 아닌 한, 종교단체 내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법상의 행위라 하여 반드시 사법심사 대상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고, 한편 징계결의와 같이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라고 할지라도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6] 종단 승려 甲이 중대한 해종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甲을 제명한 乙 종단의 징계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사안에서, 乙 종단이 甲 명의 부동산 등에 대하여 명의신탁 해지 등을 이유로 처분금지가처분 및 본안소송을 제기하면서 징계결의를 명의신탁 해지 등의 원인으로 주장하는 등 징계결의는 부동산 등의 명의신탁관계에 기한 甲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영향이 있다고 보이므로, 甲이 징계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와는 무관한 단순한 종교상의 자격에 관한 시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징계처분의 당부 판단이 종교상 교리의 해석에까지 미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징계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는 구체적 권리의무관계에 관한 법률적 쟁송에 해당함에도, 징계결의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소를 각하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2011.5
[1]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는 공시송달을 할 수 있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는 제1심 공판절차에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니라면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소재조사촉탁, 구인장의 발부,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월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은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록상 피고인의 집 전화번호 또는 휴대전화번호 등이 나타나 있는 경우에는 위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여 보는 등의 시도를 해보아야 하고,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 [2] 제1심의 법원사무관 등이, 공소장에 피고인의 주거로 기재된 장소로 공소장 부본을 송달하였으나 이미 2회에 걸쳐 이사불명으로 송달불능되었던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통화하면서 피고인이 서류를 송달받을 수 있는 장소를 확인하는 등의 시도를 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는 데 그친 경우,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피고인에 대하여 소재탐지촉탁, 구속영장 발부, 지명수배 의뢰 등의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한 제1심의 조치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한 사례. [3]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소환이 공시송달로 행하여지는 경우에도 법원이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하기 위하여는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받은 피고인이 2회 이상 불출석할 것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한 피고인이 불출석하는 경우 다시 공판기일을 지정하고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인을 재소환한 후 그 기일에도 피고인이 불출석하여야 비로소 피고인의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4] 위법한 공시송달 결정에 터잡아 공소장 부본과 공판기일 소환장을 송달하고 최초 공판기일에 피고인 출석 없이 재판절차를 진행한 위법이 제1심에 있는데도, 직권으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제1심이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기하여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이유만을 판단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2011.5
[1]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2항은 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민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된 규정으로, 그 이전에는 오로지 피고의 신청에 의한 소송비용 담보제공 재판만 가능하였고, 이에 대한 불복규정인 민사소송법 제121조도 ‘담보제공 신청’에 관한 재판에만 즉시항고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민사소송법 개정 당시 직권에 의한 소송비용 담보제공 재판을 도입하면서 이에 대한 불복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으나, 민사소송법은 특별한 규정이 있을 때만 즉시항고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직권에 의한 소송비용 담보제공 재판에 대한 불복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도 않은 점, 직권에 의한 소송비용 담보제공 재판의 경우에도 피고의 신청에 의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변론 없이 소각하 판결이 내려질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 불복 기회를 부여해야 할 필요성은 신청에 의한 경우와 다를 게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법원의 직권에 의한 소송비용 담보제공 재판에 불복할 경우에도 원고는 민사소송법 제121조를 준용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법원이 판결주문취소의 소를 제기한 원고에게 직권으로 소송비용 담보 30만 원을 공탁할 것을 명하였는데, 원고가 불복하면서 ‘특별항고장’이라는 제목의 서면에 ‘대법원 귀중’이라고 적어 제출하자 원심법원이 대법원에 기록을 송부한 사안에서, 직권에 의한 소송비용 담보제공 재판에 불복할 경우에는 즉시항고를 제기하여야 하고, 비록 원심에 제출한 서면의 제목이 ‘특별항고장’이고, 그 끝부분에 ‘대법원 귀중’이라고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즉시항고로 취급해야 한다고 하며 사건을 관할 고등법원으로 이송한 사례.
2011.4
[1] ‘장물’이라 함은 재산죄인 범죄행위에 의하여 영득된 물건을 말하는 것으로서 절도·강도·사기·공갈·횡령 등 영득죄에 의하여 취득된 물건이어야 한다. 여기에서의 범죄행위는 절도죄 등 본범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일 것을 요한다. 그리고 본범의 행위에 관한 법적 평가는 그 행위에 대하여 우리 형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우리 형법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또한 이로써 충분하므로, 본범의 행위가 우리 형법에 비추어 절도죄 등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인정되는 이상 이에 의하여 영득된 재물은 장물에 해당한다.[2]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주체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이어야 하고, 타인의 재물인가 또는 그 재물을 보관하는가의 여부는 민법·상법 기타의 민사실체법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타인의 재물인가 등과 관련된 법률관계에 당사자의 국적·주소, 물건 소재지, 행위지 등이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국제사법 제1조 소정의 외국적 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사법의 규정에 좇아 정하여지는 준거법을 1차적인 기준으로 하여 당해 재물의 소유권의 귀속관계 등을 결정하여야 한다. [3] 대한민국 국민 또는 외국인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 리스회사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에 따라 차량 이용에 관한 리스계약을 체결하면서 준거법에 관하여는 별도로 약정하지 아니하였는데, 이후 자동차수입업자인 피고인이 리스기간 중 위 리스이용자들이 임의로 처분한 리스계약의 목적물인 차량들을 수입한 사안에서, 국제사법에 따라 위 리스계약에 적용될 준거법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에 의하면, 위 차량들의 소유권은 리스회사에 속하고, 리스이용자는 일정 기간 차량의 점유·사용의 권한을 이전받을 뿐이어서(미국 캘리포니아주 상법 제10103조 제a항 제10호도 참조), 리스이용자들은 리스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위 차량들에 관한 보관자로서의 지위에 있으므로, 위 차량들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형법상 횡령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고 이에 의하여 영득된 위 차량들은 장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장물취득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의 결론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011.4
[1] 형법 제136조가 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으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 이때 ‘적법한 공무집행’이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킨다. [2] 구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2010. 2. 4. 법률 제10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3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공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이에 시설물을 설치한 때에는 행정대집행법 제3조 내지 제6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철거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대집행에 관한 개별적인 근거 규정을 마련함과 동시에 행정대집행법상의 대집행 요건 및 절차에 관한 일부 규정만을 준용한다는 취지에 그치는 것이고, 대체적 작위의무에 속하지 아니하여 원칙적으로 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의무에 대하여서까지 강제집행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 [3] 법외 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지부가 당초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운영에 이용되던 군(郡) 청사시설인 사무실을 임의로 사용하자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진폐쇄 요청 후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행정대집행을 하였는데, 지부장 등인 피고인들과 위 지부 소속 군청 공무원들이 위 집행을 행하던 공무원들에게 대항하여 폭행 등 행위를 한 사안에서, 위 행정대집행은 주된 목적이 조합의 위 사무실에 대한 사실상 불법사용을 중지시키기 위하여 사무실 내 조합의 물품을 철거하고 사무실을 폐쇄함으로써 군(郡) 청사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대집행의 대상이 되는 대체적 작위의무인 철거의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그에 대항하여 피고인 등이 폭행 등 행위를 한 것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으로 공무원들의 적법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의 결론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4] 구 지방공무원법(2008. 12. 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1항에서 정하는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는 공무에 속하지 아니하는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과 지방공무원법의 입법 취지, 지방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와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5] 피고인 甲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지부 소속 공무원들이 ‘가사정리’를 사유로 연가를 내면서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적법한 행정대집행을 저지한 사안에서, 위 행위가 구 지방공무원법(2008. 12. 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 甲에게 같은 법 위반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의 결론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011.4
[1] 외국 주재 한국영사관의 비자발급 업무와 같이, 상대방에게서 신청을 받아 일정한 자격요건 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는 신청서에 기재된 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전제로 그 자격요건 등을 심사·판단하는 것이므로, 업무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허위의 신청사유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이를 수용하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어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아니하지만, 신청인이 업무담당자에게 허위의 주장을 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허위의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한 경우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담당자가 관계 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요건의 존부에 관하여 나름대로 충분히 심사를 하였으나 신청사유 및 소명자료가 허위인 것을 발견하지 못하여 신청을 수리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가 아니라 신청인의 위계행위에 의한 것이어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한다.[2] 불법체류를 이유로 강제출국 당한 중국 동포인 피고인이 중국에서 이름과 생년월일을 변경한 호구부(戶口簿)를 발급받아 중국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제출하여 변경된 명의로 입국사증을 받은 다음, 다시 입국하여 그 명의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고 귀화허가신청서까지 제출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자신과 동일성을 확인할 수 없도록 변경된 호구부를 중국의 담당관청에서 발급받아 위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제출하였으므로, 영사관 담당직원 등이 호구부의 기재를 통하여 피고인의 인적사항 외에 강제출국 전력을 확인하지 못하였더라도, 사증 및 외국인등록증의 발급요건 존부에 대하여 충분한 심사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경우 행정청의 불충분한 심사가 아니라 출원인의 적극적인 위계에 의해 사증 및 외국인등록증이 발급되었던 것이므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고, 또한 피고인의 위계행위에 의하여 귀화허가에 관한 공무집행방해 상태가 초래된 것이 분명하므로, 귀화허가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더라도 위 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1.4
[1] 일정한 신임관계의 고의적 외면에 대한 형사적 징벌을 핵심으로 하는 배임의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매매에서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매도인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이라는 이익이 있다고 하여도 대금의 지급은 어디까지나 매수인의 법적 의무로서 행하여지는 것이고, 그 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는 신임관계가 당사자 사이에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그 대금의 지급은 당사자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매수인에게 위탁된 매도인의 사무가 아니라 애초부터 매수인 자신의 사무라고 할 것이다. 또한 매도인이 대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매수인 앞으로 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면, 이는 법이 동시이행의 항변권 등으로 마련한 대금 수령의 보장을 매도인이 자신의 의사에 기하여 포기한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금을 받지 못하는 위험을 스스로 인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와 같이 미리 부동산을 이전받은 매수인이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매도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잔금을 지급하기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본적으로 매수인이 매매대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편에 관한 것이고, 그 성실한 이행에 의하여 매도인이 대금을 모두 받게 되는 이익을 얻는다는 것만으로 매수인이 신임관계에 기하여 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된다고 할 수 없다.[2] 피고인이 甲에게서 임야를 매수하면서, 계약금을 지급하는 즉시 피고인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받되 매매잔금은 甲의 책임 아래 형질변경과 건축허가를 받으면 일정기간 내에 위 임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급하고 건축허가가 나지 아니하면 계약을 해제하여 원상회복해 주기로 약정하였는데도, 위 임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당일 1건, 그 후 1건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당일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자금을 융통하였고 그 후에도 같은 일을 하였으며 융통한 자금을 甲에게 매매대금으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그러한 담보 제공 등의 행위가 피고인이 위 임야를 甲에게 반환할 의무를 현실적으로 부담하고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행하여진 이상 달라지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011.4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기각의견1.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주민의 복리와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운영에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으로, 자치단체장이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는 경우 자치단체행정의 계속성과 융통성을 보장하고 주민의 복리를 위한 최선의 정책집행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치단체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키는 방법 외에는 달리 의미있는 대안을 찾을 수 없고, 범죄의 죄질이나 사안의 경중에 따라 직무정지의 필요성을 달리 판단할 여지가 없으며,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직무정지라는 제재를 가함에 있어 추가적인 요건을 설정할 필요도 없다. 나아가 정식 형사재판절차를 앞두고 있는 ‘공소 제기된 후’부터 시작하여 ‘구금상태에 있는’ 동안만 직무를 정지시키고 있어 그 침해가 최소한에 그치도록 하고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일시적·잠정적으로 직무를 정지당할 뿐 신분을 박탈당하지도 않는 자치단체장의 사익에 대한 침해는 가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소 제기된 자로서 구금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사회적 비난의 의미를 부여한다거나 그 유죄의 개연성에 근거하여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구금의 효과, 즉 구속되어 있는 자치단체장의 물리적 부재상태로 말미암아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하고 계속적인 운영에 위험이 발생할 것이 명백하여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이므로, ‘범죄사실의 인정 또는 유죄의 인정에서 비롯되는 불이익’이라거나 ‘유죄를 근거로 하는 사회윤리적 비난’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2. 가. 국무총리, 행정 각부의 장은 임명권자에 의해 교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의원은 국회라는 합의체의 일원으로서 구금상태가 직무의 원활한 운영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는 점에서, 자치단체장에 대하여만 이 사건 법률조항에 기한 직무정지를 부과한다 하여 자의적 차별이라 할 수는 없다.나. 구금된 경우와 달리 자치단체장이 입원한 경우는 ‘60일 이상’ 계속하여 입원한 경우에만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지방자치법 제111조 제1항 제4호), 일반인의 출입과 면회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구금상태와는 달리,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입·퇴실이 다소 자유롭고 퇴원시기에 대한 예측도 어느 정도 가능하며 제한적인 범위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는 등의 차이점이 있으므로, 위와 같은 차별 취급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박한철의 기각의견1.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는’ 자치단체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킴으로써, 주민의 복리와 자치단체행정의 정상적인 운영에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함과 아울러, 고위공직자인 자치단체장에게 요구되는 윤리성과 성실성 및 자치단체장직에 대한 지역주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직기강을 확립하려는, 두가지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 자치단체장이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다면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고, 구금상태가 언제 해소될지 불확실하여 자치단체행정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치단체장을 그때로부터 직무에서 배제시키는 방법 외에는 달리 의미있는 대안이 없고,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는’ 그 자체로 주민의 복리와 자치단체행정의 정상적인 운영에 위험을 초래하고 자치단체장직에 요구되는 윤리성과 성실성, 지역주민의 신뢰를 훼손시키기에 충분하므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거나, 해당 범죄의 죄질이나 성격 또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직무정지의 필요성을 달리 판단할 여지도 없다.또한 위 입법목적 달성에 방해되는 사정은 구금상태가 계속되는 한 지속될 수밖에 없으므로 필요 최소한의 침해만 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려는 위와 같은 공익은 그로 말미암아 자치단체장이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훨씬 커서 법익균형성의 요건도 충족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하고 있는 직무정지가 유죄인정을 전제로 한 불이익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불이익이 비례의 원칙을 존중한 것으로서 필요최소한도에 그친다면 예외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 할 것인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무정지를 부과하는 목적이 검사의 공소제기결정이나 법원의 구속영장발부에 근거한 비난이나 제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치단체장의 물리적 부재상태로 말미암아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고 주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는 점, 그 불이익의 정도도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그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2. 가. 국회의원은 합의체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데다가 권한대행을 상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치단체장과는 그 직무의 성격이 다르고,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가 해당 직무의 원활한 수행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므로, 국회의원의 경우와 달리 자치단체장의 경우에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직무정지를 가하고 있다 하여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다.나. 자치단체장이 구속된 경우는 자치단체장직에 요구되는 윤리성 및 성실성, 지역주민의 신뢰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는 반면, 병원에 입원한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윤리성이나 성실성, 지역주민의 신뢰가 훼손될 여지가 없다는 큰 차이점이 있고, 또한 구금상태는 향후 형사재판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언제 해소될지 불확실한 반면, 입원상태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상태가 호전되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으므로, 입원한 경우 60일이 지난 후에야 직무정지시키는 것과 달리 구금상태에 처한 경우에는 즉시 직무정지시키는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재판관 이강국의 반대의견‘구금상태’란 어디까지나 범죄혐의가 있는 단계에 불과하고, 수사단계에서의 구속은 대부분 ‘공소제기’로 이어지게 되므로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자치단체장의 직무를 곧바로 정지시키지 않으면 안 될 절실한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없고, 구금되는 즉시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자치단체장의 포괄적인 권한을 정지시키고 임명직에 불과한 부단체장에게 구금이 해소될 때까지라는 불확정 기간 동안 권한을 대행시키고 있으므로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과잉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검사의 공소 제기나 법관의 영장발부에 의한 구금상태는 그 후에 계속되는 일련의 형사절차 진행과정의 맨 처음 시작단계에 불과하고, 유죄판결의 선고나 확정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가능한 것임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치단체장이 구금상태에 있고 그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되었다는 두 가지 사실이 있기만 하면 유죄판결이나 그 확정을 기다리지 아니한 채 바로 직무를 정지시키고 있으므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그리고 헌법재판소는 2010. 9. 2. 2010헌마418 결정에서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치단체장의 직무정지에 관하여 무죄추정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사단계의 처분으로서 구금상태와 검사의 공소제기로 자치단체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있으므로 더더욱 무죄추정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 정도가 심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011.4
[1] 형사소송법은 제215조에서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를 공소제기 전으로 명시적으로 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헌법상 보장된 적법절차의 원칙과 재판받을 권리, 공판중심주의·당사자주의·직접주의를 지향하는 현행 형사소송법의 소송구조, 관련 법규의 체계, 문언 형식,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일단 공소가 제기된 후에는 피고사건에 관하여 검사로서는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며, 그럼에도 검사가 공소제기 후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수소법원 이외의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하였다면, 그와 같이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2]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라고 할지라도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이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유념하여야 하며, 나아가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려면,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3] 공정거래위원회 경쟁국 소속 공무원인 피고인 甲이 주류도매업자 乙로부터 향후 불공정거래행위 신고나 관련 업무처리 등을 할 경우 잘 봐달라는 취지로 수표를 교부받아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고 하여 기소된 사안에서, 이에 부합하는 검사 제출의 증거들은 모두 공소제기 후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것들이거나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된 2차적 증거에 불과하여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나아가 검사로서는 수소법원에 압수·수색에 관한 직권발동을 촉구하거나 형사소송법 제272조에 의한 사실조회를 신청하여 절차를 위반하지 않고서도 증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사정들에 비추어 위 증거들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 甲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1.4
[1]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고,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검증 및 감정처분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검증 및 감정처분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하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다만 위법하게 수집한 압수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 또는 단절되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면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2]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제216조 제3항, 제221조, 제221조의4, 제173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영장 또는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의자의 동의 없이 피의자의 신체로부터 혈액을 채취하고 사후적으로도 지체 없이 이에 대한 영장을 발부받지도 아니한 채 강제채혈한 피의자의 혈액 중 알콜농도에 관한 감정이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감정결과보고서 등은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수집되거나 그에 기초한 증거로서 그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에 해당하고, 이러한 증거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증거동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3] 피고인이 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 응급실로 호송되자, 출동한 경찰관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또는 검증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동서로부터 채혈동의를 받고 의사로 하여금 채혈을 하도록 한 사안에서, 원심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피고인의 혈액을 이용한 혈중알콜농도에 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서 및 이에 기초한 주취운전자적발보고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은 정당하고, 음주운전자에 대한 채혈에 관하여 영장주의를 요구할 경우 증거가치가 없게 될 위험성이 있다거나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에 후송된 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수사의 목적으로 의료진에게 요청하여 혈액을 채취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구 도로교통법(2009. 4. 1. 법률 제9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음주운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2011.4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한데도 다른 시기에 범행을 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2]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3]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공여자나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의 진술이 각기 일부는 진실을, 일부는 허위나 과장·왜곡·착오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사실심 법관으로서는 금품공여자와 피고인 사이의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들 가운데 허위·과장·왜곡·착오를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들을 조합하여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노력 없이 금품공여자의 진술 중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그가 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모두 신빙하고 이와 배치되는 피고인의 주장은 전적으로 배척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진술에 일부 신빙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 전부를 신빙할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의 비약에 지나지 않아서 그에 따른 결론이 건전한 논증에 기초하였다고 수긍하기 어렵다.[4] 현직 시장(市長)인 피고인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3회에 걸쳐 외화로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금품공여의 시기와 방법, 외화의 출처, 환전과정에 관한 금품공여자들의 진술이 전후 일관되지 않거나 서로 모순, 상반되고 객관적 상황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금품공여자의 진술을 전적으로 신빙하기 어렵고, 따라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금품제공의 일시, 방법, 금액 등 전부에 관한 합리적 의심이 모두 배제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금품공여자들의 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믿고 이에 배치되는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함으로써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논리와 경험법칙을 위반하여 합리적인 자유심증의 범위와 한계를 넘어서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